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하겐다즈 나뚜루

하겐다즈 로얄 밀크티 아이스크림 후기 Häagen-Dazs royal milk tea Ice Cream

좀좀이 2019. 8. 2.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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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먹어본 아이스크림은 하겐다즈 로얄 밀크티 아이스크림이에요.


"너는 왜 하겐다즈는 안 먹어?"


제 블로그를 아는 지인들이 제 블로그 글을 보며 한 마디씩 물어본 말이에요. 다른 아이스크림은 이것저것 먹으면서 하겐다즈만 안 먹는 게 신기하다고 했어요.


"그건 비싸잖아."


제 대답은 간단했어요. 하겐다즈는 비싸서 안 사먹어요. 솔직히 배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도 절대 저렴하지 않아요. 딱 한 스쿱 주는 싱글 레귤러 컵 또는 싱글 레귤러 콘 사이즈 가격이 2800원이니까요. 그런데 하겐다즈는 이것보다 훨씬 더 비싸요. 그만큼 가격 대비 만족감을 줄 수 있을지 진지하게 의문이었어요. 개인적으로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고 봤어요.


하겐다즈를 알게 된 것은 대학생때였어요. 하겐다즈는 아이스크림 세계에서 사치와 허영의 상징 같은 존재였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그 당시에는 하겐다즈 혼자 너무 독보적으로 비쌌어요. 베스킨라빈스31도 비싸다고 하던 때에 하겐다즈는 맨정신으로 돈 주고 사먹을 아이스크림이 아니었어요. 지금이야 아이스크림 가격이 다 올라서 편의점 가서 아이스크림 보면 하겐다즈가 예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비싸보여요. 예전에는 정말로 그걸 사서 먹는 것은 사치와 허영, 허세에 가까웠어요.


주변에 하겐다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했어요. 그러나 하겐다즈를 좋아하는 주변 사람들조차도 하겐다즈 보고 비싸다고 툴툴거리며 사먹는 모습만 보여줬어요. 진짜 구입하면서 너무 기뻐서, 설레서 좋아하는 모습은 단 한 번도 못 봤어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그럴 거면 대체 왜 사먹냐?'라고 생각했어요. 사먹는 행위 자체가 만족스럽고 즐겁지 못하다면 필수품도 아닌 것에 돈 쓸 이유가 없잖아요. 그래서 지인이나 친구가 하겐다즈를 사먹으며 계속 하겐다즈 맛있는데 비싸다고 툴툴대면 그럴 거면 왜 사먹냐고 하곤 했어요. 비싸서 불만일 수는 있어요. 그런데 먹으면서까지 하겐다즈 비싸다고 툴툴거릴 정도면 제 기준에서는 그건 왜 사먹는지 이해가 안 되는 것이었어요. 가끔 그러면 저한테 먹어보면 이유를 알 거라면서 한 입 줄 때가 있었어요. 먹어보면 그놈이 그놈이었어요. 그렇게 불만 잔뜩 갖고 사먹을 바에는 쭈쭈바 사먹으며 만족 느끼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게 될 뿐이었어요.


"너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 100종류나 먹어봤어?"


친구가 제 블로그를 보고는 메세지를 보내왔어요. 저 자신이 생각해봐도 참 근성으로 먹었어요. 배스킨라빈스 브라운 청담점 가서 치트키 쓰듯 10종류 고르는 거 열 번 먹어 100종류 채운 것도 아니고 일반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만 먹어서 100종류 채운 것이었거든요.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도 싱글 레귤러 컵 가격이 2800원이라 저렴하지는 않은 편이지만, 개인적으로 이건 2800원어치 맛은 기본적으로 한다고 느끼고 있었던 데다 운을 테스트하는 셈치고 도전해보는 재미도 있어서 먹다보니 그렇게 된 거였어요.


"야, 하겐다즈도 먹어봐."

"왜?"

"너의 평이 궁금하다."

"그거 비싸잖아."

"요즘 아이스크림 값이 얼마인데. 그거 그렇게 안 비싸."


친구가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먹어보라고 했어요.


하겐다즈를 먹어야 할까? 그간 솔직히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에 대해 가성비 최악이라고 여기기만 했어. 직접 먹어본 적은 없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주 예전에는 베스킨라빈스31도 비싸다고 안 좋아했잖아. 혹시 직접 돈 내고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사서 먹어보면 뭔가 생각이 바뀔까? 어지간해서는 안 바뀔 것 같지만 혹시 모르잖아. 무슨 기적이 일어나서 황홀한 맛을 느끼고 하겐다즈를 좋아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편의점으로 갔어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가격을 봤어요. 제일 작은 사이즈가 4200원이었어요.


'이건 진짜 어지간해서는 만족할 수 없는 가격이다.'


아무리 봐도 베스킨라빈스31 싱글 레귤러 컵 사이즈보다도 작아보이는 것이 4200원. 입 안에서 신선한 우유가 거대한 해일을 이루어 입천장에 몰아치고 혓바닥에서 녹차 나무가 쑥쑥 자라나서 콧구멍까지 가지가 뻗어나가지나 않으면 만족할 수 없는 가격. 당장 내일 모든 물가가 2배로 뛰고 하겐다즈만 가만히 있는다면 만족할 수 있는 가격. 그렇지 않고서는 무조건 만족하지 못할 가격이었어요.


그래도 한 번은 먹어보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하나 사서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어요. 집에서 편의점까지 오는 데에 소모한 저의 칼로리가 너무 아까워서요.


"밀크티 먹어보자."


하겐다즈 로얄 밀크티 아이스크림 Häagen-Dazs royal milk tea Ice Cream 를 골랐어요. 밀크티는 제가 많이 좋아하니까 정말 맛있다면 그나마 좋게 받아들일 확률이 높았어요. 그리고 밀크티를 여러 종류 마셔봤구요. 말레이시아 알리티, 타이완 3시15분 밀크티 같은 파우더 형태부터 시작해서 공차, 아마스빈 같은 밀크티 전문점의 밀크티, 여기에 싱가포르인, 홍콩인이 개인 운영하는 카페의 밀크티까지 골고루 마셔봤어요. 그래서 밀크티라면 할 말이 있어요.


4200원을 내고 하겐다즈 로얄 밀크티 아이스크림을 사왔어요.


하겐다즈 로얄 밀크티 아이스크림 Häagen-Dazs royal milk tea Ice Cream 은 이렇게 생겼어요.


하겐다즈 로얄 밀크티 아이스크림 Häagen-Dazs royal milk tea Ice Cream


붉고 어두운 자주색 뚜껑 위에 스티커가 붙어 있었어요. 뚜껑에는 Häagen-Dazs 라는 문구가 크게 인쇄되어 있었고, 우측 하단에는 순하게 우린 홍차 원액이 맹물에 퍼져나가는 사진이 인쇄되어 있었어요. 저런 붉은빛 나는 정도면 순하게 우린 거거든요. 홍차를 커피 대신 마시기 위해, 또는 진짜 작정하고 독한 맛에 먹으려고 하거나 밀크티 만들려고 박박 우리면 아주 진한 갈색에 가까운 색이 나와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우리나라에 수입되고 있는 하겐다즈는 모두 프랑스 아이스크림이에요.


하겐다즈 로얄 밀크티 아이스크림 제조원은 Häagen-Dazs Arras, France 에요. 수입원은 한국하겐다즈(주) 회사로,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로에 있대요.


정식 제품명은 로얄 밀크 티 아이스크림이에요. 원산지는 프랑스구요.


하겐다즈 로얄 밀크티 아이스크림 원재료는 다음과 같아요.


크림, 탈지농축우유, 정제수, 설탕, 난황, 홍차분말, 천연홍차향


알레르기 유발성분으로는 우유, 계란이 들어 있대요.


하겐다즈 영양성분


제가 구입한 하겐다즈 로얄 밀크티 아이스크림은 100ml 짜리에요. 열량은 219kcal 이래요.


하겐다즈 로얄 밀크티 아이스크림


통 하단을 보면 원재료 비율이 적혀 있었어요. 하겐다즈 로얄 밀크티 아이스크림에는 탈지농축우유 24.5%, 홍차분말 1%, 천연홍차향 0.4% 가 함유되어 있대요.


뚜껑을 열자 아주 조그만 스푼이 있었어요.


하겐다즈 스푼


그리고 아이스크림과 뚜껑 사이에 비닐 포장이 있었어요.


하겐다즈


비닐을 뜯었어요.


밀크티 아이스크림


위에 낀 얼음을 걷어낸 후 살살 떠먹었어요.


하겐다즈 밀크티 아이스크림


나는 진짜로, 진심으로 공차, 아마스빈이 각잡고 밀크티 아이스크림 만들면 어떨지 기대된다.


쓴 맛은 거의 없고 고소한 맛이 잘 느껴졌어요. 홍차 향기는 크게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았어요.


하겐다즈 로얄 밀크티 아이스크림을 한 입 먹을 때마다 부드럽고 묵직한 느낌이 혀 뒷부분을 꾹 눌렀어요. 혀끝으로 아이스크림을 맛보았을 때는 이런 느낌이 거의 들지 않았어요. 혀 뒷부분 쪽을 꾹 눌러주는 느낌은 매우 좋았어요. 이 느낌 때문에 이 아이스크림 맛이 진하다고 느꼈어요.


하겐다즈 로얄 밀크티 아이스크림에는 쓴맛이 거의 없지만 혀 뒷부분을 부드럽게 마사지하는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우유 성분이 많이 들어간 커피 아이스크림 먹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커피 아이스크림 먹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들 것 같았어요.


아이스크림을 먹다보면 입자가 매우 작은 거친 가루가 섞여있는 것이 아주 확실하게 느껴졌어요. 걸쭉하게 죽처럼 만들어놓은 미숫가루와 약간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홍차 가루가 들어있다는 것은 먹으면서 깔깔한 느낌으로 확인할 수 있었어요.


4200원까지 주고 사먹기에는 상당히 아쉬운 맛이었어요. 3200원이었다면 매우 훌륭한 맛이었을 거고, 3500원이면 적당한 맛이라고 생각했을 거에요. 4200원까지는 아니었어요. 이것보다 훨씬 양 많고 진한 밀크티도 이 가격 즈음이거든요.


오히려 이게 굉장하고 맛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아니라 공차와 아마스빈이 각잡고 제대로 아이스크림 만들면 얼마나 황홀한 맛이 날까 기대되었어요.


공차는 밀크티 빙수를 시즌 메뉴로 내놓은 적이 있어요. 그러나 지금은 없어요. 아마스빈은 아이스크림과 아예 거리가 멀구요.

(공차 2016년 시즌 메뉴 실크 밀크티 빙수 리뷰 : https://zomzom.tistory.com/1469)


공차와 아마스빈은 밀크티 맛을 확실히 잘 뽑아내는 곳이니 이곳들이 밀크티 아이스크림을 제대로 만들어내면 엄청나게 굉장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차와 아마스빈이 밀크티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서 4200원에 판다면 납득하고 먹을 거에요.


그러나 하겐다즈 로얄 밀크티 아이스크림 Häagen-Dazs royal milk tea Ice Cream 은 아니었어요. 홍차 가루까지 넣었어도 4200원짜리 맛은 아니었어요. 프랑스 아이스크림에 홍차 가루까지 넣어줬다고 정말 정말 매우 높게 쳐줘야 3500원, 적정가 2800원짜리 맛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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