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나뚜루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나뚜루팝 매장에 갔어요.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며 메뉴를 하나씩 들여다보는데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아이스크림이 보였어요.
블루베리 라벤더.
블루베리야 그렇다 치고, 라벤더? 그거 방향제에서 많이 쓰는 향 아니야?
이 조합이 과연 잘 어울릴까? 이거 엽기적인 조합 나오기 딱 좋은 조합인데? 냉동 블루베리는 향 자체가 강한 것은 아니나 맛이 참 개성적이에요. 라벤더는 우리가 참 잘 아는 방향제 향이에요. 이 둘이 잘못된 시너지 효과를 낼 경우, 그 결과는 아주 참담할 거에요.
순간 롯데리아 마짬버거가 떠올랐어요. 이거 만들 시간에 데리버거, 새우버거 할인 행사나 더 하라는 비난이 쏟아졌던 롯데리아의 전설의 실험작 마짬버거. 그러고보니 나뚜루도 롯데 계열이지!
그래서 투철한 도전 정신을 가지고 블루베리 라벤더를 먹기로 했어요.
제가 먹은 것은 싱글컵으로 2700원이었어요.
블루베리 라벤더는 이렇게 생겼어요. 색만 보면 정말 고와요.
나뚜루 홈페이지에서는 이 제품에 대해 '상큼한 블루베리와 향긋한 천연 라벤더향 가득' 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이 제품은 2016년 10월 신제품이었대요.
나뚜루팝 블루베리 라벤더는 1회 제공량 100g 기준으로 열량은 100 kcal 이에요. 100g은 싱글컵 사이즈 용량이에요.
곱디 고운 보라색을 보며 제발 색깔처럼 맛있기를 바랬어요.
꽃다발을 먹는 맛!
왜 갑자기 내가 졸업식 축하를 받는 기분이지? 지금까지 꽃다발을 받아본 적이 졸업식 밖에 없기 때문에 꽃다발이 연상되자 바로 졸업식이 떠올랐어요.
라벤더 향이 정말 향긋했지만 향이 강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았어요. 라벤더 향기는 '음식'이라는 선을 넘지 않았어요. 딱 그 안에서 향긋한 면모를 내뿜고 있었어요. 정말로 이 향이 매우 자연스러웠어요. 라벤더 꽃을 뜯어먹으면 이런 맛이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블루베리는 살짝 신 맛이 났어요. 다행히 라벤더 향과 매우 잘 어울렸어요. 블루베리는 라벤더 아이스크림의 포인트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어요.
색깔과 맛, 향을 전부 다 합쳐서 보면 레이스와 장식이 풍성하게 달린 보랏빛 샤랄라 드레스였어요. 나뚜루팝 홈페이지에 가면 이 제품이 출시되었을 때 나온 이 제품 포스터 사진을 볼 수 있는데, 만약 저라면 눈 뜨고 웃는 모습이 아니라 꽃다발 드는 자세로 아이스크림 콘을 들고 눈 감고 향에 취해 행복해하는 사진을 썼을 거에요. 옷도 좀 레이스 달린 연보랏빛 블라우스를 입혔을 거구요. 그게 이 아이스크림에 훨씬 잘 어울릴 거에요. 이렇게 아주 상세한 이미지가 확 떠오르는 맛있는 아이스크림은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봄날 벚꽃 보며 먹으면 어떨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비록 벚꽃향과 라벤더향은 매우 다르지만 방향제의 라벤더 향이 아니라 꽃의 은은한 라벤더 향과 벚꽃은 잘 어울리는 조합. 봄날 이거 사서 벚꽃놀이 하러 가도 꽤 괜찮겠다고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