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프랜차이즈카페 메뉴

커피베이 벚꽃 레몬 스파클링

좀좀이 2019. 3. 1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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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셔본 프랜차이즈 카페 음료는 벚꽃 레몬 스파클링이에요.


3월이 되자 커피베이에서 새로운 메뉴로 벚꽃 신메뉴 5종을 출시했어요. 음료는 벚꽃 레몬 스파클링, 벚꽃 담은 라떼, 벚꽃 담은 바닐라가 출시되었고, 먹거리로는 봄딸기 토스트와 봄딸기 허니 브레드가 출시되었어요.


'올해는 벌써부터 벚꽃 마케팅이구나.'


올해 발렌타인 데이 마케팅은 아예 대놓고 망했나 봐요. 3월 14일에 화이트데이가 있는데 화이트데이 마케팅은 아예 보이지 않아요. 화이트데이가 발렌타인데이보다 작은 이벤트이기는 해요. 그래도 지금까지 보통 3월이 되면 화이트데이 마케팅을 한 후에 벚꽃 마케팅으로 넘어가곤 했어요. 벚꽃은 3월말에 제주도부터 시작해 전국적으로 하나 둘 피기 시작하기 때문에 3월 14일 화이트데이 마케팅이 끝난 후 바로 벚꽃 마케팅으로 전환해도 되거든요.


아무리 이번 1월과 2월이 따스했다 하더라도 벚꽃이 수도권에서 3월에 필 리 없어요. 그렇게 한 달 빨리 필 정도로 갑자기 날이 확 따뜻해지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렇지만 발렌타인 데이 마케팅이 얼마나 대차게 망했는지 화이트데이 마케팅은 아예 건너뛰어버리고 바로 벚꽃 마케팅으로 넘어가 버렸어요. 벚꽃 마케팅 빨리 시작한 곳은 2월부터 시작했으니 말 다 했죠. 2월이면 신학기 마케팅 시즌인데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있는 커피베이에 새로 나온 음료 포스터가 붙어 있는 것을 보았어요.


'벚꽃 레몬 스파클링은 대체 뭐지?'


벚꽃 마케팅 자체가 예년에 비해 엄청나게 빨리 시작된 것도 있지만, 더 놀라운 것은 커피베이에서 출시한 메뉴 중 '벚꽃 레몬 스파클링'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메뉴가 존재한다는 점이었어요.


벚꽃향과 레몬향이 과연 상생할 수 있을까? 이건 죽어도 안 될 거 같은데?


벚꽃 향기는 정말 약해요. 정말 깨끗하고 아무 냄새 없는 공기 속에서 벚꽃이 만발한 나무에 다가가야 느껴질까 말까에요. 저도 봄에 벚꽃 만발했을 때 벚꽃 향기를 느껴본 적이 거의 없어요. 물론 이건 식품이니 벚꽃 향기를 진하게 만들 거에요.


문제는 레몬. 아무리 레몬이 신맛과 단맛 조합이라 해도 기본적으로 신맛이 강해요. 게다가 레몬은 곱게 즙만 짜서 넣지 않고 껍질도 사용하면 시트러스 계열 과실 특징 중 하나인 껍질에서 나는 휘발성 향도 느껴져요. 레몬향은 시원하고 신맛 계열 냄새에요. 맛도 시구요.


벚꽃 향은 달콤한 계열. 벚꽃을 앞에 붙인 제품들은 모두 단맛을 내요. 그게 향기가 주는 맛에 대한 상상과 일치하니까요. 그런데 레몬은 신맛 냄새. 달콤하고 부드러운 벚꽃 향기와 시원하고 날카로운 레몬 냄새가 상생할 수 있을까? 정말 어려울 것 같았어요. 이건 개와 고양이가 결혼하는 것 같은 것이었어요. 그냥 종이 달라요. 하나가 되기엔 그냥 너무 달라요. 게다가 레몬향과 맛이 양보할 수 있는 수준일까? 그것도 아니었어요.


다음날. 커피베이로 갔어요. 이 상상하기 어려운 조합이 너무 궁금했거든요.


커피베이로 가자마자 벚꽃 레몬 스파클링을 주문했어요.


커피베이 벚꽃 레몬 스파클링은 이렇게 생겼어요.


커피베이 벚꽃 레몬 스파클링


아래는 아주 연한 살구색 비슷했어요. 이게 컵 색깔과 조명 색깔 때문인지는 모르겠어요. 사진으로 보면 노란색이 아래에 깔려 있는 것처럼 보여요. 이 아래 깔려 있는 것은 보나마나 레몬일 거에요.


벚꽃 레몬 스파클링


화이트밸런스를 바꿔서 사진을 찍어보았어요. 이번에는 아래쪽이 제가 보고 있는 색과 비슷하게 나왔지만, 대신 윗쪽이 너무 퍼렇게 나왔어요.


커피베이 홈페이지에서 벚꽃 레몬 스파클링에 대해 '상큼한 레몬과 벚꽃 향이 어우러진 스파클링 에이드'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커피베이 벚꽃 레몬 스파클링 가격은 4500원이에요.


커피베이 벚꽃 신메뉴


뭐야, 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맛은...


사실 '상큼한 레몬과 벚꽃 향이 어우러진 스파클링 에이드'라는 것을 만드는 게 상당히 어려워요. 왜냐하면 레몬이 곱게 자기 향 다 죽이고 맛만 낼 리 없으니까요.


이게 벚꽃향이었나?


뭔가 꽃향기도 아니고 과일향기도 아닌 미묘한 향이 느껴졌어요. 흔히 말하는 '벚꽃향'과는 거리가 있었어요. '아주 푸르딩딩 설익은 벚꽃'이라는 게 존재한다면 이런 향이 날 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 물론 세상에 그런 건 존재하지 않지만요. 끝에는 희안하게 블루베리 같은 것 주스에서 느껴지는 향과 비슷한 향이 느껴졌어요. 제 혀와 코가 맛이 간 건지 확인해보려고 몇 번을 천천히 마셔보고 입 안에 남는 잔향을 느껴보았어요. 아니었어요. 어째서 블루베리 같은 것 주스에서 나는 향과 묘하게 비슷한 향이 느껴지는지 모르겠지만, 진짜 그랬어요.


음료는 조금 상큼했어요. 스파클링 음료라 탄산이 들어 있었어요.


'미세먼지와 황사 속에서 느끼는 상큼함'이라고 내세우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벚꽃을 내세우기 보다는 미세먼지와 황사를 내세우는 게 더 좋을 것 같았어요. 이제 우리나라는 중국 때문에 봄철 마케팅의 주인공은 황사와 미세먼지가 되었어요. 맛이 묘하기는 하지만 시원하고 깔끔했어요. 미세먼지와 황사 마케팅에 잘 어울릴 맛이었어요. 벚꽃 마케팅용 음료라 보기에는 애매했어요. 벚꽃 만발할 때를 생각해보면 맛이 너무 시원했어요. 오히려 여름에 어울릴 맛이었어요.


중국제 미세먼지가 벚꽃 필 때도 떼거지로 날아올 거라는 건가.


그렇게 해석할 수 밖에 없었어요. 이렇게 시원한 맛과 향은 벚꽃 시즌보다 그 이후에 어울렸어요. 이런 게 어울릴 만한 조건이라면 문제라는 개념 따위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중국에서 벚꽃 시즌에도 미세먼지를 계속 미친 듯이 뿜어내 우리나라로 날리는 것이었어요. 그렇다면 사람들이 벚꽃 보다 중국 미세먼지 가득한 공기에 답답함을 느끼고 시원한 음료를 찾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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