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놀러갔을 때였어요. 병천에서 순대 국밥과 순대를 먹은 후 더 이상 무엇을 먹는 것은 무리였어요. 정말 배가 터질 것 같았거든요. 어지간하면 음식을 남기고 포장하는 일이 없는데 이날은 아니었어요. 정말 너무 배가 터질 것 같아서 결국 남은 순대를 포장해달라고 해야 했어요. 도저히 그 자리에서 순대를 다 먹을 수 없었고, 그렇다고 순대를 남기자니 겨우 절반 먹었기 때문에 그냥 놓고 나오자니 너무 아까웠어요.


순대를 포장해서 나왔어요. 이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어요. 천안 와서 이것저것 먹고 놀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배가 너무 불러서 더 이상 무언가를 먹는 것이 불가능해져버렸어요. 일단 이 배를 어떻게든 꺼트려야 구경을 하든 먹거리를 찾아나서든 할 수 있었어요. 소화제를 사먹어야 할 정도는 아니고 몇 시간 있으면 가벼운 것 정도는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병천을 무작정 돌아다니기로 했어요.


병천 아우내 장터를 구경한 후 사람이 없고 시골 같은 쪽으로 걸어갔어요. 그렇게 한참을 걸어다녔어요. 배는 쉽게 꺼지지 않았어요. 게다가 목이 말랐어요. 탄산수를 하나 사서 마시고 다시 걸었어요. 배가 안 꺼지면 천안에서 의정부 돌아갈 때 참 허무할 것이었어요. 왜냐하면 천안까지 힘들게 내려와서 다시 힘들게 돌아가는데 먹어본 것이라고는 고작 학화호도과자와 병천 순대 뿐이니까요. 물론 이것도 잘 먹은 것이기는 하지만, 친구까지 동원해서 둘이서 천안 먹거리를 쫙 먹어보자는 원대한 계획에 비하면 아주 미천한 결과물이었어요.


길을 걸어다니다 조그만 구멍가게가 나왔어요.


"우리 뭐 하나 사서 마시지 않을래?"

"그럴까?"


걷다보니 목이 말랐어요. 무언가 하나 사서 마시고 싶기는 했어요. 이제 배도 조금 꺼져서 음료수 하나는 부담없이 먹을 배가 되었어요. 어차피 저나 친구나 저녁을 또 거창한 음식으로 먹기는 포기한 상태였어요. 이제 간식들 주워먹을 수준이었지, 식사를 할 수준은 절대 아니었거든요. 이날은 날이 꽤 더웠어요. 그래서 뭔가 마시고 다시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쉬지 않고 계속 걸었더니 잠깐 앉아서 쉬고 싶기도 했구요.


구멍가게 안으로 들어갔어요.


"어? 피크닉이다!"


진짜 추억의 음료. 바로 '피크닉'이었어요. 어렸을 적 소풍 갈 때 피크닉을 들고 가곤 했어요. 좀 더 거슬러올라가면 아주 어렸을 적, 제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누나 운동회때 점심 먹으러 따라갈 때부터 피크닉을 마셨어요. 요즘은 초등학교 운동회에 부모님께서 도시락 싸서 가시는지 모르겠네요. 애들 이야기 들어보면 딱히 그런 것 같지는 않던데요. 하여간 엄청나게 오래 전부터 피크닉을 마셔오다 아주 오랫동안 안 마셨어요. 그런 추억의 음료 피크닉이 있었어요.


"무조건 피크닉이다!"


피크닉 청포도맛이 저를 살살 유혹하고 있었어요. 어렸을 적 제가 마셨던 것은 피크닉 사과맛. 그래도 괜찮았어요. '피크닉' 그 자체가 중요했으니까요.


피크닉을 골라서 계산대로 갔어요.


"얼마에요?"

"400원."


구멍가게에서 400원! 400원짜리 음료는 대체 얼마만에 접하는 거야? 요즘 웬만하면 다 천원, 아무리 싸도 500원은 넘는데 500원도 아니고 400원! 피크닉이 아직도 있다는 것에 놀라고 가격에 두 번 놀랐어요.


이렇게 해서 이번에 마셔본 음료수는 매일유업 피크닉 청포도에요.


매일유업 피크닉 청포도는 이렇게 생겼어요.


매일유업 피크닉 청포도


정면을 보면 '상큼한 과일과 부드러운 우유맛의 만남'이라고 적혀 있어요.


매일 피크닉


한쪽 측면에는 '차게해서 드시면 더욱 맛이 좋습니다'라고 적혀 있었어요. 피크닉 청포도 열량은 68 kcal 이래요.


생산업체는 매일유업(주) 광주공장이었어요. 공장 소재지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어등대로 511이래요.


매일 피크닉 성분


정식 제품명은 '피크닉 청포도'에요. 원재료는 정제수와 정백당, 그리고 스페인산 청포도 과즙 8%가 들어간 청포도 농축액, 칠레산 사과과즙 2% 들어간 사과페이스트, 펙틴, 구연산, 네덜란드산 혼합탈지분유, 구연산나트륨, 합성착향료, 천연감미료가 들어갔대요.


알레르기 유발 성분으로는 우유가 들어갔대요.


그리고 피크닉 청포도는 계란, 밀, 메밀, 대두, 땅콩, 복숭아, 토마토, 호두를 사용한 제품과 같은 제조시설에서 제조하고 있대요.


피크닉


빨대를 꽂는 윗면은 이렇게 생겼어요.


400원인데 이런 고급스러운 맛이 나다니!


청포도 주스 맛이었어요. 한 모금 마시고 깜짝 놀랐어요. 400원인데 맛이 너무 고급스러웠거든요. 일반적인 청포도 주스 맛과 아주 비슷했어요. 400원이라고 해서 아주 불량스러운 맛이 날 줄 알았어요. 그렇지 않았어요. 매우 정상적인 맛이었어요.


청포도 사탕 맛 같기도 하고 청포도 주스 맛 같기도 했어요.


신맛은 없었고, 단맛도 강하지 않았어요. 청포도 향이 잘 느껴졌구요.


400원짜리 매일유업 피크닉 청포도. 웃자고 사서 마신 것이었는데 맛이 뛰어나고 가성비가 너무 훌륭해서 깜짝 놀랐어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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