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교과서 리뷰/우즈베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2학년 우즈베크어 교과서

좀좀이 2015. 1. 2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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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교육정책의 특징 중 하나가 교육 과정이 몇 개 언어로 진행된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우즈베크어 교육과정이 있고, 러시아어 교육과정이 있고, 투르크멘어 교육과정도 있지요. 이는 우즈베키스탄만의 특징이 아니라 다른 구소련 국가들의 특징이기도 하답니다. 또한, 현재 러시아에서도 각 자치공화국마다 이런 식으로 교육이 진행되고 있지요.


우즈베키스탄에서 우즈베크어 과목은 우즈베크인이 배우는 우즈베크어 과목이 있고, 그 외 민족들이 배우는 우즈베크어 과목이 있답니다. 우즈베크어 교과서 역시 이렇게 분류되어 있어요. 하지만 교과서를 보면 우즈베크인용과 러시아인용으로 나누어져 있지요.


우즈베키스탄에서 우즈베크인이 아닌 다른 민족들은 - 정확히 말하자면 우즈베크인 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에서 진행되는 교육과정에서 우즈베크어는 2학년부터 배우기 시작한답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우즈베키스탄의 러시아인 초등학교 2학년 우즈베크어 교과서랍니다.

지문들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시면 보실 수 있어요.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2학년 우즈베크어 교과서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2009년에 출간된 교과서에요. 이후에 또 바뀌기는 했지만, 내용면에서는 그렇게 크게 바뀌지는 않았답니다.



타슈켄트에 있는 'O'zbekiston' 출판사에서 나온 교과서이지요.



우즈베키스탄은 9월 1일이 독립기념일이랍니다. 그리고 새학년은 9월부터 시작하지요.



맨 처음에 인사를 배우고, 이렇게 간단한 계사문을 배우기 시작해요. '이것은 무엇이니?', '이 사람은 누구니?', '네 성은 뭐니?'를 물어보고 있어요.



그리고 글자도 배운답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우즈베크어를 적을 때 키릴 문자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우즈베크어의 문자는 라틴 문자랍니다.



교과서 난이도 및 순서는 처음 우즈베크어를 배울 때의 난이도 및 순서와 얼추 비슷해요.



뒤에 가면 긴 지문도 나온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매우 낮아요.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어학연수를 한다면 2주일 안에 다 배울 수 있지요. 우리나라에서 배운다면 그보다는 더 걸릴 것이구요.


이렇게 끝낸다면 그냥 가볍게 볼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겠지만...


이런 균형을 다 깨 버리는 것이 맨 마지막에 있답니다.



바로 맨 마지막에 아이들의 흥미를 위해서인지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이것만큼은 난이도가 높아요. 앞에서 전혀 나오지 않았던 문법들이 나온답니다. 초급 수준에서는 다루지 않는 문법들이 나오지요. 이것은 동화이기 때문에 동화에서 사용하는 문법들을 사용했는데, 이것은 이전 단원들에서 전혀 나오지 않아요. 우즈베크인들이 배우는 책이라면 그러려니 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이 책은 우즈베크인이 아닌 아이들이 배우는 책이에요. 아직 러시아어의 중요성이 높은 우즈베키스탄이기 때문에 우즈베크어를 모르는 러시아인들이 상당히 많은데, 그들이 배우는 교과서임을 감안하면 이것은 문제가 큰 부분이지요.


이 이야기 부분만 무시한다면, 우즈베크어를 막 시작하는 사람에게 교재로 써먹을만 하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바로 이 이야기 부분 때문에 국어 교과서들에 대해 흥미를 가지게 되었어요. 저렇게 교과서 안에서 난이도의 균형이 깨져버리는 모습을 보며 저런 것이 학생들이 배우는 과정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제게 이 교과서는 참 의미있는 교과서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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