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먹어본 샌드위치는 에그드랍 갈릭 베이컨 치즈 샌드위치에요.
심야시간에 서울을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의정부에서 108번 버스 막차를 타고 서울 동대문에서 내린 후 동대문 야시장을 쭉 둘러보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던 중이었어요. 이날은 동대문 야시장을 구경한 후, 동대문 일대를 둘러보고 을지로를 따라 명동까지 걸어간 후에 홍대로 넘어갈 계획이었어요. 동대문 야시장을 둘러보고 을지로로 들어가기 위해 헬로apm 쪽으로 갔어요.
"이거 24시간 카페 아니야?"
헬로apm 뒷골목으로 잠깐 들어갔을 때였어요. 이쪽에는 24시간 롯데리아가 있어요. 롯데리아 바로 옆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2층 건물이 있었어요.
'여기에 24시간 카페 없었을 건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롯데리아 옆에 24시간 카페는 없었어요. 헬로apm 뒷골목에는 이디야커피 24시간 매장이 하나 있고, 큰길 쪽에는 할리스커피 24시간 매장이 하나 있거든요. 이쪽은 심야시간에 안 와 본 지 조금 되기는 했지만 나름 잘 알고 많이 와본 곳이었어요. 동대문 자체를 많이 가기도 했고, 장충체육관에서 여자배구를 관전한 후 카페를 가거나 밥 먹으러 갈 때 걸어서 동대문으로 넘어오곤 했거든요. 장충동은 여자 프로배구 경기가 끝난 후 먹을 것이라고는 족발 뿐이고 그쪽에 있는 카페도 다 문 닫을 시각이라서 장충체육관에서 걸어서 동대문으로 넘어가 밥을 먹고 카페를 찾아 가는 것이 훨씬 나아요. 그래서 작년 연말까지만 해도 매우 자주 가던 곳이었어요. 분명히 여기에는 24시간 카페가 없었어요.
신기해서 다가가봤어요. 에그드랍이었어요. 샌드위치 전문점이기는 하지만 카페라고 봐도 무방해 보였어요.
'여기에서 뭐 좀 먹고 갈까?'
입구에는 입간판이 하나 서 있었어요.
"갈릭 베이컨 치즈? 이거 맛 보장된 거 아니야?"
이름만 봐도 이건 기본 70점은 깔고 들어가는 샌드위치였어요. 제가 좋아하는 베이컨과 마늘이 들어갔거든요. 이런 조합은 맛 없기도 힘들어요. 악의적으로 맛없게 만들지 않는 한 기본적으로 매우 맛있어요. 마늘을 볶은 마늘 토핑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마늘빵 소스를 발라 만든 토스트였어요. 이러면 이걸 악의적으로 맛없게 만들려고 해도 그게 오히려 더 힘든 조합이었어요. 억지로 설탕을 엄청 쏟아부어 너무 달아 못 먹게 만들지나 않으면 기본적으로 엄청 맛있을 거였어요. 매우 안전한 선택이었어요.
'이거 하나 먹고 가야겠다.'
순간 느낌이 왔어요. 이건 맛이 확실히 보장된 메뉴였어요. 굳이 입간판에 best menu 라고 안 적어놔도 이름만 보면 너무나 안전한 선택지라는 게 보였어요. 한밤중에 음식과 싸우고 싶지 않았어요. 게다가 유혹이 너무 강렬했어요. 우연히 발견한 동대문 24시간 카페였고, 아주 확실히 느낌 온 샌드위치가 있었어요. 그래서 이거 하나 먹고 계속 걸어가기로 했어요.
매장 안으로 들어갔어요. 다른 샌드위치를 쭉 살펴봤어요. 갈릭 베이컨 치즈 샌드위치만 눈에 들어왔어요. 제대로 꽂혀버렸기 때문에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어요. 그래서 갈릭 베이컨 치즈 샌드위치를 주문했어요.
에그드랍 갈릭 베이컨 치즈 샌드위치는 이렇게 생겼어요.
입간판 속 광고 사진과 똑같이 생겼어요. 차이점이라면 제가 받은 실물은 빵이 조금 더 벌어져 있다는 것 정도였어요.
에그드랍 갈릭 베이컨 치즈 샌드위치 가격은 4700원이에요.
에그드랍에서는 갈릭 베이컨 치즈 샌드위치에 대해 '갈릭버터를 발라 바삭하게 구운 브리오쉬와 스크램블 에그, 베이컨, 아메리칸 치즈가 어우러져 풍미가 가득한 두터운 매니아 층을 가진 샌드위치'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에그드랍 갈릭 베이컨 치즈 샌드위치 영문명은 Egg Drop Garlic Bacon Cheese Sandwich 에요.
주요 재료는 스크램블 에그, 스모크드 베이컨, 체다 치즈, 바슬리, 에그 소스, 갈릭 버터, 브리오슈 번이래요.
에그드랍 갈릭 베이컨 치즈 샌드위치의 마늘빵 맛은 기분을 매우 좋게 했어요. 구운 마늘향과 달콤한 맛이 베이스 기타처럼 밑바닥을 깔아주고 있었어요. 은은하고 기름지고 달고 마늘향 느껴지는 맛이 바탕에 깔려 있었어요. 먹을 때 느껴지는 마늘빵 향기는 먹기 전에 느껴지는 마늘빵 향기보다 약했어요. 마늘빵 향기는 입보다 코에서 더 강하게 느껴졌어요.
반전이 있었다!
에그드랍 갈릭 베이컨 치즈 샌드위치 구성만 보면 짠맛이 엄청 강하게 생겼어요. 이름만 보면 단맛과 짠맛 조합이에요. 갈릭 버터를 발라놨으니 분명히 단맛이 강할 거고, 여기에 베이컨이 들어갔으니 짠맛도 적지 않아 보였어요. 보통 베이컨 들어가고 치즈도 같이 들어가면 짠맛 확정이거든요. 그런데 에그스탑 샌드위치는 하나도 안 짰어요. 심심하지 말라고 살짝 간한 수준이었어요. 샌드위치 먹는 동안 짠맛을 하나도 못 느꼈어요. 싱겁지 않다는 점에서 간이 아예 안 된 건 아니라는 것을 미루어 알 수 있을 뿐이었어요.
에그드랍 갈릭 베이컨 치즈 샌드위치 속 베이컨 맛은 순했어요. 까르보나라 스파게티 속에 들어간 베이컨 조각의 맛과 비슷하거나 그것보다 살짝 더 순한 정도였어요. 눈으로 베이컨 조각을 확인하고 먹는데 입에서는 베이컨 맛이 그렇게 강하지 않았어요. 은은한 고기향을 더해주는 정도였어요. 강렬한 짠맛과 삼겹살 못지 않은 원색적인 고기향을 자랑하는 베이컨을 상상한다면 밍밍하다고 할 정도였어요. 베이컨을 사와서 물에 푹 담가서 소금을 완전히 빼버리면 이거와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에그드랍 갈릭 베이컨 치즈 샌드위치의 전체적인 맛에서 가장 맛이 강한 것은 치즈소스맛과 계란맛이었어요. 계란은 매우 부드러웠어요. 흐물흐물한 젤리 수준으로 부드러워서 식감이 평화스럽고 포근했어요.
에그드랍 갈릭 베이컨 치즈 샌드위치를 먹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었어요. 스크램블 에그가 뜨거웠어요. 흐물흐물하고 매우 부드러운 상태라서 겉은 빨리 식는데 속은 아주 느리게 식었어요. 방금 만든 샌드위치를 받아서 매장에서 먹는 중이었기 때문에 아주 뜨거운 스크램블 에그를 먹었어요. 매장에서 바로 받아서 먹는데 급히 먹으면 제대로 뜨거워서 혼날 수도 있을 거에요.
에그드랍 갈릭 베이컨 치즈 샌드위치는 전체적으로 보면 사람 기분 매우 좋게 만들어주는 부드럽고 달콤한 샌드위치였어요. 꾸미기는 많이 꾸몄는데 매우 청순해보이는 세련된 미녀 같은 느낌의 샌드위치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