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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신메뉴 - 바나나 크림 파이 프라푸치노

좀좀이 2019. 3. 1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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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셔본 프랜차이즈 카페 음료는 스타벅스 신메뉴인 바나나 크림 파이 프라푸치노에요.


2019년 3월 19일, 스타벅스에서 신메뉴로 바나나 크림 파이 프라푸치노를 출시했어요. 이제 날이 따스해져서 제주도는 벚꽃이 개화한 곳도 있다고 해요. 제가 제주도에 내려갔던 3월 초에도 철 모르는 벚꽃 몇 송이가 피어 있기는 했어요. 그런데 뉴스에 나올 정도로 많이 피었나 봐요. 올해는 작년과 달리 겨울이 별로 안 추웠고 봄 날씨도 성큼성큼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어요.


오늘 출시된 스타벅스 신메뉴는 체리블라썸 프로모션 시리즈에요. 음료는 바나나 크림 파이 프라푸치노, 체리블라썸 라떼, 핑크 말차샷 라떼가 출시되었고, 스타벅스 푸드로는 딸기 녹차 더블 크레이프, 딸기 녹차 더블 슈, 녹차 크림치즈 브리오슈, 세사미 햄 치즈 샌드위치가 출시되었어요. 벚꽃 피기 시작할 때에 맞춰서 음료와 푸드를 새로 출시했어요.


'저거 과연 멀쩡히 먹을 수 있을 건가?'


이번에 출시한 메뉴의 주인공은 바나나 크림 파이 프라푸치노에요. 이건 스타벅스에서 새로운 도전으로 내놓은 것 같아요. 음료에 대해 신기원을 만들어보겠다고 작정한 것 같았어요. 하지만 이걸 보는 순간 의문이 들었어요.


이거 절대 안 쉬워. 왠지 나는 얼리아답터 실험용 쥐가 될 거 같아.


프라푸치노는 얼음과 음료를 갈아 슬러시 형태로 만든 음료에요. 이 위에 크림이 올라가 있었어요. 슬러쉬 위에 크림이 올라가 있고, 그 위에 파이가 올라가 있었어요. 스타벅스 홈페이지를 보니 이 파이를 깨서 구멍을 내고 빨아먹어도 되고, 크림에 찍어 먹으라고 소개하고 있었어요. 단순히 빨아먹는 음료가 아니라 깨뜨리는 재미를 추가한 새로운 시도였어요.


일단 새로운 시도는 좋아요. 단순하게 음료에 빨대만 꽂아서 빨아먹는 것보다 무언가를 깨뜨린다는 느낌으로 팍 찍는 느낌이 추가된 거니까요. 공차가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테이크아웃으로 비닐로 덮어서 주면 굵은 빨대로 팍 찍어 시원하게 구멍을 내는 재미가 있었어요. 이건 그 시원하게 팍 찔러 구멍을 내는 느낌을 살리는 것을 추가했고, 거기에 파이로 덮어놨으니 환경오염 문제에서 자유로워요. 파이에 구멍내서 음료 빨아마시고 뚜껑 역할을 하는 파이는 그냥 먹어치우면 되니까요.


이천 햅쌀 라떼부터 이어진 악몽이 떠오른다.


일단 생긴 건 좋아요. 아이디어도 매우 좋아요. 이것만 보면 좋은 점수를 얻을 거에요. 그렇지만 이천 햅쌀 라떼의 악몽이 스물스물 기어올라왔어요.


스타벅스는 의외로 꼼꼼하지 않아.


이천 햅쌀라떼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스타벅스가 내놓은 신메뉴를 보면 자신들이 친환경 이미지를 앞세워 도입한 종이 빨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음료였어요. 가늘고 뜨거운 음료에 집어넣으면 녹을 수 있다는 종이 빨대로 먹기에 고약한 음료를 내놓았기 때문에 좋게 봐줄 수가 없었어요. 참고로 뜨거운 음료에 종이 빨대 넣으면 녹을 수 있다는 것은 제가 추측하거나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에요. 이천 햅쌀 라떼 주문했을 때 스타벅스 매장 직원이 말한 거에요.


스타벅스 종이 빨대가 큰 것도 나오면서 일단 빨대 문제는 많이 해결되었어요. 진작에 그렇게 굵은 빨대를 같이 제공해야 했어요. 이게 매우 중요한 이유는 굵은 빨대도 같이 갖고 있어야 알갱이가 굵은 토핑이 올라간 음료를 편히 마실 수 있거든요. 일반 가늘은 빨대만 제공할 거라면 그 빨대에 맞춰서 신메뉴를 만들 생각을 해야 해요. 가늘은 빨대만 주고 굵은 토핑 올린 음료를 주면 토핑 건져먹기 엄청 고약해지거든요. 신메뉴 만들 때 음료에 토핑을 올릴 거라면 빨대 지름도 같이 고려해서 결정해야 해요. 굵은 종이 빨대 단가가 비싸다면 음료마다 가늘은 빨대 주는 것과 굵은 빨대 주는 것을 정리해 메뉴얼을 만들어야 하구요. 장사할 때는 이런 것도 꼼꼼히 다 계산해야 해요.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스프 주문했는데 포크만 줬다고 생각해봐요. 멀쩡한 사람도 울트라 슈퍼 진상 손님으로 변해요.


빨대 문제는 굵은 종이 빨대도 나와서 해결되었어요. 하지만 이 새로운 시도에 대해 이천 햅쌀 라떼 악몽이 떠오르면서 이것도 뭔가 꼼꼼하지 못한 마무리가 있을 것 같았어요.


이거 파이가 액체 위에 둥둥 떠 있는 거잖아.


액체에 대한 과학적 정의는 몰라요. 하지만 보통 슬러쉬는 액체라 하고, 휘핑크림도 액체라 해요. 슬러쉬 위에 부드러운 크림이 올라가 있는 모양이니까 파이는 결국 액체 위에 떠 있다고 해도 되요. 파이를 깨기 위해서는 빨대로 내리찍어야 하는데 액체가 파이를 잘 받쳐줄지 의문이었어요.


그래서 마시러 갔어요.


스타벅스 바나나 크림 파이 프라푸치노는 이렇게 생겼어요.


스타벅스 바나나 크림 파이 프라푸치노


스타벅스 광고대로 진짜 분홍색 프라푸치노 위에 크림이 올라가 있고, 그 위에 파이가 올라가 있었어요.


스타벅스 신메뉴 광고


이건 스타벅스에서 크게 마음먹고 밀어주는 것 같았어요. 매장에 이 음료 홍보가 강조되어 있었거든요.


스타벅스 벚꽃 신메뉴


빨대로 깨먹는 것을 크게 강조하고 있어요.


스타벅스 신메뉴 - 바나나 크림 파이 프라푸치노


스타벅스 홈페이지에서 바나나 크림 파이 프라푸치노에 대해 '파이를 빨대로 톡! 깨트리거나, 휘핑 크림에 푹! 찍어 음료를 즐겨보세요. 바나나 크림 파이를 먹는 듯한 부드러움과 바삭한 파이를 먹는 재미가 함께하는 역대급 프라푸치노를 만나보세요!' 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스타벅스 바나나 크림 파이 프라푸치노 영문명은 Banana Cream Pie Frappuccino 에요.


바나나 크림파이 프라푸치노


스타벅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바나나 크림 파이 프라푸치노 열량은 톨 사이즈 355ml 기준으로 405kcal 이에요. 스타벅스 바나나 크림 파이 프라푸치노 가격은 6500원이에요.


일단 음료는 매우 예쁘게 생겼어요. 이제 이걸 마실 차례. 마시기 전에 먼저 파이를 깨뜨려야 했어요.


내 이럴 줄 알았다.


결과


스타벅스는 의외로 꼼꼼하지 않지. 내 예상이 적중했어.


가볍게 툭 찌르자 파이가 깨지는 게 아니라 파이가 가라앉았어요. 당연했어요. 이게 슬러시 위에 올라가 있어도 툭 쳐서 깨질 리 없고 아래로 푹 빠질 텐데 이건 슬러시 위에 올라가 있는 게 아니라 휘핑 크림 위에 올라가 있었거든요.


가볍게 푹 찌른 이유는 세게 찍었다가는 100% 크림과 음료가 컵 밖으로 쏟아질 거였기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방법이 없었어요. 세게 팍 찍지 않으면 크림은 컵 밖으로 삐져나오다 결국 쏟아질 거고, 파이는 파이대로 점점 더 가라앉기만 할 거였어요.


파이를 빨대로 세게 팍 찍어버렸어요. 구멍이 났어요. 대신 컵 밖으로 음료가 넘쳐 질질 흘러나왔어요.


스타벅스 신메뉴 개발 관계자님들아, 제발 너무나 당연한 걸 놓치지 좀 마세요.


아이디어 좋아요. 음료 맛도 좋아요. 파이도 맛있어요. 다 좋아요. 그런데 역시 스타벅스는 의외로 꼼꼼하지 않아요. 슬러시와 부드러운 크림 위에 올린 파이를 빨대로 톡 내리찍었을 때 파이가 곱게 깨질 줄 알았나요. 그렇게 얇게 만들면 여기저기 깨진 파이가 등장해 불량품으로 버리는 파이가 너무 많아지죠.


사실 이 문제 해결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했어요. 파이 지름이 컵보다 살짝 커야 했어요. 그래야 빨대로 찍었을 때 파이가 빨대 찍는 힘에 의해 내려가다 컵 경계에 걸려서 위에 얌전히 있고 내용물이 컵 밖으로 쏟아져 나오지 않죠. 그런데 파이 지름을 컵보다 작게 만들었고 부드러운 휘핑 크림 위에 올려놓았으니 파이를 빨대로 찍었을 때 컵 안에 있는 내용물이 밖으로 쏟아져나올 수 밖에 없었어요.


여기에 파이 지름이 컵 지름보다 작아서 추가적으로 더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어요. 어떻게 빨대로 구멍을 잘 내었어요. 그 다음 스타벅스 홍보를 보면 파이를 크림에 찍어먹든가 빨대로 깨서 먹으라고 했어요. 이러면 다시 빨대 문제가 등장해요. 파이를 집어먹기 위해서는 손에 결국 휘핑크림을 뭍혀야 해요. 왜냐하면 파이 지름이 컵 지름보다 작아서 모서리는 이미 다 크림이 뭍어 있거든요.


파이 지름이 컵 지름보다 조금만 더 컸으면 매우 잘 만든 음료였을 거에요. 빨대로 구멍을 팍 내는 재미도 있고, 파이를 크림에 찍어먹는 맛도 좋았을 거에요. 그런데 파이 크기를 컵 지름보다 작게 만드는 바람에 엉망이 되었어요. 역시 스타벅스는 요즘 들어 신메뉴 내놓을 때 뭔가 이상하게 꼼꼼하지 못해요. 그 지름 몇 mm 차이로 상당히 큰 차이가 발생한 거에요. 이건 어려운 수학 문제 같은 것도 아니고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건데 왜 이런 부분을 자꾸 놓치는지 참 궁금해요.


빨대 지름 작아 -> 빨대 지름보다 큰 토핑 먹기 엄청 고약해

파이 지름이 컵 지름보다 작아 -> 파이 깨뜨릴 때 파이가 컵 안으로 빠져 -> 컵에 있는 액체가 넘쳐서 밖으로 쏟아져


음료 잘 만들어놓고 이런 정말 쉽고 기본적인 걸 놓쳐요. 희안해요.


파이


음료 자체는 매우 괜찮았어요. 파이는 맛있었어요. 휘핑 크림과 매우 잘 어울렸어요. 음료도 맛있었어요. 밀키스, 암바사 같은 우유 탄산 음료 비슷한 맛에 향긋한 향이 섞여 있었어요. 그리고 마시다 보면 바나나 푸딩도 들어 있었어요. 바나나 푸딩은 매우 부드러워서 빨대 지름보다 큰 게 들어 있어도 마시는 데에 아무 문제 없었어요.


스타벅스 신메뉴인 바나나 크림 파이 프라푸치노는 아이디어도 좋고 음료와 파이 맛도 좋았어요. 그러나 파이 지름을 컵 지름보다 크게 만들어야 한다는 걸 놓친 점이 아쉬웠어요. 그 파이 지름 몇 밀리미터 차이가 결과에서 꽤 큰 차이를 만들어내었어요. 만약 파이 지름이 컵 지름과 같거나 컵 지름보다 조금 컸다면 정말 잘 만들었다고 칭찬해줬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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