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주시에 남은 마지막 24시간 카페를 갈 시간이 되었어요.


'진짜 아라동에 없어서 다행이야.'


제주대학교 근처나 아라동, 일도지구에 24시간 카페가 있었다면 엄청나게 난감했을 거에요. 난감한 수준이 아니라 동선이 도저히 안 나와서 하룻밤 새에 걸어서 제주시내 24시간 카페를 다 돌아보는 것이 불가능했어요. 정말 다행히 제주시청에 한 곳, 한라대학교 및 탐라도서관 쪽에 한 곳, 그리고 제원사거리 쪽에 한 곳 있었어요. 이건 하룻밤 새에 부지런히 걸으면 전부 돌아볼 수 있었어요.


새벽 4시 55분. 카페에서 나왔어요. 일단 노형오거리까지는 아까 걸었던 길을 그대로 걸어가야 했어요.


"나 거긴 중국인 많아서 절대 안 가."


친구에게 탐앤탐스 신제주점을 가봤냐고 물어봤을 때 돌아온 대답이었어요. 이 친구는 탐앤탐스 신제주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었어요. 가끔 영감 꽂히면 글도 쓰고 하는 친구라 당연히 가보지 않았을까 했어요. 아니었어요. 친구는 거기가 중국인 득시글거린다고 안 간다고 했어요.


실제 탐앤탐스 신제주점은 중국인이 엄청나게 많은 곳에 있어요. 예전에는 제원아파트 및 한라병원쪽 아파트 단지들 때문에 사람들이 많은 곳이었어요. 그러나 과거 '그랜드 호텔'이었던 메종글래드 제주가 있는 길에 신라면세점이 들어섰고, 신라면세점 옆 골목길로 쭉 가서 제주한라병원이 나오는 큰 길에 롯데면세점이 들어섰어요. 그래서 그 길은 아주 중국인 관광객 및 따이공 쇼핑 길목이 되어버렸어요. 여기에 제원아파트 쪽 큰 길인 신광로 뒷편인 연동7길은 아예 이름부터 중국어 티가 팍팍 나는 '바오젠 거리'가 되어 버렸어요.


졸지에 제원아파트 쪽이 중국인들로 바글거리는 지역이 되어버렸어요. 친구는 중국인 많은 곳은 시끄럽고 정신없어서 가기 싫다고 했어요. 중국에서 몇 년을 살았던 친구라 충분히 이해되었어요.


'새벽에도 중국인 많을 건가?'


낮에는 볼 필요도 없을 거에요. 중국인들이 바글거릴 거에요. 그러나 야심한 밤부터 새벽은 또 이야기가 달라요. 설마 중국인들이 오밤중부터 신새벽까지 카페 와서 떠들고 있겠어요.


"아, 친구들이 그 24시간 카페를 저래서 소방서 쪽이라고 했구나!"


제주 노형119센터


제주 노형119센터가 보였어요.


아까 노형오거리에서 노형초등학교로 올라갈 때 등바람이 불었어요. 이게 이번에는 맞바람으로 바뀌었어요.


제주시 벚꽃


이 길은 벚나무가 많이 있어요. 그래서 벚꽃 필 때 오면 매우 예쁜 길이에요. 오른쪽 멀리 길다란 불빛은 노형로타리 바로 옆에 있는 공사장이었어요. 일단 저기까지 가야 했어요.


아까 사진 충분히 찍고 볼 것 다 본 길이라 쭉쭉 걸어갔어요. 새벽 5시 5분. 노형로타리에 도착했어요.


노형로타리


갈림길이 나왔어요. 하나는 메종글래드 제주가 있는 길이고, 하나는 남녕고등학교 및 제주한라병원이 있는 길이었어요. 이 두 길은 갈 수록 그 사이가 멀어져요. 그리고 이 두 길 사이에 제주한라병원이 있어요.


어느 쪽으로 갈까?


원래 계획은 메종글래드 제주로 가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3월 3일 낮에 혼자 있을 시간이 있어서 이 길을 다 가봤어요. 위 사진에서 사진 밑바닥에 있는 길이 메종글래드 제주로 가는 길이고, 그 위에 있는 고층 건물들 앞 길이 제주 한라병원 및 남녕고등학교로 가는 길이에요. 이 두 길이 만나는 지점에는 원래 노형 파출소가 있었어요.


'일단 한라의료원 쪽으로 가자.'


방향을 남녕고등학교 및 제주한라병원쪽으로 잡았어요.


"뭐야? 왜 갑자기 맞바람이야?"


길을 걸어가는데 맞바람이 불었어요. 아까 분명히 노형오거리로 걸어갈 때까지 맞바람이 불었어요. 지금은 반대로 걸어가고 있는데 또 맞바람이 불고 있었어요. 바람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게다가 바람 세기도 아까에 비해 꽤 강해졌어요. 이 정도면 진짜 제주도에서 바람 분다고 해도 될 정도였어요.


남녕고등학교


새벽 5시 16분. 한라병원 앞에 도착했어요. 여기에서 쭉 올라가서 삼무공원 쪽까지 간 후에 오른쪽으로 방향을 트는 방법도 있었고, 제원아파트로 가서 제원아파트를 가로질러 가는 방법도 있었어요. 지도를 보지 않아도 되었어요. 다 너무나 잘 아는 길이었거든요.


'예전 두부 공장 있던 길로 가야지.'


제원아파트 단지가 제주한라병원쪽으로 끝나는 쪽에 두부공장이 있었어요. 그쪽으로 걸어가기로 했어요.


예전에 두부공장이 있던 길로 갔어요. 걸으며 사진을 찍으며 걸어갔어요.


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니 그 문제의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을 연결하는 골목길이 나왔어요.


중국인 밭


어린이집 바로 옆에 중국인 관광객 대상으로 하는 뭔가가 있었어요. 여기는 낮에 오면 중국인들이 정말 바글거려요. 저도 그렇게 많을 줄 몰랐어요. 제주도 와서 직접 가보고서야 알았어요. 조용했던 동네 골목길이 이제는 사람들만 보면 서울 대림이 따로 없어요.


사진을 찍으며 계속 걸어갔어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을 연결해주는 길을 넘어가자 이 근처에 인력시장이 있는지 사람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어요. 머리 스타일과 패션을 보면 왠지 중국인 같았어요.


지금은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어요. 카카오맵에는 '롯데사우나'라고 나오는 건물이 나왔어요. 이 건물은 제주도에 2곳 있었지만 망한 바로 그 두 백화점 중 하나인 롯데백화점 건물이에요. 신한백화점 망한 후 롯데백화점이 들어와서 저것도 또 망하는 거 아냐 했는데 역시나 망했어요.


2019년 3월 7일 5시 48분. 제주도 제주시 신제주 제원아파트 24시간 카페인 탐앤탐스 신제주점에 도착했어요.


탐앤탐스


"드디어 제주시내 24시간 세 곳 다 끝냈다!"


기쁜 마음으로 탐앤탐스 문을 향해 걸어갔어요.


탐앤탐스 신제주점 입구


탐앤탐스 신제주점 주소는 제주도 제주시 신광로 52 1층이에요. 지번 주소는 제주도 제주시 연동 262-5 이에요.


"여기 뭐지?"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두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탐앤탐스 신제주점


나의 탐앤탐스는 이렇지 않아!


제주도 제주시 신제주 제원아파트 24시간 카페 - 탐앤탐스 신제주점


이게 탐앤탐스 맞는지 진짜 궁금했어요. 카페 잘못 온 거 아닌가 싶었어요. 그간 많은 탐앤탐스를 가봤어요. 24시간 카페를 찾아 돌아다니다보면 탐앤탐스는 피할 수가 없거든요. 탐앤탐스 특유의 디자인과는 30광년 동떨어져 있었어요. 얼핏 봐서는 이게 탐앤탐스라고 추측도 못할 정도였어요. 아까 갔던 탐앤탐스 제주시청점도 꽤 으리으리하게 만들었다고 했는데 이거에 비하면 정말 수수한 것이었어요.


신제주 24시간 카페 - 탐앤탐스 신제주점


이것이 중국인 돈의 힘인가.


그간 가봤던 탐앤탐스와는 아예 달랐어요. 이건 호텔 내에 있는 고급스러운 카페 분위기를 내려고 최대한 노력했어요. 가벼운 마음으로 가서 커피 마시며 잡담하고 책 보고 공부하고 시간 보내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이렇게 화려하게 만들어놓은 이유는 중국인 관광객 주머니 속에 있는 돈을 노린 것이겠죠.


제주도 제주시 신제주 제원아파트, 삼무공원 24시간 카페 - 탐앤탐스 신제주점


그거 말고는 설명이 안 되었어요. 이게 들어와 있는 건물은 하필이면 망한 백화점인 롯데백화점 건물이에요. 그래서 뭔가 웃겼어요. 정작 롯데백화점은 망했거든요. 그 자리에 이런 근사한 카페가 들어와 있는 것도 웃긴데, 그게 하필이면 탐앤탐스였어요. 대학가에서 학생들이 둥글고 작은 탁자 앞에 앉아 아메리카노 쪽쪽 빨아먹으며 공부하는 그 탐앤탐스요.


탐탐 신제주점


아무리 봐도 제가 아는 그 탐앤탐스의 제주도 제주시 신제주 지점이 맞나 의문이었어요.


탐앤탐스 신제주점 계산대


야심한 시간이라 그런지 중국인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어요. 제가 카페 들어왔을 때에는 저 외에 손님이 6명 정도 있었어요. 이후 여대생 두 명이 카페로 공부하러 들어왔어요. 확실히 중국인 관광객이 올 시간이 아닌 시간에는 와서 책 읽고 글 쓰기 아주 좋아보였어요. 콘센트가 있는 좌석도 충분했어요.


탐앤탐스 신제주점 흡연실


흡연실은 육지에 있는 카페 흡연실에 비하면 조금 컸고, 다른 제주시 24시간 카페 두 곳의 흡연실보다는 작았어요.


만약 야심한 시간이나 신새벽에 신제주에서 24시간 카페를 찾는다면 탐앤탐스 신제주점이 있어요. 낮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심야시간에는 정말 좋은 24시간 카페였어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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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말 화려함의 끝인 느낌이네요~
    저는 중국의 화려함과 금색을 좋아하지는 않아서 조금 낯선 느낌이 많이 드네요~
    아무리 중국인들이 많이 와도 한국의 느낌을 계속 유지해주는게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나저나 요즘은 24시간 카페 찾기가 점차 어려워지는거 같아요^^;;

    2019.08.24 13: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예전에 24시간 카페 돌아다닌다고 탐앤탐스 여기저기 많이 가봤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가본 탐앤탐스 중 저기가 가장 화려했어요. 사실 한국적인 분위기로 만들어주면 더 좋을텐데 우리나란는 아직 '한국적인 것'에 대한 정립이 잘 안 되어 있는 거 같아요...;;

      요즘 24시간 카페 많이 줄어들었죠. 작년에 올해 최저임금 인상되는 것 때문에 많이 없어졌어요;;

      2019.08.26 04:39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