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진짜 아니다."


밤새 글쓰고 책을 보려고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들고 왔어요. DMC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갈 거였거든요. 여기는 밤에 한 번 들어가면 빠져나올 방법이 없는 곳. 홍대 입구까지 걸어서 1시간이었어요. 1시간 걷는 것 자체야 별 거 아니었어요. 단지 1시간 걸으면 온몸에서 육수가 쏟아져나와 걸어다니는 육포가 되어갈 뿐이었어요.


한 시간 걸어서 육수 쫙 빼가면서 홍대로 넘어갈 의사가 전혀 없었어요. 홍대에 아직 못 가본 24시간 카페들이 있기는 하지만 굳이 거기 있는 24시간 카페 중 한 곳을 억지로 가고 싶지 않았어요. 집에 돌아갈 것도 생각해야했거든요. 땀에 푹 절은 옷을 입고 의정부까지 돌아가고 싶지 않았어요. 절대로요.


DMC에 있는 24시간 카페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어요. 모든 것이 저와 안 맞았어요. 콘센트 있는 자리를 찾아 앉았는데 계단 옆이었고, 의자와 테이블은 너무 낮았어요. 자꾸만 정신이 산만해지려 했어요. 일단 24시간 카페에 왔으니 글 하나 쓰기는 했어요. 키보드로 글자 하나 칠 때마다 여기서 밤을 새야겠다는 의지도 한 글자씩 깎여나갔어요. 글을 거의 다 썼을 때, 여기에서는 도저히 밤새 머무르며 글 못 쓰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어버렸어요.


걸으면 덥다. 여기서 밤새 글쓴다.

걸으면 덥다. 여기서 밤새 글쓴다.

걸으면 덥다. 여기서 밤에 글쓴다.

걸으면 덥다. 여기서 밤에 글썼다...


나 다른 카페 갈 거야!


쑥과 마늘만 뜯어먹던 단군 신화 속 호랑이처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어요. 이 동네는 나랑 안 맞는 거야! 아무리 봐도 이도 저도 아닌 거 닮아! 나는 여기에서 나가야겠어!


일단 자리에서 일어나기는 했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정해야 했어요. 무조건 홍대까지 걸어서 나가기는 하는데, 그 다음에 갈 곳을 정해야했어요. 어디를 갈까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서울 서부에 하나만 덜렁 남은 곳 있었지!


예전 화곡에 있는 24시간 갈 때였어요. 화곡에 있는 곳을 갈지 강서구청에 있는 곳을 갈지 고민하다 일단 화곡에 있는 곳부터 가기로 했어요. 목동에서 가는 것이라 화곡이 그나마 가기 나았거든요. 화곡에 도착하니 동이 트고 있었어요. 그래서 강서구청에 있는 24시간 카페는 못 갔어요.


강서구청. 듣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가본 적은 없는 곳. 강서구 쪽에서 살았던 적이 있어서 버스탈 때 그 단어는 많이 접했어요. 그러나 가본 적은 없었어요.


지도를 보았어요.


"뭐야? 여기 '좀좀이'의 고향에서 가깝잖아!"


'좀좀이'의 고향이라 함은 탐라영재관. 가양역에 있어요. 인터넷상에 처음 글을 써서 올리기 시작한 곳이기 때문에 좀좀이의 고향이에요. 매해 한 번씩 찾아가곤 했어요. 제게는 매우 의미있는 곳이라서요. 많은 기억이 있고, 제가 처음 서울 올라와서, 그리고 가족들로부터 떨어져서 지내기 시작한 곳이거든요. 고향을 찾아가듯 1년에 한 번씩 찾아가곤 하는 곳인데 올해는 아직 가지 않았어요. 그런데 바로 그 탐라영재관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24시간 카페가 있었어요.


"이야, 그 동네 진짜 많이 좋아졌네."


예전 제가 살 때와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어요. 저는 매일 30분 걸어서 발산역으로 가든가 버스를 타고 영등포역으로 가곤 했어요. 그런데 이제 가양역이 생겨서 그렇게 걸어갈 이유가 전혀 없어요. 게다가 24시간 카페! 제가 살 때 밤에는 나갈 수도 없었지만, 새벽에 그쪽에는 아무 것도 없었어요.


강서구청을 가자.


카페에서 나왔어요. 홍대 입구를 향해 부지런히 걷기 시작했어요.



블로그 지인인 bravebird님의 글에 고향에서 밤에 돌아다닐 때에는 갑자기 이유없이 등골이 오싹해질 때가 있는데 서울에서는 못 느꼈다는 댓글을 단 적이 있어요. 고향에서 이런 길을 걸었다면 이유없이 척추에서 정수리로 찌릿한 느낌이 쫙 올라오는 것을 느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여기는 서울. 그런 거 전혀 없었어요. 그저 걸으니 참 덥다는 생각 뿐이었어요. 그럴 만도 했어요. 옆에서 차가 계속 씽씽 달리는데 무슨 귀신이에요. 서울은 귀신도 역도시화 현상을 겪어서 인근 도시로 나가 살 거에요. 음기가 강한 곳에 귀신이 산다고 하는데 서울에서 사람이 없는 곳이 있어야 음기가 쌓이고 고이고 하죠. 올해 고향 내려가서 밤에 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도 그 기분나쁜 오싹함을 느꼈는데, 서울에서는 그런 느낌을 겪어본 적이 없어요. 귀신도 땅값이 비싸서 다 이사갔나봐요.


새벽 1시 59분. 경의선 철길 공원에 도착했어요.


경의선 철길 공원


사진은 참 귀신 나오게 생겼어요.



그러나 여기도 역시나 마찬가지. 열심히 걸어와서 더울 뿐이었어요. 늦은 시각인데 산책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벤치에 앉아서 노트북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공원 옆 술집에서는 사람들이 술을 마시며 여름밤을 즐기고 있었어요.




연남동에서 홍대 입구 버스 정류장으로 갔어요. 버스 정거장에 도착하니 2시 9분이었어요. 의자에 앉았어요. 땀이 뚝뚝 떨어졌어요. 온몸이 땀에 푹 젖었어요.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앉아 있는데 바닥으로 땀이 뚜두둑 떨어져 내렸어요. 제 아래를 지나가던 짚신벌레 아메바는 비가 내리는 줄 알았을 거에요.


새벽 2시 30분. N26 심야버스를 탔어요.


너무나 익숙한 정거장 이름들이 계속 나왔어요. 대학교 다닐 때 버스를 타고 통학하던 때가 떠올랐어요. 의자에 기대어 과제를 하고, 공부를 하다가 의자에 머리를 기대고 드러눕다시피 앉아서 잠을 청하곤 했어요. 그렇게 자다가 눈을 뜨면 영등포역. 거기에서 125번이나 120번 버스를 타고 또 그렇게 자다보면 가양 4단지 근처. 버스에서 내리면 땅이 흔들리는 것 같았어요. 버스의 떨림이 편안하고 땅에 내리면 오히려 땅이 흔들리는 것 같던 매일매일. 그때가 떠올랐어요.


강서구청 버스정거장


새벽 2시 52분. 강서구청 버스정류장에 도착했어요. 가양역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어요.


"진짜 있다!"


카페드롭탑 강서구청점


보고 놀랐어요. 이 동네가 이렇게 달라졌구나! 가양역 쪽도 많이 달라졌던데 여기는 쿵짝쿵짝 술집이 몰려 있는 곳이었어요.


이렇게 해서 이번에 가본 24시간 카페는 강서구에 있는 24시간 카페인 카페드롭탑 강서구청점이에요.


카페드롭탑 강서구청점 주소는 서울 강서구 화곡로 330 삼보프라자 에요. 지번 주소는 서울 강서구 화곡동 1116-3 삼보프라자 1층 이에요.


"여기는 입구 안 숨겨놓았네?"


드롭탑의 다른 24시간 매장 중 하나인 신림점은 입구를 일부러 숨겨놓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생겼어요. 여기는 입구가 바로 눈에 딱 띄었어요.



카페 안으로 들어갔어요. 여기는 단층 구조였어요.


가양역 24시간 카페 - 카페드롭탑 강서구청점


제가 도착했을 때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발산역 24시간 카페 - 카페드롭탑 강서구청점


카운터는 이렇게 생겼어요.



느긋하게 내부를 둘러보았어요.


강서구 가양역 강서구청 24시간 카페 - 카페드롭탑 강서구청점


안에서는 저음의 쿵짝거리는 울림이 있었어요. 이것은 카페에서 틀어놓은 음악 때문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틀어놓은 음악이 드롭탑 내부로 넘어오는 것 같았어요. 카페에서 틀어놓은 음악 볼륨은 매우 작았어요. 잔잔하게 흘러가는 시냇물처럼 작은 소리였어요.



자리에 앉았어요.



자리에 앉아서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여기 사람들이 왜 이 시각에 들어오지?"


제가 도착했을 때만 해도 카페에 사람이라고는 저와 직원 한 명이 전부였어요. 그런데 새벽 4시가 가까워지자 사람들이 카페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여기가 유흥가라서 사람들이 놀다가 들어오는 건가? 24시간 카페에서 보통 새벽 4시면 카페에 있는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시각인데 여기는 반대로 이때 사람들이 하나 둘 들어왔어요. 이런 현상은 새벽까지 노는 곳이 몰려 있는 유흥가에서 나타나는 현상.


카페드롭탑 강서구청점 주변 지하철역은 지하철 5호선 발산역과 9호선 가양역이 있어요. 가양역에서는 도보로 15분 거리이고, 발산역에서는 도보로 30분 정도 걸려요. 발산역에서는 거리가 약간 있기는 한데, 발산역 근처에 24시간 카페가 없기 때문에 발산역에서 24시간 카페를 찾는다면 카페드롭탑 강서구청점으로 가야 해요. 우장산역이라면 화곡역에 있는 탐앤탐스 화곡역점이 가깝구요.


가양역, 탐라영재관, 그리고 강서구청 및 발산역 쪽에서 24시간 카페를 찾는다면 카페드롭탑 강서구청점이 있어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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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고 그 새벽에 그렇게 옮겨다니기 쉽지 않았을텐데 고생하셨어요ㅠㅠ그래도 옮긴 카페는 괜찮은 곳이었군요ㅠㅠㅠㅠ

    2017.07.26 09: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걷는 것 그 자체보다 걸으면서 땀이 많이 나서 카페 들어가니 잠이 솔솔 오더라구요 ㅎㅎ

      2017.07.26 09:33 신고 [ ADDR : EDIT/ DEL ]
  2. 공부를 하고 있거나 뭔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 거슬리는 일이 생기면 끝없이 신경쓰이게 되죠.
    저 그래서 대학교 때 집중 하나도 못했다는..ㅋㅋㅋ
    서울은 그래도 귀신 안나올 정도로 곳곳에 사람이 많지만, 그래도 전 새벽엔 못돌아다닐 거 같아요! ㅋㅋㅋ
    저희 동네는 가로등이 많지 않아서 안되구요...ㅎㅎ

    2017.07.26 16: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때는 진짜 신경쓰이더라구요. 하필 계단 바로 옆 좌석이라 도저히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뛰쳐나와버렸어요. 그리고 간 곳이 저기에요 ㅎㅎ 새벽에 돌아다닐 때는 저도 큰 길로만 다녀요. 너무 원색적인 시간이라서요.

      2017.07.27 16:35 신고 [ ADDR : EDIT/ DEL ]
  3. 사진만 보면 금방이라도 누가 뒤에서 어깨를 툭툭 칠 것 같은 느낌이..... ^^;

    2017.07.26 18: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ㅎㅎ 여기가 그때 강서구청 가셨을 때 들르셨던 카페로군요 :) 저도 강서구청 안가본지 꽤 됐네요.. 발산 가양 강서구청 너무나 친근한 이름들!!!!

    2017.07.26 21: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예, 여기가 그때 강서구청 갔을 때 들린 카페에요. 저기 가서 진득하게 글 쓰려고 했는데 DMC에서 홍대 넘어갈 때 땀 하도 흘려서 저 카페에서 얼마 있다가 정신줄 놓고 멍하니 앉아 있다 밖으로 나왔어요 ㅎㅎ;; 저도 발산, 가양은 너무 친숙해요 ^^

      2017.07.27 16:37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