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19일.
"오늘은 포천이나 가봐야겠다."
우리나라 수도권에 모스크가 몇 곳 있었어요. 그 중 갈만한 곳은 포천에 있는 모스크였어요. 김포에도 모스크가 있다고 나오기는 했지만, 여기는 도저히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어요. 의정부에서 멀어도 너무 멀었거든요. 교통도 매우 불편한 곳이었어요. 김포시로 지하철이 들어가지 않았고, 여기는 김포시에서도 참 외지인 곳이었어요. 일산과 강화도 사이에 있는 땅 사이에서 한가운데였어요. 지도를 보니 '읍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에 있는 곳도 아니었어요. 읍내에서 많이 먼 곳이었어요. 게다가 여기는 심지어 사진도 없었어요.
그래서 김포 이슬람 성원은 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다음 로드뷰로 확인해보니 있기는 했어요. 그러나 여기는 정말 자가용이 없는 한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보였어요.
"포천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이른데..."
모스크 문이 확실히 열려 있는 시간은 오후 조금 늦은 시각. 그 시각에 맞추어 가기에는 너무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어요.
"확 김포나 다녀와?"
의정부에서 대중 교통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나 확인해보았어요. 지도를 보며 지하철을 이용해 최대한 근처로 가서 마을 버스를 타고 들어갈 방법을 연구했어요.
"방법이 있기는 한데?"
의정부에서 한 번에 김포 모스크까지 가는 방법은 절대 없었어요. 찾아낸 방법은 다음과 같았어요.
01. 의정부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홍대입구역으로 이동
02. 홍대입구역에서 3000번 버스를 타고 마송 정류장에서 하차
03. 마송 정류장에서 통진시장을 통과해 마을 버스 정거장으로 이동해 72번 마을 버스 탑승
04. 고정2리 정류장에서 하차 후 도보 이동
"이건 가려면 빨리 가야겠다."
김포 이슬람 성원을 간다면 그것과 묶어서 인천 부평 이슬람 성원도 다녀올 수 있었어요. 인천이나 김포나 의정부에서는 머니까 한 번에 묶어서 다녀오는 것이 차비 절약하는 길이거든요.
그래서 집에서 나와 전철을 타고 홍대입구역으로 갔어요. 홍대입구에서 오후 3시에 3000번 버스를 탔어요.
버스는 지하철 5호선 발산역을 지나갔어요.
참 친숙한 풍경이었어요. 발산역 쪽은 제가 이쪽에서 전철을 타고 학교를 가던 때나 지금이나 별로 바뀌지 않았어요.
버스는 곧 마곡역 앞을 지나갔어요. 제가 발산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마곡역은 만들어놓기만 하고 폐쇄된 역이었어요. 마곡지구가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농지라고 알려진 곳이었구요. 그래서 발산에서 송정역을 갈 때 유독 시간이 오래 걸렸고, 마곡역을 지나갈 때면 지하철 창밖으로 폐역을 지나가듯 한 풍경이 깜깜한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곤 했어요.
오후 16시 23분. 김포시 통진시장 근처에 있는 마송 정류장에 도착했어요.
김포 통진시장을 지나 마을버스 정류장으로 갔어요. 하지만 마을버스 정류장 어디에서 제가 타야 하는 72A, 72B 버스가 서는지 알 수 없었어요. 그래서 물어보았어요.
"마을버스 정류장 바뀌었어요. 저 아래 가면 공영주차장 나오는데 거기에서 타야 해요."
마을버스 72번 타는 곳이 바뀌었다고 알려주었어요. 이것은 다음 지도, 네이버 지도 모두 반영이 안 된 부분이었어요. 알려준대로 공영주차장으로 갔어요.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을 때는 4시 35분. 72번 버스가 움직여서 급히 달려갔어요.
"버스 5시에 출발해요."
버스 배차 시간표를 보았어요.
굳이 일찍 와야했다고 후회할 필요가 없었어요. 왜냐하면 4시와 5시 사이에 제가 타야 할 72번 마을버스가 없었으니까요.
정류장에서 글을 쓰다 시간이 되자 버스에 올라탔어요.
오후 5시 14분. 고정2리 정류장에 도착했어요.
정류장 표시는 딱히 없었어요. 여기가 고정2리 정류장이래요.
길을 따라 걸어가기 시작했어요.
김포시 통진읍 고정2리 풍경. 시골이었지만, 멀리 공장들이 보였어요. 경기도 김포시는 공장이 많이 있고, 공장이 많은 만큼 외국인 노동자도 많이 거주하는 곳 중 하나에요.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있었어요.
"모스크 어디지? 이쯤에 있어야 하는데..."
분명히 모스크가 있다고 지도에 나와 있는 지점 쪽에 왔지만 모스크가 보이지 않았어요. 아무리 둘러보아도 모스크 같은 것은 없었어요.
"내가 지나쳐왔나?"
모스크가 있다고 지도에 표시된 지점을 넘어갔지만 여전히 모스크는 보이지 않았어요. 지도를 다시 확인해보았어요. 어느 건물 뒤에 있다고 나왔어요. 그렇지만 그 건물이 대체 뭐인지조차 알 수 없었어요. 왔던 길을 되짚어가기 시작했어요.
'혹시 그 모스크 없어진 거 아니야?'
사진으로 보았을 때 없어져도 이상할 것 같지 않았어요. 혹시 다른 곳으로 옮긴 건가? 만약 그랬다면 이거 완전 허탕치는 건데?
"저기 있다!"
불안해하며 주변을 샅샅이 훑어보며 걸어갔어요. 간신히 찾아내었어요.
이렇게 해서 이번에 가본 모스크는 김포 이슬람 성원이에요.
김포 모스크 주소는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월하로 329 에요.
김포 모스크는 방글라데시 무슬림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운영되고 있다고 해요.
모스크로 다가갔어요.
간판에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루' 라고 큼지막히 적혀 있었고, 그 아래에는 '김포 이슬람 사원' 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왼쪽에는 메카 사진이 있었고, 그 아래에 영어로 GIMPO MASJID 라고 적혀 있었어요.
아무리 보아도 일반 가정집처럼 생겼어요. 입구로 갔어요.
입구에는 '김포 이슬람 성원'이라고 붙어 있었어요.
안으로 들어갔어요.
안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벵골어였어요. 방글라데시 무슬림들이 중심이라더니 입구부터 벵골어가 아주 잘 보였어요.
기도실로 들어가는 문에도 벵골어가 적힌 스티커를 볼 수 있었어요. 아랍어와 벵골어가 적힌 스티커도 있었구요. 저것들은 아마 방글라데시에서 들고 와서 붙인 것일 거에요.
안으로 들어갔어요.
문 안쪽에도 벵골어와 아랍어가 인쇄된 스티커가 붙어 있었어요.
미흐랍은 이렇게 생겼어요.
미흐랍 양 옆에는 쿠란과 벵골어로 된 책이 꽂혀 있었어요.
아래는 미흐랍 왼쪽 모습이에요.
아래는 김포 모스크의 민바르에요.
예배 시각을 알려주는 시계도 방글라데시에서 들고 온 것 같았어요.
벵골어로 জামাঅতে নামাজের সময় সূচী 라고 적혀 있었어요. 사전을 찾아보니 모스크 예배 스케쥴이래요.
모스크 바닥에는 기도를 할 때 줄을 서는 기준이 되는 줄이 있었어요.
이것은 자카트를 넣는 함. 이슬람에서는 사원에 있는 통에 넣는 방식으로 적선인 자카트를 행해도 되지만, 사람이 사람에게 직접 줘도 되요.
외관은 일반 가정집이었지만 모스크로써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었어요.
비록 공간이 그리 넓어보이지 않지만 수용 인원은 상당히 많이 나올 거에요. 무슬림들은 예배를 드릴 때 다닥다닥 붙어서 드리니까요. 이슬람에서는 기도를 드릴 때 사람들 사이에 틈이 있으면 그 사이로 악마가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리고 예배를 마치고 마지막 좌우로 하는 인사를 할 때 옆에 사람이 있든 없든 반드시 양쪽에 다 인사를 하는 이유는 자기 양쪽 어깨에 있는 천사에게 인사를 하는 거라고 해요. 한쪽 어깨에 있는 천사는 착한 일을 한 것을 적고, 다른 한쪽 어깨에 있는 천사는 나쁜 일을 한 것을 적는대요.
모스크에서 나왔어요.
김포 이슬람 성원은 가기도, 찾기도 어려웠어요. 얼핏 보면 영락없는 민가였구요. 하지만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는 모스크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