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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블론드 에스프레소 토닉

좀좀이 2019. 7. 2.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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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셔본 프랜차이즈 카페 커피 음료는 스타벅스 블론드 에스프레소 토닉이에요.


어둠이 내리깔린 야심한 시각. 홍대쪽을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이제 대학교가 방학을 해서 사람들이 많을 줄 알았어요. 대학교는 지금 한창 계절학기 기간이기는 하지만 계절학기를 듣지 않는 대학생들은 지금 여름방학이죠. 그래서 홍대에 사람들이 매우 많을 거라 예상했어요. 그러나 홍대 거리는 매우 한산했어요. 아무리 저녁 9시 즈음이었다고 하지만 사람들이 의외로 별로 없었어요.


길에 사람들이 드문드문 있는 것은 아니었어요. 다른 곳에 비하면 확실히 사람이 많았어요. 그렇지만 평상시 이 시각 홍대 거리에 비해서는 사람들이 매우 없었어요. 홍대 거리는 종종 가다가 한동안 안 갔어요. 모처럼 밤에 홍대 거리로 간 것이었는데 사람들이 예전보다 적어서 의외였어요. 작년, 재작년 이맘 때 밤에 비해서도 사람들이 별로 없었어요. 많기는 했지만 사람들이 확실히 줄어들었어요.


'죄다 연남동에 가 있나?'


홍대 번화가는 상수, 합정 쪽으로도 뻗어나가고, 연남동으로도 뻗어나가요. 상수, 합정, 연남동 모두 홍대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요. 워낙 범위가 넓어져서 사람들이 퍼져서 줄어든 건가 싶기도 했어요. 몰려오는 사람들 수는 제한되어 있고, 권역은 더 넓어져서 상대적으로 밀도가 낮아졌을 수도 있어요. 한국 경제가 정부의 연속된 정책 실패로 인해 현재 극심한 불황에 빠져 있어서 사람들 주머니가 가벼워진 것이 근본적 원인이고, 그것 때문에 돈 쓰며 노는 사람들 수 자체가 줄어든 것이 근본적 원인이겠지만요. 하여간 작년, 재작년 이맘 때에 비해 사람들이 확실히 많이 줄어들었어요.


홍대 거리를 걸어다니며 주변을 계속 구경했어요.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어요. 밤이 되어 공기가 낮보다 확실히 시원했어요. 아직은 열대야가 나타날 때가 아니라서 밤에는 걸어도 땀이 안 나요. 걸어다니며 홍대 번화가 구경하기에는 딱 좋았어요. 사람도 너무 미어터지지 않고 공기도 선선했어요. 돌아다니면서 덥고 목이 말라 뭔가 마실 것을 갈구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커피나 한 잔 마시고 가야지.'


슬슬 집에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어요. 11시 즈음에 의정부를 향해 출발할 생각이었어요. 그때 지하철을 타고 의정부로 돌아가면 12시 조금 넘어서 집에 도착하거든요. 그래서 가볍게 앉아서 시간 조금 보낼 수 있는 카페를 찾아봤어요.


시간이 늦었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카페로 가야 했어요. 만만한 것은 할리스커피였어요. 그 다음은 스타벅스였어요. 스타벅스 홍대역점은 11시까지 영업하거든요. 길 건너 할리스커피 매장을 봤어요. 왠지 만석 같았어요. 그래서 스타벅스 홍대역점으로 가기로 했어요.


스타벅스 홍대역점으로 갔어요. 빈 자리가 있었어요. 의자에 가방을 내려놓은 후, 음료를 주문하러 갔어요.


'뭐 마시지?'


음료를 봤어요. 안 마셔본 음료가 이것저것 있었어요.


'저거 마셔야겠다.'


스타벅스 블론드 에스프레소 토닉이 있었어요. 위에는 커피가 올라가 있고, 아래는 투명한 음료와 레몬이 들어 있었어요. 참 예쁘게 생겼어요. 그래서 블론드 에스프레소 토닉을 주문했어요.


스타벅스 블론드 에스프레소 토닉은 이렇게 생겼어요.


스타벅스 블론드 에스프레소 토닉


아래에는 탄산이 깔려 있고, 위에 커피가 올라가 있어요. 커피부터 탄산까지 부드러운 그라데이션을 만들고 있어요. 그리고 맨 위에는 커다란 레몬 조각이 둥둥 떠 있었어요.


스타벅스 탄산 커피


스타벅스 블론드 에스프레소 토닉 Tall 사이즈 가격은 5000원, Grande 사이즈 가격은 5500원, Venti 사이즈 가격은 6000원이에요. 저는 그란데 사이즈로 주문했어요.


블론드 에스프레소 토닉


스타벅스 홈페이지에서 블론드 에스프레소 토닉에 대해 '블론드 에스프레소와 시트러스한 풍미의 토닉 워터가 어우러진 블론드 에스프레소 토닉을 상쾌하게 즐겨보세요!'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스타벅스 블론드 에스프레소 토닉 영문명은 Blonde Espresso Tonic 이에요. 스타벅스 블론드 에스프레소 토닉 Tall 사이즈 용량은 355ml, 열량은 80kcal 이라고 홈페이지에 나와 있어요.


스타벅스 음료



이런 걸 우리는 '예쁜 쓰레기'라고 하지.


한 모금 마시자마자 후회가 마구 밀려왔어요. 이건 시켜서는 안 되었어요. 스타벅스에 맛있는 거 엄청나게 많은데, 커피 마시고 싶었기 때문에 안전하게 돌체 콜드 브루 주문해도 되었는데 왜 이걸 골랐는지 뼈저리게 후회했어요. 외모에 아주 홀딱 속았어요. 외모지상주의를 택한 쓰라린 결과였어요.


쓰고 시큼한 맥콜맛이잖아!


보리 탄산 음료 맥콜. 맥콜 자체는 맛있어요.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들은 꽤 많이 좋아하는 음료에요. 저도 맥콜 좋아하는 편이에요. 스타벅스 블론드 에스프레소 토닉은 쓰고 시큼한 맥콜 맛이었어요.


기본적인 맛은 탄산이 들어가서 맥콜과 비슷했어요. 여기에 신맛과 쓴맛이 확 느껴졌어요. 쓴맛은 커피 것과 토닉 것이었고, 신맛은 레몬맛이었어요.


레몬이 들어가면 보통 가벼운 단맛이 있어요. 그래서 한국인들은 레몬을 꽤 많이 선호해요. 오죽하면 동남아시아 음식이 한국화될 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변화의 가장 큰 특징이 바로 라임이 레몬으로 바뀐다는 것이에요. 라임은 시고 쓴맛, 레몬은 시고 단맛이거든요. 음식에서 쓴맛 나는 것을 상당히 싫어하고 단맛을 선호하는 한국인 입맛 특성상 무리해서 라임을 쓰지 않고 레몬으로 바꿔서 만드는 편이에요. 그게 한국인 일반 대중의 평도 좋구요. 레몬에이드는 도처에서 흔해빠졌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료지만 라임에이드는 그렇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에요.


레몬의 단맛은 어디에 흘리고 왔는지 모르겠어요. 블론드 에스프레소 토닉에서 레몬 특유의 가벼운 단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요. 그냥 시고 쓰고 탄산이었어요. 매우 쓰고 매우 신 맥콜이었어요.


그제서야 떠올랐어요.


커피와 레몬, 커피와 탄산 조합은 최악이야.


커피와 레몬 조합은 영 좋지 않아요. 산뜻한 레몬향과 커피향이 섞이면 보다 풍성한 아로마가 탄생할 것 같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가설에 불과한 거에요. 안 된다는 것은 아니에요. 되기는 되겠지만, 일반적인 방법으로 만들면 백이면 백 최악의 결과물이 나온다는 것이에요. 레몬에이드 만드는 식으로 커피에 레몬 조각 풍덩 빠치면 커피도 망하고 레몬도 망해요.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커피와 레몬을 섞으려면 레몬 껍질만 쓰든가 레몬청을 만들어서 써야할 거에요. 정 안 되면 날카로운 쓴맛과 신맛을 무디게 만드는 중화제인 우유를 집어넣어야 할 수도 있구요.


커피와 탄산의 조합은 현재까지 나온 결과로는 그냥 최악. 커피 탄산 음료가 시중에 몇 개 나왔어요. 하지만 평이 한결같이 참 안 좋아요. 이것도 마찬가지로 그냥 일반 커피에 탄산을 섞는 것보다는 설탕과 우유가 들어가야 맛이 나을 거에요. 밀키스, 암바사 같은 우유 음료와 커피를 섞는다면 어울릴 수도 있어요. 그러나 그냥 커피에 탄산을 주입하면 안 좋은 맛이 날 수 밖에 없어요. 탄산이 들어가면 쓴맛이 확 강해지거든요. 사이다와 탄산수 맛 차이를 떠올리면 되요.


커피와 레몬, 커피와 탄산 조합 자체도 상당히 안 좋은 조합인데 이걸 삼위일체 시켰으니 엉망이 될 수 밖에 없었어요. 맛을 완화시킬 것이라고 집어넣은 것도 없었어요. 레몬, 탄산이 커피와 섞이자 신맛은 신맛대로 격하게 요동치고, 쓴맛은 쓴맛대로 격하게 요동쳤어요. 기본적인 맛은 맥콜 맛인데, 맛있는 맥콜이 아니라 시고 쓴맛 강한 맥콜이었어요.


레몬도 탄산도 아주 나쁜쪽으로만 작용하고 있었어요. 셋을 따로 받아서 하나씩 먹는 게 만족도가 3의 2제곱인 9배 더 높을 거에요.


얌전히 돌체 콜드 브루 주문하면 될 걸, 괜히 예쁘게 생긴 못 마셔본 거 마셔보겠다고 이걸 주문했다가 아주 완벽히 실패했어요. 이건 '실험', '도전' 같은 단어를 써가며 억지로 정신승리, '그래도 의의는 있었다' 라고 할 정도조차 아니었어요. 이건 실험실에서 세상 밖으로 나와서는 안 되는 것이었어요.


스타벅스 블론드 에스프레소 토닉은 예쁜 쓰레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어요. 시고 쓴 맥콜맛이었어요. 상쾌했어요. 선택 잘못해서 돈 날린 상쾌함이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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