"이왕 시작한 거 사회적 거리두기 테마 다 건드려봐?"
이제 사회적 거리두기 관련 테마주 트레이딩을 그만두기로 마음먹은지 하루 조금 넘었어요. 일요일이 되었어요. 월요일이 슬슬 다가오기 시작하자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왕 시작한 건데 2020년 12월 사회적 거리두기 관련 테마에 속하는 주식들을 테마별로 하나씩 다 건드려보고 싶었어요. 게임에는 각각의 맵이 존재해요. 주식 세계에서는 이게 테마라고 할 수 있어요. 게임 속 맵의 특성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지는 것처럼 주식도 테마마다 특성이 있고, 테마에 속하는 테마주도 다 각각의 특징이 존재해요.
내가 지금까지 어떤 필드를 돌아다녔지?
주식 테마주의 세계는 게임 속 필드 모험과 마찬가지였어요. 아이템이 잘 나오는 꿀빠는 필드가 있는 것처럼 주식 테마주의 세계에도 그런 테마가 있어요. 사회적 거리두기 테마 속에는 여러 하위 테마가 있었고, 그 하위 테마 아래에 다시 여러 테마주가 있었어요.
제가 지금까지 건드려본 사회적 거리두기 테마를 쭉 봤어요.
우울증, 제약 - 환인제약
세계적 해운 물류 대란 - HMM
백신 운송 드라이아이스 - 태경산업
재택근무 - 이씨에스
온라인 수업 - 아이스크림에듀
마스크 - 깨끗한나라
온라인 교육 - YBM넷
'빠진 게 있어.'
마침 인터넷 여러 커뮤니티에서는 토요일 대형 마트 상황 때문에 시끄러웠어요. 사람들이 물건을 사재기하는 모습이었어요.
"HMR 테마주!"
가정 간편식 테마주를 건드리지 않았어요. 올해 봄 상황을 복기해봤어요. 가정 간편식 테마주가 엄청나게 올랐어요. 대장주는 CJ제일제당이었고, 그 외 이 테마에 속하는 여러 테마주가 다 폭등했어요. 이후 옥석이 가려져서 어떤 건 처참히 무너졌고 어떤 것은 덜 무너졌어요. 이때 운명을 가른 요소는 바로 급식사업이었어요. 가정 간편식, HMR 관련 사업이 있는데 식품주 중 잘 오르지 못한 식품주는 급식 사업이 엮여 있었어요.
이건 8월에 알게 되었어요. 그 당시 SPC삼립 주식과 동원F&B 주식을 1주씩 갖고 있었어요. 식품주 전부 날아가는데 SPC삼립 주식과 동원F&B 주식은 더럽게 못 올랐어요. 그나마 SPC삼립 주식은 조금 먹고 나왔는데 동원F&B 주식은 8월 조정장 들어갔을 때 주가가 썩은 참치처럼 시궁창에 처박혀서 손절해야 했어요. 이 두 주식 모두 당시 별로 오르지 못한 이유는 급식 사업과 관련있었기 때문이었어요.
'가정 간편식이면 CJ씨푸드?'
코스피에 상장되어 있는 011150 CJ씨푸드 주식이 가정 간편식 테마주 HMR 관련주 사회적 거리두기 수혜주 중 하나였어요. 이것은 일단 시총이 작았어요. 전체시총은 1926억원이었어요. 이거면 되었어요. 시총이 너무 크면 둔해서 잘 못 움직이거든요. 외국인이 이틀 연속 매수한 것이 엄청나게 걸리기는 했어요. 외인이 이틀 연속 매수했으면 일단 피하는 게 좋거든요.
CJ씨푸드 회사의 자산은 2019년 12월 기준 1,273억원, 자본은 644억원이었어요. 총부채는 630억원이었고, 이자발생부채는 357억원이었어요. 이 정도면 꽤 양호한 편이었어요. 게다가 CJ씨푸드 회사는 CJ 그룹 계열사에요. 이거면 믿고 타도 될 거 같았어요. 회사 자체도 괜찮은 회사고 CJ그룹 계열사니까 망할 일은 없었어요. 게다가 식품업계니까 사회적 거리두기 타격이 있기는 하겠지만 그 타격은 제한적일 거였어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면 가정 간편식 테마주 HMR 관련주 사회적 거리두기 수혜주도 한 번 차례 올 때가 되었다.
지난 봄을 떠올려보면 때가 도래했어요.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사람들이 집에 있으면 뭐 먹겠어요. 평소에 안 하던 요리를 갑자기 하겠어요? 간편식 사서 돌려먹죠. 이제 다시 한 번 가정 간편식 테마주 HMR 관련주 사회적 거리두기 수혜주가 뜰 때가 왔어요. 이건 설령 물려서 손절하더라도 건드려야만 했어요. 사회적 거리두기 테마주 여행을 하는데 어떻게 가정 간편식 테마주 HMR 관련주 사회적 거리두기 수혜주를 안 건드려보고 넘어가요? 이건 여행 가서 식당에서 밥 한 번 안 사먹고 돌아오는 거나 마찬가지에요.
2020년 12월 21일 아침 9시. 역시나 코스피 도박장이 문을 열었어요. 사람들이 우루루 도박장 안으로 뛰어들어갔어요. 저도 돈을 들고 도박장 안으로 뛰어들어갔어요. 빠찡꼬 슬롯머신 같은 온갖 주식 종목들이 불을 반짝반짝 빛내며 사람들에게 어서 돈 넣고 한 판 땡기라고 유혹하고 있었어요. 한국 주식이 무슨 가치투자에요. 한국 주식은 애초에 테마주 작전주 개잡주 도박장이에요. 요즘 가뜩이나 나가도 춥기만 하고 몸 녹일 곳 하나 제대로 없는데 정부에서 허락해준 코스피 도박장에서 한 판 땡겨야죠.
일본은 동네마다 빠칭코가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밖에 나갈 필요가 없어요. 코스피, 코스닥이 있거든요. 낮에만 개장해서 문제죠. 거대 자금 들고 오는 기관도 한 판 땡겨보고 푼돈 들고 오는 개미도 한 판 땡겨보는 강원랜드 카지노 같은 존재에요. 코스피, 코스닥은 워렌 버핏 가치투자 같은 거 하는 사람 아무도 없는 진정한 이 시대의 대한민국 유일의 합법 사이버 도박장이에요. 정부에서 나가지 말라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집에서 할 거도 없는데 정부가 개설한 합법적인 사이버 도박장 코스피, 코스닥에서 한 판 땡기며 놀아야죠. 정부는 조세 저항 없이 세금 갈취해서 좋고, 개인은 재미있게 놀아서 좋고 모두가 행복해요. 개인만 그렇게 노는 게 아니라 거대 자금 굴리는 기관도 코스피, 코스닥에서 단타 치면서 놀고 있잖아요.
"CJ씨푸드 떨어졌네?"
011150 CJ씨푸드 주식이 떨어져 있었어요. 2020년 12월 21일 아침 9시 3분, 011150 CJ씨푸드 주식을 5460원에 한 주 땡겼어요.
"어? 이거 왜 이래?"
CJ씨푸드 주식은 제가 매수하자마자 더 떨어졌어요. 5400원조차 깨고 내려갔어요.
"전국 확진자수 맨날 천 명 넘고 있댔잖아! 사람들이 병원에서 치료 못 받고 죽어가고 있댔잖아!"
011150 CJ씨푸드 주식이 아니라 다른 주식을 골라야 했어.
다른 코로나 테마주를 살펴봤어요. 다른 코로나 테마주들도 오늘은 영 시원찮았어요.
'지난주에 거하게 다 땡겨서 이번주는 재미 없나?'
코스피 상황을 봤어요. 코스피는 하락중이었어요.
'아, 이거 코스피에 속해 있지?'
전체 지수가 하락하니까 이것도 덩달아 머리채 잡혀서 끌려내려가는 모양이었어요.
'이건 아니다.'
다시 5400원으로 올라왔어요. 아침 9시 58분 45초, 5400원에 손절해버렸어요.
결과적으로 73원 손해봤어요.
뭐가 문제였을까.
가만히 생각해봤어요.
내가 장 개시하자마자 트레이딩할 때는 승률이 영 안 좋았어.
아침에 장 개시하자마자 트레이딩할 때는 성과가 영 안 좋았어요. 리듬을 충분히 읽고 짧게 치고 빠질 때가 승률이 괜찮았어요. 리듬을 타기 위해서는 시간을 갖고 집중해서 뚫어져라 좀 봐야 해요. 그런데 리듬 타는 시간을 갖지 않고 조금 떨어졌다고 바로 들어간 게 화근이었어요. 큰 거 한 방 노리는 것이 아니라 가벼운 틱떼기라면 호가창만 보며 리듬만 타면 되거든요. 그런데 그 중요한 '리듬'을 타는 것을 안 했어요. 예열도 안 하고 바로 풀파워 출력 거니까 그냥 터져버렸어요.
CJ씨푸드 주식은 12월 21일에 조금 내려갔다가 바로 올라갈 거라 예상하고 거기에 맞춰서 짧게 치고 빠지자고 전략을 세웠어요. 전략대로 움직였지만 실패했어요. 전략 자체는 사실 이날 주가 변동을 보면 맞았어요. 제가 리듬을 타기 위해 호가창을 보며 조금만 더 기다렸다면 아주 좋은 가격에 올라타서 5400원에 손절이 아니라 익절을 하고 나올 수 있었어요. 리듬을 타며 타이밍을 재야 하는데 장초에 파란불 뜬 거 보고 시나리오대로 가겠다고 성급히 올라탄 것이 문제였어요.
CJ씨푸드 주식 가정 간편식 테마주 HMR 관련주 사회적 거리두기 수혜주 2020년 12월 21일 단타 매매는 실패로 끝났어요. 12월 23일 자정을 기해 1월 3일까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한다는 말이 뉴스에 나왔으니 한 번 주시해보는 것도 괜찮을 거에요. 주시만 하면 돈 잃지 않아요. 매수해서 물려서 손절해야 돈 잃죠. 주시만 한 번 해보는 건 괜찮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