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앙아시아 생존기 (2012-2013)

엽서

좀좀이 2012. 8. 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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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가족과 친구들에게 엽서를 보냈어요. 그 엽서는 한 달 걸려서 도착했어요. 이 정도면 그냥 일반적인 속도.


그 다음은 타지키스탄. 여기는 정말 우리나라에 언제 도착할지 궁금했어요. 제가 우즈베키스탄 와서 바득바득 맨 처음에 타지키스탄을 가려고 한 이유는 이 나라가 한국에서는 꽤 가기 어려운 나라였기 때문이었어요. 직항 노선은 당연히 없고, 대사관도 없는 나라인데, 그나마 대사관이 있는 나라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비자를 받아 가야 하는 나라들이었거든요. 그래서 타지키스탄을 가장 먼저 가기로 했고, 가서 친구들에게 엽서를 부쳤어요. 엽서를 부친 날짜는 2012년 5월 14일.


당연히 한 달은 걸릴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한 달이 넘어서도, 제가 새로운 여행을 출발할 때가 되어서도 소식이 없었어요.


투르크메니스탄에서도, 아제르바이잔에서도 엽서를 부쳤는데, 카톡으로 엽서를 받았다고 친구가 알려주었어요. 타지키스탄에서 부친 엽서는 2달 만에 한국에 있는 제 친구들에게 도착했어요.


그리고 지금 써서 올리고 있는 '두 개의 장벽' 중 친구들에게 엽서를 보냈어요. 이 엽서들도 당연히 한 달은 걸릴 거라 생각했어요. 당연히 두 엽서를 보낸 날짜는 열흘 정도의 간격이 있었고, 저는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출발한 엽서와 아제르바이잔에서 출발한 엽서 중 누가 한국으로 먼저 갈지 경주가 펼쳐졌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저께, 친구가 엽서를 받았다고 알려주었어요. 이 친구는 의정부 사는 친구. 아제르바이잔에서 부친 엽서가 도착했다고 했어요.


'아제르바이잔에서 부친 엽서는 엄청 빨리 도착하는데?'


하지만 제주도에 있는 제 친구로부터는 무소식.


그리고 어제, 제주도에 있는 제 친구가 아제르바이잔에서 부친 엽서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부친 엽서 두 통이 동시에 도착했다고 알려주었어요. 둘이 동시에 도착했으니 속도는 아제르바이잔이 훨씬 빠르기는 한데, 투르크메니스탄도 약 한 달 만에 도착했으니 보통 속도로는 갔어요. 아제르바이잔이 정말 빨리 날아간 것이었죠.


그래서 의정부에 사는 친구들에게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부친 엽서 받았냐고 물어보았는데...


한 명도 못 받았대요.


제주도 친구는 엽서 다 받았는데 의정부 친구들은 엽서를 아직 다 받지 못한 이상한 상황 발생.


제주도 친구가 엽서를 못 받고 의정부 친구들이 엽서를 다 받았다면 전혀 이상할 거 없어요. 타지키스탄에서 부친 엽서도 제주도 친구가 하루 늦게 받았고, 다른 지역보다 제주도가 하루~이틀 늦게 받는 것은 지극히 흔한 일이기 때문에 놀랄 이유가 전혀 없어요.


그러나 이번은 전혀 반대 상황. 오히려 제주도 친구가 의정부 친구들보다 먼저 받았어요. 분명 동시에 다 부쳤는데 왜 제주도 친구만 받았지...? 이건 참 미스테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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