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외국 먹거리

베트남 음료수 - 뷰코 코코넛 밀크 VUCO COCONUT MILK

좀좀이 2017. 6. 29.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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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돌아다니는데 배가 고팠어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밥을 안 먹고 밖으로 나왔어요. 그래서 편의점에서 도시락이나 하나 사먹고 돌아다녀야겠다고 생각하고 편의점으로 갔어요.


도시락을 하나 고르고 음료수는 무엇을 마실까 냉장고를 뚫어져라 쳐다보았어요. 사실 제일 무난한 선택지는 당연히 생수를 사서 마시는 것이었어요. 그러나 생수를 사서 마시고 싶은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어요. 뭔가 좀 특별한 것을 마시고 싶었어요. 진열장을 천천히 살펴보며 혹시 뭔가 웃기게 생긴 것 없나 살펴보았어요. 그때 그동안 보지 못했던 음료수가 하나 보였어요.


"으익, 이거 코코넛 음료다!"


이번에는 뭔가 다를까?


지금까지 코코넛 음료를 마시며 만족한 적은 코코팜 마셨을 때 외에는 없어요. 진짜 코코넛도, 그 진짜 코코넛 즙이 듬뿍 들어간 음료도 다 별로였어요. 이유는 간단했어요. 아무리 현실을 받아들이려 해도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요. 코코팜은 거짓말이라는 것을 아는데도 그게 되지가 않았어요. 이 지구상 어딘가에 코코팜과 같은 맛을 내는 코코넛이 존재할 것 같았거든요. 튀니지에서도, 인도네시아에서도, 그 외 동남아시아에서도 코코넛을 먹어보고 이제 더 이상 코코넛은 코코팜 맛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데도 그 실낱같은 희망을 버릴 수 없었어요.


그래, 이번에는 다르겠지.


과감히 코코넛 음료를 집어들었어요.


그렇게 해서 이번에 마셔본 음료수는 베트남 음료수인 뷰코 코코넛 밀크 VUCO COCONUT MILK 에요.


뷰코 코코넛 밀크 캔은 이렇게 생겼어요.


뷰코 코코넛 밀크


캔을 보면 뭔가 은단을 떠올리게 하는 느낌이에요. 가운데에 코코넛 열매가 그려져 있고,  V와 B가 겹쳐서 크게 적혀 있어요. 이 중 B는 흰 색이라 잘 보이지 않아요. 캔 디자인 자체는 적절히 수입산 느낌을 주면서 어색하지 않고 역동적인 느낌이 들었어요.


캔 뒷면은 이렇게 생겼어요.



성분표가 인쇄되어 있었어요.



제품명은 뷰코 코코넛 밀크에요. 코코넛 밀크가 95% 들어갔고, 비타민C가 0.04% 들어갔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내용량은 325ml 에요. 열량은 254 kcal 이에요.


원재료 및 함량은 코코넛 밀크 95%, 설탕, 자당지방산에스테르, 카라기난, 구아검, 천연코코넛 향, 비타민C래요. 원산지는 베트남이고, 수입판매원은 인터지에스지(주) 래요. 포장 재질은 알루미늄 캔이구요.


도시락을 먼저 까먹다가 목말라서 캔을 뜯었어요. 한 모금 마셨어요.


한 모금 먹자마자 광고 영상이 눈 앞에서 쫙 그려졌어요. 이런 먹거리 정말 별로 없는데 이것은 바로 그려졌어요. 상상하고 말고가 없었어요.


아래는 이거 마시면서 바로 그 자리에서 떠올려버린 광고 영상.



#1


위에서 갑자기 뜬금없이 빠다코코넛 상자가 탁 떨어짐.



#2


근육질 떡대가 등장해서 상자를 위에서 아래로 힘차게 찢는다. 이때 상자 안에 있던 소포장된 빠다코코넛이 사방팔방 튀어나가는 것이 포인트.



#3


근육질 떡대의 손이 등장. 얼굴이랑 팔은 생략. 손으로 소포장된 빠다코코넛 하나를 움켜쥐고 있는 힘껏 쥐어짠다. 그러면 아래에 있는 컵으로 하얀 액체가 뚝뚝 떨어짐.


옆에서는 카운트 시작. 처음에는 느리게, 나중에는 빠르게. 14에서 갑자기 빵 터짐. 숫자가 14인 이유는 딱히 없음. 그냥 그때 그렇게 생각났음.



#4


근육질 사내가 컵에 담긴 음료를 마신다. 입 대고 마시면 안 됨. 입에 뿌리듯 컵을 높게 치켜들어 입으로 액체를 쏟아부음.



#5


배경 :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미어터지는 와일드한 도시의 풍경. 크락션 소리 빵빵 빠라바라 빠라밤, 엔진 소리 부릉부릉.


다시 근육질 사내의 손만 등장. 캔을 있는 힘껏 움켜쥐어서 찌그러뜨린 후 쾅 내리친다. 그리고 나오는 광고멘트.


- 와일드한 도시의 파워! 뷰코 코코넛 밀크!



이따위로 광고 만들면 바로 욕 바가지로 먹겠지. 그리고 나는 '아, 요즘 누가 촌스럽게 광고에 제품 크게 보여줘요? 진짜 트렌드 모르네. 인터넷 검색, SNS로 알아서 찾아보라 해요' 라고 궁시렁댈 듯.


먹자마자 이런 영상이 떠올라버린 이유는...


이거 완전 빠다코코넛 맛이야!


오차가 너무 적었어요. 이건 너무 빠다코코넛 맛이었어요. 다른 군더더기 설명이 필요없었어요. 빠다코코넛을 액체로 만들어서 들이키면 딱 이 맛이 날 거에요. 어떻게 그렇게 똑같을 수 있는지 마시면서 너무 신기했어요.


하지만...나는 이것을 편의점 도시락 먹을 때 마시려고 샀지.


도시락 먹으며 마시기에는 정말 참 안 어울렸어요. 밥반찬으로 빠다코코넛 집어먹는 맛이었어요.


뷰코 코코넛 밀크는 빠다코코넛 주스 버전이었어요. 즉 빠다코코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매우 좋아할 음료였어요. 하지만 편의점 도시락과 같이 마실 맛은 절대 아니었어요. 만약 제가 도시락과 같이 먹은 것이 아니라 이것만 따로 먹은 것이었다면 매우 맛있게 잘 마셨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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