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한국 먹거리

한국 월병 - 도향촌 장원병 (대추, 팥)

좀좀이 2016. 10. 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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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도향촌 본점에 갔을 때에요. 월병 가격을 보고 기겁했지만, 들어왔다가 가격만 보고 도망갈 수도 없는 일. 분명 유명한 집 같기는 하고, 화교들도 계속 와서 월병을 구입해가고 있으니 뭔가 먹어보고 싶기는 했어요. 그러나 뭔가 알아보고 온 게 아니라 즉흥적으로 들어간 것이었기 때문에 뭐가 뭔지 알 수 없었어요.


"여기에서 인기 좋고 맛있는 거 뭐에요?"


월병을 바라보다가 점원에게 직설적으로 물어보았어요. 뭘 알아야 고르든 말든 하는데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거든요. 직원은 잠시 당황해하더니 십경월병과 장원병을 추천했어요.


이 장원병은 직원이 추천해주어서 구입한 월병이에요. 가격은 1개에 2300원이에요.


한국 월병


일단 이렇게 생겼어요.



뒷면은 그냥 밋밋했어요.


한국 월병 - 도향촌 장원병


수술대에 올라간 장원병. 이번에도 역시나 국사발 엎어서 월병을 올려놓고, 커다란 식칼로 갈랐어요.



스스로 이번에는 예쁘게 잘랐다고 만족해했어요.


대한민국 화교 문화 - 월병


속에 들어 있는 소는 약간 찐득거렸어요. 아주 찐득거리지는 않았기 때문에 저렇게 곱게 잘렸어요.


이 월병의 냄새는 전통과자 중 밤형 과자 냄새였어요.


그리고 이제 식칼로 월병을 갈라보았으니 진짜로 먹어볼 차례.


"이거 진짜 최고다!"


일단 그렇게 달지 않았어요. 싸구려 중국제 월병들과는 그냥 클래스 자체가 일단 다르다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만약 그 중국제 월병들이 있었다면 바로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게 만들 맛이었어요. 이렇게 과격한 표현을 써도 전혀 거리낌없는 것이, 그 월병들이 월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만들어내었거든요.


과격하게 달지 않다는 것에서 이미 50점 먹고 들어갔고...


검은 것은 팥과 대추를 섞어 만든 소인데, 대추잼 같았어요. 바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찐득거리는 감이 있었거든요.


일단 이 검은 소의 시작은 팥 맛. 은은한 단맛을 느끼며 계속 씹다보면 조금씩 대추향이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입안 가득한 대추 향기. 팥으로 시작해 대추로 끝나는 기묘한 맛이었어요.


대추향을 싫어한다면 대충 씹다 삼키면 되고, 대추향을 좋아한다면 꼭꼭 잘근잘근 잘 씹어먹으면 되요.


게다가 이것은 가격이 2300원 밖에 안 해!


십경월병이 번쩍이는 보석들로 장식한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여왕이라면, 이것은 수수하고 단아하게 차려입은 기품 있는 미녀. 십경월병은 하나에 5천원. 맛이 화려하고 좋기는 하지만 솔직히 비싸요. 반면 이것은 크기는 그렇게까지 크지 않지만 하나에 2300원. 마카롱 하나 먹는 셈치고 먹는다면 한 개 정도는 부담없이 먹을 수 있어요.


도향촌에 가신다면 이 월병을 적극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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