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디지털단지에서 버스를 타고 의정부로 돌아가는 길. 모처럼 체리필터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들으며 창밖을 바라보았어요. 이렇게 나의 4월은 끝나가는구나.


눈부시게 맑은 날 푸른 하늘에는 아름다운 얘기들이 하나 둘 펼쳐지네

꿈많은 주인공이 많은 모험을 겪고 결국에는 해피엔딩 어여쁜 공주와 함께


먼지가 풀풀 날리는 파란 하늘. 누런 빛이 도는 그 푸르른 하늘을 보며 창밖을 멍하니 쳐다봤어요.


'왜 조금 더 열심히 돌아다니지 않았을까?'


갑자기 몰려오는 후회. 조금만 더 열심히 돌아다녔다면 서울 동부권도 끝낼 수 있지 않았을까?


'오늘 또 나가자.'


결심했어요. 4월 마지막 날까지 열심히 다니기로요. 이제 해가 계속 길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어둠 속에서 돌아다니기 어려워요. 처음 심야시간에 24시간 카페를 돌아다닐 때만 해도 6시까지는 어두웠어요. 그러나 이제 6시면 밝아요. 이것저것 고려하면 카페 돌아다니는 것의 시작은 빨라야 12시 반. 5시에 마지막 카페 들어간다고 하면 주어진 시간은 4시간 반. 카페 가서 구경만 하고 뛰쳐나오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그래도 뭐라도 하나 마시고 글 하나는 쓰고 나와요. 그러면 카페 한 곳당 약 1시간. 한 번 나오면 세 지역 정도 돌아다니는데 4시간 반에 세 곳은 참 무리였어요.


집으로 돌아가며 어디를 갈까 고민했어요. 몇 지역 있었어요. 의정부에서 가까운 곳으로 갈까? 아니면 의정부에서 먼 곳으로 갈까?


서울의 24시간 카페를 찾아보며 고민했어요. 어느 지역을 갈까? 서울 동북부는 제가 직접 가본 적은 없는 곳들. 처음 가보는 지역이라 상당히 흥분되는 곳. 서울 중부는 참 많이 갔던 곳. 대신 여기는 멀기 때문에 해가 더 길어지면 어둠 속에 돌아다니기 어려운 곳. 고민하다 영등포 쪽을 가기로 했어요.


영등포. 한때 거의 매일 가던 곳이었어요. 학교 다닐 때 지하철 타기 싫어서 버스로 통학한 적이 있는데, 이때 영등포에서 환승해야 했거든요. 영등포에서 버스 환승을 하며 학교를 1년 다녔었어요. 그래서 영등포에 대한 기억 자체는 많아요. 1년 동안 거의 매일 가던 곳이니까요.


'영등포' 하면 떠오르는 것이 사실 긍정적인 것은 거의 없어요. 버스 정거장 앞까지 들어선 노점상. 그래서 어떤 버스가 오는지 보기 위해 차도로 기어나가야 했던 곳. 그리고 노숙자. 여기 노숙자가 서울역 노숙자와 양대 산맥. 하여간 정신없고 무질서하고 복잡한 곳 중 하나로 기억해요. 지금은 제가 여기에서 버스 환승하며 학교 다닐 때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 얼마 전 갔을 때 보니 아주 혁명적으로 변한 것까지는 아니더라구요.


심야시간에 영등포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가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조금 긴장했어요.


집에서 밍기적거리다 15분만에 머리 감고 샤워 하고 짐 챙기고 옷 입고 집에서 뛰쳐나왔어요. 11시 16분 구로행 막차를 타야 했거든요. 이번에는 안 늦고 잘 탔어요.


지하철 서울역 도착하니 금일 모든 열차 운행이 종료되었다는 방송이 쩌렁쩌렁 울려퍼지고 있었어요.


12시 반. 영등포역에 도착했어요. 영등포역은 지하상가를 통해 나가는 통로를 셔터를 내려서 모두 막아놓았어요. 오죽하면 이렇게 막아놓을까 싶었어요.


영등포역에서 나와 어디로 갈까 고민했어요. 영등포역에는 24시간 카페가 3곳 있어요. 엔제리너스 영등포점과 탐앤탐스 탐스커버리 영등포점이 24시간 카페 등요.


엔제리너스 영등포점 앞으로 갔어요.


'탐앤탐스 탐스커버리 영등포점 가자.'


영등포역을 등지고 섰을 때, 오른쪽에 엔제리너스 영등포점이 있고, 왼쪽 신세계백화점 너머로 내려가면 탐앤탐스 탐스커버리 영등포점이 있어요. 엔제리너스 영등포점이 있는 큰 길 뒷쪽이 술집이 모여 있는 길이에요. 그래서 엔제리너스 영등포점에는 사람이 매우 많았어요.


탐앤탐스 탐스커버리 영등포점으로 갔어요.


탐앤탐스 탐스커버리 영등포점


산만하고 복잡한 바깥과 달리 여기는 내부가 차분했어요.


참고로 영등포역 앞 큰길은 오른쪽이 정말 정신 없고 왼쪽은 그래도 덜 정신없어요. 오른족은 노점상이 인도를 차지하고 있어서 버스 정거장에서 버스가 보이지도 않아요. 이것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했어요. 예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이제는 이쪽으로 버스가 전부 서지 않는다는 점. 제가 대학교를 버스로 다닐 때는 노점상이 인도를 다 가로막고 있는 상태였는데 버스는 또 영등포역 앞 큰 길에 다 서서 진짜로 카오스 그 자체였어요.


1층은 이렇게 생겼어요.





여기는 총 3층이에요. 2층은 이렇게 생겼어요.


탐앤탐스 영등포 2층



의외로 여기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 보였어요. 토요일 밤 치고 매우 한적했어요.


3층은 이렇게 생겼어요.


서울 영등포 24시간 카페 - 탐앤탐스 탐스커버리 영등포점


사진 왼편에 보이는 것은 흡연실이에요. 3층에서는 영등포역 및 그 주변을 시원하게 내려다볼 수 있었어요.



좌석 배치는 전반적으로 조금 산만해보이기는 했지만, 좌석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편은 아니었어요. 제 예상과 달리 의외로 밤에 시간 보내기 괜찮은 곳이었어요.


참고로 영등포역 앞 길이 어떻냐 하면 이런 모습이에요.


영등포역


사진을 보면 왼쪽이 제가 말한 영등포역을 등지고 섰을 때 오른쪽이에요. 이 오른쪽에 있는 버스 정류장과 그 주변을 확대해서 보면 이래요.


영등포역 버스정류장


버스 정류장 안에서는 노점상에 가려서 어떤 버스가 오는지 아예 안 보여요. 이건 그나마 제가 예전 대학교 다닐 때보다 많이 개선된 거에요. 그 당시에는 저런 의자가 있고 천장이 있는 정류장이 아니었거든요.


영등포역에서 아주 늦은 시간 카페를 가고 싶다면 탐앤탐스 탐스커버리 영등포점을 추천해요.


그리고 매우 중요한 점 한 가지. 가끔 지방에서 서울 올라오시면서 숙박비 아끼려고 카페에서 밤을 새려고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만약 기차 타고 올라오셔서 카페에서 밤을 샐 계획이라면 서울역이 아니라 영등포역에서 내리세요. 서울역 및 그 주변에는 24시간 카페 아예 없어요. 서울역에서 제일 가까운 24시간 카페가 탐앤탐스 커피 청계광장점이에요. 용산역에도 24시간 카페가 없어요. 그러므로 만약 기차로 서울 올라와서 밤에 시간을 때울 곳을 찾는다면 영등포역에서 내리세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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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가본적은 있는곳이군요 ㅋ 근데 24시간이였다니 ... ㄷㄷ

    2017.05.14 18: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진짜 깨끗해지고 정돈된 모습이군요!!!! 인도 꽉 채우던 노점상과 여기저기 서던 버스들 저도 눈에 선한데..

    2017.05.14 22: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예전 그 혼잡하고 정신없는 영등포에서 버스는 그래도 좀 정리했더라구요. 예전에는 버스에 사람에 노점상에 다 뒤엉켜서 참 정신없는 곳이었는데요 ㅎㅎ

      2017.05.15 16:11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