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나뚜루팝에 갔어요. 나뚜루팝은 2017년 봄에 잠깐 가본 이후 안 갔어요. 올해 초에 먹었던 로열 얼그레이와 자스민을 뛰어넘을만한 아이스크림이 있을 것 같지 않았거든요. 나뚜루팝 아이스크림은 지금까지 총 여덟 종류 먹어보았어요. 즉 그 여덟 종류 중 나머지 여섯 종류는 로열 얼그레이, 자스민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지 못했어요.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에 비해 맛이 묽고, 향이 뭔가 껌을 뒤져보면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구요.
나뚜루팝에 간 이유는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만 참 많이 먹었기 때문이었어요. 그리고 나뚜루팝 아이스크림은 또 그 나름의 맛과 특징이 있구요. 호불호가 극심히 갈리게 생긴 것을 골라내면 무난하게 맛있는 것이 나뚜루팝 아이스크림의 특징 같아요. 아직 많이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민트 레오파드를 먹어보았을 때 그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요. 베스킨라빈스31 민트 초콜릿칩 아이스크림이 사람들 의견을 모세의 기적처럼 쫙 갈라버리는 것에 비해 나뚜루팝 민트 레오파드는 스피아민트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이라면 별 무리없이 먹을 수 있는 맛이겠더라구요.
"이번에는 뭐 먹지?"
로열 얼그레이와 자스민이 로열 얼그레이 시즌2, 자스민 시즌2로 새로 나왔다면 망설이지 않고 그것을 골라서 먹었을 거에요. 그러나 그런 일은 당연히 일어날 일이 없었어요. 어떤 아이스크림이 있는지 쭉 살펴보았어요.
확실히 나뚜루팝은 신메뉴가 별로 나오지 않아서 봄에 와서 먹을 때와 아이스크림이 거의 달라진 것이 없었어요. 물론 몇 개 사라지고 새로 나온 것이 있기는 했지만요. 베스킨라빈스31 정도까지는 아니었어요.
"이거 아몬드 봉봉 나뚜루팝 버전 아니야?"
아몬드 봉봉쇼
베스킨라빈스31과 나뚜루팝을 보면 이름이 비슷한 아이스크림들이 있어요. 베스킨라빈스31 체리쥬빌레 - 나뚜루팝 체리 블라썸 같은 것들이 몇 종류 있어요. 그런데 이건 이름이 아몬드 봉봉쇼. 베스킨라빈스31에서 정말 인기 엄청 많은 아이스크림, 메뉴 보고 선택 장에 걸렸을 때 눈 감고 찍으면 어쨌든 만족하게 되는 그 아이스크림. 바로 아몬드 봉봉에 뒤에 '쇼' 하나 더 붙은 이름이었어요. 아몬드 봉봉과 아몬드 봉봉쇼. 이건 바보가 아닌 이상 이름 보고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었어요.
"아몬드 봉봉쇼 먹어봐야겠다."
당연히 베스킨라빈스31 아몬드 봉봉과 비교해볼 생각이었어요. 이것은 제가 의도하든 안 하든 비교할 수 밖에 없었어요. 왜냐하면 이름이 '쇼' 라는 글자 하나 차이였으니까요. 비교를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어요. 거의 '강제로 비교하는 행동을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렇게 해서 이번에 먹은 나뚜루팝 아이스크림은 아몬드 봉봉쇼에요.
아몬드 봉봉쇼는 이렇게 생겼어요.
하얀색에 초코렛이 들어가 있어요. 흰 아이스크림은 무언가 암시하고 있었어요. 보기만 해도 뭔가 투명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았거든요.
나뚜루팝 홈페이지에서는 아몬드 봉봉쇼를 '달콤한 초콜릿이 코팅된 아몬드의 바삭바삭한 즐거움' 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아몬드 봉봉쇼 열량은 100g 기준으로 260 kcal 이에요. 참고로 100g 은 나뚜루팝에서 가장 작은 사이즈인 싱글컵 사이즈에요.
흰 아이스크림에서 느꼈던 미묘한 투명함이 답을 알려주고 있었다.
초코맛 자체는 그렇게 강하지 않았어요. 시중에서 파는 밀크 초콜릿 수준이었어요. 보기에는 초콜렛 맛이 상당히 강해 보였지만 막상 먹어보면 조금 밍밍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이 느낌은 하얀 아이스크림이 가볍고 시원한 맛이라 더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어요.
맛에서 강한 맛이 느껴질 때가 있는데, 그건 바로 초콜렛 코팅이 된 아몬드 조각을 씹을 때였어요. 이때는 제가 아몬드 초콜렛을 먹는 것이 확실히 느껴졌어요.
맛에서 아몬드 덩어리의 존재가 매우 컸어요. 아주 큼직한 초콜렛 덩어리를 씹으면 달콤쌉싸름한 맛이 강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초콜렛 코팅된 아몬드 정도까지는 아니었어요.
베스킨라빈스31 아몬드봉봉에 비하면 맛이 밍밍하고 불균일한 편이었어요.
아직까지 제 기준에서 나뚜루팝 아이스크림 중 정말 맛있고 꼭 나뚜루팝 가야할 이유라면 리얼 얼그레이 아이스크림과 자스민 아이스크림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