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월요일에 가자 (2012)

월요일에 가자 - 23 타지키스탄 후잔드 셰이크 맛살 앗딘 묘소

좀좀이 2012. 5. 28. 00:28
728x90

"돌아가자."


자리에서 일어나 시장으로 향했어요.



이스타라브샨 중앙 시장 옆에는 이런 그림이 있었어요.



아름다운 모자이크를 보다가 이걸 보니 그저 웃음만 나왔어요.



시장 옆으로 왠지 유적 같이 생긴 것이 있었어요. 사진에서 왼쪽에 보이는 하얀 뭉치들은 이불에 들어가는 목화솜.




안에서 보면 이래요.



무너져서 천장이 없는 것인지 원래 천장이 없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확실히 밖에서 볼 때만 멋있었어요. 이것은 특별한 것은 없었어요. 이 문을 들어가면 시장이에요.


"이제 택시타고 가자. 늦었다."


택시를 타고 후잔드로 돌아가기 위해 시장쪽으로 가는데 상인들이 저희를 잡았어요. 이분들은 우즈벡어를 거의 몰랐어요. 그래서 대화하기 매우 어려웠어요. 하지만 사진도 찍어달라고 하고 차도 주시고 하시며 어떻게든 우리와 시간을 보내려고 하셨어요. 덕분에 여기서 서로 대화가 제대로 되지도 않는데 상인들과 이야기를 했어요. 상인들이 우리들에게 어디로 가냐고 물어보아서 후잔드로 간다고 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갈 거냐고 해서 택시를 타고 갈 거라고 했어요.


상인들은 자기들이 택시기사를 찾아주겠다고 했어요. 상인들은 주변 사람들과 무언가를 이야기하더니 한 청년을 데려오고서 그 청년이 택시기사라며 그를 따라가라고 했어요.


"얼마에요?"
"20소모니."
"2명에요?"
"1명에."


올 때에는 10소모니였는데 같은 길을 돌아가는 것은 20소모니라고 했어요. 그래서 이것은 외국인에게 돈을 뜯어내려고 하는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다른 택시 찾아 돌아다니는 것도 귀찮았고, 빨리 가지 않으면 을과 약속한 시간보다 엄청나게 늦어버릴 거 같아서 그냥 가자고 했어요.


하지만 바로 출발하지 않았어요. 4명을 다 채워야 출발할 거라고 했어요. 당장 출발하려면 총 80소모니를 내라고 했어요.


"80소모니는 정말 억지다."


두 명이 40소모니라면 90km 거리이니 그냥 타고 가겠는데 80소모니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냥 기다리고 있겠다고 했어요. 청년은 우리에게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한 후 손님을 구하러 어디론가 사라졌어요.


잠시 후. 청년이 다른 승용차를 타고 오더니 우리에게 그 승용차를 타고 가라고 했어요. 그 차에는 이미 두 명이 차 있었기 때문에 우리까지 태워서 네 명에 빨리 출발하라고 한 것 같았어요.


택시에 타고 있는 사람은 운전을 하는 청년과 뚱뚱한 아주머니 두 분. 세 분 다 우즈벡어를 잘 아셨어요.


"당신 위구르에요?"
"아니요."


청년은 우리들에게 위구르인이냐고 물어보았고, 우리는 당연히 아니라고 대답하고 우리들은 한국인이라고 알려주었어요.


"후잔드에 우즈벡어 아는 사람 많아요?"
제가 물어보자 택시 기사는 후잔드에 우즈벡어 아는 사람들이 많고, 위구르인들이 우즈벡어를 사용한다고 했어요.


"후잔드에 위구르인 많아요?"
"많아요."


택시 기사는 후잔드에서 상권은 위구르인들이 잡고 있다고 알려주었어요. 우리가 동양인인데 우즈벡어를 사용해서 위구르인인 줄 알았대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후잔드에 우즈벡인들이 많이 살기 때문에 우즈벡어도 그럭저럭 통하는데, 위구르어와 우즈벡어는 꽤 비슷해서 위구르인들이 우즈벡어를 사용하는 것 같았어요. 위구르어는 발음이 어떻게 되는지 들어보지는 못했어요. 위구르어와 가장 가까운 언어는 카자흐어. 카자흐어와 우즈벡어도 비슷하다고 해요. 사실 이 두 언어의 관계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우즈벡인들은 카자흐어가 컥컥대고 매우 투박하다고 놀리고, 카자흐인들은 우즈벡어가 일부러 예쁘게 말하려고 하는 말이라고 놀린다'는 것 정도였어요. 서로 알아듣고 계통적으로도 매우 가까운 언어라서 몇 개는 저도 보면 대충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어요. 우즈벡어 'y'가 카자흐어에서는 'j'로 발음되곤 하는데 이것 때문에 더욱 투박하게 들려요. 하지만 카자흐어를 제대로 공부한 적은 전혀 없기 때문에 둘이 아주 잘 통한다고 단언하지는 못하겠어요. 그저 현지인들이 카자흐어는 비슷하고 잘 알아듣는다고 해서 그러려니 하는 거에요.



이스타라브샨아, 안녕.


택시에서 대화하며 알게 되었는데 두 아주머니께서도 20숨을 내셨대요. 후잔드에서 출발하는 택시는 갈 때 여기 저기에서 사람들을 계속 태울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이 10소모니인데 이스타라브샨에서 후잔드로 가는 길에서는 오직 후잔드 밖에 못 가기 때문에 가격이 20소모니라고 했어요.


후잔드 호텔로 돌아오니 오후 4시. 을은 방에서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당연히 방은 다른 방으로 바뀌지 않았어요.


"밥 먹어야지."
"아까 잠깐 돌아다녀봤는데 시장 있더라."


을이 근처에 시장이 있다고 했어요. 그래서 시장에 가서 밥을 먹기로 했어요.


시장은 호텔에서 가깝지도 멀지도 않았어요. 을이 시장으로 데려가자 거기에서 식당을 찾아 보았어요. 마침 식당이 하나 보여서 거기 들어갔어요.



제가 시킨 음식이에요. 오쉬 한 그릇, 그리고 국물도 먹고 오쉬 양도 적어 보여서 시킨 라그몬 (국수) 한 그릇, 그리고 커피. 이렇게 시킨 것이 10소모니였어요.


"가격 정말 싼데?"


우즈베키스탄의 반값.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오쉬와 라그몬이 각각 최소 4천숨. 제가 시킨 대로 시키면 9천숨 정도 나올 거에요. 커피값이 변수이기는 하지만 8000숨~9000숨 나올 거에요. 그런데 여기에서는 다 시켜야 10소모니. 10소모니에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했어요. 친구들도 저 처럼 음식을 두 개씩 시켰어요.


급식 받듯 음식을 받아서 계산대에서 마지막으로 돈을 내고 음료를 받아가는 형식이었어요. 저는 커피에 프림을 넣어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계산대에 앉아 있던 아가씨가 설탕을 듬뿍 집어넣었어요. 티스푼에 설탕을 산처럼 쌓아서 세 스푼 푹푹 커피에 집어넣었어요.


"프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외쳤어요. 그제서야 아가씨는 프림을 다시 세 숫가락 푹푹 집어넣었어요.


"이걸 어떻게 먹어!"


커피에 우리나라 기준으로 설탕 5숟가락, 프림 5숟가락이 들어갔어요. 우리나라 것보다 티스푼도 크고 깊었거든요. 이게 다 녹을지 의문. 지금 커피를 마시라는 건지 설탕과 프림 녹인 검은 물을 마시라는 건지 알 수가 없었어요.


"지금 뭘 마시라는 거야...?"


아무리 인스턴트 커피부터 원두 커피까지 커피라면 닥치고 다 좋아하며 많이 마시는 저에게 참 심란한 과제였어요.


"뭐 이래?"


단순히 가격이 싼 게 아니라 맛도 저렴했어요. 아니, 맛도 딱 우즈벡의 절반. 가격이 반값이라고 맛도 절반이 된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 물론 밥 시간을 맞추어 간 게 아니라 점심 시간은 한참 지났고 저녁시간까지도 꽤 남은 애매한 시간에 갔어요. 그래서 실상 남은 음식을 먹어서 맛이 없는 것도 있었지만 단순히 밥 시간을 못 맞추어 가서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어요.


"국물이 10소모니네."


국물이 우리나라 저렴한 쇠고기 국물맛이었어요. 너무나 친숙한 맛. 면은 불어 있었고, 밥알은 굳어 있었고 커피는 물과 설탕, 프림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물. 그냥 배를 채워서 체력을 충전하기 위해 먹었어요. 친구들도 싼 맛에 배를 채웠어요.



왼쪽에 보이는 것은 판즈샨베 시장 Panjshanbe bozor이었어요.


"목요일 시장이네?"


월요일에 월요일. 목요일에는 목요일 시장. 오늘이 수요일이므로 내일 다시 오기로 했어요. 타지크어로 panjshanbe는 목요일. 론니플래닛에도 시장이 목요일에 가장 크게 열린다고 나와 있었어요.


일단 시장에는 들어가지 않고 그 근처에 있는 셰이크 맛살 앗딘 묘소 Mausoleum of Sheikh Massal ad-Din 와 셰이크 맛살 앗딘 모스크 Mosque & Madrasa of Sheikh Massal ad-Din 을 보기로 했어요.



두 개는 이렇게 같이 있어요.



이것은 미나렛. 21미터래요.



모스크에서 예배를 보고 나오는 무슬림.



예배 시간이 되어서인지 카펫을 깔아놓았어요. 그래서 내부로 들어가보지는 못했어요.






공사중인 건물은 이슬람과 관련된 건물. 설명이 없어서 정확히 무엇을 짓고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안에 들어가 보았어요. 내부는 이렇게 생겼어요.



내부에는 아무 것도 없었어요. 내부에서 모스크와 묘소를 보면 이래요.



모스크 옆에서 해바라기씨를 파는 할머니.



모스크 앞에서는 비둘기들이 바글바글했어요. 돔 위에도 비둘기가 바글바글.



이곳을 구경한 후 마슈르트카를 타고 후잔드 성으로 가는 길.




얼핏 보면 타슈켄트 외곽 지역과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였어요. 두샨베 루다키 거리와는 아주 다른 분위기. 별 생각없이 걸으면 타슈켄트 외곽 지역을 걷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어요. 사실 외곽 지역만이 아니라 타슈켄트의 나보이 거리도 이런 느낌과 비슷해요. 단, 나보이 거리는 도로 폭은 좀 더 좁고 차는 더 많고 사람도 더 많아서 먼지 많이 날리고 정신이 없어요.


후잔드의 전체적 인상은 딱 두 개로 정리할 수 있었어요. 엄청나게 큰 도시였고, 타슈켄트와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그 외에 특별한 것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어요.


그리고 중요한 정보. 타지키스탄은 이상하게 후잔드에서의 환율이 두샨베에서의 환율보다 좋아요. 두샨베에서는 1달러는 4.85소모니였고, 잘 쳐주는 가게가 4.86소모니였어요. 하지만 후잔드에서 1달러는 4.86소모니였고, 잘 쳐주는 가게가 1달러에 4.87소모니였어요. 만약 후잔드에서 두샨베로 넘어가는 일정이라면 후잔드에서 환전을 해서 두샨베로 가세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