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서울

추석 연휴 전날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시장

좀좀이 2013. 9. 1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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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 연휴는 고향에 안 내려가게 되었어요.


그래도 명절 때에는 꼭 하고 싶은 게 있으니, 그것은 바로 시장구경! 명절 대목을 맞은 시장은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치죠.


그래서 이번에는 청량리 시장을 구경갔다 왔답니다. 청량리 시장은 청과물 도매시장과 수산물 시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서울에서 상당히 큰 재래시장 중 하나죠. 여기는 규모가 더욱 커 보이는 이유가 있는데, 바로 제기동의 경동시장과 사실상 다 이어져 있기 때문이랍니다.




입구부터 사람들이 매우 많더라구요. 정말 대목을 맞은 장 같았어요.





역시 명절이다보니 과일이 많이 나왔더군요. 원래 청과물 도매시장이라 과일이 많은데, 추석을 맞이하여 과일이 더욱 많이 나와 있었어요. 일단 첫번째로 눈길을 끈 것은 바로 단감. 푸르딩딩한 빛이 가시지 않은 단감도 추석이라고 나왔더군요. 저건 떫어서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우즈베키스탄에도 저거랑 비슷하게 생긴 감이 있는데 저 정도 감은 아예 입도 못 댄답니다.




저 족발 한 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어요.




풋대추도 나왔더라구요. 정말 추석이라고 과일들이 다 옷도 제대로 안 입고 헐레벌떡 달려온 것 같았어요. 어렸을 때 풋대추는 많이 먹었어요. 저거 은근히 사과향 나서 맛있어서 좋아했어요.




시장에서 젓갈도 팔더군요. 아직도 젓갈 파는 곳에서 골딱골딱한 냄새가 나지 않는 게 그저 신기하게만 느껴져요. 고향에 있을 때에는 젓갈 파는 곳에서는 항상 골딱골딱한 냄새가 났거든요. 그래서 젓갈 파는 곳에서 골딱골딱한 냄새가 안 나면 뭔가 신기하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해요. 제 머리 속에서 아직도 젓갈은 삭힌 냄새가 나는 음식이거든요.




역시 명절에는 떡이죠.



햇곶감?


벌써 곶감이 나올 수는 없을텐데...혹시 올해 1월달에 만든 곶감인가? 보고서 어떻게 벌써 햇곶감이 나왔나 신기했어요.



시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려 했지만 너무 사람이 많아서 수산시장으로 가기로 했어요.



"우즈베키스탄이다!"


우즈베키스탄 감초가 팔리고 있는 것을 보니 왠지 반가웠어요. 여기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접할 줄은 전혀 상상도 못했어요. 작년 이맘때에는 뭐 했더라...? 매일 밀린 여행기 쓰고, 우즈베키스탄 여행 계획하고, 우즈베크어 공부했었네요. 유누소보드 시장가서 밥도 먹구요.


청량리 수산물 시장은 청량이 청과물 도매시장 맞은 편에 있답니다.



"병어도 있네?"


어렸을 때 병어를 매우 좋아했어요. 어머니께서 병어를 가끔 조려주셨거든요. 가자미 조림 다음으로 좋아한 생선조림이 바로 병어조림이었어요. 그리고 제가 유이하게 좋아하는 생선 조림이었죠. 가자미 조림과 병어 조림. 병어는 생김새가 독특해서 딱 보면 바로 알 수 있는 생선.




다양한 생선들.



요즘 청량리 시장에서 꽃게를 많이 팔더군요. 꽃게탕 끓이는 법만 알면 사서 꽃게탕 끓여먹겠는데 꽃게 요리하는 법은 아예 모른다는 게 문제. 저 많은 꽃게들을 보니 꽃게탕 국물에 밥 말아먹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어요. 이번 고향 내려갔을 때 배울 걸 그랬다는 후회가 마구 밀려왔지만 이미 늦어버렸어요.



조개들. 맛조개는 예전에 제주도 어느 바다에서 많이 잡혔어요. 구멍에 소금을 살살 뿌리면 맛조개가 튀어올라오죠.



해산물은 주로 서해 바닷가의 해산물들이었어요. 해산물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동해 해산물들은 제가 모르는 것 투성이라 대충 구분할 수는 있답니다.



시장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서 무슨 냄새인가 했는데 삭힌 홍어였어요.



그리고 홍어 옆에는 새끼 상어들이 있었답니다.


역시 명절 즈음에는 시장 구경이 제일 재미있더군요. 가장 명절 분위기도 많이 나고, 이것저것 다 나오기 때문에 볼 것도 많구요.


모두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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