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먹어본 편의점 도시락은 GS25 편의점의 알찬 도시락이에요.
"뭐 먹고 카페 갈까?"
책도 보고 글도 쓰려고 집에서 나와 카페로 가는 길이었어요. 카페에 가면 조금 오래 있기 때문에 무언가 먹고 카페에 가는 것이 괜찮지 않을까 싶었어요. 카페에 들어갔는데 배고파지만 조금 그렇거든요. 카페에서 먹을 것을 주문해서 먹는 방법도 있지만, 그보다는 차라리 밖에서 무언가 사서 먹고 카페로 가는 것이 훨씬 나을 것 같았어요. 더욱이 아침밥도 안 먹은 상태였구요. 모처럼 아침에 카페를 가는 길이었기 때문에 아침 겸 점심으로 무언가 먹고 카페를 가는 것이 낫겠다 싶었어요.
뭐 먹지?
막상 무언가를 먹으려 하니 딱히 먹고 싶은 것이 없었어요. 식당은 아직 문을 열기 전이었어요. 전날 밤에 김밥천국 가서 김밥을 먹었기 때문에 거창한 것을 먹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사실 배가 딱히 고프거나 무언가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어요. 단지 전날 밤 김밥 먹은 것만 갖고 카페에 가면 카페에서 얼마 못 있어서 배고파서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었어요. 과거에 수 차례 그런 적이 있었으니까요.
'오랜만에 편의점 도시락이나 먹을까?'
편의점은 자주 가요. 길을 돌아다니다 목마르면 편의점 가서 음료수를 사서 마시곤 하니까요. 특히 종로5가 효제초등학교 버스 정류장에 가면 의정부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타기 전 음료수를 사서 마시곤 해요. 종로에서 여기까지 걸어오는 동안 목이 건조해지거나 더워서 뭔가 마시고 싶어지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항상 그래왔기 때문에 습관처럼 이 즈음 오면 음료수를 하나 마시고 싶어서 사서 마시곤 해요.
그렇지만 편의점 도시락은 잘 사먹지 않아요. 올해 들어서 편의점 도시락을 몇 번 사서 먹었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러나 확실한 것은 10번은 안 될 거라는 점이에요. 한때는 편의점 도시락을 질리도록 먹었어요. 그러나 그렇게 질리도록 먹고 나니 그 이후부터는 그렇게까지 편의점 도시락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되었어요. 편의점 도시락이 맛있어 보이는 것은 저렴한 일반 식당에서 밥을 사먹는 것과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게 된 것도 한몫했어요. 이렇게 가격이 비싼 도시락은 정말로 뭔가 애매했어요.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서 먹자니 식당 가서 밥 먹는 것이 나으니까요.
그래도 편의점 도시락을 안 먹은지 조금 된 것 같아서 편의점 도시락으로 간단히 한 끼 때우기로 했어요. 사실 편의점 도시락과 김밥천국 김밥 외에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이었다는 점이 가장 컸어요. 당장 전날 밤에 김밥천국 가서 김밥을 먹었는데 아침에 또 김밥천국 김밥을 먹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GS25 편의점으로 갔어요. 어떤 도시락을 먹을까 살펴보았어요.
"그냥 제일 싼 거 먹어야겠다."
그래서 GS25 편의점 도시락 중 가장 저렴한 알찬 도시락을 집어들었어요. GS25 편의점 알찬 도시락 가격은 3500원이거든요.
GS25 편의점 알찬 도시락은 이렇게 생겼어요.
가격은 3500원이고, 1000W 전자레인지에는 1분 40초, 700W 전자레인지에는 2분 10초를 돌려서 먹으래요. 물론 저는 전자레인지 안 돌리고 그냥 먹지만요.
GS25 편의점 알찬 도시락 총 내용량은 371g, 열량은 612kcal 이에요.
원재료는 다음과 같아요.
쌀(국산), 볶음김치[김치{절임배추(국산)}, 옥수수유{옥수수배아(외국산)}, 기타과당, 설탕, 물엿, 고춧가루(중국산)], 순살치킨강정 [닭고기(국산), 강정용브래더-H{밀가루1(밀:미국산)}, 가리아게배터R2, 프리더스트HC, 가리아게염지제DH-1], 돈불고기필링{돼지고기, 간장, 소불고기양념장, 감자전분, 흑설탕), 누리웰염지반숙란[계란, 정제소금, 발효식초, 혼합제제[과채가공품(시트러스추출물), 비타민C, 젖산, 구연산}], 동그랑땡, 양파, 맛살, 그릴비엔나, 닭강정소스, 어묵볼, 직화어묵, 숯불간장소스, 청양매운맛간장소스, 대두유, 대파, 당근, 물엿, 흑임자, 볶음땅콩분태, 청양고추, 홍고추, 발효식초, 볶음참깨, 정제수
알레르기 유발 성분으로는 계란, 땅콩, 우유, 대두, 밀, 게, 돼지고기, 아황산류, 닭고기, 쇠고기가 들어가 있대요.
일단 밥 양은 다른 도시락들과 마찬가지로 반찬에 비해 적은 편이었어요. 그래도 반찬이 남는 게 밥이 남는 것보다는 훨씬 나아요.
이건 진짜 좋은 도시락이다.
일단 이 도시락의 경쟁자는 김밥천국에서 가장 저렴한 김밥 2줄. 김밥천국 김밥 중 가장 저렴한 것이 2000원이니까 그것과 비슷한 만족감을 주면 성공이었어요.
볶음김치는 단맛이 강하지 않았어요. 딱 밥반찬 수준의 볶음 김치였어요.
동그랑땡은 동그랑땡 맛. 뭔가 특별한 게 없었어요. 그릴비엔나 역시 마찬가지. 이것도 그냥 비엔나 소세지 맛이었어요. 특별하다고 할 점이 눈꼽만큼도 없었어요.
어묵볼은 짭짤 달콤했어요. 어묵 조림과 어묵 볶음 중간에 위치한 것 같은 맛이었어요. 이건 술안주로 따로 나와도 괜찮을 것 같았어요. 별 거 아닌 건데 의외로 맛이 좋았어요.
돈불고기는 불 향기가 느껴졌고, 맛이 달았어요.
닭강정은 질겼어요.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으면 얼마나 부드러워질지 모르겠지만 질긴 느낌이 확실히 있었어요.
그리고 삶은 계란 반쪽. 이것은 그냥 삶은 계란이었어요. 부드럽기는 한데, 간이 전혀 안 되어 있는 것 같았어요. 어묵볼 소스를 찍어먹으면 조금 나을 수도 있을 거에요. 그거 말고 삶은 계란에 간을 맞출 것이 이 도시락에 전혀 없었어요. 이게 이 도시락에서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었어요. 삶은 계란 간을 맞출만한 것이 없다는 거요.
뭐가 어쨌든 김밥천국 김밥 2줄과 비슷한 만족감을 주었어요. 이건 돈이 하나도 안 아까웠어요. 오히려 잘 사먹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