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두 개의 장벽 (2012)

두 개의 장벽 - 23 아제르바이잔 바쿠

좀좀이 2012. 9. 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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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항구에 정박할 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어요.


"여권!"


배에 탈 때 여권을 걷어갔어요. 그 여권을 아직 돌려받지 못했어요. 이제 곧 내려야 할 텐데 여권이 없었어요.


똑똑똑


선원이 우리에게 내릴 준비하고 방에서 나오라고 했어요. 그리고 열쇠를 가져갔어요. 짐은 이미 깔끔히 다 쌌어요. 여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뿐이었어요. 일단 나오라고 해서 나갔어요.


출구쪽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어요. 배에 탄 사람들이 얼마 없어서 배에 탄 사람들이 다 모여 있었는데 크게 북적이지는 않았어요. 단지 통로가 좁아서 그 적은 인원으로도 북적거리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선원이 사람들 이름을 호명했어요. 호명된 사람이 선원에게 가면 무슨 종이쪼가리가 꼽힌 여권을 주었어요.


드디어 우리 차례. 얼마 되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실례하다고 말하고 밀치며 앞으로 나가 여권을 받았어요. 여권에 끼어 있던 종이쪼가리는 영수증. 배삯 90달러를 내었다는 영수증이었어요.



배에서 내려 출입국 사무실로 갔어요. 멀리서 보니 저게 과연 출입국 사무실인지 의문이었어요.



이 사진에서 출입국 사무실은 가려서 나오지 않았는데 항구에서 나가는 길은 이렇게 생겼어요. 생긴 것은 사진 왼쪽에 보이는 2층 컨테이너 건물처럼 생겼는데 1층이었어요. 이 항구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아제르바이잔 입장에서는 변변찮은 나라 국민들이 대부분. 러시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사람들이 대부분이니까요. 그래서 저렇게 방치하고 있는 거 아닌가 싶었어요. 아니면 일국의 관문이자 일국의 얼굴인 곳을 저렇게 방치해 놓았을 리가 없죠.


정말 초라하게 생긴 출입국 사무실 앞에 섰어요.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가 줄을 섰는데 출입국 심사는 시작되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담배를 태워대기 시작했어요. 여기에서 재미있는 모습을 보았어요.


담배 태우는 손으로 국적을 알 수 있어!


투르크메니스탄이 금연 국가를 실시한지 이제 꽤 되었어요. 그래서 사람들의 담배 태우는 습관도 바뀐 것 같았어요. 투르크메니스탄 사람들은 담배를 21편에 예시로 보여준 손 모양으로 - 즉 담배를 손에 숨겨서 태우는데, 러시아인과 아제르바이잔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담배 잡는 것과 똑같이 태우고 있었어요. 꽁초요? 당연히 아무 데나 투척. 담뱃불(총알)도 안 떨고 그냥 휙 던졌어요. 이건 한국과 다른 흡연 문화. 우리나라도 담뱃불을 안 끄고 휙 던지는 사람들도 많지만, 손가락을 튕겨서 불을 빼고 버리거나 비벼서 불을 끄고 꽁초를 버리는 것이 일반적이에요. 하지만 여기는 그냥 휙. 쓰레기통에도 휙. 거리에도 휙. 그래서 작년에도, 그리고 뒤에 본 것이기도 한데 바쿠 거리에서 불이 난 휴지통을 종종 볼 수 있었어요. 말 그대로 담뱃불을 끄지 않고 쓰레기통에 던져 넣어서 쓰레기통이 소각로로 변하는 일이 흔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휴지통에 불나면 '얼레? 불 났네?' 이렇게 생각하는데 여기에서는 당연하다는 듯 무시.


사람들이 담배를 태워대고 하품을 해대며 기다리고 있는데 출입국 심사는 시작되지 않았고, 모두 그냥 기다리고 있었어요. 안에서 여직원이 후라이팬을 가지고 나왔어요. 먹다 남은 음식을 고양이밥으로 주고 후라이팬을 씻기 시작했어요. 고양이들은 자기가 먹을 만큼 먹고 남겼어요.


잠시 후. 드디어 입국 심사가 시작되었어요. 그리고 출국 심사도 시작되었어요. 희안한 게 입국 심사와 출국 심사를 같은 사무실에서 일처리하고 있었어요. 일단 출국 심사가 먼저였어요. 이러니 일처리가 늦지. 출국 심사 받는 사람들이 다 끝날 때까지 가만히 기다려야 했어요. 그 사이 투르크멘바쉬에서 우리가 탄 배 옆에 있던 화물선인 나흐치반호의 선원들도 다 내려서 우리와 함께 섞였어요.


출국 심사가 끝나고 이제 입국 심사 차례. 경찰이 먼저 온 순서대로 들여보냈어요. 맨 처음은 선원들. 선원들은 금방 통과되었어요. 두 번째는 튀르크계 가족. 남자가 들어가고 아이가 들어가고 여자가 들어갔어요. 짐이 많아서 여자가 천으로 된 가방을 들고 들어갔어요.



"헐!"


가방 위에 아까 밥 먹던 고양이들 중 새끼 고양이가 가방 위에 올라갔는데 여자가 모르고 그걸 그대로 들고 갔어요. 고양이도 입국 심사 받으러 끌려갔어요. 사람들도 뒤늦게 고양이가 따라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낄낄 웃기 시작했어요. 잠시 후. 여자가 새끼 고양이를 들어 밖에 놓아주며 아이 때문에 그냥 들고간 거라 변명했지만 이미 늦었어요. 사람들은 여자가 새끼 고양이를 밖에 놓아주자 깔깔 웃어댔어요.


우리는 중간쯤에 입국 심사를 받으러 들어갔어요.


입국 심사대에 여권을 건네주고 앞에 섰어요. 지문 채취하는 것은 없었어요. 지문 채취는 비자 받을 때에만 하는 것. 역시나 사진을 찍었어요. 사진을 찍는데 옆에서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한 아주머니가 직원 한 분과 말다툼중이셨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관세 1000달러!


대체 무엇을 가지고 왔길래 관세를 1000달러나 물려? 귀를 의심했어요. 하지만 몇 번에 걸쳐 들었고 그때마다 똑같았어요. 관세 1000달러. 직원은 아주머니께 담당자에게 가서 사정해보라고 했어요. 하필 그때 우리도 수하물 검사를 받아야 했어요. 관세를 1000달러나 맞은 아주머니는 그 와중에도 우리가 수하물 검사 받는 것을 도와주셨어요. 다행히 수하물 검사는 엑스레이를 돌려 보고, 카메라 가방을 열어서 확인하는 것으로 끝났어요.


"드디어 아제르바이잔이다!"


정말로 아제르바이잔 일정이 시작되었어요. 입국시 추방당할 거라는 걱정은 없었어요. 단지 작년에 아르메니아 다녀온 기록이 있어서 그거 가지고 귀찮게 굴지 않을까 했는데 그런 것은 전혀 없었어요.


이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저렴한 숙소 잡기. 카스피안 호스텔에 가야 했어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택시 타고 가면 되고 5마나트 정도 나올 거라고 했어요. 친구 말로는 카스피안 호스텔이 처녀의 탑에서 가깝다고 했어요.


현지인들이 항구 입구에서는 택시가 거의 없으니 나가서 잡으라고 알려주었어요. 그래서 큰 길을 향해 걸었어요.


"잠깐만 쉬자. 힘들다."


친구는 알았다고 하더니 먼저 가기 시작했어요. 목도 타고 힘도 없었어요. 친구가 백팩 하나 매고 큰 길로 나갔어요. 저는 천천히 친구의 캐리어와 제 짐들을 들고 친구가 간 길을 걸어갔어요.


큰 길로 나왔는데 친구는 멀찍이 큰 길을 타고 가고 있었어요.


"알아서 여기로 돌아오겠지."


먹은 것도 없어서 힘이 없는데 쫓아가자니 체력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차피 친구가 택시 잡으면 이쪽으로 올테니 일단 사진부터 한 장 찍고 천천히 친구를 쫓아가도 상관 없겠다 싶었어요.



사진을 찍는데 택시가 멈추어 섰어요.


"택시?"

"아니요."


일단 택시를 보냈어요. 친구는 적당히 가는 게 아니라 계속 쭐쭐쭐 길을 타고 빨리 걸어가고 있었어요.


"친구야!"


하지만 소음 때문에 들릴 리 없었어요.


"야! 돌아와!"


소음이 훨씬 컸어요.


"야!"


악을 써서 불러도 계속 쭐쭐 가는 친구. 아 몰라. 알아서 돌아오겠지. 짐을 끌고 천천히 친구를 쫓아가는데 한참 가서야 친구가 제 쪽으로 돌아왔어요.


"택시 정거장이 없어."

"그냥 길에서 잡자."


택시는 의외로 금방 잡혔어요.


"처녀의 탑, 10달러."


현지인들이 5마나트면 된다고 했는데 달러로 지불해야 해서 조금 얹어서 불렀어요.


"20달러."

"안 타요."


현지인들 가격에 얼마 얹어서 불렀는데 우리가 부른 가격에 두 배를 불러서 안 탄다고 했어요. 우리가 가격을 딱 5마나트에 맞추어 부른 것도 아니고 얹어서 부른 것이었기 때문에 이 가격이면 충분히 다른 택시 잡고도 남는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굳이 이 아저씨 잡고 애걸복걸할 이유가 없었어요.


"15달러."

"안 타요. 10달러."

"타."


그래서 택시에 탔어요. 택시 기사는 기름값 올랐다고 툴툴대며 차를 몰았어요. 하지만 돈을 더 달라거나 그런 건 없었어요. 친구가 아제르바이잔어를 하자 친절하게 거리에 보이는 건물들도 설명해주고, 물가가 많이 오르고 있으며, 집세는 가히 살인적이라는 등,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 주셨어요. 그리고 우리를 처녀의 탑 쪽 이체리 셰헤르 İçeri şeher 입구까지 데려다 주었어요. 아저씨가 이체리 셰헤르 안으로는 못 들어간다고 했는데 이미 그 사실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딱 우리가 내리고 싶어하는 곳에 차를 세워주신 셈이었어요. 이체리 셰헤르는 허가를 받은 차량과 이체리 셰헤르 주민이 아니면 차를 안에 끌고 갈 수 없거든요. 그래서 이체리 셰헤르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탈 경우, 이체리 셰헤르 앞에서 내려요. 자기가 가고 싶은 방향에 따라 크게 입구가 세 곳 있어요. 자잘한 입구가 몇 개 더 있기는 한데 대충 입구 세 개를 기준으로 잡는 게 편해요. 하나는 니자미 박물관 쪽 입구, 하나는 처녀의 탑, 나머지 하나는 이체리 셰헤르 지하철 역이에요.


처녀의 탑 쪽 입구에서 내려서 이체리 셰헤르 안으로 들어갔어요.


"너가 아제르바이잔어 잘 하니까 너가 먼저 가서 물어봐. 내가 짐 들고 갈 테니까."


친구는 아제르바이잔어를 잘 알았어요. 저는 예전에 잠깐 공부했었지만 많이 잊어버렸고, 우즈벡어 하면서 엄청나게 까먹었어요. '어디에요?' 물어보는 거야 그냥 하지만 문제는 '대답을 못 알아듣는 것'. 사실 외국어로 '어디에요?'라고 물어보는 건 쉬워도 길 설명 알아듣는 건 절대 쉽지 않죠. 세상에 길 안내가 '직진, 왼쪽, 오른쪽'으로 끝나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현실은 많이 복잡하죠. 이해가 잘 안 되시는 분들은 서울 시청에서 명동까지 가는 길을 영어로 작문해 보세요. 그거 의외로 쉽지 않아요.


친구가 길을 물어보는 동안 저는 친구 짐까지 들고 열심히 친구를 쫓아가서 따라잡았어요. 그러면 친구가 앞장서서 가고 저는 다시 뒤를 쫓아갔어요. 그러다 친구가 사람을 잡고 길을 물어보면 저는 다시 친구를 따라잡구요.


처녀의 탑 바로 앞 기념품 노점상 상인분들께 길을 여쭈어 보았어요. 노점상 상인분들께서는 길을 알려주시고 우리에게 어디에서 왔냐고 물어보셨어요.


"대한민국이요."

"아...한국? 눈 찢어진 애들 중 한국인이 제일 좋은 사람들이야."


아...한국인이든, 일본인이든, 중국인이든 동양인은 그냥 눈 찢어진 애들이구나...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카스피안 호스텔 Caspian Hostel 까지 갔어요.


카스피안 호스텔 가는 방법 및 소개, 연락처 http://zomzom.tistory.com/346


우리가 안으로 들어가자 호스텔 주인 누나가 활짝 웃으며 우리에게 어서 올라오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짐을 들고 2층으로 올라갔어요.


"방 있나요?"

"방 있어요."

"1박에 얼마에요?"

"1박에 16마나트, 또는 20달러."


친구가 아제르바이잔어로 이야기하자 주인 누나가 매우 좋아했어요. 방을 보니 꽤 깔끔하고 괜찮았어요. 주의 사항은 그냥 평범했어요. 일반 가정집을 호스텔로 사용하고 있는 호스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규정이었어요. 단, 체크아웃 후 짐을 맡아주지 않는다는 것과 세탁기가 유료라는 점은 특히 주의 사항.


우리에게 방을 보여주고 있는데 금발 곱슬 머리 백인 청년이 주인 누나에게 오늘은 방 안에서 자전거를 안 고치겠다고 했어요. 이게 무슨 말이야? 설마 호스텔 안에 자전거 끌고 들어와서 수리했던 거야?


"돈은 ATM에서 뽑아 와서 마나트로 내도 되나요?"

"그래요."

"ATM 큰 거 어디 있어요?"

"맥도날드 근처에 있어요."


방값은 달러로 내는 게 유리했어요. 1달러가 0.76마나트. 20달러를 내면 15.2마나트를 내는 셈이에요. 하지만 우리에게는 달러가 중요했어요. 오히려 여기에서 마나트를 왕창 뽑아서 환전수수료 물어가며 다시 달러로 바꾸어 우즈베키스탄에 들어가야할 판이었어요. 그 이유는


세관신고서!


우즈베키스탄 들어갈 때 세관신고서를 작성해야 해요. (우즈베키스탄 세관신고서 작성법 : http://zomzom.tistory.com/390) 이게 한 번 쓰고 비자 끝날 때까지 처음 쓴 게 유효한 것이 아니라 들락날락할 때마다 계속 제출하고 새로 쓰고 해야 하거든요. 우즈베키스탄은 입국카드는 쓰지 않지만 세관신고서는 반드시 입국할 때와 출국할 때 작성해야 해요. 그리고 저처럼 우즈베키스탄에서 머무르며 다른 나라를 갔다가 다시 우즈베키스탄에 돌아오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신경을 써야 하는 문제에요. 왜냐하면 이 세관신고서는 무시무시한 규칙을 가지고 있거든요.


입국시 기입한 달러보다 많은 달러를 들고 출국할 수 없다.


우즈베키스탄을 한 번만 왔다 가는 사람들에게는 이게 별로 중요한 문제도 아니에요. 하지만 저처럼 지금 우즈베키스탄에 거주하면서 다른 나라 여행을 다녀오는 사람에게는 분명히 신경을 써야 하는 문제에요. 일반적으로 여행 시작할 때 가지고 있는 돈이 여행 끝낼 때 가지고 있는 돈보다 많죠. 저 역시 마찬가지에요. 우즈베키스탄에서 다른 나라 여행하러 나갈 때 가지고 있는 돈이 여행 마치고 우즈베키스탄 들어갈 때 가지고 있는 돈보다 많아요. 이번이 우즈베키스탄에 머무르며 하는 두 번째 여행인데, 아직 큽착 튀르크어를 사용하는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즈스탄은 가지 못했어요. 이 두 지역은 자국어를 별로 쓰지 않는 지역이라 크게 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요. 어느 날 무슨 계기로 가고 싶어질 수도 있어요. 게다가 우즈베키스탄에서 이 두 나라를 다녀오는 것은 주변 국가를 다녀오는 일이지만, 한국에서 가려면 무조건 비행기값만 몇십만원이 기본적으로 들어가니까요. 어떻게 잘 아끼고 그러면 한국에서 카자흐스탄 가는 비행기 타는 요금으로 여행을 할 수 있어요.


즉 이번에 들어갈 때 세관신고서에 적는 달러 액수에 따라 여행을 한 번 더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지 안 생길지 결정되는 것이었어요. 만약 세관신고서에 너무 터무니없이 적은 액수의 돈을 적는다면 다음에 갈 때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여행을 하기 어려우니까요. 운이 따르고 불규칙하다 해도 이게 어느 정도 그럴듯한 수준이어야 운도 바라지, 세관신고성 200불 적고 '나 카자흐스탄 가요' 이러면 '너의 팬티를 확인해보자' 이러겠죠.


그래서 이번 우즈베키스탄 입국시 세관신고서에 달러를 얼마를 적느냐가 중요한 문제였어요. 너무 적게 쓰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다른 나라 여행 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문제가 되니까요.


호스텔에서 알려준 ATM을 가는데 이체리 셰헤르 안에도 ATM이 있었어요.


"여기서 뽑을까?"


맥도날드는 호스텔에서 조금 걸어가야 하는 거리. 거기까지 걸어가기 귀찮았어요. 어느 은행에서 뽑든 수수료야 거기서 거기일 테니까요. 그래서 카드를 집어넣었어요. 여기에서는 최대 한도 몇일건가?


"300마나트네?"


최대 한도는 300마나트. 그 이상을 뽑으려면 기타 액수를 선택해야 했어요. 기타 액수를 선택하자 인출 불가라고 거부했어요.


"맥도날드 가야겠다."


할 수 없이 맥도날드 쪽으로 갔어요. 맥도날드 쪽에 있는 ATM에서는 500마나트까지 뽑을 수 있었어요.


"제발 500마나트 인출되어라."


500마나트 인출 버튼을 눌렀어요. 그러자 100마나트 지폐 5장이 나왔어요.


"성공이다!"


아제르바이잔 일정을 앞당겨 우즈베키스탄으로 돌아갈 필요는 없어졌어요. 아제르바이잔에서 원래 계획했던 일정을 보내기 위한 두 개의 고비가 정말 다행히 잘 해결되었어요.


"이제 어떻게 할까? 다른 곳 돌아?"


친구와 호스텔로 돌아가는 길에 일정을 어떻게 할까 상의를 했어요. 친구는 셰키에 꼭 가고 싶다고 했어요. 저는 라흐즈에 가고 싶었어요. 셰키나 라흐즈나 일단 같은 방향에 있었어요.


"그러면 7월 9일에 여행 갔다오자. 그 전에 책 살 거 다 사구."


서점에 들어가 교과서가 있냐고 물어보았어요. 교과서는 없었어요. 그러면 아제르바이잔인들의 미신과 관련된 책이 있냐고 물어보았어요. 그것도 없다고 했어요. 그래서 그냥 책 몇 권 사고 호스텔로 돌아와 주인 누나께 7월 8일까지의 숙박비를 내었어요. 그리고 주인 누나에게 7월 9일부터 다른 지역 돌아다니고 여기 다시 돌아올 거라고 하자 누나가 자리는 항상 있으니 괜찮다고 하셨어요.


돈을 내고 왔는데 안에서 어제 자전거를 고친 여행자들이 우리에게 어디에서 왔냐고 물어보았어요. 그래서 한국에서 왔다고 했어요. 자기들은 스위스에서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고 있는데 우리에게 이란에서 넘어왔냐고 물어보았어요. 그래서 우리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왔다고 하자 매우 깜짝 놀라며 부러워했어요. 우리가 투르크메니스탄 입국 도장과 출국 도장이 찍힌 비자를 보여주자 정말 부러워하며 어찌 할 줄을 몰라 했어요. 그 사람들도 원래는 투르크메니스탄을 거쳐 우즈베키스탄에 들어갈 계획이었대요. 그런데 아제르바이잔 바쿠 주재 투르크메니스탄 대사관에서 투르크메니스탄 경유 비자를 아예 안 준다고 거절해 버려서 어쩔 수 없이 카자흐스탄 비자를 받았대요. 문제는 카자흐스탄행 배가 안 뜬다는 것. 그래서 이 호스텔에서 죽치고 있으며 매일 아침 항구에 가서 배가 있냐고 물어보고 돌아와 하루 종일 할 일 없이 시간이나 때우고 있었던 것이었어요. 이 여행자들은 자기들이 언제 갈 지 모르겠다고 했어요. 배가 뜨는 날이 이 여행자들이 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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