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제주도

확장공사를 마친 제주국제공항

좀좀이 2014. 7. 28.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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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렴풋한 기억에 제주국제공항을 처음 가 본 것은 제가 아주 어렸을 적 어린이날이었어요. 아버지와 함께 공항 구경을 갔는데, 그 당시에는 입구에 보안검색대가 있어서 아이고 어른이고 모두가 들어갈 때 x-ray 검사를 받아야했어요. 공항 내부는 한산했고, 이때 처음 에스컬레이터를 타보았어요. 처음에는 무서웠는데 나중에는 재미있어서 계속 이것을 타며 놀았어요. 이때는 국내선 비행기 타려면 공항에 2시간 전까지 가야 했던 시절. 왜 2시간 전까지였냐 하면 일단 공항 자체에 들어가기 위해 보안검색을 받아야 했으니까요. 사람이 몰리면 그 사람들이 전부 '공항에 들어가기 위해' 보안검색을 받아야했던 것이었어요.


그리고 집에서 제주공항으로 간 적은 몇 번 없어요. 초등학교 저학년때 친척집에 가기 위해 제주공항을 간 적이 있었고, 그 후에 한동안 없다가 중학교 2학년때 수학여행 때문에, 고등학교 1학년때 역시나 수학여행 때문에 제주공항을 간 것이 전부였어요. 물론 당시 공항버스 200, 300. 500번을 타면 지나갔기 때문에 그 앞이야 여러 번 지나가 보았지만 들어가본 적은 없었어요. 그래서 항상 공항으로 짐 들고 들어가는 사람들을 매우 부러워했어요.


대학교로 진학하면서 드디어 공항을 1년에 몇 번씩 사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2000년대 초반부터 1년에 최소 2번은 집에서 가던 공항이었는데, 제주도 관광이 급격히 다시 떠오르면서 공항은 손님으로 미어터지게 되었고, 결국 확장공사를 해야 했어요. 이전에도 확장을 하기는 했었는데, 이번 확장공사를 마친 제주공항은 예전의 변화들과 달리 꽤 많이 달라졌어요.





"와! 공항 진짜 넓어졌네? 이제 태풍 오면 공항 안에서 이불 깔고 자도 되겠다!"


딱 들어가자마자 저 말을 했어요. 예전에 비해 확실히 상당히 넓어졌고, 사람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예전처럼 미어터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었어요.


"아...제주공항은 완전 미어터져야 제맛인데..."


농담으로 혼자 중얼거렸어요. 우리나라 공항 중 제대로 수익 내는 공항은 딱 세 곳이에요. 김포, 김해, 제주. 사실 국내선은 대부분이 제주 노선에 매달려 있다고 봐도 되요.




비행기가 평균 5분에 한 대씩 뜹니다. 참고로 웬만하면 제주도민들에게 '비행기타고 고향가서 부럽다'고 말하지 마세요. 비행기 타는 것도 선택일 때가 즐거운 거고, 제주도민할인이 이제는 인터넷할인만도 못하답니다. 더욱이 비행기표는 어쨌든 비싸구요. 그래서 타향살이중인 제주도민에게는 고향하는 것 자체가 일이랍니다.


예전에 태풍 때문에 비행기가 우르르 결항되어서 결항이 풀린 후 공항에서 대기를 탄 적이 있어요. 그때는 정말 공항이 콩나물 시루였고, 공항 내부에서 수용을 다 못해 밖에서 박스 깔고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지요. 아마 그때 공항에서 대기탔던 사람들은 왜 제주도민들이 타지역을 '육지'라고 부르는지 체득했겠지요. 어쨌든 그때는 태풍이 아니어도 항상 저 사진보다 북적거렸어요. 저 정도의 인구밀도는 이 확장공사 완료 이전는 비수기의 좋은 시간대 수준이랄까요.


이번 확장공사는 단순히 공항만 넓어진 것이 아니에요.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탑승장 입구가 예전에는 공항 우편 끝에 있었는데 이제는 공항 중앙으로 옮겼다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공항 중앙으로 옮기면서 외국인용 게이트와 한국인용 게이트가 완벽히 분리되었어요. 예전에는 외국인용 게이트와 한국인용 게이트의 구분이 있기는 했지만 실상 별 구분이 없어서 그냥 사람 적은 쪽에 가서 통과하면 되었거든요.


그리고 예전 탑승장 입구가 있었던 곳은




제주 특산품을 파는 가게와 카페들이 그 자리에 들어가 있었어요.




제주공항 1층은 다른 공항과 마찬가지로 도착장이에요.




제가 간 시간은 사람이 별로 없는 한낮 시간인데다 사람들이 쏟아져나올 때가 아니라서 그냥 평범했어요. 여기도 아침과 저녁에는 당연히 혼잡하겠죠.


탑승장 입구를 지나 보안검색대를 통과해서 아래로 내려가보니 아래쪽은 별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어요.


일단 면세점.




면세점 내부 구조도 조금 바뀌기는 했는데 예전과 큰 차이를 느끼며 '이게 이렇게 달라졌어?'라고 감탄할 수준은 아니었어요.






탑승장 내부에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태풍때 비행기가 우르르 결항되어 버리면 어떤 상황이 될지 위의 사진들을 보며 상상해 보세요.


비행기에 탔어요. 이번에는 정말 운이 좋게도 '삼다수 감귤주스'를 마실 수 있었어요. 달콤하고 향긋하며 벌꿀향 같은 끝맛이 드는 듯한 이 맛!




삼다수 감귤 주스를 마신 후 잠시 후 이렇게 서울이 나타났어요.




그리고 이렇게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했지요.


이제는 제주국제공항이 김포국제공항 국내선청사에 밀리지 않아요. 오히려 제주국제공항이 체감하기로는 더 크고, 시설도 좋고 볼 것도 많았어요. 물론 그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은 내국인 면세점의 유무이지만요.


그리고 제주국제공항에서 정말 아쉬운 점...

삼다수는 제주도 기업인데 왜 삼다수 감귤주스는 탑승장에서 안 파나요? 제스피 맥주야 아직 주세법 때문에 그런다 하지만, 삼다수 감귤주스를 보면 왠지 제스피 맥주도 탑승장에서 판매할 거 같지 않은데요...삼다수 감귤주스, 제스피 맥주를 탑승장 내부에서 판매를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1.5L로 팔면 비행기에 하중이 많이 가해질 거 같다면 적당히 캔과 팩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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