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외국 과자

일본 네슬레 교토 이토큐에몬 우지 호지차 킷캣 초콜렛 京都 限定 伊藤久右衛門 ほうじ茶 キットカット Kyoto Ito kyuuemon hojicha Kitkat

좀좀이 2020. 6.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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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일본 도쿄 여행을 갔을 때였어요. 하루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었어요.


"돈키호테 한 번 가볼까?"


아사쿠사역에서 조금 걸어가면 돈키호테가 있었어요. 숙소로 걸어가는 길에 돈키호테를 한 번 들려보기로 했어요. 일본 여행 와서 기념품 살 것이 뭐가 있는지 보고 가는 것이 나중에 따로 돈키호테 가는 것보다 훨씬 나았거든요. 하루 종일 무더운 도쿄 날씨 속에서 돌아다니느라 온몸이 땀범벅이었어요. 옷은 완전히 땀에 절었어요. 낮에는 옷을 쥐어짜면 땀방울이 찍 나올 것처럼 땀에 푹 젖었어요. 나중에 돈키호테를 간다면 그거 갔다 온다고 옷이 땀에 흠뻑 젖을 거였어요. 그럴 바에는 이미 땀에 절어서 세탁 전에는 무조건 다시 못 입을 옷을 입은 상태로 돈키호테 들렸다 숙소로 돌아가는 것이 나았어요.


일본 여행 와서 거창한 기념품은 사지 않았어요. 일본 초등학교 국어책인 일본어 교과서는 이미 갖고 있었어요. 일본 초등학교 일본어 교과서는 서울 광화문에 있는 교보문고에서 판매하고 있거든요. 거기 가서 구입한 지 몇 년 되었어요.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일본어 버전은 그보다 훨씬 전에 구입해서 갖고 있었구요. 돈을 가장 많이 쓴 기념품은 일본 전래동화 책을 구입한 거였어요. 책을 구입한 것 말고 크게 구입한 것이 없었어요. 자잘한 것 몇 개 구입한 수준이었어요.


돈키호테 가는 것도 뭔가 거창한 것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었어요. 일본 먹거리 - 특히 간식 중 신기한 것이 구입할 생각이었어요. 그렇게 신기한 것이 없으면 돈키호테 매장 구경이나 하고 숙소로 돌아가구요. 신기한 것이 분명히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큰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우리나라에 들어온 일본 간식이 대체 몇 종류인데...


우리나라에서 판매중인 일본 먹거리는 종류가 매우 다양해요. 수입과자 전문점에서 많이 판매하고 있어요. 편의점, 대형마트에서도 많이 판매하고 있구요. 이렇게 판매하는 것을 제외하고도 또 신기하지 않은 것들이 있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 여행을 정말 많이 가요. 일본 여행 가서 사왔다고 자랑하는 글이 넘쳐나요. 우리나라에서 판매하지는 않지만 블로그 글 보고 충분히 익숙한 것도 매우 많았어요. 이런 것은 굳이 기념품으로 구입하고 싶지 않았어요.


돈키호테 매장 안으로 들어갔어요. 진짜 정신없었어요. 일본 돈키호테 매장은 일부러 사람 헤메도록 진열해놨다고 해요. 그래서 계속 돌아다니면서 계획에 없던 것도 구매하다록 유도한대요. 좁고 정신없고 여백의 미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어요. 매장 안을 돌아다니다 먹거리가 있는 곳으로 갔어요. 다양한 간식이 매우 많이 쌓여 있었어요.


"킷캣 있네?"


킷캣 종류가 매우 다양했어요. 킷캣 종류를 하나씩 살펴봤어요.


"호지차 킷캣이다!"


호지차 킷캣이 있었어요. 호지차는 구수하고 고소해서 매우 좋아해요. 호지차 킷캣이 보이자 바로 집어들었어요.


"어? 이거 뭐야?"


눈에 확 들어오는 한자가 있었어요. 京都土産. 한자를 우리말로 그대로 읽으면 경도토산. 옆에 영어로 적혀 있었어요. KYOTO SOUVENIR. 직역하면 교토 토산품이 맞겠지만 우리나라 언어 문화에서는 교토 특산품이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릴 거에요.


"이게 왜 여기 있어!"


교토 특산품이라고 아주 크게 적혀 있는 킷캣이었어요. 제가 있는 곳은 도쿄 아사쿠사에 있는 돈키호테였어요. 아사쿠사는 우리나라 종로와 비슷한 분위기였어요. 도쿄와 교토는 거리가 매우 멀어요. 원래는 일본 여행 일정을 길게 잡고 도쿄와 교토를 다녀오려고 했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서 교토는 포기했어요. 그래서 도쿄와 교토가 매우 멀다는 것은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이 호지차 킷캣은 도쿄 특산품도 아니고 일반 상품도 아니고 무려 교토 특산품이었어요. 교토 특산품이 대체 왜 일본 도쿄 아사쿠사에서 판매되고 있는지 의문이었어요. 차라리 오다이바면 뱃길로 건너왔다고라도 하죠. 무슨 비행기 타고 하네다 공항에서 내려서 기어온 것도 아닐 거구요.


"이걸 사, 말아?"


교토 특산품이라는 말만 없었으면 바로 구입했을 거에요. 그러나 京都土産 이 엄청 신경쓰였어요. 교토는 가보지도 못했는데 도쿄 와서 교토 특산품을 사려고 하니 속초 가서 제주도 관광기념품 구입하려는 기분이었어요. 완전 엉뚱하고 연관성이 중국발 미세먼지 입자 1개만큼도 없는 상품이었어요. 차라리 京都土産 글자를 테이프 붙여서 가려놨다면 나았을 거에요. 도쿄에서 교토 기념품 사려니 이건 정말 아니었어요.


그래도 호지차인데...


호지차를 매우 좋아해서 고민되었어요. 호지차 초콜렛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어요. 진귀한 거에요. 이런 건 포기할 수 없었어요.


"그냥 사자."


원래는 절대 안 살 제품이었어요. 그렇지만 호지차 때문에 엄청나게 신경쓰이는 京都土産 는 무시하기로 했어요. 제 혓바닥만 이거 먹고 교토 다녀왔다고 하죠.


일본 교토 이토큐에몬 우지 호지차 킷캣 초콜렛 京都 限定 伊藤久右衛門 ほうじ茶 キットカット Kyoto Ito kyuuemon hojicha Kitkat 는 이렇게 생겼어요.


일본 교토 네슬레 이토큐에몬 우지 호지차 킷캣 초콜렛 京都 限定 伊藤久右衛門 ほうじ茶 キットカット Kyoto Ito kyuuemon hojicha Kitkat


상자 제일 오른쪽에는 京都土産 라고 적혀 있어요. 그 옆에는 KYOTO SOUVENIR 라고 적혀 있구요. 한자, 영어 모두 한국인이라면 쉽게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어요.


상자 오른쪽은 연갈색 배경에 호지차 사진이 있었어요. 왼편에는 벚꽃의 나라 일본 답게 흰 바탕에 붉은 원, 벛꽃 무늬가 있었어요. 상자 포장을 보면 약간 나무 상자 느낌이 나는 디자인이었어요. 상자 하단에는 작은 사이즈 12개가 들어 있다고 적혀 있었어요.


상자 뒷면은 이렇게 생겼어요.


京都 限定 伊藤久右衛門 ほうじ茶 キットカット


상자 오른편에는 이토큐에몬 우지 호지차와 이 제품에 대한 설명이 있었어요.


Kyoto Ito kyuuemon hojicha Kitkat


伊藤久右衛門が厳選したほうじ茶を丁寧に練りこんだ風味豊かなチョコレートでウェハースをコーティング。

口の中に広がる上品で芳ばしいほうじ茶の香りとコクとコクチョコレートのハーモニーをお楽しみください。


이토큐에몬이 엄선한 호지차를 정성스럽게 반죽한 풍미가 가득한 초콜렛으로 웨하스를 코팅했습니다.

입에 퍼지는 품위롭게 향기로운 호지차의 향기와 감칠맛과 화이트 초콜렛의 하모니를 즐기세요.


제품 설명은 위와 같았어요. 참고로 이토큐에몬은 에도 시대 후기에 세워진 교토에 있는 차 공방이래요.


일본 네슬레 초콜렛


제조사는 네슬레 일본 주식회사로, 고베시에 있대요. 제조 공장은 이바라키현에 위치해 있대요.


상자를 뜯었어요.


일본 교토 네슬레 이토큐에몬 우지 호지차 킷캣 초콜렛


호지차 킷캣이 12개 들어 있었어요.


호지차 설명


상자 뚜껑 안쪽에는 호지차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었어요.


일본 호지차 초콜렛


일본 다도가 그렇게 어렵고 고통스럽고 힘들다지?


봉지를 뜯었어요. 먼저 냄새를 맡았어요. 고소하고 향긋한 호지차 향기가 느껴졌어요. 호지차 향기를 가볍게 음미하고 있으니 뒤이어 초콜렛 냄새가 뒤따라왔어요. 호지차 향기는 축제 행렬에서 맨 앞에서 꽃을 뿌리는 사람이었고, 초콜렛 냄새는 행렬의 중심이 되는 거대한 꽃가마 같은 존재였어요. 호지차 향기와 초콜렛 향기를 맡자 기대감이 더욱 커졌어요.


킷캣 초콜렛을 입에 넣고 으적으적 씹어먹었어요. 처음 봉지를 뜯어서 냄새를 맡았을 때와 달리 호지차 향기가 안 느껴졌어요. 연한 찰흙 색깔 초콜렛은 단맛이 부드러웠어요. 식감도 매우 부드러웠어요. 웨하스 맛도 부드럽고 고소했어요. 초콜렛과 웨하스 맛이 섞이자 빵빠레 아이스크림에서 콘과 아이스크림을 같이 먹는 맛이 났어요. 초콜렛보다 아이스크림 콘을 먹는 맛이었어요.


'호지차 맛은 대체 어디 간 거야?'


제품 설명에는 입에 넣으면 호지차 향기를 느낄 수 있다고 했어요. 그렇지만 입에 넣었을 때 호지차 향기는 안 느껴졌어요. 입에 넣기 전에 냄새로 호지차 향기를 즐길 수 있었구요. 뭔가 이상했어요.


'설마 이거 내가 야만스럽게 먹어서 그런 건가?'


저는 호지차 킷캣 초콜렛을 한 번에 입에 다 넣고 바로 씹어먹었어요. 일본 다도는 정말 힘들고 어렵고 고통스럽기로 유명해요. 일본 다도 체험하고 좋은 말 하는 사람 한 번도 못 봤어요. 억지로 좋다고 하면서 좋은 경험 했다고 써놓은 글을 봐도 항상 글 속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고통을 읽을 수 있었어요. 솔직하게 작성된 일본 다도 체험기를 보면 한결같이 뭔 차 한 잔 먹자고 이렇게 고통받아야 하는가 하고 있어요.


'이것은 초콜렛을 살살 빨아먹어야 하는 건가?'


왠지 그럴 거 같았어요. 일본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거였어요. 일본 문화 특징 중 하나에요. 하여간 대체 왜 이런 걸 해야하는지 이해 못할 뭔가 엄청 복잡하고 깐깐하고 세밀한 게 가득해요. 일본 통해서 들어온 것은 거의 다 그래요. 좋게 말하면 섬세하고 세밀하고 장인 정신이 가득한 거고, 일반적인 우리나라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정말 답답하고 뭐 쓸 데 없이 물 한 방울의 반의 반의 반까지 세고 있냐고 속 터져하죠. 그거 한 방울 차이 때문에 맛이 얼마나 달라지냐구요. 우리가 '서양 문화'라 여기는 것 중 이런 특징이 유독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분야는 일본 통해서 들어온 것일 확률이 99.99%에요.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거죠.


더욱이 이것은 그런 일본 문화 고유의 특징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차를 이용해 만든 초콜렛.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만 했어요. 이런 추측을 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어요.


어디 한 번 초콜렛을 살살 빨아먹어보자.


이번에는 바로 씹지 않고 초콜렛을 빨아먹어보기로 했어요. 빨아먹으면서 향을 음미해보기로 했어요.


역시!


일본스럽게 먹지 않은 저의 잘못이었어요. 호지차 킷캣을 바로 씹지 않고 초콜렛을 살살 녹이며 향을 음미했어요. 봉지를 뜯어서 냄새 맡았을 때 맡았던 호지차 향기가 느껴졌어요. 초콜렛을 녹여 먹다 씹어먹자 그제서야 제품 설명문에 나와 있는 '하모니'가 느껴졌어요. 예, ハーモニー 요.


이럴 거면 먹을 때 바로 씹지 말고 조금 입에 물고 있다 씹으라고 써놔야지!


섬세한 일본답지 못했어요. 일본 교토 이토큐에몬 우지 호지차 킷캣 초콜렛 京都 限定 伊藤久右衛門 ほうじ茶 キットカット Kyoto Ito kyuuemon hojicha Kitkat 맛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입에 넣고 바로 씹어서는 안 되었어요. 침으로 초콜렛을 조금 녹여서 입 안에 호지차 향이 퍼지면 그때 씹어야 했어요. 이 내용이 그 어디에도 없었어요. 그냥 호지차 킷캣이고 호지차 향을 느낄 수 있다고만 적혀 있었어요. 초콜렛을 조금 녹여먹으며 입 안에 호지차 향이 퍼지기를 기다리는지의 여부에 따라 맛이 꽤 많이 달라졌어요. 입에 넣자마자 바로 씹으면 빵빠레 아이스크림에서 콘과 크림을 같이 먹을 때 맛만 느껴졌어요. 그렇지만 초콜렛을 입 안에서 조금 녹여먹으면 호지차 향이 느껴지면서 하모니를 느낄 수 있었어요.


일본 교토 이토큐에몬 우지 호지차 킷캣 초콜렛은 입에 넣고 바로 씹어먹는 것이 아니라 입에 넣고 조금 있다가 씹어먹기 시작해야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렇지만 킷캣을 입에 넣고 초콜렛을 조금 녹여먹겠다고 생각할 사람은 별로 없을 거에요. 어떻게 보면 일본의 다도 같은 초콜렛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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