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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당근 현무암 케이크

좀좀이 2019. 3. 9.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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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먹어본 스타벅스 케이크는 당근 현무암 케이크에요. 스타벅스 당근 현무암 케이크는 스타벅스 제주 지역 한정 푸드 중 하나에요.


"이번에 제주도 가서 뭐 할 거야?"


여자친구가 제게 제주도 가면 뭐할 거냐고 물어보았어요.


"스타벅스 제주 지역 한정 음료나 다 마셔볼까 하고 있어."

"그거?"

"다섯 개 인가 있는 거 같던데...하루에 하나씩 마시면 다 마실 거 같아."


갑자기 여자친구가 스타벅스 홈페이지 들어가서 메뉴를 뒤져보기 시작했어요.


"어? 그런 것도 있었어?"


여자친구가 사진을 또 보내주었어요.


"어?"


처음 몇 장까지는 신기했어요. 스타벅스에서 제주 지역 한정 먹거리로 음료 뿐만 아니라 샌드위치, 케이크도 만들어낸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게 되었어요. 여자친구가 사진을 계속 보내주었어요. 점점 '이걸 어떻게 다 먹지?'로 생각이 바뀌었고, 나중에는 '이건 절대 이번 여행에서 다 못 먹는다'로 바뀌었어요. 무슨 아침 스타벅스 가서 모닝 음료에 모닝 케이크, 점심 스타벅스 가서 런치 음료에 런치 샌드위치, 저녁 스타벅스 가서 디너 음료에 디너 샌드위치 먹어야 할 판이었어요. 이건 아니었어요. 제가 무슨 스타벅스 광팬도 아니구요. 저 아직 스타벅스 멤버십에도 가입 안 했고, 별 모으는 게 뭔지도 잘 몰라요.


"아, 그만 보내!"


그렇지만 여자친구는 대체 그런 걸 어디에서 찾아내는지 계속 보냈어요. 다 먹어보는 것은 절대 무리, 포기였어요. 여행 일정 중 가능한 일이 아니었어요.


"어떤 게 가장 궁금해?"

"당근 현무암 케이크!"


전부 다 공략하는 건 포기했어요. 사실 음료를 다 공략하는 것도 과연 시간이 될지 의문이었어요. 친구들은 분명히 저와 놀 때 저를 촌동네로 끌고 갈 거니까요. 아무리 제주도라 해도 촌동네에 스타벅스는 없어요. 제가 블로그를 하는 것을 아는 친구들은 오히려 저를 스타벅스가 아니라 첩첩산중 노루가 찾아와서 마시고 가게 생긴 곳이나 망망대해 한치, 고등어가 와서 마시고 가게 생긴 곳으로나 안 데려가면 다행이었어요.


친구들을 안 만난다 하더라도 다 공략하는 것은 절대 무리. 그래서 여자친구에게 제일 궁금하고 웃길 것 같은 것을 골라보라고 했어요. 여자친구는 당근 현무암 케이크를 선택했어요.


"왜?"

"현무암! 현무암!"


설마 진짜 현무암 올려놓은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지.


스타벅스 홈페이지에 있는 당근 현무암 케이크 사진을 보았어요. 일단 모양 자체는 매우 잘 만들었어요. 진짜 현무암처럼 만들어 놨어요. 왜 그 현무암 사이에 당근이 꽂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제주도에서 당근 현무암 케이크 같은 땅을 보는 게 쉽기는 해요. 그런데 저런 모습의 땅은 주로 해안가에 있어요. 게다가 당근은 엄연한 밭작물이에요. 제주도 동부 세화에서 당근 재배를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왜 현무암투성이 바위땅에 당근이 콱 박혀 있는지 알 수 없었어요.


감성파괴적이자 현실적으로 보면 이건 누가 바닷가에 버린 당근이었어요. 저런 땅에서는 당근이 죽어도 자랄 수가 없거든요.


제주도 내려와서 스타벅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그때 마침 직원이 테스트용 음료를 손님들에게 돌렸어요. 제주 아메리카노라고 했어요.


'오오, 커피다! 케이크 먹자!'


비록 종이 소주잔 크기였지만 아메리카노는 아메리카노였어요. 이 정도면 컵케이크 크기의 케이크 먹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어요. 그래서 주문대로 갔어요.


"당근 현무암 케이크 하나 주세요."


현무암을 와그작 와그작 씹어먹기로 했어요. 크런치 조각이나 오레오 조각을 올려놓아서 현무암을 표현한 것 아닌가 했거든요.


스타벅스 당근 현무암 케이크는 이렇게 생겼어요.


스타벅스 당근 현무암 케이크


검은색과 살구색 비스무리한 노르스름한 색이 층을 이루고 있고, 맨 위에 현무암 같은 게 수북히 올라가 있어요. 그리고 이 돌밭 같은 시커먼 것 사이에 당근이 콱 박혀 있어요.


스타벅스 제주 케이크


살구색 비슷한 것은 모래, 검은색은 현무암. 이건 아무리 봐도 제주도 해안가에요. 여기에 왜 당근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이건 분명히 생활쓰레기 당근일 거에요. 아무리 제주도라 해도 바닷물에 당근 키우는 짓은 안 하거든요.


제주도 스타벅스


스타벅스 홈페이지에서 당근 현무암 케이크에 대해 '현무암을 연상케 하는 오징어 먹물 케이크 시트 사이에 새콤한 당근 크림치즈 무스를 샌드한 컵 케이크'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당근 현무암 케이크


스타벅스 당근 현무암 케이크 가격은 6800원이에요.


제주 지역 스타벅스 케이크


스타벅스 당근 현무암 케이크 영문명은 Jeju Carrot Basalt Cake 이에요.


이제부터 현무암을 와그작 와그작 씹어먹자!


포크를 당근 현무암 케이크에 푹 찍었어요.


어? 속았다!


저는 '현무암' 케이크라고 해서 크런치나 오레오를 잔뜩 뿌려놓았을 거라 상상했어요. 심지어 케이크를 받았을 때까지도, 사진을 찍을 때까지도 이렇게 추측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포크를 찍는 순간 그 환상이 다 무참히 깨져버렸어요. 검은 건 케이크 빵이었어요. 돌과 백만광년 멀리 떨어진 느낌이었어요. 현무암을 난폭하게 와작와작 씹어먹겠다고 포크를 푹 찔렀는데 포크가 아무 저항 없이 쑥 들어가버렸어요. 현무암은 고사하고 현무암 깨져 생긴 모래보다도 더 부드러웠어요.


"아, 이거 뭐야?"


이 검은 것에 속았다는 생각에 웃음이 나왔어요. 물론 스타벅스는 저를 속이지 않았어요. 제가 '현무암'이라는 단어와 시꺼먼 것을 보고 혼자 딱딱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는데 그게 그냥 완벽히 틀린 것이었어요. 이렇게 시원하게 틀리기도 어려워요.


맛은 새콤달콤했어요. 살짝 살구색 같아 보이는 노르스름한 것이 새콤한 맛을 내었어요. 검은색 케이크 빵은 달았어요. 전체적으로 너무 달지 않고 가볍게 새콤한 맛이 있는 케이크였어요.


이제 당근 캐자.


당근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현무암에 박혀 있던 이 절대 당근. '이 당근을 뽑는 자, 밭농사를 지배할 것이다' 같은 그 당근을 뽑아내기 위해 케이크를 잘 파먹었어요.


당근은 빨간 알부분은 크림 같았어요. 흐물흐물하고 부드러웠어요. 잎은 아작아작 씹히는 것이 설탕으로 만든 것 아닌가 싶었어요.


스타벅스 제주 지역 한정 케이크인 당근 현무암 케이크는 모양이 참 예뻤어요. 맨 위에 올라간 시꺼먼 것을 빵이 아니라 크런치 가루나 오레오 가루로 뿌렸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근 현무암 케이크는 이름부터 매우 단단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단단한 게 아무 것도 없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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