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8분. 카페에서 나왔어요. 송탄역에서 5시 33분에 상행선 첫 차가 있었거든요. 그것을 타고 이날 세 번째 목표인 오산에 있는 24시간 카페인 엔제리너스 오산궐동점에 갈 생각이었어요.
경기도 오산시에도 24시간 카페가 있는 것은 전혀 몰랐어요. 설마 거기에 있겠나 했거든요. 오산은 가본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평택도 송탄에 부대찌개, 햄버거, 소금튀김 먹으러 송탄 간 것이 전부였고, 오산은 제게 평택 갈 때 지하철로 지나치는 곳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어요. 오산을 들어보기는 여러 번 들어보았어요. 공군 간 친구들 때문에요.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어요. 거기에 뭐가 있는지 몰랐어요. 그저 의정부에서 가기 한참 걸리는 곳이라고만 알고 있었어요. 딱 그 정도였어요.
더욱이 경기도에는 시가 참 많아요. 이들 시에 모두 24시간 카페가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예를 들어서 과천에는 24시간 카페가 없어요. 오산시가 어떤 곳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24시간 카페가 있을 법한 곳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경기도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찾아보니 오산에도 24시간 카페가 있었어요. 딱 한 군데 - 엔제리너스 오산궐동점이 24시간 운영한다고 나와 있었어요. 여기는 오산 전지역으로 오전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배달의 민족 배달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곳이라고 했어요. 24시간 카페를 많이 가보기는 했지만 배달 서비스까지 하는 곳은 못 보았어요.
처음 오산과 평택 24시간 카페를 돌아다니기로 했을 때 평택에 있는 24시간 카페에서 오산에 있는 24시간 카페까지 걸어갈까 했어요. 지하철로는 몇 정거장 안 되거든요.
최단거리 11.9km.
다음 지도에서 검색해보니 11.9km 라고 나왔어요. 상당히 애매한 거리였어요. 지도상 소요시간은 3시간 3분이라고 나와 있었어요. 그렇지만 제가 걸어가면 그보다는 훨씬 덜 걸리기는 할 거에요. 하지만 고려해야할 점이 있었어요. 바로 평택에서 카페 두 곳을 간 후 오산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점이었어요. 게다가 날이 이제 추워졌어요. 차가운 밤바람 맞아가며 11.9km 걸어가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았어요. 만약 걸어간다면 평택에서 정신없이 24시간 카페 두 곳을 간 후 바로 오산에 있는 24시간 카페까지 걸어가야 했어요. 이것은 말 그대로 생고생. 참 내키지 않는 경로였어요. 그렇다고 평택만 다녀오자니 애매하게 오산만 남아버렸어요. 게다가 오산에 24시간 카페가 몇 곳 있어서 여기저기 다니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이렇게 되면 오산 엔제리너스 오산궐동점 가서 밤새도록 죽치고 있어야한다는 것이었어요.
아, 지하철 첫 차가 있었지!
엔제리너스 오산궐동점에서 가까운 지하철역은 오산대역. 송탄역에서 몇 정거장만 가면 되요. 게다가 동지가 가까운 해가 매우 짧은 시기. 어둠이 길었어요. 여름이라면 6시에 이미 훤해진 상태지만 겨울에 6시라면 칠흑같이 어두울 때였어요.
얌전히 첫 차 타고 가자.
송탄역에서 상행선 첫 차는 새벽 5시 33분. 3개 역에 11분 소요였어요. 이러면 전철 타고 가는 것이 훨씬 나아요. 이 추운 겨울에 일부러 걸어가야 할 이유가 전혀 없었어요.
그래서 새벽 5시 8분에 평택 서정동에 있는 24시간 카페에서 나와서 송탄역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어요.
"으악, 추워!"
엄청나게 추웠어요. 옷 속으로 한기가 마구 스며들어왔어요. 한기에 자비란 없었어요.
거리는 조용했어요.
길거리는 매우 깨끗했어요. 이 사진을 보고 길거리가 더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밤거리에서 이 정도면 매우 깔끔한 편이에요. 게다가 여기가 번화가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더욱요.
관광특구로에서 벗어나 송탄역을 향해 걸어갔어요.
지진으로 수능은 연기되었지만 수능 한파는 그대로였어요. 영하 3도였어요. 추운 것이 당연했어요.
송탄역을 향해 부지런히 걸어갔어요.
원래 5시에 나올 생각이었지만 계획보다 약 10분 정도 늦게 나왔어요. 그러나 여유롭게 송탄역에 도착했어요.
새벽 5시 27분. 송탄역으로 돌아왔어요.
송탄역 대합실 안에는 첫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어요.
첫 차가 서정리에서 출발했다고 전광판에 뜨자 사람들이 전철을 타러 승강장으로 내려갔어요. 저도 사람들을 따라 승강장으로 내려갔어요.
전철 안은 따스했어요. 정말 내리기 싫었어요. 그러나 저는 딱 세 정거장만 가면 내려야 했어요. 우리의 지하철 1호선은 참 빨리 잘 달렸어요. 진위역, 오산역을 지나 새벽 5시 44분에 오산대역에 도착했어요.
오산대역 승강장에서 대합실로 올라왔어요.
승강장에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어요. 매우 조용했어요. 아마 사람들이 다 첫 차를 타고 가서 아무도 없었을 거에요.
이제 오산 엔제리너스 오산궐동점으로 걸어가야 했어요. 오산대역에서 빠져나왔어요.
오산대역 앞은 물향기 수목원이었어요.
오산대역쪽은 이제 건물을 올리는 것 같았어요. 그 맞은편은 물향기 수목원.
진짜 오산에 24시간 카페 있는 것 맞아?
전화를 걸어서 24시간 영업하는 것을 확인하고 온 것이었어요. 그러나 여기까지는 절대 있게 생기지 않은 풍경이었어요.
어둠 속 가로등 불빛에 빛나는 붉은빛 키 높은 나무들과 행인. 오산의 새벽이었어요.
날이 추워서 벤치 위에는 서리가 내려앉았어요.
제가 사는 동네는 은행나무 잎이 다 떨어졌어요. 그러나 오산은 남쪽이라 그런지 아직 나무에 매달려 있는 잎이 남아 있었어요.
이제 정말 겨울이었어요.
'이제 24시간 카페 돌아다니는 것도 날이 풀릴 때까지 잠시 쉬어야 하는 거 아니야?'
오산에 있는 24시간 카페까지 다녀오면 2017년 한 해에 24시간 카페를 총 83곳을 가보는 것이었어요. 83은 제게 참 의미가 깊은 수에요. 사실 마음먹으면 100곳을 올 한 해에 채울 수도 있어요. 하지만 추워서 돌아다니기 정말 힘들었어요. 24시간 카페를 향해 걸어다니는 동안은 엄청나게 춥고, 카페에 들어가면 따뜻해서 몸이 노곤해지며 잠이 몰려왔어요. 아무리 커피를 마시고 잠을 쫓으며 글을 쓰고 싶어도 잠은 계속 밀려왔어요. 원래 평택에서 글을 빨리 쓰고 밀린 댓글에 답글도 다 달고 답방도 다 갈 생각이었어요. 그러나 잠이 계속 몰려와서 그러지 못했어요. 날이 더 추워지면 이렇게 카페 들어갈 때마다 노곤해지는 것도 더 심해질 거에요. 카페를 하룻밤 사이에 여러 곳 다니려고 하면 몸이 녹았다 얼었다를 계속 반복할 거에요.
은행잎이 바닥에 수북히 쌓여 있었어요. 버스 정류장은 계속 나타났지만 사람이 있는 버스 정류장은 거의 보이지 않았어요.
방향을 오른쪽으로 틀어야하는 지점이 나왔어요. 이 길을 따라가다보면 궐리사 후문, 수원지방법원 오산시법원이 나오고, 거기에서 더 걸어가면 오산에 하나 있다는 24시간 카페가 나올 것이었어요.
"여기도 중국인 꽤 많은가 보네?"
양꼬치 가게가 여기저기 보였어요. 중국 음식을 파는 가게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어요. 이것은 중국인들이 이쪽에 좀 있다는 이야기였어요. 어떤 이유로 여기에 중국인들이 좀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오산대학교가 근처에 있어서 중국인 유학생들이 많이 있을 수도 있고, 중국인 노동자들이 이쪽에 좀 있을 수도 있어요.
큰 길을 따라 걸어가다 밝은 골목이 있어서 한 번 들어가보았어요.
전형적인 원룸촌 번화가였어요.
길을 계속 걸어갔어요. 이제 출근시간이 가까워져서 차도에 차가 여러 대 달리고 있었어요. 식당에서는 일하러 가기 전 이른 아침을 먹는 사람들이 보였어요.
"진짜 있네?"
새벽 6시 17분. 드디어 오산에 하나 뿐인 24시간 카페인 엔제리너스 오산궐동점에 도착했어요.
이렇게 해서 이번에 가본 24시간 카페는 경기도 오산시 궐동에 있는 24시간 카페인 엔제리너스 오산궐동점이에요.
엔제리너스 오산궐동점 주소는 경기도 오산시 궐리사로 34 에요. 지번 주소는 경기도 오산시 궐동 670-2 이에요.
인도가 좁아서 횡단보도에서 사진을 찍었어요.
매장 입구에는 '24시간 OPEN, 연중무휴'가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었어요.
매장 안은 조용했어요. 새벽 6시대는 사람이 거의 없을 시간이거든요.
매장은 깔끔했어요.
이곳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콘센트가 정말 많았다는 점이었어요.
정말로 콘센트 찾아다닐 필요가 없었어요. 대체로 벽쪽에만 콘센트가 설치되어 있기 마련인데, 여기는 카운터와 카페 공간을 가르는 벽에 붙어있는 좌석에까지 콘센트가 있었어요. 노트북하고 스마트폰 충전하기에 매우 좋았어요. 거의 전좌석에 콘센트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이 정도로 콘센트 배치를 상당히 신경 많이 써서 한 카페는 거의 보지 못했어요.
흡연실 바닥도 매우 깔끔했어요. 확실히 카페에서 매장 관리를 신경써서 열심히 하는 티가 났어요. 흡연실 관리는 참 어렵거든요.
제가 간 시간대는 어느 24시간 카페를 가든 사람이 참 없을 시간이었어요. 다른 시간대에 사람들이 이 카페에 얼마나 많을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제가 간 시간대에서 제가 보았을 때 상당히 깔끔하고 시설 관리도 잘 되고 있는 카페였어요. 콘센트가 참 많아서 거의 모든 자리에서 콘센트를 이용할 수 있었구요.
심야시간에 조용히 책 보고 노트북하며 시간 보내기 좋은 카페 같았어요. 그렇게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 좋아보였어요. 콘센트가 많고, 결정적으로 흡연실 바닥이 깨끗했거든요. 흡연실 바닥이 깨끗하다는 것은 밤에 분위기가 조용하다는 것을 어느 정도 유추해볼 수 있게 해주는 증거였어요. 밤에 시끄럽다면 흡연실에서 침 찍찍 뱉어가며 담배 태우는 사람들 때문에 흡연실 바닥이 쉽게 더러워지거든요. 그런데 엔제리너스 오산궐동점 흡연실은 바닥이 깨끗했어요. 이로 미루어보아 밤에 공부하고 책보기에 좋을 것 같아보였어요.
경기도 오산시에서 24시간 카페를 찾는다면 엔제리너스 오산궐동점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