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먹어본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은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이에요.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린 후 할 것 하고 있었어요. 스마트폰에서 알람이 울렸어요. 무슨 알람인지 확인해보니 사람들이 제 사진에 하트를 눌렀다는 알람이었어요. 인스타그램에서 제 게시물에 하트를 눌러준 사람들 답방을 가서 예쁜 게시물에 하트를 눌러준 후, 인스타그램에 새로 올라온 게시물을 쭉 넘겨보고 있었어요. 일반인들이 올린 게시물도 있었고 기업에서 올린 게시물도 있었어요.
"어? 베스킨라빈스31 신메뉴 나와?"
얼핏 보면 이상한 나라의 솜사탕 아이스크림 변종처럼 생긴 아이스크림 콘 사진이었어요. 사진 아래에는 '보랏빛 8월을 만든 #보라보라 와는 다른 매력! 이번엔 핑크다! 취향 저격 플레이버 #핑크러브 출시'라는 멘트가 적혀 있었어요. '핑크 러브'라는 아이스크림이 새로 출시되는 모양이었어요. 간략한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 설명을 보니 두 가지 민트 아이스크림과 화이트 초콜렛 아이스크림의 조합이라고 되어 있었어요.
"다른 곳에 올라왔을 건가?"
지금까지 목격한 베스킨라빈스31 특성 중 하나는 베스킨라빈스31은 인스타그램 운용을 그렇게 부지런히 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베스킨라빈스31은 홈페이지 운영도 그렇게 적극적으로 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자사 홈페이지에 있는 메뉴 중 매장에서 판매중인 메뉴가 누락되어 있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거든요. 심심찮은 정도가 아니라 거의 일상이라고 해도 될 정도에요. 베스킨라빈스31 소식을 제일 신속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한국 배스킨라빈스31 페이스북 페이지를 가보는 거에요. 한국 베스킨라빈스31의 주력 SNS는 페이스북이거든요.
그래도 일단 베스킨라빈스31 홈페이지에 접속해봤어요. 아이스크림 메뉴에 들어가봤어요. 당연히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이 올라와 있을 리 없었어요. 그렇게 부지런히 홈페이지 관리하는 SPC삼립이 아니거든요. 참고로 한국 베스킨라빈스31은 SPC삼립 회사가 운영해요. 만약 한국 베스킨라빈스31 주식을 사고 싶다면 005610 SPC삼립 주식을 매수하면 되요. 중요한 것은 SPC삼립 회사가 베스킨라빈스31, 던킨 도넛을 운영하는데 둘 다 홈페이지 업데이트는 매우 느리다는 점이에요. 베스킨라빈스31 홈페이지 믿고 있다가는 매장에서 시즌메뉴 다 들어간 후에야 이런 시즌메뉴 나왔다고 알 수도 있어요. 저도 몇 번 당해봤어요.
그래도 아예 업데이트를 안 하는 것은 아니에요. 보도자료 및 공지사항은 업데이트해요. 그래서 보도자료와 공지사항을 봤어요. 역시나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에 대한 내용은 없었어요.
'페이스북에는 있을 건가?'
베스킨라빈스31은 페이스북 페이지가 주력 SNS에요. 인스타그램보다 페이스북 페이지가 주력 SNS이기 때문에 베스킨라빈스31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 게시물이 올라와 있을 것 같았어요. 배스킨라빈스 페이스북 페이지에 접속했어요.
"어? 뭐지?"
2020년 8월 베스킨라빈스31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인 보라보라 아이스크림 관련 게시물만 있고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 게시물은 없었어요.
"이거 진짜 출시한 거 맞아?"
예전에 딱 한 번 이랬던 적이 있었어요. 메이플 월넛 아이스크림이었어요. 메이플 월넛 아이스크림도 인스타그램에만 출시되었다고 게시물이 올라왔어요. 아주 잠깐 인스타그램에 올라왔다가 게시물이 사라져버렸어요. 그 후 메이플 월넛 아이스크림 출시는 기약 없이 쭉 밀렸어요. 이때가 베스킨라빈스31에서 신메뉴 아이스크림을 마구잡이로 출시하던 때였거든요. 출시 순서에서 뒤로 크게 밀려서 출시하려다 뒤로 미뤄진 모양이었어요.
베스킨라빈스31 메이플 월넛 아이스크림 때를 떠올려보니 인스타그램 게시물 하나 믿고 배스킨라빈스 매장 갔다가는 허탕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매장에 전화해봤어요. 매장 직원이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다고 알려줬어요.
"가서 먹어야겠다!"
베스킨라빈스31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베스킨라빈스31의 신메뉴 아이스크림이었어요. 날씨가 별로 안 좋았지만 베스킨라빈스31 매장으로 갔어요. 매장에는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이 있었어요. 바로 싱글 레귤러 컵 사이즈로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을 주문했어요.
베스킨라빈스31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은 이렇게 생겼어요.
사진을 보면 초록색 아이스크림이 잘 안 보여요. 왼쪽 하단을 보면 아주 조금 있어요. 실제 먹을 때에는 초록색 아이스크림도 있었어요. 제가 받은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에서는 초록색 아이스크림이 바닥에 깔려 있다시피 해서 잘 보이지 않았어요.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은 에메랄드색 아이스크림, 노란 파스텔톤 아이스크림, 분홍색 파스텔톤 아이스크림으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얼핏 보면 왠지 이상한 나라의 솜사탕 아이스크림과 비슷하게 생겼어요.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도 BTS와 관련 있는 아이스크림일 거에요.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적힌 멘트를 보면 왠지 그럴 것 같았어요.
베스킨라빈스31 매장 아이스크림 이름표에 적혀 있는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 설명을 보면 '핑크&그린 민트 아이스크림과 초콜릿향 아이스크림의 만남!'이라고 되어 있었어요.
베스킨라빈스31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 영문명은 PINK LUV 에요.
배스킨라빈스31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 열량은 싱글 레귤러 컵 사이즈 기준으로 242kcal 이에요. 베스킨라빈스31 바닐라 아이스크림 열량이 싱글 레귤러 컵 사이즈 기준으로 246kcal 이니까 열량이 높지 않은 편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참고로 위 사진에서 중앙 제일 위가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이고, 오른쪽 하단이 이상한 나라의 솜사탕 아이스크림이에요.
베스킨라빈스31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을 구성하는 세 가지 아이스크림 중 하얀색 아이스크림은 화이트 초콜릿 아이스크림이었어요. 솔직히 '화이트 초콜릿 아이스크림이었어요'가 아니라 '바닐라 아이스크림 같았어요'라고 해야 정확했어요. 초콜릿향 아이스크림이라는데 초콜렛향이 그렇게 강하지는 않았어요. 초콜렛향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존재감이 그렇게 강하지는 않았어요. 하얀 아이스크림을 몇 스푼 떠먹자 그제서야 입안에 초콜렛맛이 쌓이면서 초콜렛맛과 향이 조금씩 선명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베스킨라빈스31에 있는 기존 초콜렛 아이스크림들에 비해서는 초콜렛의 맛과 향이 많이 약한 편이었어요.
베스킨라빈스31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을 구성하는 세 가지 아이스크림 중 분홍색 아이스크림과 에메랄드색 아이스크림은 민트 아이스크림이었어요. 민트향도 꽤 순한 편이었어요. 민트향은 초콜렛향보다 훨씬 잘 느껴졌어요. 분홍색 민트 아이스크림 민트향은 부드러웠어요. 그러나 부드럽다고 해서 심심한 편까지는 아니었어요. 먹다보면 목이 시원해졌어요. 에메랄드색 아이스크림은 베스킨라빈스31 민트 초콜렛 아이스크림의 그 민트 아이스크림이었어요. 에메랄드색 아이스크림은 민트향이 강했어요. 살짝 쓴맛이 있다고 느껴질 정도였어요.
이상한 나라의 솜사탕보다 더 이상한 나라의 솜사탕 같다.
베스킨라빈스31 핑크러브 아이스크림과 꽤 비슷하게 생긴 아이스크림이 있어요. 바로 이상한 나라의 솜사탕 아이스크림이에요. 이상한 나라의 솜사탕 아이스크림은 솜사탕 맛이 나는 아이스크림이에요. 아이스크림이라서 이상한 나라의 솜사탕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 아닌가 싶어요. 맛에서는 솔직히 이상한 게 없어요. 그런데 이름이 이상한 나라의 솜사탕이에요.
그게 이상한 나라의 솜사탕이면 이건 괴상한 나라의 솜사탕이지.
베스킨라빈스31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은 생긴 건 이상한 나라의 솜사탕 아이스크림처럼 생긴 것이 맛은 순한 민트 아이스크림맛이었어요. 순한 민트 아이스크림에 초콜렛향을 약하게 더힌 맛이었어요. 게다가 아주 약하게 쓴맛도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이게 더 이상한 나라의 솜사탕 이름에 어울렸어요.
동심을 잃은 어른들의 나라 솜사탕이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삭막한 도시의 솜사탕이라고 해야 할까?
베스킨라빈스31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 식감이 매우 부드러웠기 때문에 더욱 솜사탕스러웠어요. 민트향과 초콜렛 맛이 강했다면 '치열한 도시의 솜사탕'이었겠지만 맛이 부드러워서 그 정도는 아니었어요.
이걸 소재로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면을 만들면 어떨까?
늦은 밤. 베스킨라빈스31 매장에서 따로 앉아 있는 두 남녀. 둘 다 피로에 절은 채 의자에 힘없이 앉아 아이스크림을 탁자에 내려놔. 이상한 나라의 솜사탕인 줄 알고 '이거 주세요'라고 고른 아이스크림이 하필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 삭막한 도시에서는 내가 기쁠 때 남들 모두 나보다 훨씬 기쁘게 되어 있어. 내가 슬플 때는 나만 혼자 슬퍼하고 있어. 이것은 외롭고 삭막한 도시에서 식어버린 내 마음에 주는 달콤함.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며 아이스크림을 한 스푼 떠서 먹어.
부모님과 즐겁게 보내던 시간, 친구들과 재미있게 보내던 시간은 어디 있는가.
남자와 여자 모두 맛을 보고 충격받아. 고향에서 즐겨먹었던 달콤하고 고소한 이상한 나라의 솜사탕 맛이 아니야. 차갑게 올라오는 민트의 향기. 그마저도 피로에 절고 활기 잃은 자신들의 모습처럼 비실비실하게 올라와. 남자와 여자는 당황하면서 이제는 이상한 나라의 솜사탕 맛조차 변해버린 것인가 중얼거려. 둘 다 내가 뭘 시킨 건가 아이스크림을 자세히 쳐다본다. 그것은 이상한 나라의 솜사탕이 아니라 핑크 러브. 이것이 어른의 맛인가. 이것이 도시의 맛인가. 남자와 여자 모두 마음 속 외로움을 더욱 자극하는 맛에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린다. 그때 둘의 눈이 딱 맞아.
베스킨라빈스31 핑크 러브 아이스크림은 동심을 잃은 어른들의 나라 솜사탕 또는 괴상한 나라의 솜사탕 맛이었어요. 꽤 맛있었고 겨울에 시즌메뉴로 또 다시 나왔으면 좋을 맛이었어요. 상시메뉴로 올려도 꽤 괜찮을 것 같았어요. 맛이 살짝 시원해서 콘으로 먹으라고 하면 인기 좋을 것 같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