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서울

서울 화곡동 화장품 도매시장 (강서 유통단지)

좀좀이 2016. 9. 5.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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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여행 이야기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실크로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요. 왜냐하면 제가 다녀온 중앙아시아 및 카프카스 국가들이 실크로드에 위치하고 있거든요.


사람들은 실크로드 이야기를 하며 낭만을 이야기해요. 문명의 교류, 사막밤의 몽환적 풍경 같은 것요.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냥 웃어요.


과연 실크로드가 그렇게 낭만적이었을까?


사람들이 실크로드에 대해 우리나라 이태원, 태국의 카오산 로드 같은 환상을 갖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그 당시 대상들이 거기에서 그런 낭만을 과연 찾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막에서 캠프파이어하며 하룻밤 재미있게 놀다 나오는 게 아니라 끝도 보이지 않는 지옥같은 그곳에서 몇날 며칠 지나가고 보내야 하며, 안전이 보장된 것도 아니에요. 언제 도적이 닥쳐올 지도 모르고, 병 걸려서 죽을지도 몰라요.


게다가 한 푼이라도 더 아껴야 하는 사람들인데, 한가하게 고상한 문화 생활을 즐기며 문명의 교류에 대해 사람들과 모여서 논의할 여유가 과연 있었을까요? 이것은 마치 밤에 멀리서 본 달동네에 불이 켜져서 반짝이는 것을 보고 아름답고 낭만적인 풍경이라고 노래하는 것과 같아요. 그 대상들은 그냥 돈이 될 만한 것을 갖다 팔았을 뿐이에요.


실크로드에서 문명의 교류가 일어났다는 것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에요. 서구의 오리엔탈리즘으로 인한 왜곡된 시각은 갖지 말자는 것이에요. '하렘'이라고 하면 아주 음란하고 퇴폐적인 쾌락이 가득찬 것으로 상상하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실크로드를 낭만적이고 몽환적인 것으로 상상하지 말자는 것이죠.


아마 오늘날 보따리상들보다 규모가 더 작고 환경은 더 열악하고 위험했다고 생각하면 아주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거에요. 따이공, 하꼬비가 아마 그 옛날 대상들보다 더 편할 수 있어요.


이번에 기본 시장은 서울특별시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강서 유통단지에요. 여기에는 화장품 도매시장도 있고, 완구류 및 생활 잡화 도매시장도 있어요. 옛날 실크로드가 어땠을지 시장을 보면서 조금은 유추해볼 수 있을 거에요.


화곡동 화장품 도매시장을 먼저 소개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외국인들에게 인기 좋은 품목이 의류와 화장품이기 때문이에요.


화곡동 화장품 도매시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지하철 2호선 지선과 5호선 환승역인 까치산역으로 가서 2번 출구로 나가야 해요.


까치산역 2번출구


2번 출구로 나가서 곰달래 문화복지센터가 나올 때까지 쭉 걸어가요.


곰달래 문화복지센터


곰달래 문화복지센터를 넘어가자 나오는 큰길이 바로 강서 유통단지에요. 화곡 유통단지라고도 하고 '화곡생활용품유통단지'라고도 해요. 이곳 속에 화장품 도매 상가들이 있는데, 그곳들을 화장품 도매시장이라고 하구요.



이렇게 박스가 엄청나게 길가에 쌓여있고, 차도 정신없이 다녀요.




이곳은 화장품 도매가게인 동동구리무에요. 여기는 낱개로 판매하기는 하지만, 낱개로 구입할 경우 가격표에 붙어 있는 것보다 가격이 비싸져요.



여기 또한 화장품 도매가게에요. 여기는 낱개 판매를 하지 않고 도매로만 판매해요.



화장품 도매시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완구, 생활 잡화 도매시장도 같이 있어요.


장난감 인형 도매



골목에는 이렇게 배송업체들도 있었어요.





뷰케리 종합몰 역시 화장품 도매점이에요. 여기는 낱개로도 판매하기는 하는데, 가격을 보니 낱개로는 그렇게까지 좋아보이지는 않았어요.




화곡 생활용품 유통단지는 이렇게 길을 따라 수많은 도매상점이 있고, 차와 트럭도 분주하게 다녀요. 물건 나르는 사람들도 열심히 돌아다니구요.




위의 거리보다 한 블록 더 가면 화장품 도매시장이 두 곳 더 있었어요.




여기는 소매로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해서 얼마부터 구입 가능하냐고 물어보자 300만원 이상 구입해야 한다고 대답했어요.


화곡 포유 화장품 도매시장



여기는 주말에만 소매로 판매한다고 했고, 도매 구입시 구체적으로 얼마라고 특별히 정해진 선이 있지는 않다고 알려주었어요.



저는 월요일에 갔는데, 상당히 한산한 편이었어요. 화장품 도매시장의 경우 직원들이 중국인이 상당수였는데, 중국인 상인들은 그렇게 많이 보이지 않았어요. 아마 요일 문제도 있을 것이고, 요즘 중국에서 화장품은 상당히 엄격하게 잡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어요.


여기는 도매 전문 시장이기 때문에 장사를 할 것이 아니라면 물건을 구입하는 재미는 없어요. 그러나 무역 거래가 일어나는 곳이니 한 번쯤 가서 보는 것도 좋아요. 특히 실크로드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가서 보는 것을 추천해요. 그리고 관심 품목이 있다면 가격을 알아보며 다닌다면 구입은 하지 못하더라도 재미있게 구경하며 돌아다닐 수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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