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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한 판 두고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다시 숙소로 돌아가야 했어요.


"베트남 와서 장기 뒀다!"


계획에도 없었고 의도한 것도 아니었는데 베트남 현지 문화를 하나 체험했어요. 매우 큰 소득이었어요. 베트남 와서 베트남 민속 놀이인 장기를 두어봤으니까요. 이런 일은 여행 중 쉽게 일어나지 않아요.


호이안이 내가 불쌍해서 이런 이벤트 하나 준 건가.


베트남 호이안 일정은 정말 안 좋았어요. 대충 둘러볼 것은 거의 다 둘러봤어요. 그렇지만 정말 운이 참 없는 일정이었어요. 날씨는 엄청 안 좋았어요. 중요 소지품을 넣고 다니는 노트북 가방은 끈이 떨어져버렸어요. 신발은 물에 완전 푹 젖었어요. 숙소에서 드라이기로 간신히 말리기는 했지만요. 기념품으로 구입한 전통의상 입은 인형은 목이 다 끊어졌어요. 밤에 쏟아진 폭우로 일정 망친 것 때문에 기억에 남는 일정이 되기는 하겠지만 유쾌한 기억으로 남지는 않을 거였어요. 당장 노트북 가방끈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매우 심란했으니까요.


그나마 호이안에서 아주 즐거운 추억이 하나 생긴 게 바로 베트남인과 베트남 장기를 두어본 거였어요. 그거 하나면 되었어요. 즐겨보는 시늉만 한 것이 아니라 정말 제대로 두었어요. 베트남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이었냐고 물어본다면 베트남인과 베트남 장기를 두어본 거라고 할 거에요. 베트남 여행 가서 베트남인과 장기를 둬본 사람은 별로 없을 거에요. 이 정도면 특별한 순간이라 해도 되요.


"베트남 소다."


베트남 소


길가에 소가 매여 있었어요.


동남아시아 소


한국 소와는 다르게 생겼어요. 목 부분에 젖살처럼 생긴 살이 혹처럼 축 늘어져 있었어요.


'그런데 물소는 어디 있지?'


동남아시아 사진을 보면 뿔이 길게 자란 물소 사진이 많이 보였어요. 이 소는 한국 소와 다르게 생겼어요. 목 부분이 한국 소와 완전히 달랐어요. 하지만 목 부분만 제외하면 한국 소와 그렇게 크게 다르지도 않았어요. 한국 소가 보다 근육 돼지이고 이 소는 조금 야윈 것 정도의 차이 뿐이었어요. 뿔은 한국 소나 이 소나 거의 똑같았어요. 제가 원하는 것은 뿔이 한국 소와 아주 다른 물소였어요.


다시 숙소를 향해 걸어갔어요.


베트남 사진


베트남 여행


여전히 하늘은 우중충했어요. 비는 완전히 멎었지만 바로 또 다시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하늘이었어요. 공기는 엄청나게 습했어요. 숨을 쉴 때마다 물 먹는 하마가 된 기분이었어요. 땀이 날 일은 없었어요. 겨울인데다 비도 많이 내려서 선선하다고 할 정도와 쌀쌀하다고 할 정도의 경계에 있었거든요. 그러나 전날 내린 비 때문에 매우 습해서 입고 있는 옷이 눅눅했어요.


vietnam


호이안


베트남 호이안 일본교


베트남 관광


베트남 호이안 여행 사진


아직 길거리는 매우 한산했어요.


베트남 아침 풍경 사진


길거리 노점상 상인이 어깨에 짐을 지고 걸어가고 있었어요. 베트남 노점상에서 사용하는 목욕탕 의자도 물지게에 매달려 있었어요. 아침에 길거리에서 쌀국수를 판매하고 이제 퇴근하는 상인일 거에요. 이제 베트남인들이 길거리에서 아침을 먹을 시간이 완전히 지났거든요.


길거리에 관광객이 드문 드문 보였어요. 이제 비가 더 내리지 않을 거라 보고 나오는 모양이었어요. 호이안에 새로 오는 관광객들도 보였어요. 저는 이제 몇 시간 후 호이안을 떠날 거였어요. 호이안은 새로 온 관광객들을 또 맞이할 거에요. 얼마나 좋은 날씨로 맞이해줄 지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제가 호이안을 둘러보던 때보다는 훨씬 더 나은 호이안을 볼 거 같았어요.


베트남 관광


강에서는 어부가 생선을 낚고 있었어요.


베트남 어부


호이안의 하루가 이렇게 또 시작되고 있었어요. 전날밤 폭우는 아무 영향도 주지 못했어요. 어젯밤 모든 것이 물에 잠길 것 같았던 폭우는 폭우에 검은 어둠이 잔뜩 녹아든 투본강 물 속으로 녹아들어간 등불처럼 아침이 되자 아침 공기에 사라져버렸어요. 다시 찾아온 평범한 하루였어요. 저에게는 하나도 안 평범했지만요. 평범할 리가 있나요. 당장 옆에 메고 있는 노트북 가방이 다시 땅으로 힘없이 떨어질까봐 엄청 신경쓰이고 있었는데요. 신발이 또 젖을까봐 땅에 물이 고인 곳을 피하느라 조심스럽게 걷고 있었는데요. 이런 것이 저의 평범한 일상일 리 없었어요.


베트남 투본강


베트남 호이안 여행 사진


숙소로 돌아왔어요.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짐을 꾸리기 시작했어요. 짐 꾸릴 것은 별로 없었어요. 호이안에서는 1박만 하고 떠날 거라 짐을 아예 안 풀렀어요. 화장실에 있는 세면도구를 가져와서 보조가방에 집어넣었고, 노트북 컴퓨터를 다시 노트북 가방에 집어넣는 것 정도로 모든 것이 다 끝났어요. 이제 남은 것은 호이안 버스 터미널까지 데려다줄 픽업 버스를 기다리는 것 뿐이었어요. 숙소를 통해 버스표를 예약했기 때문에 남은 시간은 숙소에서 뒹굴거리다 체크아웃시간 되면 그때 짐 들고 로비로 내려가서 거기서 시간을 때우면 되었어요.


'혹시 하나 더 볼 거 있을 건가?'


버스 시간까지 꽤 많이 남아 있었어요. 호이안에 와서 못 본 곳 중 가볼 만한 곳이 있는지 한 번 찾아봤어요.


"어제 푸젠 회관 못 갔다."


호이안 푸젠 회관도 호이안 관광지 중 유명한 곳이었어요. 여기를 꼭 가볼 필요는 없었어요. 전날 광둥회관을 갔다왔기 때문이었어요. 그러나 이렇게 숙소에서 시간만 보내기에는 아쉬웠어요. 기껏 호이안 왔는데 하나라도 더 보고 싶었어요. 여기를 언제 다시 올 지 모르니까요. 어쩌면 영원히 다시 안 올 지도 몰랐어요. 세상에 제가 안 가본 곳이 얼마나 많은데 여기를 일부러 또 오려고 하겠어요. 만약 여행 갈 기회가 또 생긴다면 그때는 다른 나라를 가지 갔던 곳을 다시 가려고 하지는 않을 거였어요.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볼 수 있는 것은 다 보고 가야 했어요.


푸젠 회관을 보고 오면 체크아웃 시간은 지나가 있을 거였어요. 그래서 미리 짐은 빼놓고 다녀오기로 했어요.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짐을 들고 1층으로 내려갔어요. 여권과 버스표를 받고 짐은 1층에 맡겼어요. 숙소에서 다시 나와 일본교로 갔어요.


베트남 호이안 일본교


내원교에서 직원이 지나가기 위해서는 티켓을 달라고 했어요. 통합이용권을 제시하자 한 장 뜯어갔어요.


"여기 원래 돈 내야 건너갈 수 있는 다리였어?"


호이안 돌아다니며 내원교는 여러 번 지나갔어요. 그 동안 단 한 번도 돈을 내라고 한 적이 없었어요. 직원이 있기는 했지만 딱히 돈 내라고 하지 않아서 돈 안 내고 계속 건너다녔어요. 그런데 여기도 원래는 입장료를 받는 곳이었어요.


내원교에서 입장료 안 받으면 통합이용권 사는 사람 엄청 없겠지.


호이안 구시가지도 사람들 사는 곳이에요. 그러니 모든 곳에서 다 입장료를 내라고 할 수는 없을 거에요. 이런 경우에는 사람들이 제일 많이 다니는 중심 길목에 입장료 내라고 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경험은 호이안에서 처음이 아니었어요. 2012년에 우즈베키스탄을 여행할 때 히바에서도 그랬어요. 히바 이찬 칼아 들어갈 때 오타 다르보자를 통과하려면 자유이용권이 있든가 돈을 내든가 해야 했어요. 오타 다르보자를 피해서 히바 구시가지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면 동선이 무지막지하게 길어지고 피곤해졌어요. 여기도 내원교에서는 입장료를 받았어요. 내원교를 피해서 구시가지로 들어갈 수도 있지만 내원교가 사실상 호이안 구시가지 입구였거든요.


이쪽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통합이용권을 구입하지 않기 위해 내원교를 아예 피해서 다니든가 언제 직원이 돈을 받는지 체크해서 그 시간만 피해서 다닐 거에요. 하지만 여기 처음 온 관광객이라면 통합이용권을 하나 구입하는 게 낫기는 했어요. 아마 이 때문에 일본교는 입장료를 받을 때도 있고 안 받을 때도 있는 모양이었어요. 여기를 계속 들락날락해야 하는데 계속 돈 내라고 하면 모두가 짜증낼테니까요.


베트남 호이안 내원교


내원교를 건넜어요. 다시 호이안 구시가지 안으로 들어왔어요.


베트남 길거리 음식


길거리에서 베트남인이 꼬치구이를 구워서 판매하고 있었어요. 한쪽에는 역시나 목욕탕 의자가 쌓여 있었어요.


베트남


외국여행


해외여행


여행 사진


"저 사람들 어제 봤던 웨딩 촬영하던 사람들 아니야?"


베트남 웨딩 촬영


전날 봤던 웨딩 촬영하던 사람들이었어요.


'나보다 더 최악이 존재하니 되었어.'


뭔가 위로가 되었어요. 저는 호이안 여행 와서 날씨 때문에 망했어요. 그러나 저 베트남인들은 단순히 놀러 여행온 것이 아니라 웨딩 촬영을 하러 온 사람들이었어요. 그런데 날씨가 완전히 엉망이었어요. 저보다 더 운이 없는 사람이 있었어요. 원래 밑바닥인 줄 알았는데 더 밑바닥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위로가 되는 법이에요.


베트남 관광기념품점


아직 관광객이 별로 안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관광기념품점은 장사를 개시했어요.


베트남 유적


2014년 12월 22일 12시 56분. 베트남 호이안 푸젠 화교 회관 Hội quán Phúc Kiến 에 도착했어요.


티켓을 내고 안으로 들어갔어요.


베트남 문화


베트남 화교 문화


베트남 푸젠성 화교


베트남 복건성 화교


베트남 호이안 푸젠 회관은 중국 푸젠성 출신 상인들이 1697년에 세운 향우회관이에요. 호이안에서 가장 큰 중국 화교 향우회관이라고 해요.


베트남 푸젠성 화교 문화


베트남 중국 복건성 화교 문화


광둥회관은 광둥 화교들이 세운 향우회관이고, 푸젠회관은 푸젠 화교들이 세운 향우회관이에요. 푸젠성은 복건성이라고도 해요.


중국 복건성 화교


옛날에는 복건성 상인들이 동남아시아로 많이 진출했고, 동남아시아 여기저기에 많이 정착했다고 해요. 그래서 동남아시아 화교 중 지금도 복건성 방언을 쓰는 화교들도 꽤 있다고 해요.


베트남 전통 문화


베트남 호이안 문화


동남아시아 화교


동남아시아 화교 문화


푸젠 회관 안을 쭉 둘러봤어요. 사진으로 보던 중국 문화와 매우 비슷했어요. 제가 상상하던 베트남 문화와는 거리가 멀어도 엄청나게 멀었어요. 베트남 여행할 때 베트남도 중국 문화 영향을 엄청나게 많이 받았다는 사실 자체를 잘 몰랐고, 더욱이 호이안은 중국 화교가 많이 정착해서 살던 곳이라는 것을 아예 몰랐어요. 그래서 보는 내내 여기는 왜 이렇게 중국 문화와 닮았는지 이해가 전혀 안 되었어요.


베트남 전통 문화 유적


베트남 화교 전통 문화 유적


밖으로 나왔어요.


베트남 조형물


다른 건물로 들어갔어요.


베트남 화교


베트남 호이안 문화 유산


큰 감흥 없이 내부를 쭉 둘러봤어요. 특별히 인상적인 부분은 없었어요. 만약 지금 다시 호이안을 가서 둘러본다고 해도 특별한 감흥이 생기지는 않을 것 같아요. 중국 문화에는 관심이 하나도 없거든요. 푸젠회관이 중국 화교 문화 유적이라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오히려 더 감흥이 없을 거에요. 이때는 그래도 나름 약간 신기해하며 봤던 이유가 여기가 베트남 화교 문화 유적이라는 것을 모르고 봤기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왜 이렇게 중국 문화와 비슷하게 생겼는지 어리둥절해하며 구경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이게 화교 문화 유적이라는 것을 아니까 다시 가면 더 관심이 없을 거에요.


베트남 호이안 유적 사진


베트남 화교 영향


베트남 관광


동남아시아 중국 문화


베트남 호이안 복건화관 내부를 다 둘러보고 나왔어요. 이제 숙소로 돌아가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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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좀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오잉 우리나라 소라는 정말 좀 틀리게 생겼네요 ㅎㅎㅎ 행복한 일요일 보내세요.

    2020.12.06 08: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익명

    비밀댓글입니다

    2020.12.06 10:39 [ ADDR : EDIT/ DEL : REPLY ]
  3. 사진이 어쩜 운치가 저리 좋은가요? 비가와도 이뻐요.

    2020.12.06 10: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자주 보는 풍경이 아니라서 그런지 다 멋있어 보이네요

    2020.12.06 20: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관광 중 비가 오면 여러가지로 불편하겠어요. 그래도 사진은 잘 나왔네요. 결혼사진 찍는 예비 신혼부부한테는 좀 안된 생각도 들지만 비가 오면 더 잘 산다는 이야기도 있으니까 지금 이 부부는 여전히 알콩달콩 아주 잘 살고 있을 것 같아요. 비 맞으며 꼬치를 구워 파시는 분은 대단하십니다. 그런데 비 맞은 꼬치를 사 먹는 사람도 있을까요?
    이 향우회관이 1697년에 지어졌으면 300년이 넘었는데 아직 중국 풍습을 지킨다는 건 한편 살짝 무섭기도 해요. 한국에도 지금 차이나 타운을 많이 짓던데 몇 백년 후에도 그들의 풍습을 지키고 주변에 영향을 주며 이렇게 살고 있게 되나 싶기도 하고요.

    2020.12.07 02:3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때는 가방끈까지 떨어져서 진짜 많이 불편했어요;; 사진 잘 나왔다고 해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나중에 여행기 쓰면서 대비랑 밝기 조정해서 간신히 살려낸 사진들이에요 ㅠㅠ;;;; 비오면 더 잘 산다는 말이 있군요! 저 신혼부부는 백년해로에 아주 행복하게 살겠어요. 저 사람들 야간에 촬영하러 나왔는데 비와서 촬영 못 하는 것도 봤거든요 ㅎㅎ;; 중국인들 보면서 놀라는 점 중 하나는 다른 사회 시스템에 정말 잘 파고 들어가는데 절대 동화되지 않더라구요. 아예 시스템에 못 파고들어가고 동화 안 되는 것도 아니고 시스템에 적응해서 동화되는 것도 아니고 시스템은 매우 잘 파고드는데 동화는 또 엄청 안 되요.

      2020.12.07 11:41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