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18일. 장 개시 후 단타를 두 번 쳤어요. 마스크 테마주 깨끗한나라 주식으로 돈을 번 후 폐기물 테마주 코엔텍에서 먹은 거 다 토하고 게임비까지 추가로 징수당했어요.
"마스크 테마주 한 번만 타고 나올걸!"
테마주를 타고 싶다면 스토리를 빨리 잘 떠올려야 해요. 택배가 늘어나니 폐기물이 늘어날 거라는 스토리에는 논리적으로 이상한 부분이 아무 것도 없어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제가 들어갔을 때는 너무 늦어버렸다는 점이었어요. 택배가 늘어나서 골판지주가 날뛸 때 폐기물 테마주를 들어갔다면 두둑히 먹고 나올 수 있었어요. 그렇지만 골판지주가 날뛰는 걸 다 보고 나서 폐기물 테마주에 들어가니 당연히 너무 늦었고 손절하고 나와야 했어요.
금일실현수익에 마이너스가 찍히니 상당히 기분나쁘다.
깨끗한나라 주식으로 돈을 벌었는데 코엔텍 주식에서 손절하는 바람에 깨끗한나라 주식으로 번 돈만 날린 것이 아니라 그것보다 훨씬 더 날렸어요. 몇십원 날린 거지만 기분 나쁜 건 기분 나쁜 거였어요. 승부에서 패배했다는 느낌 때문에요. 금일실현수익에 마이너스가 찍혔어요.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한 번 실수로 마이너스가 찍히면 그래도 괜찮아요. 그러나 플러스 찍혀 있다가 마이너스로 바뀌자 엄청 불쾌해졌어요.
"폐기물 테마주는 타지 말 걸!"
조금만 더 생각하고 기다려야했어요. 아무 생각 없이 이것도 가겠다, 한 번 더 올린다고 제대로 보지도 않고 들어간 것이 문제였어요.
"이거 어떻게 다시 플러스로 돌려놓지?"
볼 때마다 짜증나게 만드는 금일실현수익 마이너스. 이것을 어떻게든 플러스로 돌려놓고 싶었어요. 아직 시간은 매우 많이 남아 있었어요. 아무 거나 하나 잘 잡으면 만회할 수도 있었어요. 손실 금액이 크지 않았어요. 1만원짜리 주식으로 1% 넘게 먹고 나오면 마이너스를 최소한 0으로 되돌려놓을 수 있었어요. 한 번 잃었으면 그만하는 것이 좋지만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순식간에 바뀌었기 때문에 감정이 온몸을 지배하고 있었어요.
"코로나 테마주 뭐 있지?"
과거를 복기해봤어요. 코로나 테마에는 하위 테마주가 여러 종류 있어요. 테마주 안에는 다시 여러 주식 종목이 포함되어 있구요. 뭐라도 하나 떠올려야 했어요.
"영풍제지?"
한 번 탔던 영풍제지가 떠올랐어요. 영풍제지를 봤어요. 오늘은 매우 시원찮았어요.
"대영포장?"
대영포장도 자유낙하하고 있었어요.
"아이스크림에듀?"
전날 실패했던 아이스크림에듀를 봤어요. 이것은 전날보다 더 지옥가고 있었어요.
"코엔텍?"
방금 손절한 코엔텍 주식은 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어요. 이건 손절 빨리한 것이 신의 한 수였어요.
"모나리자?"
모나리자도 시원찮았어요. 모나리자, 깨끗한나라 모두 주가가 하락중이었어요.
"나에게 어서 빨리 코로나 테마주를 줘!"
마이너스를 플러스로 돌려놓겠다는 독기가 온몸을 지배하는 상태. 지금 타야 하는 것은 코로나 테마주. 그러나 코로나 테마주가 전부 영 시원찮았어요. 오늘은 상태가 전부 별로였어요. 떨어지고 있는 칼날을 받는다고 해도 적당히 좋은 위치에서 잘 받아야죠. 떨어지는 칼날 잘못 받다가 자기 몸이 썰리는 수가 있어요. 어서 빨리 코로나 테마주 아무 거나 하나 잡고 망할 마이너스 수익을 지워버려야 하는데 탈 만한 게 없었어요. 떠오르는 것도 없었어요.
손이 벌벌 떨린다. 어서 포지션을 잡아야해!
빨리 스토리를 떠올려야해!
그때 퍼뜩 떠오른 것이 있었어요.
코스닥 057030 YBM넷 주식!
코로나 수혜주 중 코스닥 057030 YBM넷 주식이 떠올랐어요. YBM넷 주식은 교육주 테마주에 속해요.
전날 아이스크림에듀에 대한 리벤지 매치다!
YBM 주식 설명을 봤어요.
- 동사는 온라인교육/콘텐츠제공업/데이타베이스업 및 교육서비스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2000년 6월 7일자로 와이비엠닷컴으로 설립, 2004년 6월 8일 코스닥시장에 주식을 상장함.
- 동사는 온라인 교육사업, 온라인 테스트 사업, 디지털 콘텐츠 판매사업을 영위하는 스마트 러닝 교육업체임
- MOS, TOEIC, JPT의 접수대행 및 온라인 강의 공급을 제공하며, B2B와 B2C 교육에 스마트러닝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음.
그렇다. 우리는 청년실업 대란의 시대에 살고 있다.
내년을 생각해보자. 올해 엄청나게 쌓인 청년 백수들 받고 새로 청년 백수가 또 엄청나게 생길 거다.
청년 실업 묻고 더블로 가!
청년 실업이 폭증한다? 스펙 경쟁은 더 미친듯이 치열해진다. 스펙이라 하면 기본적으로 외국어 깔아야 하니까 TOEIC, JPT 시험 보는 사람도 증가하겠지.
내년에는 보나마나 청년 실업자 수가 볼란저밴드 상단 뚫고 떡상할 게 뻔했어요. 청년 실업자 수 증가는 소득주도성장으로 이평선 잘 타고 쭉쭉 올라가던 와중에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 실물 경제 파탄 상황까지 도래했으니 이건 뭐 안 봐도 뻔하죠. 만약 청년 실업자 수에 배팅할 수 있다면 무조건 상승에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고 오고 팬티까지 팔아서 배팅해야 할 상황. 이건 내년까지 봐도 아주 든든했어요.
게다가 TOEIC, JPT는 유효기간이 있어요. 청년실업이 길어지면 TOEIC, JPT 고득점을 위해 다시 보는 사람 외에 유효기간 문제로 다시 봐야 하는 사람도 있을 게 분명했어요. 고정수입 자체가 앞으로 더 늘어날 거였어요.
이건 방학이 오히려 호재다.
초등학생 대상 온라인 교육 사업이 주를 이루는 아이스크림에듀와 달랐어요. YBM넷은 대학생들이 취직 준비할 때 더 잘 나갈 수 밖에 없어요. 대학생들이 취직 준비를 하는 시기는 주로 방학때에요. 방학때 여러 학원을 다니면서 취직준비를 하니까요. 그러므로 아이스크림에듀보다는 YBM넷이 지금 시기적으로 봤을 때 더 유리했어요. 이제 곧 겨울방학이니까요.
코스닥 057030 YBM넷 주식의 악재라면?
코스닥 057030 YBM넷 주식의 악재라면 하나 있었어요.
해외취업 빙하기
해외취업 나가는 사람들이 많으면 외국어 공부 수요가 더 증가해요. 그런데 지금은 전세계가 코로나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어요. 실물경기 상황도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구요. 그래서 해외취업 관문이 매우 좁아졌어요. 이건 고려해야할 사항이었어요.
몰라, 코스닥 057030 YBM넷 주식으로 가!
그딴 거 몰라요. 그런 건 일단 매수하고 나서 생각하는 거에요. 그래야 진정한 개미 투자자죠. 어디 감히 매수하기 전에 이것저것 다 따지고 매수해요? 개미스럽지 못하게요. 그러면 재수 옴붙어요. 개미의 진정한 무기는 뇌동매매 충동매매에요. 이래야 개미스럽죠. 개미 주제에 꼴에 생각한답시고 생각하고 주식하면 처물리기만 해요. 개미는 개미답게 뇌동매매, 충동매매하는 것이 자고로 미덕이에요. 처물린 다음에 열심히 자기가 매수한 종목에 대해 공부하구요.
2020년 12월 18일 아침 9시 52분 13초, 코스닥 057030 YBM넷 주식을 10,100원에 1주 매수했어요.
개미 초필살기 뇌동매매 충동매매 발동!
왜 거꾸로 가고 진알인데!
절묘하게 또 나쁜 지점에 매수했어요. 10100원에 매수하자마자 10050원도 깨지고 10000원 매수벽도 위협했어요. 10000원 매수벽은 엄청나게 중요했어요. 1만원부터는 호가 단위가 50원이지만 1만원 아래로는 호가 단위가 10원이거든요. 1만원에서는 2틱만 먹으면 1% 먹어요. 하지만 9900원에서 1% 먹으려고 하면 9틱을 먹어야 해요. 1만원이 깨진다면 무조건 손절쳐야 했어요.
가치투자간다.
물리면 가치투자 가야죠. 이건 그래도 비벼볼 만 했어요. 영업이익, 배당금 이딴 거 하나도 안 봤어요. 그래도 비벼볼 가치가 있기는 했어요. 내년에 무슨 청년실업 대란이 해소되겠어요. 더 심해지면 심해지죠. 증시가 상승하고 부동산이 폭등하는 것과 상관없이 실물경제는 파탄 위기에요. 그런데 뭔 가게들과 회사들이 사람을 더 뽑겠어요? 있는 직원도 정리해고해야할 판인데요.
뭔 얼어죽을 가치투자야!
가치투자할 생각은 하나도 없었어요. 청년실업 수혜주에 사회적 거리두기 온라인교육 테마주니까 들어온 거였어요. 가치투자하려고 들어온 것이 아니었어요.
나 한 틱만 먹으려고 들어왔단 말이야!
원래 계획은 10100원에 들어와서 10150원이나 10200원에 매도하고 튀는 거였어요. 10150원에 매도해도 0.5% 조금 안 되게 이익이었거든요. 그런데 졸지에 몇 분씩 가치투자하고 있었어요.
아직 모른다. 중국장 개장해봐야 한다.
한국 주식 시장은 아침 9시부터 10시까지는 카오스 상태에요. 이때는 전날 미국 증시 상황 영향을 받고 될 대로 되라 도박판 수준이에요. 이후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는 것은 아침 10시 중국장 개장 이후부터에요.
아침 10시가 넘었어요. 코스닥 057030 YBM넷 주식은 매수호가 10050원, 매도호가 10100원이었어요.
'이거 다 한 틱 먹기 되팔이짓하고 있는 거 아니야?'
10050원 매수 물량이 적지만 깨지지는 않았어요. 10100원 매도 물량은 엄청나게 많이 쌓이고 녹는다 싶으면 더 쌓였어요. 아무리 봐도 틱떼기 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아 보였어요.
'진짜 가치투자 가야하나...'
한국 주식을 무려 20분 넘게 가치투자하고 있었어요. 현기증 나고 머리가 핑 돌 지경이었어요. 20분이나 가치투자하다니 200년 가치투자한 기분이었어요.
"어? 잘 하면 되겠는데?"
10100원에 쌓여 있던 매도물량이 한 번에 치워졌어요. 이제 매수 호가는 10100원원, 매도 호가는 10150원이었어요. 저는 이미 10150원에 매도 주문을 넣어놓은 상태였어요. 이제 남은 것은 제 순서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 뿐이었어요. 그 동안 떨어지면 안 되었어요.
"팔렸다!"
2020년 12월 18일 아침 10시 28분에 아침 9시 54분에 10150원에 매도 주문 넣은 코스닥 057030 YBM넷 주식이 매도되었어요.
'역시 한국 주식 가치투자는 너무 어려워.'
너무 힘든 사투였어요. 무려 20분 넘게 한국 주식을 들고 있었어요.
코스닥 057030 YBM넷 주식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관련해서 온라인 교육 관련주에요. 청년실업 증가 및 취업난으로 인한 스펙 경쟁 수혜주이기도 해요. 또한 TOEIC, JPT 시험 주관사라서 해외취업과도 관련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