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살곶이 다리를 갔다가 갑자기 이왕 걷기 시작한 것 청계천까지 다 걷자고 걸었던 때였어요. 청계천은 한 두 번 걸어본 것이 아닌데다 정비도 매우 잘 되어 있어서 구두를 신고 걸었지만 어렵지 않게 끝까지 다 걸을 수 있었어요. 주변을 둘러보며 경치 구경을 하고 지인들에게 사진을 찍어서 보여주기도 하며 걷다보니 생각보다 더 빨리 청계천 전 구간을 다 걸었어요. 청계천을 걸으며 예전 처음 청계천을 다 걸었을 때, 그리고 청계천부터 시작해서 중량천을 타고 의정부까지 걸어가던 때도 생각났어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쭉 걸으며 시간 잘 보냈어요.
청계광장에 앉아서 무엇을 할까 잠시 고민했어요.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
그러나 배가 고팠어요. 뭔가 먹고 싶었어요. 집에 돌아가겠다고 전철을 타면 의정부에 도착해서 배가 무지 고파서 뭔가 사먹을 것 같았어요. 의정부 돌아가서 뭔가 사먹는다면 결국 김밥천국을 가지 않을까 싶었어요. 김밥천국 간다면 김밥 두 줄에 돈까스 하나 시켜서 먹을텐데, 김밥천국 김밥 가격이 올라서 이제는 그렇게 먹으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차라리 그 돈으로 다른 제대로 된 음식을 하나 사먹고 돌아가는 것이 훨씬 낫겠다 싶었어요. 어차피 그 돈이 그 돈이니까요.
'근처에 먹을 거 없나?'
종로로 나가서 뭔가 먹고 들어갈까 고민했어요. 그러나 종로에는 딱히 어딘가 가고 싶은 곳이 없었어요. 종로에 먹을 곳이 많다고 하지만 저한테 괜찮은 곳은 의외로 안 보이더라구요. 게다가 종로 자체를 많이 가서 종로에 가는 것에는 별 감흥이 없기도 했구요. 종로는 하도 가서 이제는 신기할 것도 전혀 없고, 재미도 없어요. 거의 '집 가는 길'에 가까운 이미지거든요.
'명동이나 갈까?'
순간 명동으로 갈까 생각했어요. 명동은 청계광장에서 멀지 않거든요. 명동은 그 자체보다 청계광장 및 시청에서 명동으로 가는 길 때문에 제게 인상적인 곳이에요. 왜냐하면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들 데리고 다닐 때 지도상 나온 길 말고 빨리 명동으로 넘어가는 길로 데리고 다니곤 했거든요. 그러면 친구들이 이렇게 명동을 가는 방법도 있었냐고 놀라곤 했었어요. 마침 명동에 가고 싶은 가게가 하나 있기도 했어요.
'거기나 가봐야겠다.'
그곳은 바로 현가츠. 명동에 있는 일본식 돈까스 전문점이라는데 명동에 있고, 일본식 돈까스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착하고 맛도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 곳이었어요. 그동안 나중에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 미루기만 했던 곳이었어요. 거기 가서 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유명한 건지 가서 확인해보기로 했어요.
그렇게 해서 가본 식당이 바로 서울 명동에 있는 일본식 돈까스 전문점인 현가츠에요.
명동 현가츠 주소는 서울특별시 중구 중구 명동8나길 45 이에요. 지번 주소는 서울특별시 중구 충무로1가 25-6 지하1층 '현가츠' 이에요.
입구는 이렇게 생겼어요.
가게 매장은 지하에 있어요.
매장은 일본 분위기가 나도록 꾸며져 있었어요. 물론 저는 일본을 가본 적이라고는 스톱오버로 잠시 머물러본 것이 전부라 정확히 뭐가 일본 분위기인지는 잘 몰라요.
저는 등심가츠 정식을 주문했어요. 등심가츠 정식은 8000원이에요.
"이거 진짜 괜찮은데?"
양배추소스는 살짝 매콤한 맛이 있었어요.
돈까스가 아주 두껍고 고기 잡내 없고 속까지 잘 익었어요. 이게 8천이란 것 진짜 신기했어요. 고기맛, 고기 식감 확실했어요.
허접떼기 가게들도 자리세라고 돈 비싸게 받아먹는 일 허다한데 여기는 어떻게 명동서 8천이지? 정말 신기한 가게였어요.
양도 괜찮았어요. 일단 먹고 배고프지는 않았어요. 여자라면 배 빵빵하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였어요. 근데 소스까지 쳐서 먹으면 양에 비해 열량은 적지 않을 거에요.
명동에서 정말 좋은 식당을 발견해서 참 좋았어요. 명동 갔을 때 배고프면 일단 갈만한 확실한 한 곳을 알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