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밖에 나가자마자 깜짝 놀랐어요. 이렇게 우리나라 공기가 뜨거울 수가 있나 싶었어요. 건조기후지역에서 느꼈던 그 건조하고 뜨거운 공기가 확 덮쳐오자 지금 한국에 있는 건지 아직도 신장-위구르 자치구에 있는 건지 분간이 안 될 지경이었어요.
친구와 만나 밖을 돌아다니는데 계속 더웠어요. 아무 것도 안 마시고는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서 몸도 식히고 마실 것 하나 사서 마시기 위해 편의점으로 들어갔어요.
"우리나라도 밀크티 생산하네?"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밀크티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신기해서 일단 집어들었어요.
르누아르의 그림 '두 자매'가 인쇄된 곽이 화려해서 눈에 잘 들어왔어요. 이 곽을 처음 보았을 때 무슨 야구르트인줄 알았어요. 우리나라에서 밀크티를 생산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으니까요.
사실 홍차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우바 홍차가 유명한 홍차인줄도 몰랐어요. 처음에는 그냥 동원 덴마크우유에서 만든 하나의 브랜드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설명을 보니 스리랑카에서 생산되는 홍차 종류라고 나와 있었어요.
용량은 310ml. 가격은 편의점에서 1500원. 요즘 밀크티 가격이 전반적으로 내려가서 가격이 착한 가격인지 비싼 가격인지 말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가격이었어요. 그런데 편의점 음료수 가격이 전반적으로 1000원은 넘어가니 특별히 나쁘지도 않은 가격이었어요.
국산 밀크티는 마셔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 기대도 예상도 할 수 없었어요. 한 가지, 우리나라가 홍차를 잘 만드는 국가는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뛰어나지 않을 거라고 예상하면서 그냥 '우리나라에서 만든 밀크티'라는 것에 의의를 두고 마시자고 생각했어요.
이거 진짜 최고! 대박!
아무 기대 안 하고 마신 한 모금. 정말 깜짝 놀랐고, 다시 한 번 마신 한 모금에서도 다시 한 번 깜짝 놀랐어요.
일단 맛이 상당히 진했어요. 우유를 만드는 회사에서 만든 밀크티라서 그런 건지 밍밍한 물맛이 전혀 나지 않았어요. 진짜 우유로 홍차를 우려낸 맛이었어요.
끝맛은 상당히 향기로웠어요. 살짝 꽃 향기가 나는 느낌이었어요. 게다가 홍차 특유의 그 떫은 뒷맛도 없었어요. 홍차향으로 시작해서 단 맛을 주고, 향기만 남기며 깔끔하게 사라졌어요. 한 모금 마시는 과정이 차를 타고 꽃밭을 지나가는 과정 같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춘추이허 밀크티보다 이것이 훨씬 더 맛있었어요. 이 정도라면 수출해도 팔리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우리나라가 이렇게 진하고 향긋한 밀크티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