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앙아시아 생존기 (2012-2013)

돈 세기

좀좀이 2012. 2. 1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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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한국인들보다 돈을 무지 못세는 것은 꽤 유명해요. 가장 많이 보았던 외국인들의 돈 세는 방법은 바닥에 한 장씩 내려놓기. 몇 장 안 될 때, 그리고 자기 차례라면야 뭐 별 거 아니지만 제 앞 사람의 돈이 꽤 많아 직원이 바닥에 한 장 한 장 내려놓으며 세고 있으면 당연히 속이 터져요.

예, 여기는 우즈베키스탄이에요. 앞의 우즈베키스탄 화폐 이야기를 읽으신 분이라면 제가 왜 이 글을 쓰는지 눈치를 채셨을 거에요.

여기서 돈뭉치가 왔다갔다 하는 일은 흔한 일이에요. 칠론조르 바자르에서 200숨 뭉치를 들고 구걸하는 거지를 직접 목격했어요. 거지도 돈뭉치를 들고 다니는 나라가 여기에요. 물론 200숨은 한국돈으로 100원 채 안해요. 다른 도시는 잘 모르겠고 여기 타슈켄트에서 200숨의 의미는 '반드시 거슬러주는 최소 액수'에요.

간단히 정리하면
200숨부터 : 반드시 거슬러줌
100숨 : 보통 거슬러주기는 하지만 안 주거나 현물(조그만 사탕,껌 등)로 거슬러주는 경우도 있음.
50숨 : 깎아주거나 올려서 100숨으로 받음. 말 그대로 그때그때 달라요.
50숨 아래 : 보통 그냥 깎아주는데 100숨으로 올려받고 위에 언급한 현물로 거슬러주는 경우도 있음.

참고로 500숨까지 동전도 있긴 있는데 이것들은 우리나라 1원, 5원 동전처럼 관광상품용이에요. 여기서 몇십 숨 화폐는 우리 나라 식당에 비치된 폴로 사탕 크기의 껌과 사탕이에요. 슈퍼 가서 물건 사고 껌 짝짝 씹으며 나올 수 있어요.

이야기로 돌아가서, 여기 사람들 돈 세는 방법은 한국이랑 똑같아요. 손가락 사이에 지폐를 끼고 착착착착 넘기며 세요. 돈 세는 실력은 한국인보다 더 잘 세요. 흔들림없이 착착 잘 세요.

여기 돈은 한국돈보가 커서 세기 어렵던데 저도 연습 좀 해야겠어요. 절대 제가 돈이 많다고 자랑하는 게 아니에요. 이 나라에서는 돈이 뭉텅이로 왔다갔다하는 일이 흔하기 때문에 돈을 잘 못세면 좀 불편해요.

한국돈 5만원권 두 장이 여기서는 돈뭉치 3개임.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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