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7박 35일 (2009)

7박 35일 - 01

좀좀이 2011. 11. 6.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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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위해 만난 분은 원래 터키에서 공부하다가 잠시 일주일간 시리아로 여행을 가실 계획이었어요.

"시리아 가지 마세요!  거기 위험해요!"

시리아는 매우 조용한 동네.  하지만 이스라엘의 레바논 폭격이 끝난지 얼마 안 된데다 전 세계적으로 몇 개 없는 우리나라와의 미수교국.  그것보다 혼자서 여행가면 심심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어요.  더욱이 해외여행에서 혼자 다니면 매우 피곤해요.  거기에 숙소에서 잘 생각은 아예 없었어요.  밤은 무조건 야간이동으로 잘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야간이동할 때 혼자 자면 소매치기에게 적선하는 짓에 가까워요.  더욱이 그 위험하다는 동유럽.  그래서 같이 갈 사람이 꼭 필요했어요.

"우리 같이 알바니아 가요."
"알바니아요?  거기 뭐 있는데요?"
"벙커요."
그래요.  알바니아에는 벙커가 있어요.  공산 알바니아 시절 독재자 엔베르 호자가 모든 주변국가들과 관계가 안 좋아서 자국을 방어하기 위해 무지막지하게 벙커를 지었어요.  알바니아 인구가 300만인데 알바니아 전역에 벙커를 75만개 지었다고 해요.  무슨 벙커 잘 짓기 대회같은 것까지 열었다고 하니 말 다했죠.  벙커 지을 때 쓴 콘크리트면 알바니아 모든 도로를 포장할 수 있다고도 해요.

"가면 재미는 있을 거 같네요."
"거기 가면 용자가 되는 거에요."

이렇게 같이 여행가자고 유혹했어요.  인터넷을 뒤져보니 알바니아 입국은 입국세 10유로만 내면 그냥 통과라고 했어요.
"알바니아 갈까요?"
"같이 가요!  지금 아니면 언제 알바니아 가보시겠어요."

이렇게 해서 따라오게 된 것이었어요.

제가 가진 정보는 이스탄불에서 알바니아 티라나로 가는 버스가 있다는 것 정도였어요.  그래서 같이 가는 분과 만나 일단 그랜드 바자르로 갔어요.
"뭐 드시겠어요?"
간 식당에 메뉴는 전부 케밥.  그래서 무슨 케밥을 먹었어요.  맛은 그냥 그럭저럭이었어요.  사실 아랍지역에 있다가 넘어온 것이라 터키 음식을 그다지 먹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제가 있던 곳보다 훨씬 사람사는 곳 다워서 좋기는 했지만 질리도록 먹은 아랍 음식과 비슷한 음식을 또 먹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그랜드 바자르 구경해요."
시간은 늦었는데 일단 그랜드 바자르로 갔어요.  이미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닫은 상태.  조금 돌아다니는데 입구를 걸어잠그려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짐을 끌고 마구 뛰어서 겨우 밖으로 빠져나갔어요.

그랜드 바자르에서 나와 버스터미널로 갔어요.

"ㅁ;ㅣㅇ나ㅓㄹ매야럼[ㅇㄹ?"
"ㅁ;ㅇ랴ㅓㅁ;ㄴ애럼[ㄴㅇ러"
터키어를 모르는 제게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

"알바니아행 버스는 없다는데요?  전부 불가리아나 그리스래요."

어떻하지...어떻하지...

그때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났어요.  테살로니카와 아테네로 가면 알바니아행 버스가 있다고 했어요.  아테네는 펠로폰네소스 반도 제일 끝에 위치해 있었어요.  즉 불필요한 이동거리가 꽤 많았어요.  그래서 일단 테살로니카 버스를 타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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