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한국

경기도 양주시 회암사지 박물관

좀좀이 2017. 7. 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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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양주시 회암사 가보셨어요?"

"회암사? 아니. 거기 뭐 있는데?"

"거기 가보세요. 요즘 절 돌아다니는 거 같은데 거기 좋아요."


제가 갑자기 절을 찾아 열심히 돌아다닐 때, 친한 동생이 양주시 회암사에 가보라고 했어요. 어디인지 찾아보았어요. 대중교통으로 가기에 애매한 위치였어요. 그래서 별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거기 뭐 있는데?"

"거기가 원래 조선 시대때 가장 큰 절인데 유교 원리주의자들이 싸그리 불태워버린 곳이잖아요."

"그럼 절터야?"

"예."

"절터는 관심 없어."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회암사는 숭유억불 정책을 펼쳤던 조선 왕조에서 왕과 왕후들의 비호를 받던 절로, '조선의 왕사'라고 불리던 곳이었대요. 행궁으로써의 역할도 했다고 하구요. 조선이 숭유억불 정책을 강하게 펼치기는 했지만, 불교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편이었어요. 그래서 절을 돌아다니며 절의 역사를 살펴보면 빈익빈 부익부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해요.


유생들이 회암사에 저지른 일들을 보면 탈레반에 견주어도 될 정도에요. 유생들이 여러 차례 상소로 공격하는 점잖은 방식부터 진짜 물리적으로 파괴하려는 시도까지 끊임없이 이루어지다 결국 16세기 후반 화재로 인해 폐사되었어요. 심지어 순조 때는 태종의 명으로 건립된 무학대사의 비석마저 유생이 부수어버리고 거기를 묫자리로 쓰는 사건까지 발생했어요.


절터에 대중교통으로 가기도 애매해서 차일피일 미루다 얼마 전에 친한 동생이 휴일에 같이 가지 않겠냐고 해서 같이 다녀왔어요.


경기도 양주시 회암사지 박물관은 이렇게 생겼어요.



입구에는 도록 및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었어요.



전시관은 1층과 2층이 있었어요.




이곳에 전시된 유물들 중 대부분은 다른 박물관에 보존중이었어요.




의정부는 태조 이성계가 한양으로 돌아가던 중 잠시 머무르며 회의를 했던 곳에서 유래한 지명이에요. 아래 사진은 한양으로 돌아오는 이성계의 행렬 모형이에요.










박물관 안에는 이렇게 체험해볼 수 있는 것들도 있었어요. 이것들은 이 지역 문화와 관련된 것도 있고, 이 절 및 이성계와 관련된 것도 있었어요.



이렇게 양주 별산대 놀이 관련된 것도 있었어요.




여러 지역 전설이 있었는데 가장 재미있게 본 것은 이것이었어요.


양주시 사람들이 저 민물게 참 싫어할 거에요. 파주 게 유명한데요. 양주가 밤 자랑이라고 하지만 아쉽게도 양주 밤에 대해서는 별로 들어보지 못했어요.


이것이 바로 회암사지에요. 사진 오른편 건물이 바로 회암사지 박물관이에요.



친한 동생 말에 의하면 이것은 많이 보수가 된 상태라고 했어요. 예전에 왔을 때는 이것보다 더 폐허였다고 알려주었어요.


절터를 보며 이 절이 참 크긴 큰 절이었다고 생각했어요. 이 절을 홀라당 불태운 근성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아쉽게도 그 광기까지는 느끼지 못했어요. 너무나 오래전 일이라 단순히 절터만 보며 광기에 사로잡혀 절을 불싸지르며 쾌감과 희열을 느끼던 유생들을 떠올려보기에는 사실 무리였거든요. 여기가 상당히 규모가 큰 절이었는데 이제는 이렇게 터만 남아버렸다는 것에 묘한 느낌이 들 뿐이었어요.


친한 동생 말대로 확실히 한 번 가서 볼만한 곳이었어요. 상당히 넓고 큰 회암사가 조선시대 유교 극단주의 광기에 어떻게 망했나를 떠올리면서 보면 정말 흥미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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