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마셔본 프랜차이즈 카페 음료는 스타벅스 신메뉴 음료인 홀리데이 화이트 뱅쇼에요.
"홀리데이 화이트 뱅쇼는 뭐 벌써 끝나?"
전날이었어요. 친구와 스타벅스에 갔을 때였어요. 홀리데이 화이트 뱅쇼를 주문했더니 과일이 다 떨어져서 주문할 수 없다고 했어요. 그렇게 많이 늦게 간 것도 아니었어요. 저녁 8시쯤 갔거든요. 제가 간 스타벅스 매장은 밤 11시에 문 닫는 매장이었어요. 밤 8시에 재료 다 떨어져서 주문 못 한다고 하는 말을 듣고 처음에는 그러려니했어요. 스타벅스에서는 간혹 이런 일이 있거든요.
"그거 나 오후 5시에 갔는데도 못 마셨어. 그때도 재료 다 떨어졌다고 하더라."
다른 음료를 주문해 음료를 받아서 자리로 돌아온 후, 친구가 말했어요. 친구도 이날 저를 만나기 전에 스타벅스를 갔대요. 오후 5시쯤 갔다고 했어요. 친구도 홀리데이 화이트 뱅쇼를 주문해서 마시려고 했대요. 그런데 그때 이미 재료가 다 떨어져서 자기도 못 마셨다고 말했어요.
"어? 무슨 오후 5시에 재료가 다 떨어져?"
"그거 인기 꽤 좋은 모양이더라구."
다음날. 여자친구에게 전날 스타벅스에서 음료 주문하려 했는데 홀리데이 화이트 뱅쇼는 매진이었고 홀리데이 민트 초콜릿은 로즈마리 다 떨어져서 로즈마리 없이 받았다고 이야기했어요.
"그거 인기 꽤 좋아. 사람들 다 맛있다고 하던데?"
"어? 진짜?"
"응. 그거 인기 매우 많아."
"단순히 어제까지 e-프리퀀시 다 모으면 다이어리 1+1으로 준다고 해서 다 떨어진 거 아니야?"
"꼭 그렇지는 않을 거야."
사실 이렇게 매진되서 못 마시면 오기가 생겨요. 별 거 아닌데 이렇게 못 마시면 반드시 꼭 마셔보고야 말겠다는 의지와 투지가 갑자기 생겨나요. 여자친구의 말을 들어보니 인기가 좋아서 매진된 모양이었어요. 게다가 음료 사진을 보니 안에 사과와 오렌지가 들어가 있었어요. 음료 자체가 상당히 예뻐서 사진 찍으면 예쁜 사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비주얼 좋고 맛도 좋아서 인기 꽤 있는 모양이었어요.
'스타벅스 가서 한 번 마셔봐?'
집에서 글 쓰려는데 글이 영 안 써졌어요. 카페도 가고 밖에 나가서 산책도 하고 싶던 차였어요. 여기에 여자친구가 스타벅스 홀리데이 화이트 뱅쇼 맛있고 인기 좋다고 이야기하자 전날 못 마셔본 것 때문에 괜히 도전해보고 싶어졌어요. 맛없고 인기 없는데 과일 재고 관리 때문에 매진 잘 된다고 했다면 아마 오기가 생기지는 않았을 거에요. 그러나 맛있어서 매진되었다고 했어요. 대체 뭐 얼마나 맛있길래 매진이 된 건지 궁금해졌어요.
집에서 나와 스타벅스로 갔어요. 스타벅스로 가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바로 홀리데이 화이트 뱅쇼를 주문했어요. 점심 시간 조금 넘어서 갔기 때문에 당연히 있었어요.
스타벅스 홀리데이 화이트 뱅쇼는 차가운 것과 뜨거운 것이 있어요. 저는 아이스 홀리데이 화이트 뱅쇼로 주문했어요.
스타벅스 아이스 홀리데이 화이트 뱅쇼는 이렇게 생겼어요.
음료는 투명해요. 안을 보면 사과 조각 2개와 오렌지 슬라이스 한 조각, 계피 하나에 로즈마리가 들어가 있어요.
스타벅스 홀리데이 화이트 뱅쇼는 스타벅스 2019 크리스마스 e-프리퀀시 이벤트에서 미션 음료 중 하나에요.
스타벅스 홈페이지에서 홀리데이 화이트 뱅쇼에 대해 '화이트 와인색 베이스와 생과일의 조화로 풍부한 과일 맛이 가득한 음료. 연말 파티에 딱! 어울리는 음료를 특별하게 즐겨보세요.' 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스타벅스 홀리데이 화이트 뱅쇼 가격은 Tall 사이즈 가격이 5800원, Grande 사이즈 가격이 6300원, Venti 사이즈 가격이 6800원이에요.
이제 사진을 한 번 찍어봅시다.
사진을 예쁘게 찍어보기로 했어요.
아...이거 사진 예쁘게 찍기 진짜 어렵네.
일단 사과, 계피, 오렌지, 로즈마리를 잘 배열해야 했어요. 빨대로 이것들을 컵 안에서 잘 정리하려고 했어요. 이것부터 쉽지 않았어요. 얼음이 꽤 많이 들어 있었어요. 얼음 때문에 배치가 잘 되지 않았어요.
그리고 배치를 하다 알게 되었다.
얼음을 치우자 이번에는 이것들이 위로 둥실둥실 떠오르기 시작했어요. 바닥에 예쁘게 깔려 있게 하려고 했지만 이미 한 번 붕 떠버린 사과, 오렌지, 계피, 로즈마리는 답이 없었어요. 그렇다고 음료를 다 비우고 얼음을 이용해 재배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어요. 둥실둥실 떠 있는 상태에서 재배치를 해야 했어요. 얼음이 엄청나게 걸리적거렸어요. 사과가 예쁘게 나오려면 빨간 껍질 부분이 나와야 했어요. 이것부터 엄청나게 어려웠어요.
간신히 그럭저럭 잘 배치했어요. 이제 한 번 사진 찍어볼 타임.
"아, 이거 진짜 뭐 이렇게 쓸 데 없이 어려워?"
구도를 잡고 밝기 조정하는 사이에 컵에 김이 서렸어요. 컵에 김이 서리면 내부가 상당히 뿌옇게 보였어요. 아예 형태를 못 알아볼 수준은 아니지만 색이 참 안 예뻤어요. 사진을 찍어서 보면 제대로 안 씻어서 석회질 낀 컵에 담긴 음료처럼 보였어요. 기껏 구도 잡고 밝기 조정해놓으면 컵에 김 서리고, 김 서린 거 손바닥으로 닦아내면 이번에는 또 새로 구도 잡고 밝기 조정. 이것의 무한 연속이었어요. 맨손에 도구 없이 한 손으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다보니 이게 참 답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래도 인간은 어떻게든 진화합니다. 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들고 다른 손으로 김을 계속 닦아가며 찍으니 어떻게든 되기는 했어요. 그렇게 해서 간신히 하나 찍었어요.
이거 진짜 맛있잖아!
가볍고 경쾌한 계피향이 가장 먼저 느껴졌어요. 계피향이 살아있는 식물 느낌을 만들어주었어요. 그 계피향의 손을 꼭 잡고 등장한 것은 포도맛이었어요. 계피향과 포도맛이 손잡고 인사를 한 후 즐겁게 춤추기 시작했어요.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장식물로 도배된 무대에서 억지로 멋있는 척 하며 춤추는 장면이 아니었어요. 포도밭에서 그냥 즐거워서 서로 춤추는 자연스러운 장면이었어요.
사과와 오렌지는 그렇게까지 향에서 큰 비중이 없었어요. 사과와 오렌지는 포도맛을 더욱 풍부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주기 위해 동원된 것들 같았어요. 그러나 그렇게까지 근무태도가 성실한 것들 같지는 않았어요. 확실히 자기 맛을 주장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세계사 교과서에 나오는 것처럼 백인 농장주가 흑인 노예를 마구 채찍질하듯 빨대로 사과와 오렌지를 마구 괴롭히면 아마 맛이 확 살아났을 거에요. 사과는 모르겠지만 오렌지는 그렇게 하자 어느 정도 맛이 살아났어요. 오렌지를 빨대로 마구 괴롭히자 맛이 미묘하게 달라졌어요.
계피향과 포도향의 조화가 참 좋았어요. 스타벅스 홀리데이 화이트 뱅쇼 맛은 포도 과수원에서 포도 따먹는 느낌과 비슷했어요. 여기에 사과와 오렌지가 포도향을 더욱 예쁘게 만들기 위해 동원되었어요. 사과와 오렌지가 섞여서 포도맛과 포도향이 더욱 풍부해졌어요. 음료에 신맛은 아예 없었어요. 깔끔한 단맛만 느껴졌어요. 이것은 탄산 음료로 만들어도 상당히 괜찮을 것 같았어요. 겨울에는 뱅쇼로 나오지만, 여름에 다른 이름을 붙이고 여기에 탄산수 좀 부어서 신메뉴라고 출시하면 꽤 괜찮을 거 같았어요.
사실 오렌지와 사과의 역할은 맛보다는 시각적인 면에서 압도적이었어요. 이것들이 들어가서 음료가 엄청 예뻐보였거든요.
스타벅스 홀리데이 화이트 뱅쇼는 눈으로 감상하고 사진 찍는 재미도 있었고, 음료 맛도 매우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