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역에 24시간 카페가 없다구?"


정말 놀라운 일이었어요. 카페가 아주 득시글할 거 같은 서초역에 24시간 카페가 없었어요. 믿을 수 없었어요. 분명히 많이 있어야할 거 같았거든요. 더 놀라운 것은 방배에도 24시간 카페가 없다는 것이었어요. 방배면 거기도 카페 좀 있는 곳일텐데? 정말 놀라웠어요. 이건 처음 알았어요. 카페는 여기저기 있는데 정작 24시간 카페가 방배, 서초에 없었어요. 이쪽에 없는 정도가 아니라 정확히는 이수역에서 시작해서 내방역, 방배역, 서초역까지 24시간 카페가 하나도 없었어요. 이수역에만 24시간 카페가 두 곳 있었구요. 이수역 8번 출구에 그 유명한 세녹 카페가 있고, 태평백화점 뒷쪽에 엔제리너스 이수역점이 있었어요. 딱 거기까지. 거기에서부터 상당히 넓은 범위에 24시간 카페가 단 한 곳도 없었어요.


이수역 세녹 카페에서 4시 20분쯤 나와서 내방역 쪽으로 걸어갔어요. 교대역에 24시간 운영하는 카페가 있다고 했거든요.


나는 이 코스를 가는 것이 참 내키지 않았다.


24시간 카페를 돌아다니기 위해 경로를 이것저것 짜볼 때, 영 마음에 들지 않는 코스가 하나 있었어요. 그것은 바로 '이수역, 사당역, 교대역' 코스였어요. 이수역과 사당역이야 안 머니까 그냥 걸어가면 되는데, 사당역에서 교대역이 조금 난감한 코스였어요. 사당역에서 교대역까지 거리는 4km였어요. 4km 걷는 거야 힘든 일이 아니지만 동트기 전에 카페에 도착해야 한다는 목표를 생각해보면 4km 걷는 시간은 꽤 컸어요. 게다가 여기는 제가 길을 아는 것도 아니었어요. 여행 기분도 느낄 겸 해서 돌아다니는 거라 GPS 기능은 절대 안 쓰고 어지간하면 지도를 외운 후 표지판 보면서 길을 찾아 가는 편인데 이러면 시간이 더 걸려요.


이수역에서 간다면 3km 정도 되요. 이수역은 의정부역에서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아주 야심한 시각까지 갈 수 있어요. 도봉산에서 7호선 전철을 이용하면 되니까요.


하여간 이 코스는 그 자체가 뭔가 썩 내키는 코스가 아니었어요.


11시 37분에 의정부역 플랫폼 도착하자마자 11시 38분 지하철이 출발했어요. 지하철 1호선 이러는 거 하루 이틀도 아니지만 참 화나는 일. 그래도 전화위복이라 생각하기로 했어요. N15번 심야버스를 이용해서 사당역으로 가면 이수역에서 직진만 쭉 하면 교대역 도착한다고 지도에 나와있었거든요. 그렇게 전철을 놓차고108번 버스를 탔는데, 108번 버스는 악셀러레이터가 분질러졌는지 지나치게 기어가서 N15번 심야버스 첫 차를 놓쳤어요.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2시 반쯤 되어서 사당역 카페베네 사당역메트로점에 도착했고, 3시 30분 쯤에는 이수역 세녹 카페에 도착했어요. 그래도 꼬인 것이 무사히 잘 풀려가고 있는 듯 싶었어요.


"길 왜 끊겼어?"


내방역에서 방배역쪽으로 빠지지 않고 지도에 나와 있는 대로 쭉 가자 인도가 끊겨 있었어요. 뭐가 문제인지 알 수가 없었어요. 지도를 확대해서 보았어요.


서리풀터널 (2019년 2월 예정)


이 언덕을 넘어갈 것인가, 언덕을 한참 돌아가서 방배역으로 갈 것인가?


잠시 고민했어요. 지도를 보니 방배역으로 가려면 서리풀 공원을 뱅 돌아가야 하는데 이게 그다지 쉬워보이지 않았어요. 일단 직진이 아니었어요. 직진을 하고 싶다면 내방역까지 돌아가야 했어요.


직진한다! 돌파한다!


서리풀 공원으로 들어갔어요. 깜깜해서 핸드폰 후레시를 켜고 갔어요.


"내가 왜 카페를 가려고 한밤중에 구두 신고 등산해야 하는데!"


내가 이 코스를 썩 내켜하지 않았던 건 초행길을 걸어야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도 모자라서 구두 신고 등산하기. 게다가 강남은 은근히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많아. 지도만 보면 강남이 죄다 평지에 길 쭉쭉 나 있는 거 같은데 실제 가보면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꽤 많은 곳이 강남.


땀 흘리며 서리풀 공원을 넘어 서울고교 사거리로 간 후, 다시 또 직진해서 서초3동 삼거리로 간 후 왼쪽으로 꺾어서 쭉 올라가 서초로 갔어요.


"서초에 진짜 카페 없네!"


깜짝 놀랐어요. 진짜로 24시간 카페가 없었어요. 서초3동 삼거리에서 서초역으로 올라가서 교대역으로 가는데 24시간 카페가 단 한 곳도 보이지 않았어요. 어두울 때 다니면 영업중인 가게와 영업이 끝난 가게를 굳이 문 앞까지 가지 않아도 알 수 있기 때문에 좋아요. 불이 켜져 있는 곳은 유심히 한 번 보면 되고, 불이 꺼져 있으면 무시하고 지나가면 되니까요. 놀랍게도 서초역에는 24시간 카페가 존재하지 않았어요.


서초역에서 교대역은 먼 거리가 아니에요. 이번에 찾아간 카페는 바로 교대역에 있는 르미엘 커피 교대역점이에요. 르미엘 커피 교대역점은 교대역 8번출구와 14번 출구 사이에 있어요. 주소는 서울 서초구 서초중앙로 119에요. 서초역에서 찾아간다면 서초역에서 강남역 가는 길을 따라 가다가 교대역 8번 출구가 보이면 거기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되요.


서초역에 진짜로 24시간 카페가 없고, 서초역과 교대역이 가까운 거리이기 때문에 르미엘 커피 교대점은 서초역 24시간 카페라고 해도 딱히 문제가 될 것은 없어요. 만약 서초역에서 24시간 카페를 찾는다면 어설프게 서초역 주변에서 24시간 찾지 말고 이 카페를 찾아가야 해요. 정말로 서초역 쪽에는 없으니까요.


더욱 재미있는 점은 24시간 카페만 놓고 본다면 이수역이 번화가고 서초, 방배, 내방은 암흑지대라는 거에요.


서울 교대역 24시간 카페 - 르미엘 커피


안으로 들어갔어요.


1층은 이렇게 생겼어요.


교대역 24시간 카페




르미엘 커피에서는 차와 커피도 판매하고 있었어요.




직원은 남자 직원 한 명이 있었어요.



음료를 주문해서 받은 후, 2층으로 올라갔어요. 2층에서는 역시나 시험기간이라 대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었어요. 여기가 서울교대 근처에 있는 유일한 24시간 카페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2층은 이렇게 생겼어요.


먼저 창가쪽 좌석은 이래요.



2층은 전체적으로 이런 모습이에요.


서초역 24시간 카페 - 르미엘 커피


계단이 있는 쪽은 이렇게 생겼어요.



안쪽 좌석은 이렇게 생겼어요.



2층의 특징은 가운데에 한쪽에 좌석 7개씩, 총 좌석 14개가 있는 긴 테이블이 있다는 점이었어요. 이 테이블 위에는 콘센트가 있었어요.



2층에는 흡연실이 있었어요. 여기는 흡연실이 두 개로 나누어져 있었어요. 일단 만민을 위한 흡연실은 이렇게 생겼어요.



여기 흡연실은 테라스에 만든 흡연실이었고, 환풍기가 설치된 흡연실이 아니라 바로 밖과 이어진 개방형 흡연실이었어요. 창문이 아예 없었어요.


이 카페의 재미있는 점은 여성 전용 흡연실이 존재한다는 것이었어요.


르미엘 커피 여성 전용 흡연실


여성 전용 흡연실이 있는 카페는 여기가 처음이었어요. 우리나라 흡연 문화에 대해 꽤 해박하신 분께서 디자인한 것 같았어요. 여성 전용 흡연실이라고 해서 일반 흡연실과 다를 건 없었어요. 그냥 테라스쪽에서 한쪽 구석은 일반 흡연실, 반대편 구석은 여성 전용 흡연실일 뿐, 구조는 똑같았어요. 여성 전용 흡연실이라고 해서 유리창으로 막고 환풍기를 설치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래도 이렇게 공간을 둘로 나누었다는 점 자체가 상당히 특기할만한 사항이었어요.


천장은 노출 시멘트였어요. 2층의 인테리어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카페 느낌이 상당히 강했어요.


메뉴는 여럿 있었는데 가장 저렴한 에스프레소 가격은 레귤러 3500원, 라지 4000원이었고, 만만한 아메리카노 가격은 레귤러 4000원, 라지 4500원이었어요.


교대역이나 서초역에서 24시간 카페를 찾는다면 르미엘 커피를 찾아가세요. 그쪽에 24시간 카페는 그것 뿐이거든요. 아니면 강남역까지 넘어가야 하지요. 카페 자체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선택지가 없는 선택이라 해도 괜찮게 이용할 수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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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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