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미분류

할 일 순서 정하기

좀좀이 2012. 9. 3.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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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한국에 갔다 왔다. 오늘은 친구에게 한국에서 가져다달라고 한 책들을 받았다.


책을 받아들고 집에 돌아와 생각해보니 딱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망했다.'


순간 후회가 밀려왔다. 내가 이걸 왜 들고 오라고 친구에게 부탁했지? 이거 과연 다 볼 수 있어? 지금 가뜩이나 계획한 일도 많은데 이것까지 할 수 있을까?


내게는 매우 나쁜 습관이 있다. 그런데 그 습관을 고치려고 해도 고쳐지지가 않는다.



바로 책을 꼭 옆에 잔뜩 쌓아놓는 것이다. 이렇게 되니 보자마자 혼란과 의욕상실. 이걸 고쳐야 한다는 것은 아는데 고치려고 했더니 오히려 책이 멀어져서 아예 책은 안 잡고 매일 엉뚱한 짓 해서 그냥 일단은 이렇게 습관을 안 고치고 살고 있다.


지난 여행에서 사온 책도 다 보아야 하고, 공부할 것은 엄청나게 다양하고 많고, 게다가 새로 책까지 왔다. 이것도 다 학습 교재들. 여행기도 써야 하고, 그 외에 할 게 너무 많다.


여기서 남은 시간은 이제 불과 5개월. 그동안 반드시 끝내야할 게 너무 많다. 우선순위를 매겨보려 했지만 전부 내게는 나름 중요한 일이라 우선순위를 매기기도 곤란했다. 한국 돌아가면 이런 여유는 없을 테니 '여유가 있을 때 할 수 있는 것'을 우선적으로 하려고 생각하면 안 중요한 것이 하나도 없다. 여기 올 때, 내가 가진 자료들을 다 읽고 정리하기로 결심했다. 1년이라면 충분히 많은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영부영 좌충우돌 하다보니 어느덧 5개월 남았다. 아제르바이잔에서 우즈베키스탄 돌아올 때, 반드시 8월중 여행기를 다 쓰고, 10월까지 자료들 정리를 죽기 살기로 해서 끝내겠다고 결심했다. 그런데 현실은 완벽한 실패. 하도 심란해서 손에 닿는 대로 했는데 아직까지도 끝이 보이는 것이 하나도 없다. 지난 7월부터 지금까지 제대로 끝낸 거라고는 딱 하나 있다. O'zbek tili 2권은 다 읽고 정리했다. 쓰고도 민망하네. 저건 제일 초급 단계인데 저거 하나 다 읽었다고 좋아해야 하나...


일단 잡히는 것만 하는데 책이 이렇게 잔뜩 쌓여있으니 참 심란하다. 심란하니 집중은 안 되고 마음만 바쁘다. 확 다 던져버릴 수도 없고.


또 책 쌓인 것 보고 심란해서 한숨 쉬다보니 어느덧 12시. 정말 잠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은 정말 돌아와서 끝이 아니라 돌아와서 시작인 것 같다. 분명 여행에서 돌아와 밀린 빨래는 다 하고 짐도 다 정리했는데, 할 일은 아직도 태산같이 남아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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