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마셔본 밀크티는 동원 덴마크 대만 사탕수수 당밀 시럽을 넣은 블랙 슈가 밀크티에요. 정식 제품명은 동원 덴마크 블랙 슈가 밀크티에요.
"아, 열받아!"
음식을 이렇게 실패하기도 어려워요. 며칠째 돈 주고 사먹은 먹은 것이 다 실패에 가까웠어요. 누군가에게는 맛있을 거에요. 그러나 제게는 아니었어요. 제 입에는 영 아니었어요. 이 정도로 돈 주고 사먹는 것이 연타석으로 실패하기도 어려워요. 이건 야구에서 투수가 딱 27개 공 던지고 경기 끝내버린 것처럼 느껴졌어요. 야구에서 이론적으로 최소한의 공으로 경기를 이길 수 있는 투구 갯수는 27개에요. 3아웃이면 한 이닝이 끝나고, 9회까지 있으니 모든 타자가 초구 땅볼 및 초구 뜬공 아웃으로 물러난다면 이론적으로 투수가 27개로 경기를 끝낼 수 있어요. 당연히 이건 불가능해요. 단 한 명이라도 멍 때리고 서 있으면 스트라이크든 볼이든 간에 초구 아웃은 안 당하니까요. 이런 일어나서는 안 되는 기적이 일어난 기분이었어요.
"진짜 무슨 마가 끼었나?"
이렇게까지 계속 실패한 적은 없었어요. 점점 분노가 쌓여갔어요. 하필이면 마침 작성해야 했던 올해 제주도 갔다 온 여행에 대한 여행기조차 맛없는 것을 먹었던 내용이었어요. 이건 괜히 무리해서 주루하다 아웃당한 것이었어요. 얌전히 떡볶이만 시켜먹었으면 될 걸 튀김까지 같이 시켰다가 망한 것이었으니까요. 가뜩이나 날도 습한데 먹는 것조차 불쾌지수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었어요.
반전이 필요하다.
뭔가 반전이 필요했어요. 이런 상황을 뒤집을 게 있어야 했어요.
'뭐 있지?'
먹었던 것을 또 먹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 그 중에서 맛있게 먹을 확률이 매우 높은 것. 그것을 찾아내야 했어요. 추세전환이 필요했거든요. 억지로라도 호재를 만들어내야만 했어요. 머리를 굴려봤지만 크게 떠오르는 것이 없었어요.
'일단 편의점이나 가보자.'
방 안에 있는 먹거리 중 성공 확률이 높은 것은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편의점 가서 혹시 있는지 찾아보기로 했어요.
편의점으로 가서 과자를 살펴봤어요. 새로 나온 과자들은 모두 나를 먹으면 위험하다고 외치는 것 같았어요. 음료수로 갔어요. 음료수는 진짜 궁금한 것이 하나도 없었어요. 게다가 덥다보니 음료수가 들어있는 냉장고를 보자 다른 거 다 집어치우고 헛개수나 사서 마시고 싶었어요. 여름 갈증에는 헛개수가 최고거든요. 헛개수가 뭘 망설이냐고 손짓하고 있었어요. 헛개수를 향해 뻗어나가는 손을 간신히 만류했어요. 헛개수는 여름에 매우 종종 잘 사서 마시거든요. 이미 7월에도 여러 번 사서 마셨구요.
유제품이 있는 곳으로 갔어요. 그때 눈에 들어온 검은 우유곽이 있었어요.
'아, 저거 동원 덴마크 우유에서 만든 거지?'
동원 덴마크 우유 대만 사탕수수 당밀 시럽을 넣은 블랙 슈가 밀크티가 있었어요. 그동안 저를 계속 유혹했지만 저는 그 유혹에 절대 굴하지 않았어요. 저런 마구니 같은 것에 혹할 제가 아니었거든요. 당연히 맛은 보장되어 있었어요. 동원 덴마크 우유 우바홍차 밀크티는 엄청난 퀄리티를 자랑했어요. 밀크티 퀄리티가 좋으면 흑당 밀크티 퀄리티도 사실상 보장되어 있다고 해도 되요. 밀크티에 흑당 시럽 집어넣은 게 흑당 밀크티니까요.
동원 덴마크 블랙 슈가 밀크티가 계속 유혹했음에도 저는 넘어가지 않았어요. 저런 아내의 유혹에서 점 하나 찍고 다른 여자라고 속인 민소희 같은 것에 굴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저거 보나마나 우바홍차 밀크티에 유행 따라간다고 흑당 시럽 조금 집어넣은 것 뻔히 보이는데 그걸 꼭 사서 마시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나 집어들었어요. 새로운 것 중 맛있게 먹을 것을 찾고 있었거든요. 이건 무조건 안전한 선택이었어요. 동원 덴마크 우유가 우바 홍차 밀크티는 제대로 잘 만들어놓고 흑당 밀크티를 엉망으로 만들어놨을 거 같지는 않았어요. 흑당향이 하나도 안 난다 해도 기본 밀크티 맛이 좋을 게 분명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성공일 거였어요.
그래서 동원 덴마크 우유 대만 사탕수수 당밀 시럽을 넣은 블랙 슈가 밀크티를 구입했어요. 동원 덴마크 블랙 슈가 밀크티 가격은 편의점 가격으로 1500원이었어요.
포장은 검은색에 아주 가까운 고동색이었어요. Black Sugar Milk Tea 라고 적혀 있었어요.
동원 덴마크 우유 대만 사탕수수 당밀 시럽을 넣은 블랙 슈가 밀크티 용량은 300ml 이고, 열량은 260kcal 이었어요.
우유곽 위에는 '대만 사탕수수당밀 시럽을 넣은'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어요. 우리나라 밀크티 문화는 타이완 문화권의 하위 범주에 속해요. 일본 밀크티 문화는 일본 문화 매니아들이 아무리 예찬해봐야 맛없어서 망하다시피 했고, 동남아시아 밀크티 문화는 아직 많이 마이너한 편이라 아는 사람만 찾아 마시는 편이에요.
한쪽에는 한글로 '블랙슈가 밀크티'라고 적혀 있었어요.
통 한쪽에는 이렇게 홍보 문구가 인쇄되어 있었어요.
세계 3대 홍차, 우바홍차로 만든 밀크티
우바홍차란? 세계 3대 홍차의 하나로 스리랑카 중부 산악지대인 1200m 우바(Uva)에서 생산된 하이그론티 (High-grown Tea)로 맛과 향이 풍부한 고급홍차입니다.
대만의 사탕수수당밀 시럽을 넣어 만든 블랙슈가 밀크티
사탕수수 특유의 진하고 달콤한 풍미를 느껴보세요!
문구를 보면 바로 알 수 있지만, 이것은 국산 공장제 밀크티 음료 중 가장 뛰어난 품질을 보였던 동원 덴마크 우바홍차 밀크티에 타이완 사탕수수 당밀 시럽을 첨가한 거에요.
한쪽 면에 원재료와 성분이 인쇄되어 있었어요.
동원 덴마크 우유 대만 사탕수수 당밀 시럽을 넣은 블랙 슈가 밀크티 원재료는 다음과 같아요.
정제수, 혼합분유 6%[탈지분유, 유청분말, 네덜란드산], 식물성크림 [물엿, 팜핵경화유(인도네시아산), 유청분말(미국산), 제이인산칼륨, 카제인나트륨], 사탕수수당밀시럽 4%, 설탕, 카라멜시럽, 덱스트린, 블랙슈가시럽 0.4%, 홍차엑기스분말 0.2% [홍차농축액 90% (고형분함량 32%, 스리랑카산)], 탄산수소나트륨, 합성향료
알레르기 유발성분으로는 우유가 포함되어 있어요.
동원 덴마크 우유 대만 사탕수수 당밀 시럽을 넣은 블랙 슈가 밀크티 제조 회사는 (주) 동원F&B 회사 정읍공장으로, 전라북도 정읍시 정우면에 위치해 있대요.
이 제품 정식 제품명은 블랙슈가 밀크티래요.
역시 내 이럴 줄 알았다.
맛있었어요. 맛 없을 수가 없었어요. 동원 우바홍차 밀크티에 타이완 사탕수수 당밀 흑당 시럽 첨가된 것이었으니까요.
한약향과 카라멜향을 절묘하게 섞은 듯한 흑당향이 잘 느껴졌어요. 홍차 향도 잘 느껴졌어요. 흑당향과 홍차향 비율은 3:1 정도로 느껴졌어요.
입에 흑당 밀크티가 들어가는 순간 흑당향과 우유의 고소함이 느껴졌어요. 이후 은은한 단맛과 홍차향이 느껴졌어요. 흑당 밀크티를 삼킨 후 입 안에 있는 공기를 코로 내뿜으면 진한 흑당 향기를 느낄 수 있었어요. 흑당향이 처음 입에 넣었을 때보다 입 안의 잔향에서 더 진하게 느껴졌어요. 그렇다고 해서 흑당향만 나는 것은 아니었어요. 홍차향도 상당히 잘 느낄 수 있었어요.
맛은 의외로 그렇게까지 많이 달지 않았어요. 실제 단맛보다 훨씬 더 달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흑당 특유의 향 때문이었어요. 달콤한 카라멜 비슷한 흑당 향기 때문에 실제 단맛보다 훨씬 더 달다고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었어요. 일반적인 밀크티보다 약간 더 단 것 같기는 했지만, 무지 달다고 할 수준은 아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다른 밀크티와 큰 차이가 날 정도로 단 맛이 강하다고 느끼는 것은 흑당 향기 때문이었어요.
동원 덴마크 우유 대만 사탕수수 당밀 시럽을 넣은 블랙 슈가 밀크티는 예상대로 매우 맛있었어요. 기본이 워낙 좋은데다 흑당도 기본이 되는 밀크티 맛과 향을 고려해 딱 적정한 수준으로 집어넣었어요. 동원 덴마크 우유 우바홍차 밀크티와 맛에서 확실히 차이가 있었지만, 베이스가 동원 덴마크 우바홍차 밀크티라는 것을 충분히 잘 느낄 수 있었어요. 어떻게 보면 매우 정석적인 과정을 거쳐 나온 흑당 밀크티 제품이라고 할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