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동두천 부대볶음 맛집인 실비집 글을 올렸어요.


경기도 동두천 생연동 동두천중앙역 부대볶음 맛집 - 실비집 : http://zomzom.tistory.com/2703


새벽에 실비집 글에 댓글이 달렸어요. 그것은 의정부에도 오래된 부대볶음 맛집이 있다는 내용이었어요.


"어? 이거 설마 그 집인가?"


의정부 부대찌개의 부모님 되시는 음식이 부대볶음이라는 이야기는 의정부에서 오래 사신 분께 들은 이야기였어요. 원래는 부대볶음을 팔았고, 나중에 부대찌개가 나왔대요. 그리고 그 원형이 되는 부대볶음을 아직도 파는 식당이 의정부 어디엔가 있다고 알려주셨어요.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의정부 토박이분들이 이야기하시는 지명은 제가 잘 못 알아들어요. 우리나라 주소 체계가 몇 번 바뀌는 바람에 현재 주소 체계가 아주 엉망으로 되어 있어요. 행정동, 법정동에 도로명 주소에 아주 난리도 아니에요. 게다가 의정부는 갑자기 급조된 베드타운, 신도시가 아니다보니 동네명도 또 있어요. 여기에 정비되면서 명칭이 달라진 경우도 있구요. 그래서 그때 분명히 어딘가에 옛날 팔던 그 형태의 부대볶음을 파는 식당이 있다고 듣기는 했는데 어디인지 기억할 수가 없었어요.


그분이 알려준 식당을 찾아보았어요. 가능동에 있었어요. 여기가 왠지 맞는 것 같았어요. 일단 가능동은 의정부 토박이분들이 많이 거주하는 동네거든요. 그때 부대찌개 거리 같은 곳에 있었다면 아무리 의정부 지리를 잘 몰랐다 하더라도 대충 기억했을 거에요. 그쪽은 집과 가까워서 의정부로 넘어와 살기 시작할 때부터 자주 가던 곳이었으니까요. 물론 그쪽도 또 뭐라뭐라 지칭하는 명칭들이 따로 있어요. 이건 제가 잘 몰라요. 그렇지만 일단 그 의정부 번화가라고 하면 대충은 기억해요. 아예 기억을 못했던 것은 거기가 아예 아니었기 때문이었어요.


게다가 역사가 상당히 긴 식당이었어요. 다음 지도에 나와 있는 설명에 의하면 45년 전통의 부대찌개, 부대볶음 전문점이라고 나와 있었어요. 다른 글을 찾아서 읽어보았어요. 일단 역사가 긴 집은 확실했어요. 그리고 가격을 보니 부대볶음은 2인분 이상만 판매한다고 나와 있었어요.


'이거 무지 궁금한데?'


저는 의정부 토박이가 아니에요. 그러나 의정부에서 몇 년 살다보니 부대찌개에 대해서는 관심이 있어요. 이게 무슨 떡갈비니 하는 것이라면 별 관심이 안 갈텐데, 부대찌개는 참 주구장창 원하든 원치 않든 많이 먹게 되는 음식이에요. 아주 과거로 돌아가면 학교 급식, 대학교 입학해서 선배들이 잘 사주던 밥이 부대찌개, 심지어는 군대에서조차 부대찌개가 나왔어요. 그 부대찌개의 원조 중 하나가 바로 의정부이고, 의정부 사람들이 부대찌개에 대해서 나름 자긍심이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부대찌개에 대한 관심이 생길 수 밖에 없었어요.


물론 부대찌개 자체에 대해서 막 잘 알고 맛을 논할 정도는 절대 아니에요. 그래도 타지역 지인들이 의정부 왔을 때 대충 혓바닥 놀릴 정도로 알기는 해요. 의정부 와서 주워듣고 읽어보고 한 것들이 있어서요.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데 저도 의정부 산 지 3년이 넘었거든요.


의정부 부대찌개를 먹었으니 이제 그 이전 - 즉 부대찌개의 부모님 되시는 부대볶음을 먹어볼 차례였어요. 가뜩이나 동두천에서 부대볶음을 먹어보았기 때문에 어떤 곳인지 더욱 궁금해졌어요.


여기에 문득 전에 동두천에 같이 갔던 친구가 길거리 돌아다니며 맛집 골라내는 요령 하나 알려준 것이 떠올랐어요. 친구 말로는 역사가 좀 있는 것 닮게 생겼고, 이름이 '실비집'이면 맛집일 확률이 일반적인 식당보다 조금 더 높은 편이라고 알려주었거든요.


그렇게 해서 이번에 가본 식당은 의정부 부대찌개 맛집인 실비식당이에요.


실비식당 주소는 경기도 의정부시 호국로1123번길 12 이에요. 지번 주소는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702-18 이에요.


'이건 볶음이니까 나 혼자 어떻게 다 먹을 수 있겠지.'


제가 많이 먹는지는 몰라요. 하지만 대학교 입학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적게 먹는다고 혼난 적은 없어요.


부대볶음은 무조건 2인분 이상 판매라고 했지만, 2명 이상은 아니었어요. 저 혼자 2인분 시켜서 다 먹으면 문제될 것이 아무 것도 없었어요.


게다가 이건 찌개가 아니었어요. 찌개라면 저 혼자 2인분 죽어도 못 먹어요. 국밥, 찌개만큼은 저도 딱 1인분 먹어요. 솔직히 국밥, 찌개를 혼자 2인분 먹으면 그건 진짜 엄청나게 먹는 거에요. 혼자서는 감당이 될 양이 아니니까요. 국물 다 남기고 건더기만 건져먹지 않는 한요. 하지만 이건 부대찌개가 아니라 부대볶음. 볶음 요리라면 혼자 2인분을 먹을 수 있어요. 3인분 이상이라고 되어 있다면 안 갔을 거에요. 3인분은 저도 힘들거든요. 그러나 다행히 2인분 이상이었어요. 그러면 2인분 시켜서 혼자 먹으면 되었어요.


실비식당


건물 안으로 들어갔어요. 주인 아저씨께 혼자 먹을 건데 부대볶음 2인분 되냐고 여쭈어보았어요. 당연히 된다고 하셨어요. 먹다 남으면 싸가도 된다고 하셨어요.


가능동 실비식당


식당 면적은 동네 작은 식당 정도였어요. 좌석은 모두 바닥에 앉는 좌식 바닥이었어요.


의정부 실비식당


메뉴는 이래요.


실비식당 메뉴


참고로 사진에 나오지 않았지만 매운 볶음면도 따로 있어요. 주인 아저씨께서는 보통 부대볶음을 먹다가 매운 볶음면을 넣고 볶아서 먹는다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혼자 부대볶음 2인분을 주문했기 때문에 면까지 볶아먹을 수 없었어요.


원산지 표시


민찌는 호주산이래요. 참고로 의정부에서 부대찌개에 민찌 안들어가면 나이키 짝퉁 나이스만도 못한 쓰레기 중국 짝퉁 MICE 취급받아요. 제 표현이 과장같지만, 실제 의정부에서 부대찌개에 햄쪼가리 적게 들어간 건 맛이 없다고 해요. 그러나 민찌 안들어가면 진짜 평이 엄청나게 안 좋아져요. 블로니, 슬라미, 지미딘은 저도 뭔지 잘 모르겠어요. 어쨌든 미제래요.


밑반찬


위 사진이 이 식당의 밑반찬이에요. 여기에서 김치와 깻잎장아찌는 못 먹었어요. 혼자 2인분 먹느라 그 정도의 여유는 없었거든요.


이 밑반찬에서 눈여겨볼 것은 양파, 마늘장아찌, 마카로니 샐러드에요.


일단 양파는 고추장과 같이 나왔어요. 이것은 상당히 독특했어요.


경기도 의정부 부대볶음 맛집 - 실비식당


부대볶음은 후라이팬에 나왔어요.


의정부 부대볶음


아저씨께서 약한 불로 계속 볶아가며 먹어야 맛있다고 알려주셨어요.


밥


밥은 흑미 및 잡곡이 섞인 밥이었어요. 사진으로 보면 밥 양이 어느 정도 가늠이 잘 안 되요. 일반 식당 공기밥보다 양이 더 많았어요. 저기에 부대볶음을 올려서 비벼먹으면 되요.


집에서 만들면 될 것 같지만 실제 해보면 망하는 맛.


이건 진짜 볶음이야!


기본적으로 기름과 야채에서 나오는 물기로 볶은 음식이었어요.


재미있는 것은 부대볶음이 짜지 않았다는 것이었어요. 물론 베이컨만 왕창 집어먹으면 짜요. 그건 어쩔 수 없었어요. 베이컨이 짜니까요. 그 외에는 짜지 않았어요.


김치의 신맛과 소시지의 고소하고 간이 된 맛이 부대볶음 맛의 양대 축이었어요. 단맛은 거의 없었어요.


이것이 의정부 음식 특징인가?


부대찌개도, 부대볶음도 밥에 곁들여먹는 음식의 맛이었어요. 술안주로 먹기에는 조금 심심할 수도 있고, 밥반찬으로 먹으면 딱 좋을 맛이었어요. 저 2인분을 다 먹는 동안 마실 것을 단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먹었어요. 제가 원래 밥 먹을 때 밥에 물 말아먹는 것 아니면 마실 것을 잘 안 마시는 편이기는 해요. 하지만 술안주에 적합할 맛이 강한 음식을 혼자 2인분 먹는다면 저도 사람인지라 먹다가 물을 켜요. 그런데 이것은 2인분을 혼자 먹는데도 물을 끝까지 안 마셨어요.


그리고 매우 재미있는 점 한 가지. 위에서 밑반찬 중 마늘 장아찌와 마카로니 샐러드가 있다고 말했어요. 부대볶음을 마늘 장아찌와 같이 먹으면 참 한국 음식 같은 느낌이 되었어요. 마카로니 샐러드와 같이 먹으면 참 양키 음식 같은 느낌이 되었어요. 부대볶음을 그냥 먹을 때, 마늘 장아찌와 먹을 때, 마카로니 샐러드와 먹을 때 느낌이 많이 달랐어요.


동두천 부대볶음을 먹었을 때 왜 자꾸 음식이 타서 눌러 붙어서 물을 붓고 끓인 것이 부대찌개의 시초라는 것인지 그렇게까지 잘 와닿지는 않았어요. 그러나 의정부 실비식당에서 부대볶음을 먹어보니 그 말이 확 와닿았어요.


의정부 부대볶음 맛집


맛이 그렇게 자극적이지 않고 맛있었어요. 그리고 동두천 부대볶음과는 확실히 완벽히 달랐어요. 동두천 부대볶음과 직접 비교하기에는 둘이 차이가 너무 컸어요. 그 차이는 의정부 부대찌개와 송탄 부대찌개의 차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많이 컸어요. 동두천 부대볶음과 의정부 부대볶음은 그냥 다른 음식이라 해도 될 정도였어요.


양도 절대 적지 않았어요. 양은 푸짐한 편이었어요. 둘이 먹어도 둘 다 만족할 양이었어요.


식당에서 나갈 때 주인 아저씨께 여기 50년 되었다니 참 오래된 식당이라고 말씀드리자 50년 더 넘은 식당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의정부에서 부대찌개의 부모님급 음식인 부대볶음을 먹어보고 싶다면 실비식당이 있어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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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슬라미는 살라미를 말하는건가 싶은데 다른 건 뭘까요 ㅋㅋㅋㅋ궁금하네요 ㅋㅋㅋㅋ
    지난번 실비집보다 여기 부대볶음이 덜 자극적이고 밥에 곁들이기 더 좋을 것 같이 생겼어요 ㅋㅋㅋ

    2017.11.29 09: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여기는 진짜 밥반찬이었어요. 맛은 왠지 집에서 만들면 될 거 같은데 내가 하면 절대 안 나오는 그런 느낌이었구요 ㅎㅎ

      2017.11.30 00:17 신고 [ ADDR : EDIT/ DEL ]
  2. 오호 글쿠나 넘 재밌어요 슬라미는 살라미 햄, 블로니은 볼로냐 소시지 아닐까 싶은데 지미딘은 몰겠네요 진짜 미제인가 ㅎㅎ

    2017.11.30 00: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진짜 미제일 거에요. 그런데 진짜 지미딘은 뭔지 저도 모르겠어요 ㅎㅎ;

      2017.11.30 00:06 신고 [ ADDR : EDIT/ DEL ]
  3. 부대찌개의 원조 형태는 부대볶음이였군요. 그러고 보니 울집에서도 주변 재료로 간단하게 야채와 함께 볶아 먹는데 그때 고추장이나 고춧가루를 넣고 볶기도 하거든요. 그럼 부대볶음 비슷하게 되는 거네요. 생각해 보면 주변에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게 당연한 것 같아요. 미군 부대 근처에서는 당연히 미국 가공육을 이용하구요.
    슬라미는 salami, 볼로니는 bologna를 말하는 것 같아요. 다 소시지 종류구요. 지미딘은 첨 들어 봐서 뭔가 했는데 Jimmy Dean이라고 미국 유명 소시지 제조사 이름인 듯 해요. ^^*

    2017.12.04 16: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부대찌개 원조가 부대볶음이에요. 아마 애리놀다님께서 집에서 해드시는 그 고추장, 고춧가루 넣고 햄과 야채 볶아드시는 것이 많이 비슷할 거에요. 거기에 김치까지 들어가면요 ㅎㅎ
      앗! 지미딘의 비밀을 밝혀내셨군요!!! Jimmy Dean 이라니 진짜 지미딘이겠어요. 지미딘 소시지가 원래 어떻게 생긴 건지 궁금해요. 저 식당 가서 '지미딘 보여주세요'라고 하긴 그렇더라구요^^;;

      2017.12.11 16:54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