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먹어본 아비꼬 카레는 야채&포크 믹스 카레에요.
매우 야심한 시각이었어요. 서울 가서 밤새 돌아다니며 영상 촬영할지 고민하던 중이었어요. 씻고 나갈 준비를 다 했지만 영 내키지 않았어요. 일기예보를 보면 서울에 다녀와야 했어요. 또 다시 한파가 찾아올 예정이었기 때문에 날이 따스할 때 나가서 영상을 촬영하고 와야 했어요. 안 그러면 매우 추울 때 영상 촬영하러 나가야 하니까요. 날 추운데 억지로 돌아다니며 영상 촬영하고 싶지 않다면 안 추운 이날 나가서 영상을 촬영해야 했어요.
그냥 서울 가기가 싫습니다.
하지만 서울을 가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어요. 머리로는 이날 서울 가서 영상 촬영해야 하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씻고 준비하기는 했지만, 몸과 마음은 참 가기 싫다고 하고 있었어요. 아무 이유 없이 그런 것은 아니었어요. 불과 며칠 전에 서울 가서 밤새도록 돌아다니며 영상을 촬영했거든요. 심야시간에 서울 가서 영상 촬영하고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가기 귀찮은 것이었어요.
더욱이 어디를 갈지 딱히 생각해놓은 곳도 없었어요. 그냥 막연히 매우 야심한 시각에 서울 가서 돌아다니며 영상 촬영하고 돌아와야겠다는 생각 뿐이었어요. 목적지가 확실하다면 괜찮은데, 목적지가 완전히 불확실하니 더욱 돌아다니기 싫었어요. 아무 데에서나 시작해도 영상 촬영이야 하겠지만, 목적지 없이 일단 가고 보자는 건 원래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편이에요. 최소한 시작점은 제대로 정해놔야 봐가면서 가고 싶은 곳을 돌아다니죠.
이럴 때는 일 밀린 것이 도움이 된다.
"오늘은 나가지 말고 카페 가서 할 것 좀 하자."
서울 안 갈 구실을 찾았어요. 그렇지 않아도 할 일이 많이 밀려 있었어요. 일이 밀렸는데 왜 서울 가요. 밀린 일부터 해치워야죠. 자기합리화의 시작. 서울 안 가고 24시간 카페 가서 밀린 일 열심히 하면 되요. 어차피 해야 할 밀린 일이니까 이럴 때 해야죠. 마침 글을 막 쓰고 싶어졌어요. 서울 가지 않고 24시간 카페 가서 할 일 하고 신나게 글을 쓰고 싶었어요.
'서울이야 나중에 가면 되지.'
24시간 카페에 가기로 했어요. 24시간 카페로 갔어요. 정말로 열심히 할 거 하고 글을 썼어요. 서울 안 간 대신에 할 거 하려고 온 24시간 카페여서 더욱 열심히 했어요. 처음에는 집중이 잘 되지 않았지만, 커피 몇 모금 마시고 집중하려고 하자 집중이 매우 잘 되었어요.
그렇게 카페에서 열심히 할 거 하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어요. 이제 자리에서 일어날 때였어요. 새벽부터 아침까지는 카페 매장에 사람이 매우 적기 때문에 자리 차지하고 있어도 괜찮지만, 슬슬 사람들이 올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기 때문에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어요.
'점심 뭐 먹지?'
전철철역으로 갔어요. 처음에는 역시 서울 가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역시 서울 어디를 갈지 정하지 않은 상태로 전철역으로 왔어요. 막연했어요. 딱히 가고 싶은 곳이 없었어요.
'의정부에서 먹을까?'
서울 가기는 싫고, 가고 싶은 곳도 없었어요. 서울에서 먹고 싶은 것도 없었어요. 억지로 서울 가봐야 재미도 없고 무의미하게 걷기만 하며 시간만 낭비할 게 뻔했어요. 그럴 거라면 차라리 의정부에서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나았어요. 새벽부터 열심히 할 거 하면서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조금 피곤한 것도 있었구요.
'뭐 먹지?'
혼자 먹을 만한 것을 떠올려봤어요.
"카레 먹을까?"
아비꼬 카레가 떠올랐어요. 아비꼬 카레는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자주 가는 편은 아니에요. 생각해보니 아비꼬 카레 안 간 지 꽤 되었어요.
"아비꼬 카레 가야겠다."
아비꼬 카레에 가서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어요. 아비꼬 카레로 갔어요. 매장 안에는 좌석이 거의 다 차 있었어요.
'여기 카레 뭐 먹었더라?'
아비꼬 카레는 먹어본 종류가 몇 종류 있었어요. 안 먹은 것을 고르고 싶었어요.
"100시간 카레? 이건 건더기 없어서 아쉬울 거 같은데..."
아비꼬 100시간 카레는 사진을 보면 건더기가 없었어요. 대신 가격이 저렴했어요. 건더기 없는 카레는 많이 허전할 거였어요. 카레 자체를 좋아해서 맛있게 먹기는 하겠지만요. 다른 카레 중에서 고를 만한 것이 있는지 살펴봤어요.
"어? 이거다!"
아비꼬 카레에는 반반 섞인 메뉴가 있었어요.
"이게 더 좋은데?"
반반 섞인 메뉴에는 야채&포크 믹스카레, 버섯&비프 믹스카레, 버섯&함박 믹스카레, 쉬림프&치킨 믹스카레, 버섯&함박 믹스카레가 있었어요. 반반 섞인 메뉴가 맛이 더 화려하고 맛있을 거 같았어요.
"야채 포크 믹스 카레 먹어야겠다."
야채&포크 믹스카레를 주문했어요. 조금 기다리자 제가 주문한 야채&포크 믹스카레가 나왔어요.
아비꼬 야채&포크 믹스 카레는 이렇게 생겼어요.
아비꼬 야채&포크 믹스 카레 반찬은 깍두기와 붉게 물들인 단무지였어요.
아비꼬 야채&포크 믹스 카레 가격은 10,000원이에요.
저는 아비꼬 야채&포크 믹스 카레를 주문할 때 무료 토핑인 대파 토핑과 마늘 토핑을 모두 넣어달라고 했어요.
매운맛은 1단계로 주문했어요. 아비꼬 카레는 매운맛 카레로 유명해요. 그리고 매운맛이 꽤 강한 카레에요. 0단계는 매우 순하지만, 단계가 올라갈 수록 매운맛이 엄청나게 강해져요.
아비꼬 야채&포크 믹스 카레를 바라봤어요.
"이게 훨씬 맛있게 생겼다."
다양한 야채와 고기가 섞여 있었어요. 흔히 말하는 '카레' 중 광고에 나오는 이것저것 다양하게 들어간 카레 모습이었어요.
아비꼬 야채&포크 믹스 카레 매운맛 1단계를 비벼서 먹기 시작했어요.
맛있게 맵다!
맨 처음 먹은 소감은 맛있게 매웠어요. 오기 안 부리고 1단계로 주문하기를 잘 했어요. 예전에 아비꼬 카레 가서 괜히 매우 매운 맛으로 주문했다가 몇 숟갈 먹지도 못하고 식사를 망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때 경험을 통해 1단계로 주문했는데 매우 잘한 선택이었어요. 1단계도 충분히 매웠어요. 아비꼬에서는 1단계가 진라면 매운맛 강도라고 소개하고 있었지만, 진라면 매운맛보다 훨씬 매웠어요. 신라면 매운맛 정도였어요. 어지간해서는 1단계 이상으로 안 올리는 것이 좋을 거에요.
아비꼬 야채&포크 믹스 카레는 한국 카레와 일본 카레의 중간 즈음에 위치한 것 같은 맛이었어요. 다른 식당에서 정통 일본 카레라고 내놓는 맛보다는 한국적인 맛이 강했고, 한국 카레라고 보기에는 일본적인 맛이 매우 강했어요. 일본 카레에 오뚜기 카레 가루를 조금 섞어서 강황맛을 강화한 맛 같은 맛이었어요.
아비꼬 야채&포크 믹스 카레는 감자, 당근, 브로콜리 같은 야채와 돼지고기가 들어가 있었어요. 매우 친숙한 속재료였어요. 흔히 카레라고 할 때 들어가는 재료들이었어요. 그래서 카레 먹는 맛이었어요. 친숙하면서 살짝 다른 맛이었어요. 여기에 마늘 토핑을 추가했기 때문에 마늘향도 솔솔 풍겼어요.
반년 정도 못 본 친구를 다시 만나는 맛.
이런 느낌이었어요. 뭔가 다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상당히 친숙하고 익숙한 맛이었어요. 한두 달 못 본 친구를 다시 만나는 맛이라고 하기에는 한국 카레와 맛 차이가 꽤 있었기 때문에 못 해도 서너 달, 얼추 반년쯤 못 본 친구를 다시 만나는 맛은 되었어요. 1년 2년 못 본 친구라고 하기에는 익숙한 맛이었구요.
아비꼬 야채&포크 믹스 카레는 사진을 보면 양이 적어 보여요. 그런데 아비꼬 카레는 건더기 없는 카레 국물과 밥은 무한리필로 제공해줘요. 그래서 카레와 밥을 리필해서 먹었어요. 리필 한 번 하면 성인 남성이 한 끼 식사로 먹기에 적당한 양이었어요. 리필된 카레는 안 매운 카레였지만, 1단계 카레와 섞이며 매운맛이 아주 가볍게 있는 맛이 되었어요.
아비꼬는 야채&포크 믹스 카레가 진리인가?
아비꼬에서 야채&포크 믹스 카레를 매우 맛있게 먹었어요. 약간 다르면서 매우 친숙한 맛이라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맛이었어요.