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먹어본 할리스커피 신메뉴는 딜라이트 티라미스 라운드 케이크에요. 딜라이트 티라미스 라운드 케이크는 할리스커피에서 이벤트 음료 3잔 및 일반 음료 7잔을 마셔서 10잔을 마시면 2019년 플래너를 주는 프리퀀시 이벤트에서 이벤트 음료에 해당하는 메뉴에요.
할리스커피 2018년 프리퀀시 이벤트가 시작되었을 때였어요. 이벤트 메뉴를 보면 윈터 딜라이트, 민트초코 할라치노, 스노우 토피 딜라이트 할라치노, 스노우 토피 딜라이트, 민트 초코, 고구마 라떼와 더불어 라운드 케익군이 포함되어 있다고 나와 있었어요. 이 중 라운드 케이크는 뉴 더블 초코 라운드, 뉴 딸기 생크림 라운드, 얼그레이 쉬폰 라운드 및 11월 26일에 출시되는 신규 라운드 케익 3종이라고 되어 있었어요.
11월 26일에 출시되는 신규 라운드 케이크 3종은 뭐길래 숨겨 놓은 거야?
프리퀀시 이벤트가 시작했지만 모든 메뉴가 다 나온 것이 아니었어요. 라운드 케이크 세 종류는 11월 26일에 출시된다고 되어 있었어요. 작년에도 이렇게 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요. 작년에는 이런 것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마셨거든요. 작년에는 케이크는 포함되지 않았을 거에요. 작년 할리스커피 다이어리를 받고 쓴 글을 보면 이벤트 음료가 토피딜라이트, 토피딜라이트 할라치노, 리얼벨지안초코, 리얼벨지안카페모카, 민트초코, 민트초코 할라치노, 고구마라떼라고 제가 적어놓았거든요.
11월 25일 밤. 밤늦게 집에서 나와 친구를 만나러 서울로 갔어요. 친구와 만나 카페에서 재미있게 떠들고 놀다가 카페에서 나왔어요. 이때 시각이 거의 2시가 다 된 시각이었어요.
'아, 나는 버스 끊겼지?'
별 상관은 없었어요. 낮에 낮잠을 엄청 많이 잔데다 여차하면 카페에서 밤 새고 집에 들어갈 생각이었거든요. 24시간 카페가 어디 있는지 대충 알고 있었기 때문에 헤매고 다닐 필요가 없었어요. 친구는 심야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그러나 저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어요. 심야버스의 북방 한계선은 도봉산역이거든요. 도봉산역에서 의정부역까지 걸어서 못 갈 거리는 아니지만 시간이 꽤 걸려요. 딱히 운동할 목적이 아니라면 카페에서 밤 새고 들어가는 거나 도봉산역에서 집까지 걸어간 후 피곤해서 바로 잠자는 것이나 그게 그거였어요.
주변에 있는 24시간 카페는 할리스커피였어요. 할리스커피로 들어갔어요. 음료를 한 잔 주문하고 자리를 잡고 앉았어요. 직원들이 포스터를 들고 오더니 액자에 끼어 있는 포스터를 빼내고 새 포스터로 갈아끼웠어요.
'뭔데 갈아끼우지? 무슨 이벤트라도 하나? 할리스는 지금 다이어리 주는 거 외엔 없을 건데?'
올해 할리스커피 다이어리는 이미 받았어요. 그래서 별 관심이 없었어요. 혹시 새로운 음료가 나오나 하고 액자를 바라보았어요.
아, 오늘 11월 26일이지!
오늘은 11월 26일. 할리스커피 프리퀀시 이벤트 중 이벤트 메뉴에 속하는 라운드 케이크 3종류가 나오는 날이었어요. 바뀐 포스터는 바로 그 케이크와 관련된 것이었어요. 11월 26일에 새로 나온 할리스커피 케이크는 딜라이트 티라미스 라운드 케이크, 메리베리 치즈 라운드 케이크, 스노우 쿠키 크림 라운드 케이크였어요.
'하나 먹어볼까?'
사진을 유심히 바라보았어요. 일단 예쁜 건 스노우 쿠키 크림 라운드 케이크와 딜라이트 티라미스 라운드 케이크였어요. 둘 중 딜라이트 티라미스 라운드 케이크가 더 예쁘게 생겼어요. 그래서 딜라이트 티라미스 라운드 케이크를 먹기로 했어요.
할리스커피 신메뉴인 딜라이트 티라미스 라운드 케이크 가격은 6900원이었어요.
할리스커피 딜라이트 티라미스 라운드 케이크는 이렇게 생겼어요.
초콜렛 색과 노르스름한 색이 층층이 쌓여 있고, 위에 밤송이 모양으로 또 올록볼록 크림이 장식되어 있어요. 거기에 HOLLYS COFFEE 라고 적힌 막대와 눈사람, 삼나무가 있었어요. 크리스마스 트리는 초록색, 눈사람은 흰색, 크리스마스는 흰색과 초록색, 빨강의 조화라지만 저는 이런 어두운 색과 희무스름한 색의 조화로 만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좋아해요. 제가 본 가장 예쁜 크리스마스 트리는 불가리아 벨리코 터르노보에서 보았던 검은색 나무에 은빛 장식이 된 크리스마스 트리에요. 어두운 색과 흰색의 조화로 크리스마스 장식을 만드는 것도 꽤 분위기 있어요.
이렇게 흰 층과 초콜렛색 층이 겹겹이 쌓여 있어요. 퇴적 지형 위의 크리스마스에요. 다행히 지진의 원인인 활성 단층은 없었어요.
위에서 보면 위와 같아요.
할리스커피다운 맛이다.
아주 살짝 새콤한 맛이 있는 듯 없는 듯한 크림과 초콜렛 케이크. 위에 뿌려진 가루는 초콜렛 가루 같았어요. 그러나 먹어보면 커피향도 꽤 느껴졌어요.
초코 케이크에 커피 가루를 뿌리고 층층이 차가운 크림을 집어넣은 케이크였어요. 케이크는 그렇게 흐물거리지 않았어요.
크림은 창 밖에 내리는 눈을 보기 위해 창문에 다가갔을 때 느껴지는 그 창틀의 차가움을 연상시켰어요. 밖의 하얀 눈이 얼마나 차가운지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그 창틀의 차가움요. 창틀에서 차가움을 느끼고 유리창 주변의 한기를 느끼며 밖이 춥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죠.
달콤하고 부드러운 케이크 빵은 집 안의 따스함. 밖에서 눈보라가 몰아치든 한파가 몰아닥쳤든 집에서 보일러 틀고 창 밖 바라보면 겨울은 그야말로 포근한 계절이에요. 난방비 아끼느라 보일러 못 틀면 추워서 죽을 맛이지만요. 하지만 이런 카페에서 겨울이 얼마나 뼈 시리게 서럽고 불평등한 계절인지를 알려주어서는 안 되죠. 이런 곳은 사람들에게 맛으로 만들어낸 판타지를 파는 가게인데요.
케이크 단면은 이렇게 생겼어요. 비어있는 곳이 없었어요.
위에 꽂혀 있는 눈사람, 삼나무, 막대기 모두 초콜렛이었어요. 이것들 모두 케이크와 잘 어울리는 맛이었어요. 케이크 자체는 그렇게까지 마구 격하게 달지 않았어요. 보통 케이크를 먹을 때 많은 사람들이 케이크가 많이 달기 때문에 아메리카노와 같이 먹곤 해요. 그러나 이것은 꼭 아메리카노가 아니라도, 다른 달콤한 커피와도 잘 어울리는 맛이었어요.
이번에는 할리스커피가 케이크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나?
이번 겨울 신메뉴이자 프리퀀시 이벤트 음료인 스노우 토피 딜라이트와 윈터 딜라이트는 의외로 밋밋했어요. 작년 리얼 벨지안 초코, 리얼 벨지안 카페 모카 같은 임팩트는 없었어요.
별 기대 안 하고 먹었던 프리퀀시 이벤트 메뉴이자 11월 신메뉴인 할리스커피 케이크들은 상당히 좋았어요. 이 케이크들을 만드는 데 모든 것을 쏟아부어 프리퀀시 이벤트 음료를 만드는 데에는 상대적으로 힘을 덜 쓴 것 아닌가 싶었어요.
할리스커피 딜라이트 티라미스 라운드 케이크는 할리스커피다운 맛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