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편의점

CU 집밥은 씨유 백종원 한판 도시락

좀좀이 2015. 12. 1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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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는 혜자 도시락, 세븐일레븐은 혜리 도시락, 그러나 한동안 편의점 3대장 중 하나인 CU에는 마땅히 이렇게 유명한 도시락이 없었어요.


왜 CU에서 도시락을 내놓지 않았는지 궁금했어요. 편의점 도시락이 분명 작은 시장은 아닐 것이고, 그렇다고 해서 CU에서 판매하고 있는 도시락들이 혜자 도시락, 혜리 도시락보다 질이 나은 것도 아니었거든요. 혜자 도시락, 혜리 도시락은 열심히 팔리고 이름이 널리 알려지고 있는데 CU에서는 감감 무소식. 여기에 GS25는 홍석천 도시락까지 등장.


올해 내내 조용하더니만 드디어 CU에서도 이런 도시락을 내놓았어요. CU에서 내놓은 것은 백종원 도시락.


그냥 다른 도시락이었다면 단순히 맛이 어떨까 궁금했을 것이었어요. 그러나 이것은 보다 구체적으로 궁금한 것이 있었어요.


과연 이 도시락은 얼마나 달 것인가?


2015년. 전국 식당 음식의 맛을 달게 만든 두 가지 요인을 꼽으라면 허니버터칩과 백종원씨일 거에요. 허니버터칩 덕분에 온통 꿀 바르는 게 유행하게 되었고, 백종원씨 덕분에 온갖 요리에 설탕을 팍팍 넣는 게 유행하게 되었어요. 물론 예전부터 식당 음식에서 설탕 엄청 때려붓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어요. 식당 음식 맛을 구현해내려면 필연적으로 설탕을 때려부을 수 밖에 없기는 해요. 그런데 이게 널리 알려지면서 가정집에서도 설탕을 많이 쓰기 시작했고, 가정집에서 설탕을 많이 쓰니 그보다 자극적인 맛을 내야 하는 식당에서는 예전보다 설탕을 더 많이 쓰게 되었어요.


백종원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설탕. 그런데 이 도시락은 '백종원' 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어요. 김혜자씨, 혜리씨의 경우는 음식과 관련해 솔직히 무언가 특별히 이어지는 맛이 없었어요. 그래서 먹어보기 전까지는 그냥 맛 자체가 궁금했지, 특정히 구체적으로 어떤 맛일지 딱 짚어서 궁금하지는 않았어요. 그러나 백종원 도시락은 '백종원은 설탕'이라는 이미지가 매우 강하다보니 '도시락의 단맛이 얼마나 강할까'로 딱 궁금한 점이 구체화되었어요.


백종원 한판 도시락


정식 명칭은 '집밥은 씨유 배종원 한판 도시락'. 일단 가격은 3500원으로 저렴한 가격이었어요.


CU 도시락


이 도시락의 특징이라면 밥 양이 상당히 적다는 것. 반찬 비중이 밥 비중보다 월등히 높았어요. 밥 양은 삼각김밥 2개보다 적은 것처럼 보였어요.


대망의 맛보기. 정확히 말하자면 얼마나 단 맛이 강한가 측정해보기.


"어? 이거 의외로 괜찮은데?"


일단 모든 음식이 다 달지는 않았어요. 단맛이 강한 음식은 딱 세 개 있었어요. 간장빛 소스가 들어간 세 가지 음식 - 불고기, 떡갈비, 그리고 제일 오른쪽 제일 위에 있는 무슨 야채 조림 비스무리한 것 - 이렇게 세 가지만 단 맛이 강했어요. 다른 도시락의 반찬보다 훨씬 단 맛이 강한 것이었어요.


그 외의 것들은 의외로 달지 않았어요. 그냥 맛있었어요. 시금치 무침과 어묵이 달지 않을까 추측했지만 둘 다 달지 않았어요. 이것들에서 단 맛이 나지 않았다는 것이 상당히 의외였어요.


전반적으로 이 도시락의 맛은 도시락보다는 백반집에서 먹는 식사 같은 맛이었어요. 혜자 도시락이 냉장고에 있는 반찬들 꺼내 먹는 느낌이고, 혜리 도시락이 나름 노력을 기울였으나 무언가 조금 어설픈 도시락 맛이라면, 이것은 식당에서 사먹는 밥 느낌.


이제 CU 도시락도 이용해야겠어요. 편의점 세 곳 도시락을 돌아가며 먹으면 한동안 질리지 않고 잘 먹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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