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프랜차이즈카페 메뉴

할리스커피 유자 캐모마일

좀좀이 2018. 9. 1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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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셔본 프랜차이즈 카페 차는 할리스커피 유자 캐모마일이에요.


할리스커피에서 신메뉴가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알람을 받고 알게 된 것은 아니었어요. 할리스커피를 종종 가요. 거기에서 밤에 책을 보고 글을 쓰곤 하거든요. 밤에 책을 보고 글을 쓰러 할리스커피로 갔을 때였어요. 계산대 앞에 입간판 하나가 서 있었어요. 입간판에는 신메뉴가 나왔다고 인쇄되어 있는 홍보물이 꽂혀 있었어요. 이왕이면 안 마셔본 것을 마셔보고 싶었기 때문에 어떤 음료인지 보았어요.


'뭐야? 이거 차잖아.'


아쉽게도 차 종류였어요. 밤을 샐 때는 커피를 마시는 것이 좋고, 차를 마시는 것은 그렇게까지 좋지 않았어요. 궁금해서 하나 사서 마셔보고 싶었지만 밤을 새야한다는 생각에 차마 구입해서 마셔볼 수가 없었어요. 차를 마시다 밤에 잠이 솔솔 몰려오면 대책없거든요. 그래서 이때는 얌전히 제가 마시던 밀크티 크림라떼를 사서 마셨어요. 약간 아쉽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집에 돌아가는 차가 없는데 잠이 오면 정말 대책없거든요.


'저건 나중에 마셔봐야겠다.'


나중에 낮에 할리스커피 갈 기회가 생기면 한 번 새로 나온 차를 마셔보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러다 하루는 친구를 만나 거리를 돌아다니던 중이었어요. 식사를 했고, 밥 먹은 것을 소화시키기 위해 충분히 많이 걸었어요. 날이 한여름보다는 선선해져서 걸을만 했어요. 한참 걷다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고, 다른 곳으로 가기에는 매우 애매한 시간이 되었어요. 둘이 길을 걷는 것 말고 마땅히 할 것도 없었구요.


"우리 이제 어디 가지?"

"우리 카페나 갈까?"

"그럴까?"


딱히 가고 싶은 곳이 떠오르지 않았어요. 이렇게 돌아다니다가 할 것 없을 때는 카페 가는 것이 제일 무난해요. 자리에 앉아서 음료 홀짝이며 느긋하게 잡담 나누며 시간 보내면 되니까요. 점심을 많이 먹어서 저녁을 먹고 싶은 생각은 없었고 다른 곳으로 멀리 이동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애매했어요. 영화 보는 것은 제가 별로 안 좋아하구요. 그러니 남는 선택지는 카페 뿐이었어요.


주변에 카페가 어디 있는지 찾아보았어요. 마침 할리스커피가 있었어요.


"커피는 내가 살께."


친구에게 커피는 제가 사겠다고 하고 할리스커피로 갔어요. 매장에 들어서니 제가 한 번 마셔볼까 했던 음료가 메뉴판에 있었어요. 밤을 새기 위해 할리스커피에 간 것이 아니라 친구와 잡담하러 간 것이었기 때문에 굳이 커피가 들어간 음료를 마시지 않아도 되었어요. 낮에 혼자 카페 가는 경우는 별로 없기 때문에 그때 제가 마셔보고 싶었던 것을 주문해보기로 했어요.


일단 제일 무난해보이는 유자 캐모마일을 주문했어요.


'유자가 실패할 일이 있을까?'


솔직히 유자차는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는 메뉴. 물론 단맛의 강도에 따라 취향이 갈리기는 해요. 그러나 유자향 자체가 워낙 강하다보니 향이 없는 밍밍한 물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독하게 달거니 별로 안 달거나 하는 수준이죠.


할리스커피 유자 캐모마일은 이렇게 생겼어요.


할리스커피 유자 캐모마일


컵을 빨간 컵에 담아 주었어요.


할리스커피 컵


이거 그냥 유자차잖아?


캐모마일이 들어갔다고 해서 뭔가 더 독특한 것이 있을까 기대했어요. 그러나 유자차였어요. 그냥 유자차였어요. 많이 진하기는 했어요. 향도 맛도 강한 편이었어요. 단맛도 상당히 강한 편이었어요.


할리스커피 홈페이지에서 유자 캐모마일에 대해 '국내산 무농약 유자와 캐모마일의 조화로 은은한 캐모마일향과 달콤함 유자차를 같이 느낄수 있는 티베리에이션음료'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그러나 캐모마일의 존재감은 있는지 없는지조차 아리까리했어요.


실패했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단지 '유자 캐모마일'이라는 이름에서 기대한 캐모마일향이 참 잘 안 느껴졌을 뿐이었어요. 맛 자체는 상당히 진한 유자차라 괜찮았어요.


2/3을 마시고 종이컵으로 물 한 잔을 따랐어요. 그리고 빨대로 유자 건더기를 마구 쿡쿡 찍어대었어요.


이 차의 진가는 바로 절반 넘게 마신 후 물을 부었을 때 드러난다.


단맛은 확실히 약해졌어요. 그러나 유자 건더기를 빨대로 마구 찔러대자 유자향이 마구 피어올라오기 시작했어요. 보통 차에 물을 추가로 부으면 밍밍해서 맛이 없어지기 마련이에요. 그런데 이건 오히려 그렇게 마시는 것이 좋았어요. 처음에 받아서 마실 때에는 단맛이 상당히 강했어요. 그러나 물을 붓자 가벼운 단맛이 되었어요. 향은 처음과 거의 똑같았구요. 물을 추가로 부었는데도 밍밍한 느낌이 전혀 없었어요. 할리스커피에서 맹물이야 공짜로 주니 이렇게 마시면 차 반 잔을 공짜로 더 마시는 느낌이었어요. 취향에 따라서는 오히려 이렇게 1/2~2/3 정도 마신 후 종이컵으로 물 한 잔을 부어서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충분히 많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 받아서 마실 때에는 단맛이 상당히 강했거든요.


'캐모마일'이라는 것에 신경쓰지 않으면 엄청나게 만족스럽게 마실 수 있는 음료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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