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한국 먹거리

쉐이크쉑 버거 - 쉐이크

좀좀이 2017. 9. 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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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쉐이크쉑 버거에서 먹고 난 후, 한결같이 칭찬하는 것이 있었어요.


"거기 쉐이크가 참 맛있어요."


대체 쉐이크가 얼마나 맛있길래 쉐이크를 그렇게 칭찬하지? 패스트푸드 햄버거를 처음 먹었던 중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햄버거는 언제나 콜라와 친구. 콜라와 영혼의 친구. 그래서 다른 마실 것과 먹는다는 것은 단 한 번도 상상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건 제 머리 속에 아예 존재하지 않는 선택지였어요. 심지어는 사이다와도 먹어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쉐이크쉑 버거 가서 마실 것을 쉐이크를 고르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게 또 맛있다고 했어요. 진짜 미스테리 그 자체였어요.


그래서 정작 햄버거는 뭘 골라야할지도 몰라서 대충 아무 거나 골랐는데 마실 것은 무엇을 고를지 아주 확실하게 정해져 있었어요. 그것은 바로 쉐이크. 가격이 얼마든 상관없이 쉐이크. 쉑쉑버거가 무너져도 쉐이크. 이건 정말 궁금했어요. 사실 햄버거도 궁금했지만, 이것이 더 궁금하고 기대가 되었어요. 이건 사람들 모두 칭찬했으니까요. 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일개 음료수를 칭찬하는지 많이 궁금했어요.


쉑쉑버거의 쉐이크는 5900원이었어요. 이 쉐이크 하나만으로도 다른 패스트푸드 저가 세트메뉴 가격이었어요. 쉐이크쉑의 특징은 세트가 없어서 각각의 메뉴를 하나씩 주문해서 고유의 세트 메뉴를 구성해 먹는다는 것이고, 이렇기 때문에 메뉴 하나가 추가될수록 가격이 껑충껑충 뛰었어요. 메뉴 하나하나가 저렴한 편이 아니었거든요. 그래도 괜찮았어요. 맛만 괜찮다면요.


자리에 앉아서 주문한 것들이 나오기를 기다렸어요. 주문한 것은 조금 기다리자 나왔어요. 20분 정도 걸릴 거라고 했는데 그보다 빨리 나왔어요. 쉐이크는 쉐이크만 주었어요. 빨대는 자기가 알아서 챙겨야 했어요.


쉐이크쉑 버거의 컵은 이렇게 생겼어요.


쉐이크쉑 버거 컵


컵 그림을 보면 호랑이가 음료수를 빨대로 빨아먹고 있어요. 컵 디자인은 상당히 시원하게 생겼어요.


윗면은 아주 평범한 플라스틱 뚜껑이었어요.


컵뚜껑


이것이 바로 그 쉐이크쉑 버거의 쉐이크.


쉐이크쉑버거 쉐이크


스마트폰 카메라 화이트밸런스 조정을 하지 않고 그냥 찍었기 때문에 누렇게 나왔어요.


패스트푸드점 소프트 아이스크림맛.


딱 롯데리아, 맥도날드에서 판매하는 소프트 아이스크림 맛이었어요. 그걸 캅에 잔뜩 부어서 마시는 것 같았어요. 마시면서 끝까지 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어요. 너무 많이 닮았거든요. 적당히 닮아야 다른 생각도 해보는데 이건 너무 닮아서 다른 생각을 할 여지가 없었어요.


어우 달다.


많이 달았어요. 햄버거와 같이 먹으니 햄버거의 짠맛과 이것의 단맛 때문에 짠단의 조화가 이루어졌어요. 감자튀김과 먹으니 소프트콘 아이스크림을 먹는 맛이었어요.


그리고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달리 이것은 얼음 결정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래서 빨대로 빨아먹는데 잘 빨리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계속 들어오고 있었어요. 자리를 빨리 비켜주고 싶은데 이 쉐이크를 빨리 먹을 방법이 없었어요. 스푼으로 마구 퍼먹을 수도 없었어요. 빨대로 잘 빨아먹기 위해 노력했지만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원치 않았지만 아주 여유를 가지며 감자튀김과 같이 먹었어요. 뒤에 사람들이 기다리든 말든 내 할 말은 주둥이 다 털어야겠다는 그 서양인들의 나불나불 정신처럼 아주 느긋하게 감자튀김과 쉐이크를 먹었어요. 쉐이크만 빨리 마실 수 있으면 감자튀김과 쉐이크를 후딱 먹어치우고 자리에서 일어나겠는데 쉐이크는 도저히 빨리 마셔치울 방법이 없었거든요. 밖에 들고 나가 돌아다니며 쪽쪽 빨아대고 싶지는 않았구요. 그래서 쉐이크를 최대한 빨리 마셔치우며 거기에 맞추어 감자튀김을 먹었어요.


맛이 매우 진했어요. 단맛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싫어할 정도로 달았구요. 그리고 빨대로 마시기 쉽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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