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미분류2016. 5. 15.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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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년 평균 영화관 가는 횟수가 1회 미만이에요. 영화관에 가는 일은 연중행사보다도 없어요. 거의 격년제 행사급이에요.


그런데 친구가 갑자기 제게 영화를 보러 가자고 했어요.


"안 가."

"타이완 영화인데?"


응?


게스트하우스 일을 그만두며 한동안 타이완은 조금 멀리 하고 싶었어요. 타이완을 싫어해서가 아니었어요. 타이완 여행을 다녀온 후, 타이완을 정말 많이 좋아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아무리 좋아하는 간식이라도 매일 아침에 먹고 점심에 먹고 저녁에 먹고 간식으로 먹고 간식으로 먹고 야식으로 먹으면 질려버리는 법. 게스트하우스 일할 때 딱 이랬어요. 타이완인들이 게스트하우스 주요 고객이다 보니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종일 타이완인들을 상대해야 했고, 친구들과 채팅을 하려고 하면 친구들이 계속 타이완 이야기를 했어요. 다른 사람들 블로그 여행기를 보려고 인터넷 접속하면 거기서도 상당수가 타이완 여행기. 진짜 눈 떠서 눈 감을 때까지 매일 타이완. 다른 나라 채팅친구를 사귀어보려고 해도 역시나 걸리는 것은 타이완인. 이게 거진 6개월 지속되다보니 나중에는 타이완에 대해 질려버렸어요.


좋아하던 것에 질려버리는 것은 매우 슬픈 일. 그래서 게스트하우스 일을 그만두면서 한동안은 타이완과 거리를 두려고 했어요.


그렇게 타이완과 거리를 두고 있었는데 친구가 타이완 영화가 개봉했으니 같이 보러 가자고 했어요.


이것은 흔치 않은 기회다.


타이완 영화는 항상 있는 게 아니에요. 한국 영화 (어렸을 적에는 방화라고 했어요)와 미국 영화를 제외하면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친구는 이왕 보는 것 의정부에서 조조로 보자고 했어요. 제가 영화를 보러 안 가는 것을 알아서인지 팝콘과 콜라까지 사주겠다고 했어요.


그래, 간다.


그래서 아침 일찍 의정부 CGV로 갔어요. 친구가 조조로 보자고 했기 때문에 제가 볼 영화 상영 시각은 아침 7시 50분.


먼저 의정부역으로 갔어요.



의정부 CGV는 의정부역 옆에 있는 신세계 백화점 10층에 있어요. 그러다보니 신세계 백화점이 문을 닫은 시간에는 신세계 백화점 정문이 아니라 CGV용 쪽문으로 들어가야 해요. 서부광장 기준으로 이야기하자면, 에스컬레이터 올라가자마자 오른쪽으로 꺾어서 쭉 가야해요.



이쪽으로 쭉 가면 쪽문이 있어요. 쪽문으로 들어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으로 가면 되요.


조조 영화라 그런지 CGV 내부는 매우 한산했어요.



영화 상영관 안에는 저를 포함해서 딱 5명 밖에 없었어요. 진짜 영화관을 전세내어서 관람하는 기분이었어요. 이렇게 영화관에 사람이 적었던 적은 예전에 오션스일레븐 보았을 때 이후 처음. 오션스일레븐을 보았을 때에는 저 포함 2명이었어요. 덕분에 진짜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었어요.




우리나라가 1인당 GDP에서 타이완을 넘어선 것은 2006년. 이 영화를 보고 대만판 응답하라 1994라고 하기도 하더라구요. 영화 대부분이 1994년 고교시절 회상 내용이에요. 1994년이면 저는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 그 시절 제 기억은 국민학생 시절 이야기에요.


리뷰에 1인당 GDP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이 영화를 보면서 정작 제가 제 고교 시절에 대한 추억 때문에 공감이 꽤 갔기 때문이에요. 물론 롤러장 장면 같은 것은 공감이 전혀 안 가요. 그런 것은 제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없었으니까요. 그러나 학생이 교사에게 항의를 한다든가 하는 장면이라든가 (제가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부터 조금씩 가능해졌어요), 카세트 테이프를 듣는다든가 하는 것을 보며 꽤 공감이 가더라구요. 영화에서 나오는 그 당시 패션도 제가 고교생이었을 때 애들이 입던 것과 그렇게 다르지는 않았구요. 영화 속 교내 분위기는 제가 고등학생이었을 때보다 훨씬 자유로웠고, 문화 같은 것은 거의 비슷했어요.


사실 사랑 이야기는 대부분 정형화된 몇 개 유형 중 하나에 속하기 마련이에요.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에서 스토리가 진부하다, 진부하지 않다를 논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봐요. 진부하지 않다면 그건 그냥 막장 스토리, 안드로메다 결말이라는 것이겠지요. 그래도 스토리 자체가 지루하지는 않았어요. 무언가 기가 막힌 반전이라든가 막장 스토리를 원한다든가 한다면 실망하겠지만요.


이 영화는 잠도 안 자고 아침 일찍 조조로 보러 간 보람이 있는 영화였어요.


참고로 토요일에는 의정부 CGV에 사람 꽤 많답니다. 외박 나온 군인들이 바글바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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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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