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나카메구로 메구로강 벚꽃길日本 東京 中目黒 目黒川の桜並木 은 벚꽃 시즌에 상당히 유명한 곳이라고 했어요. 2019년 8월 29일은 당연히 벚꽃 시즌일 리 없었어요. 벚꽃은 져도 옛날에 다 저물었어요. 그러나 메구로강과 벚나무가 만드는 풍경은 상당히 운치있었어요.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매우 좋은 길이었어요. 아직 오전이었기 때문에 길은 매우 한적했어요. 가끔 사람이 지나가고, 어쩌다 자동차와 자전거 지나가는 것 외에는 아무도 없다시피 했어요.
메구로강 벚꽃길을 따라 걸어갔어요.
"유치원 애들 걸어간다!"
나카메구로 메구로강 벚꽃길 한쪽에서는 일본 유치원생들이 하늘색 모자를 쓰고 걸어가고 있었어요.
'쟤네들 산책나왔나?'
아직 유치원생들이 집으로 돌아갈 시간은 아닌 것 같았어요. 이제 오전 11시였거든요. 유치원생들이 집에 돌아가기에는 너무 이른 시각이었어요. 제가 유치원 다녔을 때 저렇게 유치원 선생님들 인솔을 따라서 걸어간 거라고는 유치원에서 집으로 돌아갈 때 뿐이었어요. 11시에 선생님을 따라 유치원생들이 줄을 서서 걸어가는 거라면 아마 산책일 거에요. 설마 11시에 벌써 집으로 돌아가겠어요.
하늘색 모자를 쓴 일본 어린 아이들이 일렬로 서서 질서정연하게 걸어가는 모습도 메구로강 벚꽃길 풍경과 매우 잘 어울렸어요.
"여기 그냥 주택가 같은데?"
"그래서 별로야?"
"아니. 너무 좋아!"
일본 도쿄 여행 중 이런 곳을 한 곳 가보고 싶었어요. 진짜 일본 사람들이 사는 평범한 동네 느낌 나는 곳요. 일본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정말 평범한 동네 길 느낌 가득한 곳이었어요. 왠지 이른 아침에 저도 자전거를 타고 이 길을 달려 학교로 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었어요. 고등학교 졸업한 지 이제 참 까마득한데도 교복 입고 자전거 타야할 것 같았어요.
어떻게 보면 그렇게 굉장한 곳은 아니었어요. 벚꽃이 피었다면 상당히 예쁜 길이겠지만 이때는 벚꽃이 있다면 그게 뉴스에 나올 일이었거든요. 그러나 벚꽃이 없어도 벚나무는 그대로 있었어요. 잔잔히 흐르는 메구로강과 벚나무가 어우러진 길은 상당히 운치있었어요. 평범하면서 아름다웠어요. 길을 걷는 맛이 있는 곳이었어요. 길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아저씨 한 분이 열심히 제초작업을 하고 계셨어요.
다리가 나왔어요.
"우리 이번에는 반대편으로 걸어가자."
"그래."
친구와 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갔어요.
"여기 무슨 축제 있나본데?"
일본 전통 축제인 마츠리와 관련된 포스터가 있었어요. 제43회 메구로 구민 마츠리 포스터였어요. 雨天決行 이라는 한자가 눈에 들어왔어요. '우천결행'이었어요. 비가 와도 축제는 강행된다는 이야기 같았어요.
"이거 보고 싶다!"
일본 관광 중 유명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마쯔리. 일본 전통 축제인 마츠리를 한 번 보고 싶었어요. 그러나 이건 날짜가 안 맞아도 대놓고 아예 안 맞았어요. 2019년 9월 15일 일요일에 열릴 거라고 나와 있었거든요. 제 귀국 예정일은 8월 31일이었어요. 9월 15일이면 일본 입국 스티커에 나와 있는 체류기간보다는 훨씬 안쪽에 있는 날이었어요. 그러나 그날까지 머무를 준비를 단 하나도 해오지 않았어요. 돈도 그만큼 가져오지 않았구요.
"너 그때 다시 일본 오게?"
"뭔 소리야? 나 돈 없어."
친구가 메구로 구민 마츠리 보러 그때 일본 또 올 거냐고 물어봤어요. 당연히 불가능했어요. 그렇게 돈에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었거든요. 날짜가 안 맞아서 정말 아쉽다는 생각만 했어요.
"우리 잠깐 앉아서 쉬다 가자."
날이 무지 뜨거웠어요. 8월 26일에 일본 도쿄에 왔어요. 이제 도쿄 4일차였어요. 도쿄 와서 지금까지 겪어본 날씨 중 가장 뜨거운 날씨였어요. 이렇게 맑고 햇볕 쏟아지고 습한 날씨는 처음이었어요. 최소한 하늘이 흐리다든가, 햇볕이 약하든가 했어요. 한증막 같기는 했지만 햇볕 때문에 뜨겁다는 느낌은 없었어요. 그런데 이때는 햇볕 뜨겁게 쏟아지는 한증막 같은 날씨였어요. 습하기도 엄청 습하고 햇살 따갑기도 엄청 따가웠어요. 이런 햇볕 속에서 이틀만 걸어다니면 어두운 밤에 보면 이빨과 두 눈동자만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보일 만큼 새까맣게 타버릴 거였어요.
벤치에 앉았어요.
벤치에 앉아서 땀을 말리던 중 문득 떠오른 것이 있었어요.
한국과 일본은 왜 그렇게 서로에게 관심이 많을까?
이날도 아침에 TV를 켜자 한국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었어요. 내용은 좋은 내용일 리 없었어요. 당연히 나쁜 내용이었어요. 법무부 장관 문제였거든요. 사실 일본 입장에서는 법무부 장관 조모씨가 엄청 신경쓰였을 거에요. 그 인간이 죽창가 운운하면서 반일 선동 엄청 열심히 한 인간이거든요. 비록 반일 선동에 제대로 불을 붙인 것은 정작 일본인인 유니클로 회장인가 하는 사람이었지만, 반일 선동을 대놓고 조장한 핵심 인물 중 하나가 바로 이 조 뭐시기 양반이었어요. 그러니 일본 입장에서 당연히 이 문제에 더욱 신경쓰일 거였어요.
그러나 그 문제를 떠나서 진지하게 궁금한 것이 하나 있었어요. 한국과 일본은 서로에게 관심이 엄청나게 많아요. 오죽하면 한국인들이 우리나라 관련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 일본이 분석한 한국 정보를 구해서 볼 정도에요. 과거 일제강점기 시절 자료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대한민국을 알기 위해 일본에서 한국을 분석한 내용을 참고하는 경우가 대놓고 엄청나게 많아요. 그리고 역으로 일본에 대한 분석과 연구 또한 한국이 엄청나게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평범한 일본인들은 한국에 별 관심이 없고 기껏해야 K-Pop 정도에나 관심 있다고 한다지만요. 실제 보면 이 정도까지 서로에 대해 관심 엄청 갖고 열심히 분석하고 연구하는 나라도 별로 없을 거에요. 단순히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것 이상으로 서로에게 관심이 엄청나게 많아요.
하지만 양국 관계는 애니메이션 쪽 용어를 빌려 사용하자면 츤데레 또는 얀데레. 츤데레 ツンデレ 는 겉으로는 쌀쌀맞게 굴지만 속으로는 좋아하고 부끄러워하는 태도. 얀데레 ヤンデレ 는 누군가를 극단적으로 사랑하고 그 사랑의 반동으로 생긴 질투와 집착으로 인해 애정 표현이 부정적인 쪽으로 극단적인 행위로 표현되는 것을 의미해요. 한국과 일본 관계는 분위기 좋을 때는 츤데레, 분위기 나쁠 때는 얀데레에요. 문제는 둘 다 똑같이 츤데레, 얀데레라는 거죠.
100년 후 한국인과 일본인들은 현재 한일관계에 대해 '그냥 서로 좋아한다고 용기있게 고백하면 되었잖아, 이 한심한 겁쟁이들아'라고 평할 수도 있어요. 어쨌든 중요한 건 현재죠. 현재는 양국이 사이좋게 서로에게 츤데레, 얀데레 짓을 하고 있으니까요.
단순히 일본이 36년간 한반도를 지배했기 때문이라고 보기에는 양국이 서로에게 너무 관심이 커요. 그리고 서로를 대하는 태도도 묘한 부분이 있구요. 한 번쯤은 대체 왜 그런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었어요.
한국인과 일본인 모두 답을 알고 있기 때문이야.
한국과 일본이 서로 합치면 매우 좋다는 것을 양국 국민들 모두 상당히 잘 알고 있을 거에요. 일본도 세계 최강 소리 듣기에는 뭔가 두 끗발 부족해요. 아시아 최강 소리 듣기에는 중국에 비해 한 끗발 부족하구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경제력 되는 인구가 부족하다는 것이에요. 일본 인구가 아무리 1억 2천이라고 해도 세계 최강 소리 듣기에는 경제력 되는 인구가 상당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에요.
한국은 세계 최강 소리 듣기에는 네 끗발 부족해요. 아시아 최강 소리 듣기에는 다섯 끝발 부족하구요. 세계 최강 소리 듣기에는 기초 학문이 부실하고 경제력 되는 인구도 매우 부족해요.
만약 한국과 일본이 합친다면 아시아 최강을 뛰어넘어 세계 최강 소리 듣는 것은 따놓은 당상이에요.
우리나라가 북한과 통일하면 무슨 일본 정도는 우습다고 하는데 그건 말도 안 되는 헛소리구요. 북한 사람들이 자유 대한민국 국민들만큼 잘 살면 그 많은 탈북자들은 뭣하러 우리나라로 넘어오나요. 통일 후에 북한 사람들을 2등 국민 취급하며 북한 사람은 최저 임금 500원이라고 차등지급할 것도 아니구요. 북한 지하자원이 그렇게 경제적 가치가 높았다면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나설 이유도 없어요. 북한 입장에서 서울 따위는 방사포로 부셔버리면 되거든요. 부산 정도는 잠수함 이용해서 파괴하면 되구요. 방사포, 잠수함 같은 것은 국제 제재 받을 이유가 전혀 없어요.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목숨걸고 있는 이유는 북한 전체가 그만큼 무가치하다는 것에 대한 방증이에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강행하면서 포기해야 했던 것이 어마어마하거든요.
일본 인구는 한국의 3배가 안 되요. 1:3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어요. 군사력에서 양 세력 간 비율이 1:3이 깨지면 전쟁 났다는 분석이 있어요. 그런데 일본 인구가 한국 인구의 3배에 달하지는 못해요. 이 점은 한국인들이 '일본만 우리 수하에 둘 수 있다면'이라는 상상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할 수 있어요. 그리고 한국 우위든 일본 우위든 간에 양국이 합친다면 중국 따위는 그냥 발라먹을 수 있을 정도의 국력이 되요. 중국인, 조선족, 중국 간첩들은 무슨 소리냐며 거품 물고 발광하겠지만 실제 이래요. 이게 사실이에요. 중국에 핵무기가 있다고 게거품 물고 발광할 수 있어요. 그러나 한국, 일본 모두 결심만 하면 1년 안에 핵무기 개발 마치고 실전 배치까지 끝낼 국가들이에요. 이것은 전세계가 과학적으로 인정하는 것이에요. 한국과 일본 모두 핵무기 개발을 위한 기술력과 자본력이 다 있는 국가에요. 국제적으로 핵무기 개발을 금지하니까 양국 모두 안 하는 것 뿐이죠. 중국 인구가 12억이라고 하는데 인간 같아야 의미가 있죠.
여기에 타이완까지 합친다면 진정한 아시아 최강국이 되기 위한 역사, 문화적 정통성까지 확보하게 되요.
'괜히 걔가 맨날 삼화주의 이야기한 게 아니었구나.'
저와 친하게 지내는 동생 중 하나가 부르짖던 주장이 있었어요. 한국과 일본, 타이완이 합쳐야 된다는 주장이었어요. 그 동생은 자신의 사상에 '삼화주의'라고 이름 붙였어요. 그 삼화주의가 이해되었어요. 사실 한국, 일본, 타이완이 합치면 미국을 제외하고는 막을 나라가 없어요. 무슨 12억 중국 하는데 거기는 근본도 없고 조상도 없는 족보 없는 무근본 국가구요. 공산주의 사상과 문화대혁명을 안다면 이것은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에요.
정말 중화문명을 계승하고 있는 나라는 타이완이에요. 타이완도 2000년대 들어와서 빌빌거리고 있지, 1990년대까지는 상당히 잘 나가던 국가였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타이완 우습게 보지만, 우리나라가 1인당 GDP에서 타이완을 제친 것은 2006년이에요. 그 전까지 1인당 GDP로 보면 한국은 타이완보다 못 사는 국가였어요. 지금은 그저 먹거리 맛있고 여행하기 좋은 나라 정도로 알려져 있어요. 많은 한국인 젊은이들이 호주로 돈 벌러 워킹홀리데이 가는 것처럼 타이완인들이 한국으로 돈 벌고 한국어 공부하려고 워킹홀리데이 오고 있어요.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타이완을 무시하고 우습게 볼 처지는 아니에요. 방심하면 따라잡히고 다시 역전당할 수 있어요.
한국, 일본, 타이완이 합치면 세계 최강 중 하나가 된다는 것은 분명해요. 한국인도 일본인도 이를 잘 알고 있어요.
서로 기싸움하는 거 아냐?
한국도 진정한 세계 최강이 되기 위해서는 일본을 어떻게든 합쳐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일본도 진정한 세계 최강이 되기 위해서는 한국을 어떻게든 합쳐야 한다는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구요. 문제는 어느 한쪽이 압도적 우세로 무력 점령까지 가능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에요. 그 유명한 1:3 법칙에서 전쟁이 발생하지 않을 1:3 비율 안에 들어가 있거든요. 그래서 서로 괜히 기싸움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끊임없이 우리나라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해왔던 것도,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양국이 서로 싫다는데 강제로 위안부 합의를 하도록 한 것도 다 이에 대한 방증일 수 있어요. 한국, 일본, 타이완이 합치면 제 아무리 12억 중국이라 해도 상대가 안 되거든요. 만약 한국-일본-타이완이 연방국가를 결성한다면 미국 외에는 전세계에서 이 연방 국가를 컨트롤할 국가가 없다고 봐도 될 거에요.
하지만 그런 연방국가가 출현할 일은 절대 없겠지. 아니, EU 본따서 동아시아 연합체 결성하는 일도 엄청나게 어려울 거야.
결론은 이런 사상 초유의 '동아시아 연합체' 따위는 우리들이 살아있을 때 일어날 확률이 정말 희박하다는 것이었어요. 무의미한 주도권 싸움만 계속 되겠죠. 그리고 100년 후 양국 국민들은 현재의 한일 관계에 대해 멍청하고 한심하고 겁쟁이었다고 비난할 거구요.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이런 거 여행기에 쓰면 욕 엄청 먹을 거야.'
씁쓸했어요. 누구나 다 알아요. 그런데 이걸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욕먹어요.
"이거 여행기에 써야 할까?"
제 생각을 들은 친구가 답했어요.
"그거 쓰지 마. 그거 쓰면 너 욕 엄청 먹을 거야."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똑바로 하라는 말 있잖아."
"그래도 그건 너무 위험한 거 같아."
친구에게 한국과 일본, 타이완이 연합해야 한다는 삼화주의를 이야기했더니 친구가 정색했어요. 정말 고민되었어요. 이것을 여행기에 써야할지 말아야할지요. 한국은 정부에서 대놓고 반일 감정을 조장하고 있는 상황. 뉴스에서는 이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거라고 거짓 뉴스를 보도하고 있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 타이완이 연합해야 한다는 소리를 한다면 당연히 돌 맞겠죠. 그냥 짱돌도 아니고 바위를 던지려 들 거에요.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 한국과 일본, 타이완이 합치면 뒷방 늙은이 되어서 입만 나불거리는 서유럽 같은 것은 우습게 제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걸 아니까 대한민국 국민들이 더욱 반일감정에 쉽게 선동당한다는 것. 한국과 일본, 타이완이 합치면 PC주의 내세워서 간신히 국제사회에서 소리치고 있는 서유럽 국가들 정도는 가볍게 누를 수 있어요. 그러나 이걸 알기에 한국인들은 오히려 바득바득 어떻게든 일본을 누르고 일본을 한국 주도로 병합하려는 꿈을 꾸고 있죠. 이래서 반일선동이 한국 사회에서 전가의 보도인 거라 볼 수 있구요. 바퀴벌레, 모기도 No Japan 목에 걸면 온갖 나쁜 짓 다 해도 봐줘야 한다는 소리가 나올 거에요. 왜? 어떻게든 일본만 한국 주도로 합치면 미국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대국이 될 수 있다는 걸 모든 한국인이 알고 있으니까요.
단, 한국과 일본, 타이완이 합친다 해도 미국한테는 안 되요. 미국은 자국 내에 있는 지하자원만 갖고도 자력갱생이 가능한 사기급 국가니까요. 학문, 기술적으로도 세계 최강 국가 맞구요. 유럽이 미국 입에 채운 재갈인 PC주의만 미국 스스로 벗어낸다면 미국이 중국 멸망시키는 데에는 딱 하루면 충분할 거에요. 이것이 현대 전쟁이거든요. 물론 정신나간 인간들은 중국몽 어쩌구 하며 중국에 붙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요. 미국의 문제는 미국 내부에 있는 사상적 문제 때문이지, 외부 문제 때문이 아니에요.
메구로강 이용 안내가 적힌 안내 표지판이 있었어요. 펜스 넘어가지 말고, 쓰레기 버리지 말고,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지 말고, 불장난 하지 말래요.
육교를 건넜어요.
에비스역을 향해 걸어갔어요.
메구로강 벚꽃길 지도가 있었어요.
지도에는 물고기와 새가 살고 있는 메구로강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아, 뜨거!"
엄청나게 뜨거웠어요. 피부가 검게 타는 것이 느껴졌어요. 조금만 걸어도 땀이 줄줄 흘렀어요.
"편의점 없나?"
일본 도쿄 나카메구로 메구로강 벚꽃길 길가에 편의점이 없는지 계속 찾아봤어요. 희안하게 이 길에는 편의점이 없었어요. 편의점 들어가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으로 빨갛게 달궈진 피부를 식히고 싶었어요. 그러나 그것은 이 상황에서 희망사항이었어요. 나카메구로 벚꽃길을 벗어나서 편의점을 찾아가지 않는 이상 편의점은 없었어요. 시원한 물이라도 하나 사서 출발할 걸 정말 후회되었어요.
메구로강 벚꽃길 옆에는 가게들이 있었어요. 가게들은 아직 제대로 장사를 시작하지 않았어요.
일본 도쿄 나카메구로 메구로강 벚꽃길에는 벤치가 여기 저기 마련되어 있었어요. 벤치도 햇볕 받고 있는 부분은 뜨거웠어요.
벚꽃이 없어도 일본 도쿄 나카메구로 메구로강 벚꽃길日本 東京 中目黒 目黒川の桜並木 은 충분히 아름다웠어요. 일본 도쿄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벚꽃 시즌과 관계없이 잠시 걸어봐도 매우 좋은 길이었어요.
에비스역을 향해 열심히 걸었어요.
물 비린내가 났어요.
메구로강 강변에서 청소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어요. 청소에 사용되고 있는 물은 메구로강 강물이었어요.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갔어요.
이제 나카메구로 메구로강 벚꽃길에서 작별할 때였어요. 메구로강 벚꽃길에서 벗어나 에비스역을 향해 걸어가야 했어요.
한적한 일본 도쿄 주택가가 나왔어요.
아키하바라 가던 길에 봤던 '이렇게 많은 이유가 있으니 속도 얌전히 줄여라' 표지판이 있었어요. 30km/h 이상 밟지 말라고 되어 있었어요. ゾーン30 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이제 시부야구구나!"
지도에 渋谷区 라고 적혀 있었어요. 이제 메구로구에서 시부야구로 넘어왔어요.
"여기 편의점 없어?"
편의점을 찾았어요. 더위도 식히고 밥도 간단히 먹고 싶었어요. 다음에 갈 곳은 에비스 맥주 기념관이었어요. 에비스 맥주 기념관에 간다는 것은 맥주를 마신다는 것을 의미했어요.
저는 술을 진짜 잘 못 마셔요. 한계가 맥주 500cc 한 캔이에요. 그런데 에비스 맥주 기념관에 간다면 그보다 더 많은 술을 마실 것이 분명했어요. 한국어 투어 신청까지 해놨기 때문에 반드시 가야 하는 곳이었어요. 제가 가자고 한 곳이었구요. 문제는 제가 정작 술을 엄청나게 못 마신다는 점이었어요.
술을 못 마시기 때문에 어떻게하면 1분이라도 술자리에서 더 버틸 수 있는지 나름 연구를 해왔어요. 술을 안 좋아하지만 사회 생활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셔야만 하는 경우가 꼭 여러 번 있거든요. 게다가 저는 남자. 술잔 빼는 것도 어려워요. 그나마 다행이라면 술 마시면 알레르기 반응으로 온몸이 시뻘개진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온몸이 시뻘개진 뒤에는 적당히 술을 안 마셔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이미 술기운 올라서 당장 헤롱헤롱거려도 이상하지 않다는 걸 온몸이 신호등 빨간불마냥 보여주니까요.
그러나 문제는 한 잔 마시자마자 바로 온몸이 시뻘개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이미 주량 넘어선 상태에서 빨개지는 경우도 꽤 있었어요. 흔히 '급술한다'고 하죠. 처음부터 쉴 새 없이 달리거나 시작부터 독주로 시작해버리면 몸에서 빨간 경고등 딱 켜주기 전에 이미 혼절 상태에 도달할 만큼 마셔버리곤 했어요. 이런 경우에는 몸에 빨간 기운이 올라왔을 때는 이미 몸이 못 버틸 수준으로 술이 들어온 상황.
꼭 이런 경우가 아니라도 술자리에서 오래 버텨야만 하는 경우가 꽤 있었어요. 저 혼자 온몸에 빨간불 켜졌다고 해서 술자리를 바로 끝내는 것은 아니니까요. 제가 속도를 조절해가며 마시겠다고 하면 제 얼굴과 온몸 보고 그러라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그러나 저한테 알아서 끊어마시고 쉬어가며 마시라고 하는 거지, 술자리를 빨리 끝내준다는 것은 아니었어요.
술자리에서 1분이라도 더 버티는 방법이라면 일단 빈 속에 마시지 말 것. 빈 속에 마시면 금방 취해요. 무조건 뱃속에 뭘 채워넣고 시작하는 게 중요해요. 술자리에서 오래 버티는 궁극의 방법은 결국 토하는 거에요. 그런데 뱃속에 미리 뭐라도 채워놔야 토할 거리라도 있죠. 뱃속에 뭔가 들어 있는 상태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술이 덜 취하고, 정 안 되면 술 억지로 마시다 몰래 화장실 가서 수월하게 토해서 조금 많이 더 버틸 수 있어요.
그 다음은 비타민C. 술 먹기 전이든 후든 비타민C 많이 들어간 것을 먹는 게 꽤 중요해요. 조금 알딸딸한 상태라면 비타500 같은 거 하나 마셔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해장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 술 마시기 전에 이런 것을 마시고 가면 조금 더 버틸 수 있구요.
그리고 술을 못 마신다면 술자리에서 절대 흡연하지 말 것. 흡연자라면 술을 마시면 담배가 미친 듯이 땡겨요. 그런데 억지로 술을 마시며 버텨야하는 상황이라면 담배를 꾹 참아야 해요. 담배 태우는 순간 팽 돌아버리는 수가 있거든요. 확실히 담배 태우면 술기운이 더 빠르고 강하게 올라와요.
그래서 편의점 가서 달궈진 몸도 식히고 도시락 하나 까먹고 에비스 맥주 기념관으로 가고 싶었어요. 이왕이면 앉아서요.
근처에 편의점이 있었어요. 문제는 편의점에 앉는 자리가 없다는 것이었어요. 이번에는 주변에 있는 식당을 찾아봤어요. 에비스역 근처에 식당이 몇 곳 있었어요. 문제는 이제 시간이 한가하게 점심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상당히 멋진 건물이 보였어요. 에비스 맥주 기념관이었어요.
"뭐라도 먹고 가자."
아무리 생각해도 빈 속에 맥주를 마시면 팽 돌 것 같았어요. 몸에 수분이 많아야 술이 덜 취해요. 그런데 수분을 보충하기는 커녕 여기까지 걸어오면서 땀을 엄청나게 많이 흘렸어요. 수분 만땅 상황이 아니라 수분 고갈 상황이었어요. 게다가 뱃속은 텅 비어 있었어요. 아침도 안 먹었어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도쿄 간다고 엄청 일찍 출발했어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도쿄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바로 에비스 맥주 기념관까지 걸어왔어요. 먹은 것이 아무 것도 없었어요. 먹은 것도 없고 메구로강 벚꽃길 걸으며 땀 엄청 흘리는 동안 그 어떤 것도 안 마셨어요. 뱃속도 비어 있고 수분도 부족했어요.
주변에 뭐 먹을 곳 없는지 찾아봤어요. 카페가 하나 있었어요.
카페에서도 에비스 맥주를 판매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에비스 맥주는 어차피 곧 마실 것이었기 때문에 수분을 채우고 배를 채울 것만 골라서 후딱 먹기로 했어요. 직원이 왔어요. 직원에게 토스트와 레모네이드 한 잔을 주문했어요. 일본어로 주문했어요. 그러자 직원이 뭐라고 말했어요.
'무슨 말이지?'
직원의 일본어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어요. 제가 눈만 껌뻑거리자 직원이 한 마디 했어요.
"피니쉬?"
"아, 예스. 피니쉬."
직원이 Finish 라고 물어봤어요. 그제서야 직원이 제게 말한 일본어가 주문 끝났냐고 공손히 물어본 거라는 것을 알았어요. 직원의 Finish 질문에 '예스'라고 대답했어요.
'역시 독학의 한계네.'
일본어를 독학으로 책으로만 공부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상당히 약해요. 애초에 고등학교 1학년때 독학으로 1년간 공부한 후 일본어를 손대지 않았어요. 당시 목표는 교내 일본어 경시대회 수상이었어요. 고등학교 2학년때 교내 일본어 경시대회에 참가했고, 전교 2등해서 은상을 받았어요. 문제는 이게 오직 책으로 독학했다는 점이었어요. 그때도 청해 및 생활 일본어는 점수가 아주 형편없었어요. 기본 문법서와 시험 문제집 갖고 독학했기 때문에 일상 생활에서 어떤 일본어를 사용하는지 전혀 몰랐어요. 그리고 교내 일본어 경시대회 은상을 수상한 후 일본어 공부를 완벽히 접었어요. 그게 지금까지 쭉 이어져왔어요. 그러니 이런 정작 생활에서 사용하는 일본어에는 엄청나게 약해요. 일본어를 엄청나게 많이 잊어버린 것도 있지만요.
식빵 토스트와 레몬에이드 둘 다 맛있었어요. 목 마르고 출출하던 차였기 때문에 허겁지겁 먹었어요.
이제 에비스 맥주 기념관 투어에 참가하기 위해 가야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