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마셔본 프랜차이즈 카페 신메뉴 커피는 스타벅스 샷 그린티 라떼에요. 스타벅스 샷 그린티 라떼는 2019년 9월 27일에 Automn2 시즌 메뉴로 나온 가을 한정 음료에요.
"스타벅스 신메뉴 나온다더라."
"또? 거기 신메뉴 나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친구가 스타벅스에서 신메뉴가 출시될 거라고 알려줬어요. 신메뉴가 뭐 벌써 또 나오나 싶었어요. 스타벅스는 가을 신메뉴를 출시한 지 얼마 안 되었어요. 9월 3일에 단호박 라떼 위드 샷과 블랙 글레이즈드 라떼를 출시했거든요. 9월 3일에 신메뉴를 출시했으니 이제 신메뉴 출시한 지 한달도 안 지나갔어요. 아직까지는 신메뉴 나왔다고 홍보해도 되는 기간. 한 달 안 지났으면 신메뉴라고 해도 되니까요. 그런데 스타벅스에서 신메뉴가 또 나온다고 했어요.
"이번에는 뭐 나오는데?"
"잠깐만. 그거 스타벅스 홈페이지에 올라온 거 같던데?"
"진짜?"
친구가 잠깐 기다려보라고 했어요. 조금 후 친구가 스크린샷한 것을 보여줬어요. 친구가 보여준 스크린샷을 보니 이번에 출시되는 스타벅스 신메뉴 음료는 샷 그린 티 라떼와 바닐라 플랫 화이트였어요.
"스타벅스에 커피랑 녹차 섞은 음료 없었나?"
"아마 없었을걸?"
할리스커피에는 커피와 녹차를 섞은 음료가 있어요. 그린티 크림라떼가 커피와 녹차를 섞은 음료에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스타벅스에는 그런 음료가 없었던 것 같았어요. 만약 그런 음료가 있었다면 제가 그건 꽤 일찍 마셔봤을 거에요. 그린티 라떼, 말차샷 라떼는 녹차 우유이지 녹차와 커피를 섞은 음료는 아니에요. 할리스커피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메뉴는 밀크티와 커피를 섞은 음료인 밀크티 크림라떼이고 두 번째로 좋아하는 메뉴는 그린티 라떼에 커피를 섞은 그린티 크림라떼에요. 스타벅스에 이와 비슷한 것이 있었다면 아마 반드시 찾아마셨고, 할리스커피 것과 비교하는 식으로 글을 썼을 거에요. 그러나 그런 음료를 스타벅스에서 본 적이 없었어요.
다른 사람과 만나서 카페 갈 때 스타벅스를 잘 가는 편이에요. 카페 어디 갈 지 고민될 때 제일 무난한 곳이 스타벅스거든요. 그래서 스타벅스는 작년 여름에 처음 혼자서 가본 이후 지금까지 종종 잘 가는 편이에요. 이때 처음 혼자 가본 이후 스타벅스도 혼자 가도 괜찮은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다른 사람과 만날 때 스타벅스 가자고 하면 아주 무난한 선택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작년 여름부터 스타벅스에 종종 가고 있기 때문에 스타벅스 음료는 이것저것 많이 마셔봤어요. 안 마셔본 것 마셔보려고 메뉴판 보며 고민한 적도 많구요. 그런데 커피와 그린티 라떼를 섞은 음료는 마셔본 기억이 없었어요. 그러니 아마 없었을 거에요.
샷 그린티 라떼 사진을 봤어요. 진한 녹차가 아래 초록색으로 깔려 있고, 가운데에는 하얀 우유가 두꺼운 층을 이루고 있었어요. 그 위에는 커피가 갈색 층을 이루고 있었어요. 할리스커피 그린티 크림라떼는 맨 아래에 하얀 우유층이 있고, 그 위에 갈색 커피가 층을 이루고 있고, 맨 위에 그린티 크림이 올라가 있어요. 샷 그린티 라떼 사진을 보면 아래부터 초록색-흰색-갈색이 층을 이루고 있었고, 할리스커피 그린티 크림라떼는 흰색-갈색-초록색이 순서대로 층을 이루고 있어요. 순서 중 겹치는 것은 하나도 없었어요.
'이거 할리스커피 그린티 크림라떼랑 비슷할 건가?'
스타벅스에서 가을 시즌 메뉴로 출시한 샷 그린티 라떼는 아무리 봐도 할리스커피 그린티 크림라떼와 상당히 유사해 보였어요. 둘의 차이점이라면 스타벅스는 음료 설명에서 '그린티'를 집어넣었고, 할리스커피는 '그린티 크림'을 집어넣는 것 정도가 차이점이었어요.
"샷 그린티 라떼 마셔봐야겠다."
만약 샷 그린티 라떼가 할리스커피 그린티 크림라떼와 맛이 비슷하거나 더 낫다면 샷 그린티 라떼를 판매하는 동안 스타벅스에 자주 갈 이유가 하나 생기는 것이었어요. 할리스커피 그린티 크림라떼를 꽤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할리스커피는 마일리지 제도를 아주 형편없게 바꿔놨어요. 예전에는 포인트제였는데 지금은 영수증 당 크라운 하나씩 주는 제도로 바꿨거든요. 한 잔을 시키든 두 잔을 시키든 똑같이 크라운 하나만 줘요. 그래서 할리스커피는 요즘 거의 안 가고 있어요. 버스 막차 시간이 한 시간 앞당겨져서 굳이 밤 아주 늦게까지 지인과 만나 카페에서 대화를 나눌 수 없기 때문에 굳이 24시간 카페를 안 가도 된다는 점도 크지만요. 스타벅스는 제가 아직 회원 가입은 안 했지만 지인들은 거의 다 회원 가입을 했기 때문에 스타벅스 가면 제가 커피를 사더라도 지인들에게 별 모을 기회라도 줄 수 있어요.
그래서 샷 그린티 라떼 맛이 기대되었어요. 만약 이게 할리스커피 그린티 크림라떼와 맛이 비슷한 정도라도 된다면 대만족이었거든요. 할리스커피 그린티 크림라떼를 마셔본 경험에 의하면, 그린티 크림라떼와 맛이 비슷한 수준만 되어도 이건 시즌메뉴를 넘어 상시메뉴로 고정될 수도 있을 거였어요. 그거 맛이 꽤 괜찮거든요. 인기도 좋은 편이구요. 재료 수급에 문제만 없다면 시즌 메뉴가 인기 좋아서 상시 메뉴로 바뀌는 일은 이런 세계에서 흔한 일이에요. 상시메뉴를 넘볼 수 있는 맛일지 참 궁금했어요.
더 나아가, 만약 샷 그린티 라떼가 대성공한다면 2탄으로 샷 밀크티 라떼도 나올 수 있을 거였어요. 스타벅스도 일단 밀크티를 판매하기는 하니까요.
한 가지 더 기대되는 점은 바로...
스타벅스는 최소한 커피 집어넣는 음료는 괜찮게 잘 만들어.
작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나온 스타벅스 신메뉴를 보면 평이 극악으로 갈리는 편이에요. 뭔가 허술한 부분이 있어서 그것 때문에 욕을 엄청 먹고 시즌 메뉴로 사라지는 비운을 겪곤 했어요. 하지만 이 신메뉴 중에서 커피 집어넣는 것만큼은 꽤 괜찮은 맛을 꾸준히 보여줬어요. 대표적인 메뉴가 바로 돌체 콜드 브루에요. 커피가 기본인 회사라 그런지 커피 들어간 음료만큼은 맛을 상당히 잘 뽑아내었어요. 솔직히 스타벅스가 커피 집어넣는 음료 망치면 세이렌이 접시물에 코 박고 죽어야죠.
작년 여름부터 스타벅스 가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얘네들이 신메뉴 괴악한 거 몇 개 내놓고 욕먹은 후 일종의 만회용으로 커피 집어넣은 음료 내놓는 거 아닌가 싶었어요. 커피 집어넣은 음료는 그동안 해온 것이 있어서 최소 무난하게 맛을 잘 뽑아내서요. 그렇게 커피 집어넣은 음료로 만회하고 또 실험작 출시하고 하는 거 아닌가 진지하게 생각했어요.
어쨌든 샷 그린티 라떼는 커피가 들어간 음료이고, 이것과 비슷해보이는 음료가 할리스커피에 이미 있는 상황. 그래서 기대되고 궁금했어요.
스타벅스로 갔어요. 샷 그린티 라떼를 주문했어요.
스타벅스 신메뉴 샷 그린티 라떼는 이렇게 생겼어요.
스타벅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것처럼 맨 아래에는 진한 녹차가 깔려서 층을 이루고 있고, 그 위에는 하얀 우유가 층을 이루고 있어요. 맨 위에는 커피가 갈색 층을 이루고 있었어요.
스타벅스 홈페이지에서 샷 그린티 라떼에 대해 '달콤 쌉싸름한 제주산 그린 티와 깊고 진한 풍미의 에스프레소 샷이 아름답게 레이어드된 스타벅스의 가을 한정 음료입니다'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샷 그린티 라떼 가격은 Tall 사이즈 가격이 6100원, Grande 사이즈 가격이 6600원, Venti 사이즈 가격이 7100원이에요.
스타벅스 샷 그린티 라떼 영문명은 Shot Green Tea Latte 에요. 열량은 Tall 사이즈 355mL 기준으로 140kcal 이에요.
마시기 전에 커피, 그린티, 우유를 잘 섞어줬어요.
할리스커피가 왜 그린티 샷 라떼가 아니라 그린티 크림라떼로 출시했는지 알겠다.
한 모금 마시자마자 할리스커피가 왜 위에 그린티 크림을 올리는 방식으로 그린티 크림라떼를 만들었는지 이해되어버렸어요.
커피 맛은 어디 간 거야!
녹차 맛과 향에 커피가 완전히 뭍혀 버렸어요. 녹차 맛은 꽤 진했어요. 씁쓸한 녹차맛과 싱그러운 녹차향이 잘 느껴졌어요. 조금 구수한 느낌이 있는 것이 일반 녹차가 아니라 말차를 이용해서 만든 음료 같았어요.
문제는 녹차향이 커피향을 덮어버리는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죽여버리는 수준이었다는 것이었어요. 커피향은 찾을 래야 찾을 수 없었어요.
'어? 이럴 리가 없는데?'
실종된 커피향을 찾기 위해 한 모금 물고 혀를 앞뒤로 움직이고 위 아래로 움직였어요. 그 다음 삼켰어요. 샷 그린티 라떼를 혀를 흔드는 동안에도, 삼킨 후에도 커피향은 찾을 수 없었어요. 무슨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을 문제였어요. 대체 스타벅스 샷 그린티 라떼에서 커피맛은 어디로 실종된 것인가?
커피맛이 있기는 할 거에요. 문제는 그게 말차향에 완전히 덮혀버리고 섞여서 존재감이 완벽히 사라졌다는 것이었어요. 커피의 씁쓸한 맛은 녹차가 원래 쓴맛이니 거기에 섞여버렸어요. 커피향이 있기는 할텐데, 말차 특유의 구수한 향에 완전히 섞여버려서 커피 느낌이 완전히 죽어버렸어요.
할리스커피 그린티 크림라떼는 커피맛과 커피향, 녹차향이 적절히 잘 섞여 있어요. 이것들을 모두 구분해낼 수 있어요. 그런데 스타벅스 샷 그린티 라떼는 커피가 말차에 완전히 흡수당해버렸어요. 구분해낼 수가 없었어요. 생수맛도 일일이 다 구분해낼 사람이라면 구분할 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나 말차향을 알고 녹차맛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거 그냥 녹차 진하게 우린 거에 말차향 나는 거 아냐?'라고 넘어가버릴 정도였어요.
할리스커피가 굳이 편하게 녹차를 커피에 부어버리지 않고 그린티 크림을 만들어 올린 것은 어쩌면 커피향과 녹차향 둘 다 살리기 위한 방법으로 만들어낸 것 아닌가 싶었어요.
몇 모금 마시다 시럽을 네 번 넣었어요. 그러자 달고 씁쓸한 말차 라떼처럼 되었어요. 시럽을 추가로 집어넣고 마시는 것도 꽤 괜찮았어요.
스타벅스 샷 그린티 라떼는 커피로 말차향과 녹차맛을 강화한 것 같은 음료였어요. 할리스커피 그린티 크림라떼처럼 녹차향과 커피맛이 모두 확실히 느껴지는 음료를 상상한다면 예상에서 꽤 많이 빗나갈 거에요. 맛있기는 했지만 커피향과 맛이 말차향과 녹차맛에 완벽히 흡수되어버린 것 같은 아쉬움이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