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제주도

제주도에서 쉬어가는 페이지 - 제주시 외도동 월대

좀좀이 2013. 7. 1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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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과 토박이의 차이.


둘은 신기할 정도로 잘 섞이지 않아요. 둘 다 많이 가는 곳도 있기는 하지만, 이건 교집합이고, 관광객들이 가는 곳과 토박이들이 가는 곳은 놀라울 정도로 나누어져 있어요.


저 역시 고향 내려오면 관광객들이 가는 곳은 웬만해서는 안 가요. 굳이 가야겠다는 생각도 안 들구요.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가격도 비싼 곳에 관광 목적이 아니라 쉬러 내려와서 그곳을 굳이 갈 이유가 없지요. 제가 제주도 가는 이유는 단순해요. 늘어지게 자고 어머니께서 해주시는 밥 먹고 다시 늘어지게 자려고에요.


이번 역시 최고 목표는 집에서 뒹굴거리며 쉬기. 마땅히 가 보고 싶은 곳도 없어요. 굳이 하나 꼽으라면 한라산. 그 외에는 다 관심 밖, 귀찮음의 영역.


그러나 어제는 부모님께 끌려나갔어요. 그래서 간 곳이 외도동 월대.



월대



지명 유래는 말 그대로 '월대'가 있기 때문이에요. 신선이 하늘에서 내려와 동쪽 숲 사이로 떠오르는 달이 맑은 물에 비쳐 밝은 달그림자를 드리운 모습을 구경하던 대라는 이야기에서 '월대'라는 이름이 유래했대요.


이곳은 제주에서 항상 물이 흐르는 몇 곳 없는 민물 개천이에요. 아주 예전에는 은어가 많이 살아서 이 주변에서 은어를 잡아 파는 가게들이 많았다고 해요. 하지만 지금은 은어가 많이 보이지 않고, 은어를 파는 가게들도 보이지 않아요. 그냥 동네 주민들 와서 쉬고 헤엄치며 노는 곳이죠.



250년_해송


월대에서 볼 만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이 오래된 나무들. 사진 속 나무는 250년 된 해송이에요.




매우 시원하고 경치도 매우 좋아요. 정말 쉬기에는 아주 훌륭한 곳이지요. 바람도 선선하게 불고, 한라산도 잘 보이고, 바다도 가깝죠. 낮잠 늘어지게 자기에는 최고의 장소라 할 수 있죠.




그리고 이 개천을 따라가다보면 바닷물과 민물의 경계를 볼 수 있어요. 위의 사진이 바로 바닷물과 민물의 경계랍니다.



제주도 외도 바닷가


그리고 여기부터는 바다랍니다. 짠물이죠. 여기도 그냥 물에 들어가서 놀 수 있어요. 예전 은어가 많아서 은어 파는 가게들이 있었을 때에는 이 개울에 들어가서 놀지 못하게 했다고 해요. 하지만 지금은 은어가 잘 보이지 않고, 은어 파는 가게들도 없고, 동네 주민들이 와서 물에 들어가 노는 곳이 되었지요.


쉬어가기에는 매우 좋지만, 육지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추천할만한 곳은 아니에요. 여기는 그냥 쉬었다 가는 곳. 더울 때 와서 쉬었다 가는 곳이에요. 제주도에서 산도 싫고, 바다도 싫고, 시원한 곳에서 쉬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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