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비빔면이라고 하면 팔도비빔면이에요. 아마 이 팔도비빔면의 아성은 어지간해서는 깨질 일이 없지 않을까 해요. 단순히 이것이 맛이 뛰어나서가 아니에요. 맛에 대한 취향이야 사람들 다 제각각이니까요. 팔도비빔면의 아성이 어지간해서는 깨질 일이 없다고 보는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서 팔도비빔면이 비빔면 라면 중에서 일종의 '기준'처럼 되어버렸기 때문이에요. 국물 라면의 기준이 신라면이 되어버린 것처럼요. 그 라면을 즐겨먹고 잘 사지 않는다 하더라도 워낙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졌고 먹는 사람도 많아서 맛의 기준처럼 사용되는 라면이라 할 수 있어요. 즉, 라면맛을 설명할 때 호화찬란스러운 표현, 조금만 건드려도 부서져버릴 것 같은 섬세한 표현 동원할 필요 없이 '그거 팔도비빔면보다 매워', '그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