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서울

[서울여행] 서울 용산구 이태원 우사단로10길

좀좀이 2020. 1. 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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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태원이네.'


한남동 달동네에서 걸어서 모스크까지 걸어왔어요. 한남동 달동네 심야시간 영상을 촬영했고, 모스크 심야시간 영상도 촬영했어요. 그 다음에는 선택권이 없었어요. 무조건 서울 용산구 이태원 우사단로10길을 촬영해야 했어요. 한남동 한남3구역 달동네에서 이태원 모스크인 서울중앙성원까지 왔기 때문에 다른 길이 없었어요. 모스크 너머 어두침침한 길을 통해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방법도 있기는 했지만 그 길을 한밤중에 가고 싶지 않았어요. 거기는 낮에도 썩 가고 싶은 길이 아니거든요.


2019년 12월 16일. 바람이 매우 차가웠어요.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이었기 때문에 이태원으로 왔어요. 평일에는 이런 밤에 이태원 가는 것이 매우 꺼려져요. 주말밤에는 더욱 꺼려지구요. 이유는 당연해요. 이태원은 클럽에서 정신줄 놓고 노는 동네로 매우 잘 알려져 있거든요. 실제로 그렇구요. 심야시간에 이태원과 홍대는 분위기가 달라요. 아무리 홍대 클럽 모여 있는 쪽이 시끄럽고 경찰 신고도 많다고 하는 동네라지만 이태원 분위기에 비해서는 매우 얌전한 편이에요.


내가 심야시간에 이태원 왔을 때마다 이상한 걸 꼭 하나씩 보곤 했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엑소시스트 여자. 친구와 한밤중에 걷다가 이태원으로 흘러들어왔을 때였어요. 술집 계단에서 여자가 누워서 거꾸로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어요. 물론 그렇게 내려오고 싶어서 내려온 건 아니겠죠. 술이 곤드레 만드레 되어서 계단이 푹신한 침대가 되어 자기를 차갑게 껴안아주고 있다고 느꼈을 거에요. 술 취한 여자가 엑소시스트 빙의해서 누워서 머리부터 계단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는 걸 보고 저와 친구 모두 경악했어요. 가만히나 있으면 모르겠는데 두 팔로 뭘 짚어보려고 계속 허우적대는 꼴이 딱 엑소시스트에서 악마한테 씌인 여자였어요.


'괜찮아. 우사단로10길은 그런 거 없잖아.'


이태원 우사단로10길은 술집 밀집 지역은 아니에요. 술집 많이 몰려 있는 곳은 해밀톤 호텔 주변이에요. 우사단로10길은 그런 면에서는 참 안전하고 조용한 동네였어요.


모스크 앞에서 우사단로10길을 따라 이태원역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어요.


이태원


모스크를 중심으로 우사단로10길 한쪽은 이태원역으로 내려가는 길이고, 다른 한쪽은 도깨비시장을 지나 한남동으로 내려가는 길이에요. 우사단로10길 하나 찍자고 도깨비시장까지 갈 생각은 없었어요. 그쪽은 밥집 조금 있고 카페 조금 있는 길이거든요. 그쪽도 달동네에요.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별로 재미없어하는 길이에요.


우사단로10길


제가 서울에 있는 모스크인 서울중앙성원을 처음 갈 때도 이태원역에서 우사단로10길 모스크 가는 길은 거의 비슷했어요. 그 당시만 해도 이태원에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을 때였어요. 그리고 이태원 옷팔이, 짝퉁팔이 악명이 하늘을 찌르던 때였어요. 서울 청소년 사이에서는 무력의 상징이 이태원에서 옷 막 만지면서 고르다 안 사도 괜찮은 것이었고, 지력의 상징이 용산 전자상가 가서 저렴한 가격에 PC 부품을 사와서 조립하는 것이었던 시절이었어요. 그 당시 이태원은 단순히 지저분한 동네 수준이 아니었어요. 범죄와 사고가 만연한 곳이었어요.


술 취해 행패부리는 주한미군과 온갖 양아치들이 단 하루도 조용할 날 없이 돌아가며 사고치고 다함께 사고치던 시끄러웠던 이태원. 한남동, 보광동 달동네가 괜히 지금까지 낙후된 상태로 방치되다시피 한 것이 아니었어요.


이태원은 당시 인식 그대로 표현하자면 '사회의 쓰레기 문화 격리수용구역'이라고 해도 되는 동네였어요. 바로 '게토' 역할을 하던 공간이었어요. 한국 가요 역사 같은 거 보면 이태원 클럽 춤꾼들이 어쩌구 하는데 애초에 클럽이 기피시설이에요. 클럽 같은 것이 주택가에 들어선다고 해보세요. 주민들 머리에 빨간 띠 둘러메고 결사항쟁 나서요.


이태원은 서울에서 종로3가와 더불어 게토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에요. 이는 아직도 버스 노선을 보면 확인할 수 있어요. 이태원에서 종로 가는 버스가 없어요. 한때 종각까지 가는 버스 노선이 있었지만 지금은 노선이 단축되어서 시청 근처에서 회차해버려요. 종로와 이태원은 못 걸어갈 거리는 아니에요. 멀기는 하지만 남산 하나만 넘어가면 되거든요. 그런데 버스가 없어요.


여기에 홍대와 이태원을 연결하는 버스도 없어요. 이건 양쪽 인간들이 술 깨고 다른 동네로 넘어가라고 일부러 그런 거 아닌가 진지하게 의심해볼 정도에요. 서울시청 언저리까지 가서 버스 기다리며 바람 좀 쐬고 술 좀 깬 후에 다른 곳으로 넘어가라구요.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이 없다면 이태원은 교통이 정말 안 좋은 동네에요.


서울 이태원 심야시간 치안


우사단로10길 근처에는 이태원에서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등이 모이는 골목이 있어요. 서울에서 동성애자들이 모이는 장소로는 종로3가 5호선 출구가 모여 있는 곳과 이태원 우사단로10길 근처로 알고 있어요. 더 있을 수도 있지만 유명한 곳은 일단 이 둘이에요.


이태원이 서울에서 게토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라는 것에는 그 누구도 이견을 내놓지 못할 거에요. 하여간 같이 있기 싫은 문화, 사회적으로 불건전, 불량하다고 보는 문화는 이태원에 싹 다 몰아놨어요.


한국 이슬람


이렇게 엉망진창에 하루도 조용할 날 없던 이태원. 1990년대 들어서 한국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도입되기 시작했어요. 이중 이슬람 국가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우사단로10길 한남동 달동네에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일단 이들은 술은 안 마셨어요. 이태원을 밤마다 시끄럽게 만드는 주폭 문제는 아예 없었어요. 이태원에 격리되어 있던 다른 인간들보다 훨씬 정신 상태가 양호했어요. 이태원은 지금과 달리 2000년대만 해도 아수라장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사람들은 술도 안 마시고 별 사고도 치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 시기에 이슬람을 다룬 자료 및 기사를 보면 한남동, 보광동 주민들이 무슬림들을 꽤 좋아했다고 해요. 술 안 마시고 조용히 있는 사람들이라구요. 모르는 언어로 자기들끼리 막 뭐라고 말하는 것이 무섭게 느껴지고 외모가 한국인과 너무 다르지만 지내보면 괜찮다는 인터뷰가 있어요.


서울 이슬람 문화


이슬람 국가에서 넘어온 무슬림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남동 달동네 우사단로10길에 자리잡게 된 데에는 서울중앙성원 모스크가 있다는 것이 꽤 컸어요. 게다가 이태원은 서울 사람들 사이에서 인식이 너무 안 좋은 동네였던데다 실제로도 그랬기 때문에 그 당시에도 매우 낙후된 동네였어요. 당연히 집세가 저렴할 수 밖에 없었어요. 모스크도 있겠다, 집세도 저렴하겠다 하니 이쪽에 정착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우사단로10길은 서울의 이슬람 문화 중심지가 되었어요.


서울 게토


2010년대 들어서 이쪽에 약간의 변화가 있었어요. 파키스탄인들이 우사단로10길 모스크 가는 길에 대거 유입되었어요. 그 전까지는 모스크 가는 길부터 모스크까지 여러 민족이 골고루 섞여 있었어요. 그런데 2010년대 들어서 파키스탄인들이 이쪽으로 많이 몰려왔어요. 심지어는 ISLAMIC BOOK CENTER 관리자도 아랍인에서 파키스탄인으로 바뀌었어요.


한국에 이슬람 국가 무슬림 관광객이 많이 증가했어요. 이태원에는 이들을 위한 서비스업종이 발달하기 시작했어요. 숙박업소 및 할랄 음식 식품점 같은 거요.


서울 용산구 이태원


요즘은 우즈베키스탄 우즈베크인들이 이쪽으로 조금 넘어왔어요.


한국 우즈베크인 문화


서울에서 우즈베크인들은 동대문을 거점으로 삼고 있었어요. 이태원에 우즈베키스탄 식당이 있었던 적도 있었지만 파리만 날리다 망했어요. 한국 체류 우즈베키스탄 우즈베크인 거점은 동대문이었지 이태원이 아니었거든요. 서울에 있는 모든 무슬림의 중심지가 이태원은 아니에요. 국가와 민족에 따라 거점이 따로 있어요. 이태원은 모스크가 있기 때문에 중심지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모스크 제외하면 예전처럼 강력한 중심지까지는 아니에요. 왜냐하면 한국에 외국인 노동자가 증가하면서 국가와 민족에 따라 거점을 만들 수 있는 규모까지 커졌거든요.


동대문에만 웅크리고 있던 우즈베크인들이 이태원으로 하나 둘 진출하기 시작했어요. 우즈베키스탄 식당 하나가 성공적으로 정착했어요. 그리고 터키 케밥을 판매한다고 하는 식당 중 우즈베크인 아르바이트가 일하고 있는 곳도 여러 곳이에요. 예전에는 우즈베크인들이 별로 없는 이태원이었지만 지금은 우즈베크인도 간간이 보여요.


서울 인도 식당


서울 이태원 치안


서울 용산구 이태원 관광지 우사단로10길


ISLAMIC BOOK CENTER 에 도착했어요. 저기는 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무료로 주는 곳이에요. 무슬림에 한해서요. 예전에 아랍인이 저기를 관리할 때는 아랍어 좀 할 줄 알면 쿠란을 쉽게 받을 수 있었어요. 그러나 파키스탄인들이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무슬림이라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쿠란을 받을 수 없어요. 돈 주고 사겠다고 하면 쿠란은 돈 받고 파는 게 아니라고 하면서 이상한 해석본을 판매하려고 들어요.


서울 이슬람 포교


참고로 파키스탄인 문화는 이슬람을 기본으로 하기는 하지만 지역 토착 문화도 상당히 강해요. 그리고 초강성 무슬림이 유독 많아요. 괜히 '조선 유교 탈레반'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 아니에요. 한국 안에서 무슬림을 경험하고 학을 떼는 사람들은 매우 높은 확률로 파키스탄 무슬림 문화를 겪은 사람들이에요. 아무리 문화상대주의라지만 파키스탄 이슬람 문화는 저도 고개를 절레절레 젓게 될 때가 있어요. 유독 초강성인 인간도 많고, 고집도 있어요. 파키스탄 무슬림들은 아랍인들한테 아랍어 발음 교정해주려 하는 인간들이라 해도 저는 믿을 거에요.


좋은 파키스탄인들도 많아요. 그러나 진짜 초강성, 초강경인 사람도 유독 많은 건 사실이에요. 한국에서 만나든 외국에서 만나든 채팅으로 만나든, 심지어는 한국인, 외국인 불문하고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참고해서 봐도 그래요.


참 아이러니해요. 유유상종이라고 해야 하나 싶기도 하구요. 한국 문화도 외래 문화를 도입하면 초강경, 초강성 원리주의화시키는 것에 신묘한 재주가 있는데 하필 한국인들이 한국땅에서 접하는 이슬람 문화의 상당수가 이슬람에서도 초강경, 초강성 변질된 원리주의 문화로 소문난 파키스탄 문화니까요.


서울 여행


영상을 찍으며 이태원 모스크까지 올라갔어요.


[서울여행] 서울 용산구 이태원 우사단로10길


다시 이태원역을 향해 내려갔어요.


서울 용산구 여행


서울 이태원


보광초등학교로 내려왔어요.


우사단로10길은 무슬림들이 많아요. 그러나 다 같은 나라 사람은 아니에요. 요즘은 낮에 가면 말레이시아 말레이인 무슬림 관광객이 잘 보이는 편이에요. 이슬람 믿는 지역이니 다 똑같은 이슬람 문화라고 생각하면 안 되요. 이슬람 문화권으로 묶어놓기는 하지만 지역마다 문화 차이가 꽤 커요. 이걸 계속 떠올리며 우사단로10길을 걸어보면 보다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거에요. 우사단로10길에 유독 많은 민족에 따라 미묘하게 우사단로10길 분위기와 풍경이 달라져요.



위 영상은 이때 촬영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우사단로10길 심야시간 풍경 영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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