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생존과 여행의 갈림길 (2019)

생존과 여행의 갈림길 - 프롤로그

좀좀이 2019. 2. 26.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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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여행을 다녀온 게 언제더라?


외국 여행은 2016년에 다녀온 중국 신장 위구르 여행이 마지막이었어요. 그 이후 외국 여행은 쭉 가지 않았어요. 가장 큰 이유는 여행 가고 싶은 나라가 없다는 점이었어요. 그동안 가보고 싶어했던 국가들은 거의 다 가봤어요. 이제 남은 곳이라면 모리타니, 세네갈, 말리,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정도 남았어요. 이 중 모리타니, 세네갈, 말리는 너무 멀어요. 여기는 아프리카 대륙 서쪽 끝이에요. 게다가 말리는 내전중인데, 하필 그 내전 위험이 있는 지역 중 하나가 팀북투에요. 만약 가게 된다면 모리타니, 세네갈, 말리를 묶어서 가고 싶은데 하필 딱 말리가 위험지역이 되어버렸어요.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는 아예 여행금지국가구요.


억지로 가고 싶은 나라를 하나 만들어볼까 했어요. 그게 방글라데시였어요. 그러나 방글라데시를 가기 위해서는 먼저 비자를 받기 위해 초청장을 구해야 했어요. 초청장 없이 입국비자가 된다고 하기는 하는데 이게 과연 될 지 의문이었어요. 방글라데시는 뭔가 끌리려고 하면서 안 끌렸어요. 기껏 방글라데시 다녀오자고 마음 먹고 벵골어 글자를 다 외웠지만 정작 중요한 여행 의욕이 살아나지 않아서 글자도 다 까먹었어요.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어요.


진짜 여행 한 번 갔다올까?


몸이 굳어갔어요. 근성도 사그라들었어요. 궁금한 것이 없었어요. 그러니 그 답을 알아보기 위해 갈 일도 없었어요. 즉 제가 여행을 갈 이유 자체가 없어져버렸어요. 궁금한 게 없었으니까요. 힐링이야 방구석에 드러누워서 자면 되는 거고, 돌아다니는 거라면 그냥 나가서 걸으면 되요. 몸이 굳어가는 것은 정말로 큰 문제였어요. 몸이 굳어가면서 몸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거든요. 특히 작년부터 그러기 시작했어요. 이건 여행을 안 갔기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어디?


이게 문제였어요. 국내여행은 끌리는 곳이 단 한 곳도 없었어요.


궁금해할 만한 곳은 작년, 재작년에 다 털어먹었지.


2017년, 서울, 경기도, 인천, 충청북도, 충청남도, 강원도 24시간 카페를 돌아다녔어요. 이때 총 100곳을 가봤어요. 다니는 동안 재미있었어요. 처음 가보는 지역과 동네, 그리고 몇 번 가본 동네라 해도 야심한 시각 길거리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여기에 2017년에는 수도권에 있는 모스크도 싹 돌아보았어요. 우리나라 수도권에 모스크가 이태원 뿐만이 아니라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는 것을 이때 처음 알았어요.


그리고 2018년. 24시간 카페를 돌아다니며 여기저기 다 가봤기 때문에 궁금한 곳이 없었어요. 그래도 쥐어짜고 쥐어짜서 수도권에 있는 외국인 절을 찾아 돌아다녔어요. 이것도 매우 재미있었어요. 우리나라에 방글라데시인 절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방글라데시라 하면 이슬람 국가로 널리 알려져 있고, 실제 무슬림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요. 그런데 우리나라에 불교도 방글라데시인들의 커뮤니티 센터 역할을 하는 방글라데시인 절이 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어요. 이것이 작년 최대 소득이었어요.


대체 2019년에 나는 무엇을 해야 한단 말인가?


서울 강남권 및 경기도 구리시에 있는 24시간 카페가 남아 있기는 했어요. 그것 뿐이었어요. 2017년에 24시간 카페 찾아다닌답시고 서울 및 경기도 여기저기 다 돌아다녔어요. 여기에 2018년 외국인 노동자 절을 찾아다닌다고 또 돌아다녔구요. 이제 뭐 남아 있는 게 없었어요. 제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의정부 기준으로 당일치기로 갈만한 곳이 거의 안 남아 있었어요. 아예 연천, 철원 이런 곳 아니라면요.


길거리로 나와서 걸으려 해도 다 가보고 걸었던 길. 궁금한 게 단 하나도 없었어요. 재미없었어요. 저를 흥분시키는 무언가가 전혀 없었어요.


거기라도 가볼까?


생존과 여행의 갈림길 - 프롤로그


이런 풍경이 존재하는 그곳. 거기 뭐 있다고 가는지 궁금해하던 그곳. 2년 넘게 안 가본 그곳.


나는 거기를 다시 가야 하는가.


곰곰히 생각해보았어요. 거기 다시 가야 할 이유가 있는가. 거기라고 딱히 궁금한 게 있는 건 아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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